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플러스] 시대변화에 뒤처진 올림픽 보도…남겨진 숙제는?

입력 2021.08.15 (23:13) 수정 2021.08.15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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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 8일 막을 내렸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을 즐기는 선수들의 모습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대중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렇다면 올림픽 소식을 전한 우리 언론들의 태도는 어땠을까요? 여전히 메달 색깔에 연연하는 성과주의 보도가 만연했고, 부적절한 발언들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뒤처진 올림픽 중계의 보도와 문제점, 임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7일간의 열전

좌절과 희망
그리고 환희

함께 울고 웃었던 올림픽

하지만...

연이어 터진 부적절한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MBC 사장.

<녹취> 박성제 / MBC 사장
"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한 게 문제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에는 최악의 원전 참사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아이티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 이라는 자막과 함께 폭동 사진을 썼습니다.

미얀마와 시리아는 군부 쿠데타와 내전이 진행 중인 나라로

마셜제도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었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이렇게 해당 국가에 대해 공격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쓰이면서 해외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스포츠 중계는 저널리즘의 영역인데 인터넷 공간에서 많이 활용되는 '밈'의 요소를 끌어와 흥미를 강조하려다 빚어진 사고라는 평가입니다.

<녹취> 임주현 기자 / 질문하는 기자들 Q
"MBC의 부적절한 개막식 중계, 이게 왜 발생했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유상건 교수 / 상명대 대학원 스포츠ICT융합학과(스포츠 커뮤니케이션 박사)
"저는 이제 두 가지로 문제의 원인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스포츠 관련 부서에 경험 있는 인력들, 전통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와해되지 않았느냐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또 하나는 지나친 예능화.
예능이 일상화가 되다 보니 스포츠를 중계하는 데도 예능적인 감각이 우선시돼서 그렇게 된 것 아닌가..."

MBC는 노·사·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는데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책임자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하고 각종 쇄신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바뀐 시대상과 높아진 이용자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 경기 중계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게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들입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자 이런 중계 멘트가 따라왔습니다.

<녹취> MBC 중계 발언
"태극낭자들의 꿈, 올림픽 9연패가 현실이 됩니다!"

<녹취> SBS 중계 발언
"대한민국의 여전사들! 우리 얼음공주가 웃고, 여전사들 웃는 모습이 너무 좋네요."

남성은 그냥 '선수'지만, 여성에겐 여성성을 강조한 수식어를 붙이는 관행이 '성차별'이라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습니다.

지난 리우올림픽 때도 TV 중계진의 성차별적 발언이 문제가 됐는데 이번에도 재연된 겁니다.

<인터뷰> 김언경 /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장
"순발력이 필요하고 전문성도 있어야 하지만 방송에 적합한 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스포츠 중계하고 해설하시는 분들 전체가 인권 감수성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국가 중심주의 또는 메달에 집착하는 듯한 중계도 문제였습니다.

남자 유도 경기에선

<녹취> MBC 중계 발언 /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동메달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아~ 뭐 우리가 원했던 색깔의 메달은 아닙니다만,
우리 선수들이 지난 5년간 흘려 왔던 땀과 눈물 그에 대한 대가는 충분히 이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메달도 갚지다는 설명이었지만 굳이 메달 색깔을 언급한 부분이 논란이 됐습니다.

올림픽 마지막 날에는 남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오주한 선수가 부상으로 중도 포기하자

<녹취> MBC 중계 발언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요. 찬물을 끼얹어… 이번 올림픽에서 이봉주 선수의 은메달, 황영조의 금메달에 이어 또 한 번 메달을 바라본다고 저는 자신만만하게 장담했는데…"

해설위원의 발언에 인터넷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귀를 의심했다"라거나 "표현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올림픽 기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지상파 3사 올림픽 중계 관련 민원은 185건에 이릅니다.
모두 부적절한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강승화 / KBS 아나운서(도쿄 올림픽 캐스터)
"(중계진이) 중계 상황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스포츠를 보는지도 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메달을 강조한 건 중계뿐 아니라 신문 보도에서도 드러났습니다.

태권도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치자

'노골드' 수모
'태권도의 몰락'
'참담한 성적표'
'추락한 자존심'
'충격적인 수모'

여러 언론이 혹평했고

무예 종주국으로서의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레슬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노메달 악몽'
'노메달 충격'
'반세기만의 빈손'
'몰락한 효자종목'
'최악의 성적표'

두 종목 모두 우리나라 입장에서 역대 최악의 부진이라는 점이 강조됐을 뿐 세계인이 즐기는 '올림픽 종목'이라는 관점에서 다룬 보도는 적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태권도가 세계화에 성공하면서 메달권이 아니었던 빈곤 국가들에 희망의 스포츠가 되고 있다고 보도해 대비됐습니다.

상대 선수나 팀을 부적절한 표현으로 희화화한 것도 짚어야 할 대목입니다.

'탁구 신동'과 '백전노장'간 대결로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장면이 된 신유빈 대 니시아리안 경기.

올림픽 5회 연속 출전의 니시아리안 선수를 '동네 고수'로 표현하고

<녹취> KBS 중계 발언
"무슨 그런 숨은 동네 고수 같은 그런 느낌도 좀 들고요. 탁구장에 가면 앉아계시다가 갑자기 오셔서"
"그렇죠. 스윙이나 폼을 보면 완전히 이거 어디서 탁구를 했지? 할 정도인데 (웃음) 게임을 하면 이기기 힘든 상대, 게임 고수 마치 그런 상대죠?"

경기 모습을 '여우'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녹취> KBS 중계 발언
"플레이 자체가 너무 여우같이 하기 때문에 저기에 말려들면 안 되거든요."

또, 한국과 루마니아의 남자축구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가 자책골을 넣자 "고맙다"는 TV 자막을 내보낸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중계나 언론 보도를 접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성적 부진을 질타한 보도에는 어김없이 비판 댓글이 달렸고

"그래도 잘 싸웠다"고 격려한 보도에는 공감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일부 언론이 '탈락'과 '아쉬움'을 조명할 때

그들은 암을 극복하고 동메달을 거머쥔 '인간 승리'에 주목했습니다.

올림픽 내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겐 메달과 상관없이 찬사와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남자 양궁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한 김우진 선수는 "충격적인 결과"라는 현장 기자의 말에 "스포츠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아 충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선 "선수와 국민은 바뀌었는데 기자들만 그대로"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올림픽 후반부로 갈수록 메달에 집착하는 언론의 목소리는 잦아들었습니다.

<인터뷰> 정덕현 / 대중문화평론가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 대중들이 가만히 있지 않잖아요. 국가주의, 민족주의 이런 것들이 전면에서 추구되던 시대가 많이 지나갔고 지금은 개인의 성취나 이쪽에 더 포인트를 많이 맞춰놓는 가치관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을 보는 시각도 달리 보고 있다는 거죠."

<인터뷰> 유상건 교수 / 상명대 대학원 스포츠ICT융합학과
"스포츠라는 이 단어 속에는 희로애락 뭐 이런 것도 다 들어있고 또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문제들도 다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흥미와 재미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역할들이 주어졌다라는 것들을 인식하고 사회적인 흐름, 사회적 가치 또 미래 이런 것들을 고민해야 하고 계속 (사회적) 호흡을 해나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임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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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5 23:13:24
    • 수정2021-08-15 23:22:25
    질문하는 기자들Q
[앵커]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 8일 막을 내렸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을 즐기는 선수들의 모습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대중들에게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그렇다면 올림픽 소식을 전한 우리 언론들의 태도는 어땠을까요? 여전히 메달 색깔에 연연하는 성과주의 보도가 만연했고, 부적절한 발언들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뒤처진 올림픽 중계의 보도와 문제점, 임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7일간의 열전

좌절과 희망
그리고 환희

함께 울고 웃었던 올림픽

하지만...

연이어 터진 부적절한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 MBC 사장.

<녹취> 박성제 / MBC 사장
"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지구인의 우정과 연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는 방송을 했습니다. MBC 콘텐츠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각국 선수단을 소개하면서 일부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사용한 게 문제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에는 최악의 원전 참사로 기록된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아이티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 이라는 자막과 함께 폭동 사진을 썼습니다.

미얀마와 시리아는 군부 쿠데타와 내전이 진행 중인 나라로

마셜제도는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었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이렇게 해당 국가에 대해 공격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가 쓰이면서 해외 언론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스포츠 중계는 저널리즘의 영역인데 인터넷 공간에서 많이 활용되는 '밈'의 요소를 끌어와 흥미를 강조하려다 빚어진 사고라는 평가입니다.

<녹취> 임주현 기자 / 질문하는 기자들 Q
"MBC의 부적절한 개막식 중계, 이게 왜 발생했다고 보시나요?"

<인터뷰> 유상건 교수 / 상명대 대학원 스포츠ICT융합학과(스포츠 커뮤니케이션 박사)
"저는 이제 두 가지로 문제의 원인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스포츠 관련 부서에 경험 있는 인력들, 전통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와해되지 않았느냐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또 하나는 지나친 예능화.
예능이 일상화가 되다 보니 스포츠를 중계하는 데도 예능적인 감각이 우선시돼서 그렇게 된 것 아닌가..."

MBC는 노·사·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나섰는데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책임자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하고 각종 쇄신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바뀐 시대상과 높아진 이용자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한 경기 중계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대표적인 게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발언들입니다.

여자 양궁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자 이런 중계 멘트가 따라왔습니다.

<녹취> MBC 중계 발언
"태극낭자들의 꿈, 올림픽 9연패가 현실이 됩니다!"

<녹취> SBS 중계 발언
"대한민국의 여전사들! 우리 얼음공주가 웃고, 여전사들 웃는 모습이 너무 좋네요."

남성은 그냥 '선수'지만, 여성에겐 여성성을 강조한 수식어를 붙이는 관행이 '성차별'이라는 지적은 오래전부터 제기됐습니다.

지난 리우올림픽 때도 TV 중계진의 성차별적 발언이 문제가 됐는데 이번에도 재연된 겁니다.

<인터뷰> 김언경 /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장
"순발력이 필요하고 전문성도 있어야 하지만 방송에 적합한 언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은 하루아침에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스포츠 중계하고 해설하시는 분들 전체가 인권 감수성을 다시 공부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국가 중심주의 또는 메달에 집착하는 듯한 중계도 문제였습니다.

남자 유도 경기에선

<녹취> MBC 중계 발언 / 유도 남자 73kg급 동메달 결정전
"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동메달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아~ 뭐 우리가 원했던 색깔의 메달은 아닙니다만,
우리 선수들이 지난 5년간 흘려 왔던 땀과 눈물 그에 대한 대가는 충분히 이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동메달도 갚지다는 설명이었지만 굳이 메달 색깔을 언급한 부분이 논란이 됐습니다.

올림픽 마지막 날에는 남자 마라톤 경기에 출전한 오주한 선수가 부상으로 중도 포기하자

<녹취> MBC 중계 발언
"완전히 찬물을 끼얹네요. 찬물을 끼얹어… 이번 올림픽에서 이봉주 선수의 은메달, 황영조의 금메달에 이어 또 한 번 메달을 바라본다고 저는 자신만만하게 장담했는데…"

해설위원의 발언에 인터넷 여론은 들끓었습니다.
"귀를 의심했다"라거나 "표현이 지나치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습니다.

올림픽 기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수된 지상파 3사 올림픽 중계 관련 민원은 185건에 이릅니다.
모두 부적절한 표현이 문제가 됐습니다.

<인터뷰> 강승화 / KBS 아나운서(도쿄 올림픽 캐스터)
"(중계진이) 중계 상황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청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스포츠를 보는지도 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메달을 강조한 건 중계뿐 아니라 신문 보도에서도 드러났습니다.

태권도 대표팀이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 없이 대회를 마치자

'노골드' 수모
'태권도의 몰락'
'참담한 성적표'
'추락한 자존심'
'충격적인 수모'

여러 언론이 혹평했고

무예 종주국으로서의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기도 했습니다.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레슬링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노메달 악몽'
'노메달 충격'
'반세기만의 빈손'
'몰락한 효자종목'
'최악의 성적표'

두 종목 모두 우리나라 입장에서 역대 최악의 부진이라는 점이 강조됐을 뿐 세계인이 즐기는 '올림픽 종목'이라는 관점에서 다룬 보도는 적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태권도가 세계화에 성공하면서 메달권이 아니었던 빈곤 국가들에 희망의 스포츠가 되고 있다고 보도해 대비됐습니다.

상대 선수나 팀을 부적절한 표현으로 희화화한 것도 짚어야 할 대목입니다.

'탁구 신동'과 '백전노장'간 대결로 세대교체의 상징적인 장면이 된 신유빈 대 니시아리안 경기.

올림픽 5회 연속 출전의 니시아리안 선수를 '동네 고수'로 표현하고

<녹취> KBS 중계 발언
"무슨 그런 숨은 동네 고수 같은 그런 느낌도 좀 들고요. 탁구장에 가면 앉아계시다가 갑자기 오셔서"
"그렇죠. 스윙이나 폼을 보면 완전히 이거 어디서 탁구를 했지? 할 정도인데 (웃음) 게임을 하면 이기기 힘든 상대, 게임 고수 마치 그런 상대죠?"

경기 모습을 '여우'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녹취> KBS 중계 발언
"플레이 자체가 너무 여우같이 하기 때문에 저기에 말려들면 안 되거든요."

또, 한국과 루마니아의 남자축구 경기에서 루마니아 선수가 자책골을 넣자 "고맙다"는 TV 자막을 내보낸 일도 있었습니다.

이런 중계나 언론 보도를 접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성적 부진을 질타한 보도에는 어김없이 비판 댓글이 달렸고

"그래도 잘 싸웠다"고 격려한 보도에는 공감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일부 언론이 '탈락'과 '아쉬움'을 조명할 때

그들은 암을 극복하고 동메달을 거머쥔 '인간 승리'에 주목했습니다.

올림픽 내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겐 메달과 상관없이 찬사와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남자 양궁 개인전 8강에서 탈락한 김우진 선수는 "충격적인 결과"라는 현장 기자의 말에 "스포츠는 결과가 정해져 있지 않아 충격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해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받았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선 "선수와 국민은 바뀌었는데 기자들만 그대로"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올림픽 후반부로 갈수록 메달에 집착하는 언론의 목소리는 잦아들었습니다.

<인터뷰> 정덕현 / 대중문화평론가
"잘못된 보도에 대해서 대중들이 가만히 있지 않잖아요. 국가주의, 민족주의 이런 것들이 전면에서 추구되던 시대가 많이 지나갔고 지금은 개인의 성취나 이쪽에 더 포인트를 많이 맞춰놓는 가치관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을 보는 시각도 달리 보고 있다는 거죠."

<인터뷰> 유상건 교수 / 상명대 대학원 스포츠ICT융합학과
"스포츠라는 이 단어 속에는 희로애락 뭐 이런 것도 다 들어있고 또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문제들도 다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흥미와 재미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역할들이 주어졌다라는 것들을 인식하고 사회적인 흐름, 사회적 가치 또 미래 이런 것들을 고민해야 하고 계속 (사회적) 호흡을 해나가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임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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