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하고 왜곡하고…일제강점기 ‘지명 왜곡’ 청산 절실

입력 2021.08.15 (21:31) 수정 2021.08.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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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제76주년 광복절이죠.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우리 고유의 문화를 바로 세우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아직 우리가 무심코 부르는 마을 이름에는 일제강점기 우리를 비하하고 왜곡하는 의미가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적으로 상당수의 지명이 일본식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 고유 지명 찾기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제의 식량 수탈 기지가 있었던 충남 서천의 한 마을.

국가기본도에 명시된 이 마을 이름은 '신부락', 한자로 새로운 마을을 뜻합니다.

신부락 시장, 신부락 정류장 등 마을 이름을 딴 명칭도 많습니다.

[박항순/택시 기사 : "(손님이) 신부락 가자고 하면 다 신부락을 알고 가죠. 누구든지 다 알아요. 옛날부터 그냥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불러오고…."]

그런데 '부락'이라는 말에는 일제가 조선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낮춰 부르던 비하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일제에 의해 마을 이름이 단순화된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큰 소나무가 있어 솔머리로 불렸던 마을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방위를 중심으로 단순화된 이름이 붙었습니다.

선도리의 서쪽에 있다며 일제지형도 등에서 '선서 마을'로 표시한 겁니다.

원래의 뜻이 왜곡된 곳도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순하고 서로 화목해 순목이라 불려온 이 마을에 일제는 엉뚱하게도 중국 순 임금을 뜻하는 한자어 '순'을 썼습니다.

[이규용/순목 마을 주민 : "이렇게 순한 동네가 없어요. 단합도 이렇게 잘 되는 단합도 없고. 동네도 없고. 그러니까 원래대로 순할 순자를 써줬으면 동네 사람들도 다 좋아할 것 같네요."]

전국의 지명 가운데 일제가 자의적으로 바꾼 이름은 약 절반 정도로 추정되는 상황.

[배우리/한국 땅이름 학회장 : "(지명을) 우리 식으로 계속 불러가니까 우리 혼이 살아나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일본이) 창지개명을 먼저 시작했잖아요."]

일제에 의해 왜곡된 우리 고유의 지명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홍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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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하하고 왜곡하고…일제강점기 ‘지명 왜곡’ 청산 절실
    • 입력 2021-08-15 21:31:38
    • 수정2021-08-15 21:55:02
    뉴스9(대전)
[앵커]

오늘은 제76주년 광복절이죠.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우리 고유의 문화를 바로 세우는 노력들이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데요.

아직 우리가 무심코 부르는 마을 이름에는 일제강점기 우리를 비하하고 왜곡하는 의미가 담긴 경우가 많습니다.

전국적으로 상당수의 지명이 일본식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우리 고유 지명 찾기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일제의 식량 수탈 기지가 있었던 충남 서천의 한 마을.

국가기본도에 명시된 이 마을 이름은 '신부락', 한자로 새로운 마을을 뜻합니다.

신부락 시장, 신부락 정류장 등 마을 이름을 딴 명칭도 많습니다.

[박항순/택시 기사 : "(손님이) 신부락 가자고 하면 다 신부락을 알고 가죠. 누구든지 다 알아요. 옛날부터 그냥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불러오고…."]

그런데 '부락'이라는 말에는 일제가 조선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을 낮춰 부르던 비하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일제에 의해 마을 이름이 단순화된 경우도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 큰 소나무가 있어 솔머리로 불렸던 마을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방위를 중심으로 단순화된 이름이 붙었습니다.

선도리의 서쪽에 있다며 일제지형도 등에서 '선서 마을'로 표시한 겁니다.

원래의 뜻이 왜곡된 곳도 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순하고 서로 화목해 순목이라 불려온 이 마을에 일제는 엉뚱하게도 중국 순 임금을 뜻하는 한자어 '순'을 썼습니다.

[이규용/순목 마을 주민 : "이렇게 순한 동네가 없어요. 단합도 이렇게 잘 되는 단합도 없고. 동네도 없고. 그러니까 원래대로 순할 순자를 써줬으면 동네 사람들도 다 좋아할 것 같네요."]

전국의 지명 가운데 일제가 자의적으로 바꾼 이름은 약 절반 정도로 추정되는 상황.

[배우리/한국 땅이름 학회장 : "(지명을) 우리 식으로 계속 불러가니까 우리 혼이 살아나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일본이) 창지개명을 먼저 시작했잖아요."]

일제에 의해 왜곡된 우리 고유의 지명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홍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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