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생 해설’ 송민 해설위원이 말하는 국내 서핑 환경은?

입력 2021.08.14 (08:03) 수정 2021.09.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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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인생 해설’ 송민 KBS 서핑 해설위원

-재미있는 해설 고민...“스토리텔링·선수 분석 집중”
-20대 초반 서핑 시작...“자연과의 교감 큰 매력”
-초등학교 때 본 영화 속 서핑에 사로잡혀 입문
-“종일 해변서 다른 사람 보며 공부하기도”
- 깨끗하게 퍼지는 ‘A프레임’ 파도 타기 좋아
-한꺼번에 무너지는 ‘덤퍼’ 파도 까다로워
-파리 올림픽 서핑 무대 타히티, 까다로운 파도 많아
-우리나라 환경 좋은 편...곳곳에 서핑 장소 발달
-올림픽서 우리 대표팀이 메달 따기를 희망해
-“일회성 아닌 지속적 관심 속에 서핑 문화 발전하길”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8월 13일(금)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연결 : 송민 KBS 서핑 해설위원

신지혜: 해설위원, 송민 위원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거라고 예상을 하셨나요?

송민: 아뇨, 저는 맡은바 그냥 소임을 다 했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연락을 주위에서 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그래서 좀 얼떨떨한 한 일주일 정도를 보내고 있어요. 매일매일 약간 설레는 하루를 좀 맞고 있습니다.

조혜진: 이번 올림픽에서 서핑이 최초로 종목으로 선정된 거잖아요. 올림픽 경기 해설은 처음인데 그 감회가 궁금합니다.

송민: 우선은 사실은 이게 서핑이라는 종목이 이번에 새로 선정이 됐는데 저는 이제 서핑하는 경기인으로서 굉장히 마음이 많이 설렜어요. 왜냐하면, 저희조차도 이게 올림픽이 될 거라는 기대를 하지를 않았거든요. 막상 올림픽 선정이 되고 사실 이제 이 올림픽이 진행되기 전에 이런저런 잡음들이 많이 있었잖아요? 저희조차도 이게 잘 될까 싶기도 하고 서핑 종목도 어떻게 될까 궁금했었는데 잘 마쳐서 너무 기쁩니다.

조혜진: 서핑에 어떤 규칙이 있는 건지 간단하게 좀 설명 부탁드릴게요.

송민: 우선은 경기 중에 선수들이 파도를 탈 수 있는 파도의 개수가 있어요. 이번 경기에서는 한 사람당 25개를 탈 수 있었고요. 점수를 심사위원이 판정합니다. 그중에 한 선수가 타는 최고점, 그리고 두 번째 높은 점수를 합산해서 점수를 주고요. 한 파도당 심사위원들이 최고로 줄 수 있는 점수는 10점, 최저 점수는 0점이에요. 그래서 선수가 두 개를 정말 만점을 다 받으면 최종 스코어가 20점이 되는 거죠.

도쿄올림픽 서핑 종목 해설 중인 KBS 송민 해설위원도쿄올림픽 서핑 종목 해설 중인 KBS 송민 해설위원

조혜진: 그러면 만점을 받으려면 어떻게 타야 하는 거예요?

송민: 만점을 받으려면 우선 실수가 당연히 없어야겠죠. 그리고 ‘테이크 오프’라고 하는, 보드에서 엎드려있다가 일어나는 자세를 한 이후에 파도가 끝날 때까지 실수 없이 다양한 동작을 부드럽게 잘 연결을 해 주고 마지막에 마무리되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보여줘야지 만점이라는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조혜진: 그러면 좋은 파도는 어떤 거고 나쁜 파도는 어떤 거예요?

송민: 좋은 파도는 저희가 이제 ‘A프레임’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대문자 A를 보면 이렇게 삼각형 같이 생겼잖아요? 그래서 파도의 중앙 부분이 양옆으로 깨끗하게 동일하게 깨지는 파도를 가장 좋은 파도라고 저희가 얘기를 하고 있어요.

조혜진: 깨끗하게 쫙 퍼지는 파도군요. 그러면 타기 까다로운 파도는 어떤 파도예요?

송민: 타기 까다로운 파도는 우리나라에서 이제 서핑할 때 많이 서핑 동호회 분들이 많이 쓰시는 말이거든요? ‘덤퍼’라고 하는데 전문용어로 얘기하면 ‘클로즈 아웃’이라고 해요. 제가 조금 전에 말씀해드린 A프레임 같은 경우는 중간부터 깨져서 옆으로 흘러가잖아요. 그런데 파도가 한꺼번에 동일하게 무너지는 파도. 그래서 약간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파도, 이런 파도를 원래는 이제 클로즈 아웃 그리고 국내에서는 덤퍼 파도라고 많이 부르는데 이 파도는 상당히 파도를 타기 어려운 파도예요. 그래서 이런 파도를 타시게 되면 지금 화면에 나오는 나탈리아 페레이라 선수처럼 보드가 부러지거나 이런 사태가 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조혜진: 선수들마다 각자의 좀 사연이 있는데 사실 다른 종목에서는 이렇게 선수들 사연을 해설위원님들이 이렇게 설명해 주시는 모습 보기 어렵잖아요. 어떻게 그런 사연을 알게 되셨는지도 궁금하고 그런 사연을 이렇게 해설하실 때 녹여내신 이유가 있을까요?

송민: 우선은 저는 선수들 연구도 하고, 한 번씩 제가 가볍게 유튜브를 통해서 중계도 좀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수에 대한 공부는 어느 정도는 한 상태였어요. 그리고 제게 서핑 가르쳐주신 스승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예전에 세계 랭킹 2위까지 하셨던 프로 선수를 하셨었던 분이에요. 전날 그분하고 선수들 분석하는 내용에 대해서 한 1시간 정도 통화를 나누면서 제가 선수들 전력 분석 자료를 좀 만들었고요. 저는 사실 서핑이 처음으로 소개됐기 때문에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흥미를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좀 했어요. 사실 스포츠라는 것도 선수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일이고 각자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스토리.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조금 더 있으면 경기에도 집중하고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서핑을 인생에 비유한 해설 등으로 큰 관심을 받은 KBS 송민 해설위원서핑을 인생에 비유한 해설 등으로 큰 관심을 받은 KBS 송민 해설위원

조혜진: 위원님은 당시 해설하시면서 이 브라질 선수가 우승할 거라고 예상을 좀 하셨던 건가요?

송민: 우선은 페레이라 선수는 지금 현존하는 선수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경기가 벌어지기 전에 월드 챔피언도 해본 상황이고요. 모든 사람이 다 우승 후보라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파도가 페레이라 선수한테 잘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했어요. 페레이라가 마지막에 전지훈련 하는 그런 상태를 봤을 때는 컨디션도 굉장히 좋았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페레이라 선수의 우승 가능성은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서핑하시는 분들도 많이 생각하셨을 겁니다.

신지혜: 지금 화면을 보면 일본 파도가 그렇게 좋은 파도가 오는 상태인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태풍 영향권에, 부유물도 많고 했는데 그렇게 어려운 파도에 페레이라 선수가 특히 좀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건가요?

송민: 페레이라 선수의 특징이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결연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당시 파도는 사실 선수들이 경기하기에 좋은 파도는 아니에요. 파도가 좋지 않은 환경일수록, 변수가 더 많은 환경일수록 페레이라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조혜진: 저희는 해설위원님의 스토리도 조금 궁금해요. 어떤 계기로 이 서핑을 하게 되신 건가요?

신지혜: 언제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위원님?

송민: 저는 한 20대 초반쯤에 2003년 정도에 서핑을 시작했고요. 제가 좋아하게 된 계기는 예전에 어렸을 때 TV에 나오는 영화를 봤어요. ‘노스쇼어’라는 영화였는데요. 그 영화는 어린아이가 서핑을 알게 되면서 하와이로 이주하는데 성장 드라마 같은 영화였어요. 당시 굉장히 감명을 받았던 것 같아요. 아마 제가 그 영화를 본 게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정도였던 것 같은데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언젠가는 기회가 되면 서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서울에서 자라는 사실 어렸을 때 바다를 접해본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호주로 유학 가게 되면서 소망을 이루게 됐었습니다.

신지혜: 호주가 또 약간 서핑의 성지라고 불릴 수 있잖아요. 굉장히 좋은 파도가 많이 온다고. 서핑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더라고요.

조혜진: 네. 서핑에 대한 애정이 정말 뚝뚝 묻어나는 것 같아요. 위원님이 생각하는 서핑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송민: 우선은 요즘에 일상에서 자연을 접할 기회가 굉장히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서핑은 정말 보드 하나만 있으면 어느 바다든지 가서 그 바다가 만든 에너지를 이용해서 하는 행위잖아요. 그래서 대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과의 교감이 서핑의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 합니다.

신지혜: 저는 서핑을 한두 번 했는데 진입을 더 못한 이유가 파도가 좀 무서웠어요. 큰 파도가 오면 또 사람이 느끼는 위압감이 좀 있을 것 같은데 언제 그 파도가 공포가 아닌 즐거움으로 바뀌는지 위원님은 서핑하시다가 공포를 느껴보신 적은 없는지도 궁금해요.

송민: 저도 사실 초보 시기가 있었죠. 저는 제가 유학을 할 때 사실 제 주위에 서핑을 가르쳐주거나 아니면 제가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그냥 보드를 들고 그냥 해변에 가서 바닷가에 앉아있으면서 남들이 하는 걸 종일 지켜봤어요. 그래서 굉장히 안 늘었었죠, 초반에. 그러면서 패들링을 하다가 여름에 많이 발생하는 그 이안류라고 하는 게 있는데 해변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게 되거든요. 그때 제가 지식이나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빨려서 나간 적이 있어요. 그래서 구조 요청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어린 마음에 좀 무서운 순간이 아니었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요즘도 서핑 많이 가시나요, 위원님?

송민: 최근에 제가 어깨랑 무릎 부상을 좀 당했었는데 그래서 한동안 좀 못했어요. 올해는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조금 열심히 하려고 지금 노력을 하고 있고요. 지금 현재 지금 양양에 와 있습니다.

KBS NEWS D-Live에 출연한 송민 해설위원KBS NEWS D-Live에 출연한 송민 해설위원

신지혜: 안 그래도 이 질문 드리려고 여쭤봤는데 우리나라 서핑 환경이 어떤지에 질문이 들어왔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서핑하기에 파도의 질이 어떤지, 어디를 좀 초보자는 가면 가장 처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송민: 제 주위 분들도 많이 여쭤보셨어요, 초창기에. 과연 한국에서 서핑할 수도 있냐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는 나라잖아요. 바다에 대한 접근성이나 여러 가지 해안선이 잘 발달한 나라가 전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서핑을 하시기는 굉장히 좋은 환경이에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서핑 명소들이 그런 숨어있는 서핑 명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제가 호주 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가 어떻게 보면 해운대 파도였어요.

신지혜 아, 그래요?

송민: 저는 부산에 연고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제가 현재 부산에서 살고 있거든요. 부산에 오는 파도가 너무 좋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사실 그런 이유로 인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초창기에 제주도하고 부산에서 서핑 문화가 발달했고요.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서핑하실 수가 있어요. 여름에는 예를 들면 부산, 제주도 그리고 최근에 이제 전라남도 쪽하고 충남 태안 쪽이 많이 각광을 받고 있고요. 그리고 그 외에 찬바람이 부는 시즌에는 동해안권의 보성부터 양양, 강릉, 속초, 포항, 부산이죠. 부산은 사시사철 파도가 좋은 편입니다. 이런 장소들이 많이 있고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위험한 스팟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안전교육을 충분히 검증된 기관에서 받으시고 충분히 교육을 이수하시고 난 다음에는 안전한 서핑을 즐기실 수 있으실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조혜진: 그렇군요. 그러면 부산을 제외하고 위원님이 가장 좋아하는 국내 서핑 스팟이 어디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송민: 제가 국내에서 한 군데를 딱 꼽아도 괜찮을까요? 저는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보다는 조용해서 자연과 교감하는 데에 집중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최근에 개발된 그 전라남도에 있는 그 고흥에 있는 스팟을 좀 자주 가는 편입니다.

신지혜: 파리올림픽 서핑이 타히티에서 열린다고 하잖아요. 프랑스 본토에서 만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인데 타히티에서 서핑한다는 소식 들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송민: 저는 사실은 설마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타히티라는 지역의 파도는 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파도거든요. 저도 타볼 생각을 안 해볼 정도로 어려운 파도인데 그래서 프로 경기 여자 종목이 열리지가 않았던 곳이에요. 그래서 올해부터 열릴 여자 종목도 동일하게 타히티에서 진행하겠다는 발표가 나왔었는데요. 아마도 국제서핑 협회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거는 이런 최고의 난이도에서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펼치는 장면을 조금 더 보여주는 게 서핑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나, 그리고 보시는 분들도 더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서 결정하게 된 것 같아요.

조혜진: 파리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해볼 수 있겠죠?

송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로서의 서핑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를 비롯한 선수들 그리고 많은 스탭들, 협회 관계자분들께서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요. 열심히 노력해서 제가 파리올림픽에는 해설위원이 아닌 감독으로 가기를 내심 바라고 있습니다.

조혜진: 위원님의 서퍼로서의 마지막 목표가 뭔지도 궁금해요.

송민: 네. 우선은 저는 사실 지금 이런 중계로 인해서 저에게 쏠려져 있는 관심, 그리고 서핑에 쏠려지고 있는 관심이 굉장히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기회를 통해서 많은 분이 서핑을 좋아하게 되시고 바다로 오시고, 또 그런 관심들을 바탕으로 한 지원을 통해서 선수들 기량 발전을 좀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고요. 서핑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부분은 올림픽에서 저희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겁니다. 아마 그 순간에 제가 중계를 하게 되면 엄청 울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신지혜: 우리나라에 서핑 선수층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좀 궁금한데요.

송민: 아직 어린 시절부터 선수 생활을 하는 선수층은 그렇게 넓지는 않아요. 그런데 앞으로 관심이 커지고 집에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해 주셨던 어머님, 아버님들께서 아이들을 바다로 많이 보내주시면 저희들도 선수층이 넓어지고 언젠가는 올림픽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고 더 나아가서 메달도 딸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신지혜: 위원님, 오늘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요. 이번에 해설 정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송민: 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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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인생 해설’ 송민 해설위원이 말하는 국내 서핑 환경은?
    • 입력 2021-08-14 08:03:03
    • 수정2021-09-09 09:53:16
    올림픽 뉴스
<strong>‘인생 해설’ 송민 KBS 서핑 해설위원</strong><br /><br />-재미있는 해설 고민...“스토리텔링·선수 분석 집중”<br />-20대 초반 서핑 시작...“자연과의 교감 큰 매력”<br />-초등학교 때 본 영화 속 서핑에 사로잡혀 입문<br />-“종일 해변서 다른 사람 보며 공부하기도”<br />- 깨끗하게 퍼지는 ‘A프레임’ 파도 타기 좋아<br />-한꺼번에 무너지는 ‘덤퍼’ 파도 까다로워<br />-파리 올림픽 서핑 무대 타히티, 까다로운 파도 많아<br />-우리나라 환경 좋은 편...곳곳에 서핑 장소 발달<br />-올림픽서 우리 대표팀이 메달 따기를 희망해<br />-“일회성 아닌 지속적 관심 속에 서핑 문화 발전하길”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8월 13일(금)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연결 : 송민 KBS 서핑 해설위원

신지혜: 해설위원, 송민 위원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거라고 예상을 하셨나요?

송민: 아뇨, 저는 맡은바 그냥 소임을 다 했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연락을 주위에서 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그래서 좀 얼떨떨한 한 일주일 정도를 보내고 있어요. 매일매일 약간 설레는 하루를 좀 맞고 있습니다.

조혜진: 이번 올림픽에서 서핑이 최초로 종목으로 선정된 거잖아요. 올림픽 경기 해설은 처음인데 그 감회가 궁금합니다.

송민: 우선은 사실은 이게 서핑이라는 종목이 이번에 새로 선정이 됐는데 저는 이제 서핑하는 경기인으로서 굉장히 마음이 많이 설렜어요. 왜냐하면, 저희조차도 이게 올림픽이 될 거라는 기대를 하지를 않았거든요. 막상 올림픽 선정이 되고 사실 이제 이 올림픽이 진행되기 전에 이런저런 잡음들이 많이 있었잖아요? 저희조차도 이게 잘 될까 싶기도 하고 서핑 종목도 어떻게 될까 궁금했었는데 잘 마쳐서 너무 기쁩니다.

조혜진: 서핑에 어떤 규칙이 있는 건지 간단하게 좀 설명 부탁드릴게요.

송민: 우선은 경기 중에 선수들이 파도를 탈 수 있는 파도의 개수가 있어요. 이번 경기에서는 한 사람당 25개를 탈 수 있었고요. 점수를 심사위원이 판정합니다. 그중에 한 선수가 타는 최고점, 그리고 두 번째 높은 점수를 합산해서 점수를 주고요. 한 파도당 심사위원들이 최고로 줄 수 있는 점수는 10점, 최저 점수는 0점이에요. 그래서 선수가 두 개를 정말 만점을 다 받으면 최종 스코어가 20점이 되는 거죠.

도쿄올림픽 서핑 종목 해설 중인 KBS 송민 해설위원
조혜진: 그러면 만점을 받으려면 어떻게 타야 하는 거예요?

송민: 만점을 받으려면 우선 실수가 당연히 없어야겠죠. 그리고 ‘테이크 오프’라고 하는, 보드에서 엎드려있다가 일어나는 자세를 한 이후에 파도가 끝날 때까지 실수 없이 다양한 동작을 부드럽게 잘 연결을 해 주고 마지막에 마무리되는 모습까지 완벽하게 보여줘야지 만점이라는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조혜진: 그러면 좋은 파도는 어떤 거고 나쁜 파도는 어떤 거예요?

송민: 좋은 파도는 저희가 이제 ‘A프레임’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대문자 A를 보면 이렇게 삼각형 같이 생겼잖아요? 그래서 파도의 중앙 부분이 양옆으로 깨끗하게 동일하게 깨지는 파도를 가장 좋은 파도라고 저희가 얘기를 하고 있어요.

조혜진: 깨끗하게 쫙 퍼지는 파도군요. 그러면 타기 까다로운 파도는 어떤 파도예요?

송민: 타기 까다로운 파도는 우리나라에서 이제 서핑할 때 많이 서핑 동호회 분들이 많이 쓰시는 말이거든요? ‘덤퍼’라고 하는데 전문용어로 얘기하면 ‘클로즈 아웃’이라고 해요. 제가 조금 전에 말씀해드린 A프레임 같은 경우는 중간부터 깨져서 옆으로 흘러가잖아요. 그런데 파도가 한꺼번에 동일하게 무너지는 파도. 그래서 약간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파도, 이런 파도를 원래는 이제 클로즈 아웃 그리고 국내에서는 덤퍼 파도라고 많이 부르는데 이 파도는 상당히 파도를 타기 어려운 파도예요. 그래서 이런 파도를 타시게 되면 지금 화면에 나오는 나탈리아 페레이라 선수처럼 보드가 부러지거나 이런 사태가 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조혜진: 선수들마다 각자의 좀 사연이 있는데 사실 다른 종목에서는 이렇게 선수들 사연을 해설위원님들이 이렇게 설명해 주시는 모습 보기 어렵잖아요. 어떻게 그런 사연을 알게 되셨는지도 궁금하고 그런 사연을 이렇게 해설하실 때 녹여내신 이유가 있을까요?

송민: 우선은 저는 선수들 연구도 하고, 한 번씩 제가 가볍게 유튜브를 통해서 중계도 좀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수에 대한 공부는 어느 정도는 한 상태였어요. 그리고 제게 서핑 가르쳐주신 스승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예전에 세계 랭킹 2위까지 하셨던 프로 선수를 하셨었던 분이에요. 전날 그분하고 선수들 분석하는 내용에 대해서 한 1시간 정도 통화를 나누면서 제가 선수들 전력 분석 자료를 좀 만들었고요. 저는 사실 서핑이 처음으로 소개됐기 때문에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흥미를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좀 했어요. 사실 스포츠라는 것도 선수 개개인이 만들어내는 일이고 각자 이야기들이 있잖아요, 스토리. 그래서 스토리텔링이 조금 더 있으면 경기에도 집중하고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서핑을 인생에 비유한 해설 등으로 큰 관심을 받은 KBS 송민 해설위원
조혜진: 위원님은 당시 해설하시면서 이 브라질 선수가 우승할 거라고 예상을 좀 하셨던 건가요?

송민: 우선은 페레이라 선수는 지금 현존하는 선수 중 가장 실력이 뛰어난 선수라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경기가 벌어지기 전에 월드 챔피언도 해본 상황이고요. 모든 사람이 다 우승 후보라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일본 파도가 페레이라 선수한테 잘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했어요. 페레이라가 마지막에 전지훈련 하는 그런 상태를 봤을 때는 컨디션도 굉장히 좋았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페레이라 선수의 우승 가능성은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서핑하시는 분들도 많이 생각하셨을 겁니다.

신지혜: 지금 화면을 보면 일본 파도가 그렇게 좋은 파도가 오는 상태인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태풍 영향권에, 부유물도 많고 했는데 그렇게 어려운 파도에 페레이라 선수가 특히 좀 강한 모습을 보이는 건가요?

송민: 페레이라 선수의 특징이 경기를 대하는 자세가 굉장히 결연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당시 파도는 사실 선수들이 경기하기에 좋은 파도는 아니에요. 파도가 좋지 않은 환경일수록, 변수가 더 많은 환경일수록 페레이라 선수가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조혜진: 저희는 해설위원님의 스토리도 조금 궁금해요. 어떤 계기로 이 서핑을 하게 되신 건가요?

신지혜: 언제 시작하게 되신 거예요, 위원님?

송민: 저는 한 20대 초반쯤에 2003년 정도에 서핑을 시작했고요. 제가 좋아하게 된 계기는 예전에 어렸을 때 TV에 나오는 영화를 봤어요. ‘노스쇼어’라는 영화였는데요. 그 영화는 어린아이가 서핑을 알게 되면서 하와이로 이주하는데 성장 드라마 같은 영화였어요. 당시 굉장히 감명을 받았던 것 같아요. 아마 제가 그 영화를 본 게 초등학교 3학년, 4학년 정도였던 것 같은데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언젠가는 기회가 되면 서핑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서울에서 자라는 사실 어렸을 때 바다를 접해본 적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호주로 유학 가게 되면서 소망을 이루게 됐었습니다.

신지혜: 호주가 또 약간 서핑의 성지라고 불릴 수 있잖아요. 굉장히 좋은 파도가 많이 온다고. 서핑하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다더라고요.

조혜진: 네. 서핑에 대한 애정이 정말 뚝뚝 묻어나는 것 같아요. 위원님이 생각하는 서핑의 가장 큰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송민: 우선은 요즘에 일상에서 자연을 접할 기회가 굉장히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서핑은 정말 보드 하나만 있으면 어느 바다든지 가서 그 바다가 만든 에너지를 이용해서 하는 행위잖아요. 그래서 대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과의 교감이 서핑의 가장 큰 매력이지 않을까 합니다.

신지혜: 저는 서핑을 한두 번 했는데 진입을 더 못한 이유가 파도가 좀 무서웠어요. 큰 파도가 오면 또 사람이 느끼는 위압감이 좀 있을 것 같은데 언제 그 파도가 공포가 아닌 즐거움으로 바뀌는지 위원님은 서핑하시다가 공포를 느껴보신 적은 없는지도 궁금해요.

송민: 저도 사실 초보 시기가 있었죠. 저는 제가 유학을 할 때 사실 제 주위에 서핑을 가르쳐주거나 아니면 제가 배워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그냥 보드를 들고 그냥 해변에 가서 바닷가에 앉아있으면서 남들이 하는 걸 종일 지켜봤어요. 그래서 굉장히 안 늘었었죠, 초반에. 그러면서 패들링을 하다가 여름에 많이 발생하는 그 이안류라고 하는 게 있는데 해변에서 바깥쪽으로 빠져나가게 되거든요. 그때 제가 지식이나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빨려서 나간 적이 있어요. 그래서 구조 요청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가 어린 마음에 좀 무서운 순간이 아니었나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신지혜: 요즘도 서핑 많이 가시나요, 위원님?

송민: 최근에 제가 어깨랑 무릎 부상을 좀 당했었는데 그래서 한동안 좀 못했어요. 올해는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아서 조금 열심히 하려고 지금 노력을 하고 있고요. 지금 현재 지금 양양에 와 있습니다.

KBS NEWS D-Live에 출연한 송민 해설위원
신지혜: 안 그래도 이 질문 드리려고 여쭤봤는데 우리나라 서핑 환경이 어떤지에 질문이 들어왔거든요. 우리나라에서 서핑하기에 파도의 질이 어떤지, 어디를 좀 초보자는 가면 가장 처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송민: 제 주위 분들도 많이 여쭤보셨어요, 초창기에. 과연 한국에서 서핑할 수도 있냐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는 나라잖아요. 바다에 대한 접근성이나 여러 가지 해안선이 잘 발달한 나라가 전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서핑을 하시기는 굉장히 좋은 환경이에요.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서핑 명소들이 그런 숨어있는 서핑 명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제가 호주 생활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계기가 어떻게 보면 해운대 파도였어요.

신지혜 아, 그래요?

송민: 저는 부산에 연고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제가 현재 부산에서 살고 있거든요. 부산에 오는 파도가 너무 좋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사실 그런 이유로 인해서 우리나라에서는 초창기에 제주도하고 부산에서 서핑 문화가 발달했고요. 지금은 전국 각지에서 서핑하실 수가 있어요. 여름에는 예를 들면 부산, 제주도 그리고 최근에 이제 전라남도 쪽하고 충남 태안 쪽이 많이 각광을 받고 있고요. 그리고 그 외에 찬바람이 부는 시즌에는 동해안권의 보성부터 양양, 강릉, 속초, 포항, 부산이죠. 부산은 사시사철 파도가 좋은 편입니다. 이런 장소들이 많이 있고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위험한 스팟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안전교육을 충분히 검증된 기관에서 받으시고 충분히 교육을 이수하시고 난 다음에는 안전한 서핑을 즐기실 수 있으실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조혜진: 그렇군요. 그러면 부산을 제외하고 위원님이 가장 좋아하는 국내 서핑 스팟이 어디인지 여쭤보고 싶어요.

송민: 제가 국내에서 한 군데를 딱 꼽아도 괜찮을까요? 저는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보다는 조용해서 자연과 교감하는 데에 집중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최근에 개발된 그 전라남도에 있는 그 고흥에 있는 스팟을 좀 자주 가는 편입니다.

신지혜: 파리올림픽 서핑이 타히티에서 열린다고 하잖아요. 프랑스 본토에서 만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인데 타히티에서 서핑한다는 소식 들으셨을 때 어떠셨나요?

송민: 저는 사실은 설마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타히티라는 지역의 파도는 난이도가 상당히 어려워 보이는 파도거든요. 저도 타볼 생각을 안 해볼 정도로 어려운 파도인데 그래서 프로 경기 여자 종목이 열리지가 않았던 곳이에요. 그래서 올해부터 열릴 여자 종목도 동일하게 타히티에서 진행하겠다는 발표가 나왔었는데요. 아마도 국제서핑 협회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거는 이런 최고의 난이도에서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펼치는 장면을 조금 더 보여주는 게 서핑의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나, 그리고 보시는 분들도 더 재미있게 보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서 결정하게 된 것 같아요.

조혜진: 파리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해볼 수 있겠죠?

송민: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우리나라에서 스포츠로서의 서핑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를 비롯한 선수들 그리고 많은 스탭들, 협회 관계자분들께서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요. 열심히 노력해서 제가 파리올림픽에는 해설위원이 아닌 감독으로 가기를 내심 바라고 있습니다.

조혜진: 위원님의 서퍼로서의 마지막 목표가 뭔지도 궁금해요.

송민: 네. 우선은 저는 사실 지금 이런 중계로 인해서 저에게 쏠려져 있는 관심, 그리고 서핑에 쏠려지고 있는 관심이 굉장히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기회를 통해서 많은 분이 서핑을 좋아하게 되시고 바다로 오시고, 또 그런 관심들을 바탕으로 한 지원을 통해서 선수들 기량 발전을 좀 이뤄낼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고요. 서핑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부분은 올림픽에서 저희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겁니다. 아마 그 순간에 제가 중계를 하게 되면 엄청 울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신지혜: 우리나라에 서핑 선수층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좀 궁금한데요.

송민: 아직 어린 시절부터 선수 생활을 하는 선수층은 그렇게 넓지는 않아요. 그런데 앞으로 관심이 커지고 집에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해 주셨던 어머님, 아버님들께서 아이들을 바다로 많이 보내주시면 저희들도 선수층이 넓어지고 언젠가는 올림픽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고 더 나아가서 메달도 딸 수 있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신지혜: 위원님, 오늘 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요. 이번에 해설 정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송민: 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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