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K] 익산 옛 보석산단, 다시 화려한 보석거리로

입력 2021.08.09 (19:46) 수정 2021.08.0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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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영등동 옛 귀금속 보석산업단지 내 허름한 길목.

30살의 이대원 대표는 올 1월 이 곳에 작은 공방을 마련했습니다.

[이대원/△△ 보석공방 대표 : “여기에는 귀금속 업을 하시는 많은 선배님들도 계시고 해서 도움을 받고자, 그리고 저도 도움을 드리고자 이 곳에 오게 됐습니다.”]

한때 세공사가 12,000명에 달했던 활기찬 일터가 지금은 고작 7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거리.

30년 가까이 방치되다시피 한 이 곳에 또 다시 젊은 청년 세공사들이 찾아들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부텁니다.

기존 업체 외에, 하나 둘 열기 시작해 늘어난 보석가게만 해도 10여 곳에 달합니다.

[이대원/△△ 보석공방 대표 : “지금 여기 귀금속 산단에는 저 포함해서 청년들이 여럿 있어요. 청년들이 좀 힘을 합쳐서 ‘익산 귀금속 청년 협동조합’도 만들게 되었고요.”]

자산가치로만 활용되었던 보석이나 귀금속이 최근 젊은 세대들의 개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문화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문화를 접목해서 쇠락해가던 익산의 옛 보석산단을 보석거리로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1975년에 조성된 익산 귀금속 보석산업단지는,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루며 익산을 '보석의 도시'로 각인시켰습니다.

1,400년 전 백제시대부터 이어진 섬세하고 화려한 세공술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원도연/원광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 “600년 당시에 익산에 백제 무왕이 이 곳에 왕궁터를 정했을 때, 그 당시 왕도에 굉장히 깊은 문화적인 예술적 수준이 발전돼 있었는데, 그 핵심에 바로 이 금은 세공기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높은 인건비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쇠퇴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골목마다 즐비해 있는 빛바랜 간판들로 옛 귀금속 단지의 화려했던 영화를 짐작해볼 뿐입니다.

슬럼가를 연상시킬 만큼 공장 유리창은 깨어지고, 곳곳에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어 찾는 손님들도 눈살을 찌푸리긴 마찬가집니다.

[유영미/전주시 만성동 : “아쉬움이 많죠. 그래도 귀금속 단지에 걸맞는 그런 문화가 조성이 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익산 이 귀금속 단지를 찾지 않을까….”]

국가산업단지 특성상 제한된 규제가 많아 발전에 애로사항도 따릅니다.

[박덕경/한국산업단지공단 전북지역본부 익산지사장 : “일단 기존에는 일단 산업시설로 지정이 돼서 귀금속 가공업이나 제조, 이런 부분만 할 수 있던 걸로 되어 있었던 거죠.”]

커피숍이나 편의점과 같은 민간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점에서 현 시대와 동떨어진 정책에 단지 내 세공사들은 아쉬움을 내비칩니다.

[강명수/금속공예 명인 : “여기를 활성화시키려면 건물 자체도 개조를 좀 해서 사람들이 좀 모여들게끔 해줘야 되는데….”]

[이건노/○○보석가공업체 대표 :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규제가 많기 때문에, 규제를 조금만 완화시켜준다면 이 공단이 상당히 탄력을 받을 거라고….”]

오랜 세월 부흥기와 침체기를 겪어온 익산 귀금속 보석산업단지 내 사람들.

어렵고, 힘든 여건을 마다않고 찾아든 젊은 청년들의 움직임은 반갑기만 합니다.

[“대원씨, 요즘에 일은 많이 있어요?” “매출이 좋지는 않은데, 그래도 어려운 코로나 시기 잘 버텨나가면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산단 내 근로자들의 복지 개선뿐만 아니라 귀금속 보석산업 부흥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건노/○○보석가공업체 대표 : “이렇게 젊고, 유능하고, 똑똑한 후배들이 많이 들어와서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제가 하지 못하는 IT라든가 그런 쪽에 접목해서 제품이 완성이 되고….”]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는 보석거리로 만들고자 하는 단지 내 세공사들의 노력에 익산시에서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서진옥/익산 문화도시지원센터 주임 : “공예 문화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플랫폼 문화를 만들기 위한 문화도시의 또 다른 의미를 함께 가져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가내수공업을 발판으로 '보석의 도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익산 귀금속 보석산업단지.

귀금속을 메카로 하는 익산문화도시의 거점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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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K] 익산 옛 보석산단, 다시 화려한 보석거리로
    • 입력 2021-08-09 19:46:22
    • 수정2021-08-09 22:19:41
    뉴스7(전주)
익산시 영등동 옛 귀금속 보석산업단지 내 허름한 길목.

30살의 이대원 대표는 올 1월 이 곳에 작은 공방을 마련했습니다.

[이대원/△△ 보석공방 대표 : “여기에는 귀금속 업을 하시는 많은 선배님들도 계시고 해서 도움을 받고자, 그리고 저도 도움을 드리고자 이 곳에 오게 됐습니다.”]

한때 세공사가 12,000명에 달했던 활기찬 일터가 지금은 고작 7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거리.

30년 가까이 방치되다시피 한 이 곳에 또 다시 젊은 청년 세공사들이 찾아들기 시작한 건 지난 2019년부텁니다.

기존 업체 외에, 하나 둘 열기 시작해 늘어난 보석가게만 해도 10여 곳에 달합니다.

[이대원/△△ 보석공방 대표 : “지금 여기 귀금속 산단에는 저 포함해서 청년들이 여럿 있어요. 청년들이 좀 힘을 합쳐서 ‘익산 귀금속 청년 협동조합’도 만들게 되었고요.”]

자산가치로만 활용되었던 보석이나 귀금속이 최근 젊은 세대들의 개성을 드러내는 또 다른 문화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방문화를 접목해서 쇠락해가던 익산의 옛 보석산단을 보석거리로 만들어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1975년에 조성된 익산 귀금속 보석산업단지는, 1980년대까지 전성기를 이루며 익산을 '보석의 도시'로 각인시켰습니다.

1,400년 전 백제시대부터 이어진 섬세하고 화려한 세공술을 인정받았기 때문입니다.

[원도연/원광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 “600년 당시에 익산에 백제 무왕이 이 곳에 왕궁터를 정했을 때, 그 당시 왕도에 굉장히 깊은 문화적인 예술적 수준이 발전돼 있었는데, 그 핵심에 바로 이 금은 세공기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높은 인건비와 중국산 저가 공세에 밀려 쇠퇴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골목마다 즐비해 있는 빛바랜 간판들로 옛 귀금속 단지의 화려했던 영화를 짐작해볼 뿐입니다.

슬럼가를 연상시킬 만큼 공장 유리창은 깨어지고, 곳곳에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어 찾는 손님들도 눈살을 찌푸리긴 마찬가집니다.

[유영미/전주시 만성동 : “아쉬움이 많죠. 그래도 귀금속 단지에 걸맞는 그런 문화가 조성이 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익산 이 귀금속 단지를 찾지 않을까….”]

국가산업단지 특성상 제한된 규제가 많아 발전에 애로사항도 따릅니다.

[박덕경/한국산업단지공단 전북지역본부 익산지사장 : “일단 기존에는 일단 산업시설로 지정이 돼서 귀금속 가공업이나 제조, 이런 부분만 할 수 있던 걸로 되어 있었던 거죠.”]

커피숍이나 편의점과 같은 민간시설이 들어설 수 없다는 점에서 현 시대와 동떨어진 정책에 단지 내 세공사들은 아쉬움을 내비칩니다.

[강명수/금속공예 명인 : “여기를 활성화시키려면 건물 자체도 개조를 좀 해서 사람들이 좀 모여들게끔 해줘야 되는데….”]

[이건노/○○보석가공업체 대표 : “뭔가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나 규제가 많기 때문에, 규제를 조금만 완화시켜준다면 이 공단이 상당히 탄력을 받을 거라고….”]

오랜 세월 부흥기와 침체기를 겪어온 익산 귀금속 보석산업단지 내 사람들.

어렵고, 힘든 여건을 마다않고 찾아든 젊은 청년들의 움직임은 반갑기만 합니다.

[“대원씨, 요즘에 일은 많이 있어요?” “매출이 좋지는 않은데, 그래도 어려운 코로나 시기 잘 버텨나가면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산단 내 근로자들의 복지 개선뿐만 아니라 귀금속 보석산업 부흥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건노/○○보석가공업체 대표 : “이렇게 젊고, 유능하고, 똑똑한 후배들이 많이 들어와서 상당히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제가 하지 못하는 IT라든가 그런 쪽에 접목해서 제품이 완성이 되고….”]

문화적 가치가 인정되는 보석거리로 만들고자 하는 단지 내 세공사들의 노력에 익산시에서도 거들고 나섰습니다.

[서진옥/익산 문화도시지원센터 주임 : “공예 문화의 예술적 가치가 있는 플랫폼 문화를 만들기 위한 문화도시의 또 다른 의미를 함께 가져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가내수공업을 발판으로 '보석의 도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익산 귀금속 보석산업단지.

귀금속을 메카로 하는 익산문화도시의 거점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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