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내식당 일감 6곳 추가 개방”…재계 전방위 확대?

입력 2021.08.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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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구내식당 6곳의 일감을 공개입찰 형태로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어제(11일) 수원·광주·구미 등 사업장 내 식당 6곳의 급식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을 자체 입찰·견적 시스템(www.sec-bqms.com)에 공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공고한 6개 식당은 삼성전자 사업장 가운데 하루 2천 식 이하의 규모로 중소 급식업체가 운영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입찰을 중소·중견 급식업체를 대상으로 열고, 사업장 소재 지역 업체에는 가점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들 식당은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던 곳인데,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의계약 형태로 구내식당 운영을 맡겨온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삼성이 이번에 일감을 개방하는 움직임도 사실상 공정위 시정명령에 따른 내부 개선조치로 풀이됩니다.

■삼성웰스토리 '삭제의 수요일'… 이제는 사라질까?

앞서 공정위는 올해 6월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막대한 물량의 급식 일감을 총수일가가 사실상 지배하는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줬다며 2,349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공정위는 고발결정서에서 "삼성웰스토리를 지원하기 위해 급식 물량 전부를 수의계약으로 거래한 점, 삼성웰스토리의 요청 없이도 매년 식재료비를 자동으로 인상시키는 구조를 마련한 점, 단가제 계약에서 이례적으로 인건비의 15%를 위탁수수료로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경쟁질서를 현저히 저해한다"고 밝혔습니다.

미래전략실 주도로 조직적인 지원책이 마련됐고 이러한 문서가 대거 만들어지면서 삼성웰스토리는 매주 수요일, 직원들에게 '이익률 보전' 등의 단어가 들어간 파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삼성은 공정위 제재 발표에 대해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됐다"라면서도 일감은 점차 외부에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공정위 제재를 앞두고 올해 초 수원과 기흥 사업장의 식당 두 곳을 외부업체에 개방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식당은 이번에 공고한 식당보다 훨씬 큰 규모여서 대형업체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고, 수원은 '신세계푸드', 기흥은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일감 개방을 해도 어차피 대기업 몫'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번에 중소업체 참여가 가능한 중소규모 구내식당 일감을 내놓은 건 이런 사정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지난 4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진이 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4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진이 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급식 일감 몰아주기 조사, 재계 전방위로 확대?

삼성을 제재한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지난 5월 말 SK 주요 계열사가 총수의 친척 기업인 후니드에 급식 일감을 몰아줬다는 시민단체 신고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였습니다. 또 삼성에 대한 제재가 발표된 직후 '현대차 급식도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관심을 받으면서 급식 일감 몰아주기 관련 조사가 재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전면적인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서기 전 급식시장 전반에 대한 조사를 이미 마쳤고, 다른 그룹에서는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고를 받아 조사에 들어간 SK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관련 업계에서는 SK가 이미 SK하이닉스 등 상당수 계열사 식당 사업자를 경쟁입찰 형태로 선정하고 있고, 후니드가 전체 급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웰스토리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아 급식 거래만을 문제 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공정위는 다만 삼성뿐 아니라 상당수 기업이 이어온 수의계약 관행은 바꾸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4월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은 수의계약으로 계열사 또는 관계사와 일방적으로 거래하던 단체급식을 경쟁입찰로 전환하기로 선포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위탁급식 계약을 갱신하는 사업장부터 경쟁입찰로 돌린다는 것인데, 입찰과 평가일정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계약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반기 협약 이행 관련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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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구내식당 일감 6곳 추가 개방”…재계 전방위 확대?
    • 입력 2021-08-12 06: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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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구내식당 6곳의 일감을 공개입찰 형태로 외부에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어제(11일) 수원·광주·구미 등 사업장 내 식당 6곳의 급식업체 선정을 위한 공개입찰을 자체 입찰·견적 시스템(www.sec-bqms.com)에 공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 공고한 6개 식당은 삼성전자 사업장 가운데 하루 2천 식 이하의 규모로 중소 급식업체가 운영할 수 있습니다. 삼성은 입찰을 중소·중견 급식업체를 대상으로 열고, 사업장 소재 지역 업체에는 가점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들 식당은 삼성웰스토리가 운영하던 곳인데, 삼성전자는 그동안 수의계약 형태로 구내식당 운영을 맡겨온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삼성이 이번에 일감을 개방하는 움직임도 사실상 공정위 시정명령에 따른 내부 개선조치로 풀이됩니다.

■삼성웰스토리 '삭제의 수요일'… 이제는 사라질까?

앞서 공정위는 올해 6월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막대한 물량의 급식 일감을 총수일가가 사실상 지배하는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줬다며 2,349억 원의 과징금을 물리고, 삼성전자 법인과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공정위는 고발결정서에서 "삼성웰스토리를 지원하기 위해 급식 물량 전부를 수의계약으로 거래한 점, 삼성웰스토리의 요청 없이도 매년 식재료비를 자동으로 인상시키는 구조를 마련한 점, 단가제 계약에서 이례적으로 인건비의 15%를 위탁수수료로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할 때 경쟁질서를 현저히 저해한다"고 밝혔습니다.

미래전략실 주도로 조직적인 지원책이 마련됐고 이러한 문서가 대거 만들어지면서 삼성웰스토리는 매주 수요일, 직원들에게 '이익률 보전' 등의 단어가 들어간 파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삼성은 공정위 제재 발표에 대해 "임직원들의 복리후생을 위한 경영활동이 부당지원으로 호도됐다"라면서도 일감은 점차 외부에 개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는 공정위 제재를 앞두고 올해 초 수원과 기흥 사업장의 식당 두 곳을 외부업체에 개방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식당은 이번에 공고한 식당보다 훨씬 큰 규모여서 대형업체를 선정할 수밖에 없었고, 수원은 '신세계푸드', 기흥은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최종 선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에는 '일감 개방을 해도 어차피 대기업 몫'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는데, 이번에 중소업체 참여가 가능한 중소규모 구내식당 일감을 내놓은 건 이런 사정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지난 4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과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진이 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급식 일감 몰아주기 조사, 재계 전방위로 확대?

삼성을 제재한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지난 5월 말 SK 주요 계열사가 총수의 친척 기업인 후니드에 급식 일감을 몰아줬다는 시민단체 신고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였습니다. 또 삼성에 대한 제재가 발표된 직후 '현대차 급식도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관심을 받으면서 급식 일감 몰아주기 관련 조사가 재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전면적인 조사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공정위는 삼성웰스토리에 대한 직권조사에 나서기 전 급식시장 전반에 대한 조사를 이미 마쳤고, 다른 그룹에서는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신고를 받아 조사에 들어간 SK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관련 업계에서는 SK가 이미 SK하이닉스 등 상당수 계열사 식당 사업자를 경쟁입찰 형태로 선정하고 있고, 후니드가 전체 급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삼성웰스토리와 비교하면 현저히 낮아 급식 거래만을 문제 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공정위는 다만 삼성뿐 아니라 상당수 기업이 이어온 수의계약 관행은 바꾸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4월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은 수의계약으로 계열사 또는 관계사와 일방적으로 거래하던 단체급식을 경쟁입찰로 전환하기로 선포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위탁급식 계약을 갱신하는 사업장부터 경쟁입찰로 돌린다는 것인데, 입찰과 평가일정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계약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반기 협약 이행 관련 상황을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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