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가족 표지석 ‘철거’…이상설 기념비는 뜯겨져

입력 2021.08.16 (06:49) 수정 2021.08.16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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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중근 의사를 흠모하는 중국 학자의 노력으로 지난 2019년, 친동생인 독립운동가 안정근 선생의 중국 내 거주지가 처음 발견되고 표지석까지 세웠습니다.

하지만 3년도 안돼 표지석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헤이그 특사 이상설 선생 기념비도 뜯겨져 4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그 현장을 오세균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 젠셔 거리 101호.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지만, 이 곳은 안중근 의사의 동생 안정근 선생이 1926년부터 10년 간 거주했던 곳입니다.

안정근 선생은 형 안중근 의사의 유해 수습에 실패한 뒤 1918년 무오 독립선언서에 참여하고, 상해 임시정부 활동과 간도지역 독립군 자금을 모금했습니다.

안정근 선생의 주거지가 알려진 건 안중근 의사를 흠모한 한 중국 학자의 노력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쑨젠쥔/청일전쟁 연구가 : "조선사람 안정근이 살던 집이 바로 이 위치입니다.그리고 우리는 2~30년대 많은 옛 사진을 통해 확인했어요."]

1936년 주 칭다오 일본 영사관 기밀문서를 통해서도 방 7칸인 주택에서 거주하며 독립운동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후 웨이하이 시는 지난 2019년 5월, 안정근 옛 거주지라고 쓴 표지석까지 세웠습니다.

중국 정부가 안중근 의사 가족 거주지를 처음으로 항일 유적지로 인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안정근 선생이 10년간 거주했다는 걸 알려주는 표지석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보시는 것처럼 그 자리엔 수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김좌진,홍범도 장군을 배출한 독립군 본거지가 있던 헤이룽장성 미산.

이 곳엔 헤이그특사 이상설 선생 항일 기념비가 기단에서 뜯겨져 흉물스럽게 4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이상설 선생 순국 백주년을 맞아 제막식까지 준비했지만 뜻하지 않은 사드 보복으로 지금도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 : "당시 비석을 세우고 기념 테이프까지 절단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념비를 넘어뜨렸어요."]

일제 강점기 중국내 항일 유적지가 대부분 방치되거나 훼손이 심각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중국 웨이하이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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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중근 가족 표지석 ‘철거’…이상설 기념비는 뜯겨져
    • 입력 2021-08-16 06:49:43
    • 수정2021-08-16 07: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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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중근 의사를 흠모하는 중국 학자의 노력으로 지난 2019년, 친동생인 독립운동가 안정근 선생의 중국 내 거주지가 처음 발견되고 표지석까지 세웠습니다.

하지만 3년도 안돼 표지석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헤이그 특사 이상설 선생 기념비도 뜯겨져 4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그 현장을 오세균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 젠셔 거리 101호.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지만, 이 곳은 안중근 의사의 동생 안정근 선생이 1926년부터 10년 간 거주했던 곳입니다.

안정근 선생은 형 안중근 의사의 유해 수습에 실패한 뒤 1918년 무오 독립선언서에 참여하고, 상해 임시정부 활동과 간도지역 독립군 자금을 모금했습니다.

안정근 선생의 주거지가 알려진 건 안중근 의사를 흠모한 한 중국 학자의 노력으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쑨젠쥔/청일전쟁 연구가 : "조선사람 안정근이 살던 집이 바로 이 위치입니다.그리고 우리는 2~30년대 많은 옛 사진을 통해 확인했어요."]

1936년 주 칭다오 일본 영사관 기밀문서를 통해서도 방 7칸인 주택에서 거주하며 독립운동을 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후 웨이하이 시는 지난 2019년 5월, 안정근 옛 거주지라고 쓴 표지석까지 세웠습니다.

중국 정부가 안중근 의사 가족 거주지를 처음으로 항일 유적지로 인정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안정근 선생이 10년간 거주했다는 걸 알려주는 표지석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보시는 것처럼 그 자리엔 수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김좌진,홍범도 장군을 배출한 독립군 본거지가 있던 헤이룽장성 미산.

이 곳엔 헤이그특사 이상설 선생 항일 기념비가 기단에서 뜯겨져 흉물스럽게 4년째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17년 이상설 선생 순국 백주년을 맞아 제막식까지 준비했지만 뜻하지 않은 사드 보복으로 지금도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주민 : "당시 비석을 세우고 기념 테이프까지 절단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념비를 넘어뜨렸어요."]

일제 강점기 중국내 항일 유적지가 대부분 방치되거나 훼손이 심각해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중국 웨이하이에서 KBS 뉴스 오세균입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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