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2 훈련장부터 1군까지…‘전북 조언자’ 박지성의 뜨거운 여름

입력 2021.08.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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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40) 프로축구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이하 위원)가 훈련장과 경기장을 오가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13일 전북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귀국한 박지성 위원은 2~3일에 한 번꼴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구단 사무실이나 훈련·경기 현장을 찾아 '조언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이 먼저 신경을 쓴 곳은 유소년팀이다. U-12(12세 이하) 팀과 U-15 금산중, U-18 영생고 훈련 현장을 찾아 선수를 파악하고 훈련 내용의 개선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당장 1~3년 뒤 프로로 활동할 수 있는 영생고 선수들에게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인 변화도 있다. 박 위원은 올 초 영생고 훈련장을 처음 찾았을 때,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관행을 없앴다.

영생고는 큰 대회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훈련할 때 선수들로부터 휴대전화를 제출받았다가 훈련 기간이 끝날 때 돌려주곤 했다. 이는 훈련 집중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국내 학원 축구팀들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일이다.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박 위원이 영생고 코치진 없이 선수들하고만 가진 면담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박 위원은 영생고 코치진과 상의해 '휴대전화 압수' 관행을 없애도록 유도했다.

선수들에게 "너희들 훈련할 때 집중력 떨어졌다는 소리 나오면 다시 압수하라고 할 거다"라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 여름 면담에서는 "옆에 있는 친구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너희들 모두가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프로의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줬다고 한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빈 박 위원의 애정 어린 조언에 영생고 선수들은 '우승'으로 보답했다.

영생고는 13일 2021 전국 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겸 제76회 전국고교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수원 삼성 유스인 매탄고를 4-1로 제압하고 정상에 섰다.

전북 관계자는 "안대현 영생고 감독이 선수들을 잘 길러준 덕이 가장 크지만, 박 위원이 반년 동안 살뜰하게 챙긴 것도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프로 1군 선수 영입과 관련해서도 김상식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선수단 평균 연령이 높아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팀이다.

다른 구단 유망주들 가운데 향후 전북에서 뛸 역량을 갖춘 선수들을 점찍어두는 작업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김 감독이 특정 선수에 대해 의견을 물으면 박 위원이 구체적인 평가를 하고, 김 감독이 이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녹색 전사 후보군'이 추려지고 있다.

귀국한 뒤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전북이 치른 모든 경기를 관전한 박 위원은 오는 15일 열리는 FC서울과 홈 경기도 직관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전북이 박 위원을 위촉했을 때 일각에서는 '책임 안 지는 자리에서 얼굴마담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박 위원의 지난 한 달간 행보를 되짚어보면 '얼굴마담'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전주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박 위원은 20일 출국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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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12 훈련장부터 1군까지…‘전북 조언자’ 박지성의 뜨거운 여름
    • 입력 2021-08-13 16:32:16
    연합뉴스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40) 프로축구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이하 위원)가 훈련장과 경기장을 오가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13일 전북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귀국한 박지성 위원은 2~3일에 한 번꼴로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구단 사무실이나 훈련·경기 현장을 찾아 '조언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이 먼저 신경을 쓴 곳은 유소년팀이다. U-12(12세 이하) 팀과 U-15 금산중, U-18 영생고 훈련 현장을 찾아 선수를 파악하고 훈련 내용의 개선점을 찾는 데 주력했다.

당장 1~3년 뒤 프로로 활동할 수 있는 영생고 선수들에게 특히 많은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구체적인 변화도 있다. 박 위원은 올 초 영생고 훈련장을 처음 찾았을 때,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관행을 없앴다.

영생고는 큰 대회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훈련할 때 선수들로부터 휴대전화를 제출받았다가 훈련 기간이 끝날 때 돌려주곤 했다. 이는 훈련 집중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국내 학원 축구팀들이 관행적으로 해오던 일이다.

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박 위원이 영생고 코치진 없이 선수들하고만 가진 면담 자리에서 나왔다고 한다.

박 위원은 영생고 코치진과 상의해 '휴대전화 압수' 관행을 없애도록 유도했다.

선수들에게 "너희들 훈련할 때 집중력 떨어졌다는 소리 나오면 다시 압수하라고 할 거다"라고 경고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번 여름 면담에서는 "옆에 있는 친구는 경쟁자이기도 하다. 너희들 모두가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프로의 냉정한 현실을 일깨워줬다고 한다.

한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빈 박 위원의 애정 어린 조언에 영생고 선수들은 '우승'으로 보답했다.

영생고는 13일 2021 전국 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겸 제76회 전국고교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수원 삼성 유스인 매탄고를 4-1로 제압하고 정상에 섰다.

전북 관계자는 "안대현 영생고 감독이 선수들을 잘 길러준 덕이 가장 크지만, 박 위원이 반년 동안 살뜰하게 챙긴 것도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프로 1군 선수 영입과 관련해서도 김상식 감독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선수단 평균 연령이 높아 세대교체가 불가피한 팀이다.

다른 구단 유망주들 가운데 향후 전북에서 뛸 역량을 갖춘 선수들을 점찍어두는 작업을 지속해서 진행하고 있다.

김 감독이 특정 선수에 대해 의견을 물으면 박 위원이 구체적인 평가를 하고, 김 감독이 이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녹색 전사 후보군'이 추려지고 있다.

귀국한 뒤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전북이 치른 모든 경기를 관전한 박 위원은 오는 15일 열리는 FC서울과 홈 경기도 직관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전북이 박 위원을 위촉했을 때 일각에서는 '책임 안 지는 자리에서 얼굴마담에 그치는 게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그러나 박 위원의 지난 한 달간 행보를 되짚어보면 '얼굴마담'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전주에서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박 위원은 20일 출국한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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