“잊고 싶지만”…그림으로 외치는 ‘그날의 기억’

입력 2021.08.09 (19:36) 수정 2021.08.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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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참혹했던 기억과 상처를 안고 살면서 일본의 사과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오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앞두고 할머니들의 한과 상처를 그린 전시회가 천안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서영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분홍꽃이 만개한 벚나무 언덕.

한 소녀가 군인 앞에서 벌거벗겨진 채 애절하게 울고 있습니다.

소녀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그날 그 장소입니다.

위안소에 누워있는 한 소녀.

황토색 군복의 일본 군인에게 영혼을 유린당한 소녀는 피부색까지 황토색으로 변했습니다.

오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앞두고 천안시와 천안시여성단체협의회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잊고 싶었던 참혹한 기억들을 담아낸 25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김대월/나눔의 집 학예실장 :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까지 심리치료 과정에서 그림수업을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그림들입니다."]

특히 그림들 가운데 고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자화상은 미국과 캐나다,일본에까지 소개돼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들은 잔인한 전쟁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세상과 역사에 남기기 위해 고통스런 기억을 참아냈습니다.

[김은경/대한어머니회 천안지회장 :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면서…. 좌우지간 눈물나려고 했습니다. 같은 여자로서…."]

[허평화/천안시 여성단체연합회장 : "앞으로 우리 후손에게는 이러한 게 없어야겠다는 염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품을 남긴 할머니를 비롯해 대부분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의 사과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한많은 삶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만행을 끝까지 기억하고, 역사 앞에 단죄하는 것은 후세들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영준입니다.

촬영기자:홍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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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9 19:36:59
    • 수정2021-08-09 21:55:02
    뉴스7(대전)
[앵커]

참혹했던 기억과 상처를 안고 살면서 일본의 사과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오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앞두고 할머니들의 한과 상처를 그린 전시회가 천안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서영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분홍꽃이 만개한 벚나무 언덕.

한 소녀가 군인 앞에서 벌거벗겨진 채 애절하게 울고 있습니다.

소녀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간 그날 그 장소입니다.

위안소에 누워있는 한 소녀.

황토색 군복의 일본 군인에게 영혼을 유린당한 소녀는 피부색까지 황토색으로 변했습니다.

오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앞두고 천안시와 천안시여성단체협의회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그림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잊고 싶었던 참혹한 기억들을 담아낸 25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김대월/나눔의 집 학예실장 :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까지 심리치료 과정에서 그림수업을 하셨는데 그 과정에서 나온 그림들입니다."]

특히 그림들 가운데 고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자화상은 미국과 캐나다,일본에까지 소개돼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하기도 했습니다.

할머니들은 잔인한 전쟁 범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세상과 역사에 남기기 위해 고통스런 기억을 참아냈습니다.

[김은경/대한어머니회 천안지회장 : "그들의 마음을 위로하면서…. 좌우지간 눈물나려고 했습니다. 같은 여자로서…."]

[허평화/천안시 여성단체연합회장 : "앞으로 우리 후손에게는 이러한 게 없어야겠다는 염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작품을 남긴 할머니를 비롯해 대부분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의 사과를 제대로 받지 못한 채 한많은 삶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만행을 끝까지 기억하고, 역사 앞에 단죄하는 것은 후세들의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서영준입니다.

촬영기자:홍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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