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레바논 또 폭발 참사…최악의 경제 위기속 비극

입력 2021.08.17 (10:51) 수정 2021.08.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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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레바논에서 유조차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연료 부족 사태로 인한 비극적 사고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 이후 불과 1년여만에 국민들의 분노도 폭발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지난 15일 밤, 레바논 북부의 한 병원 응급실, 몸 곳곳에 붕대를 감은 화상 환자들이 가득합니다.

더는 빈 침대가 없는데도, 응급차는 계속 환자들을 이송합니다.

[살라트 이샤크/의사 : "남은 자리가 없어 환자를 더 받을 수 없습니다. 상황이 매우 나쁩니다."]

지난 15일 밤, 레바논 북부 아카 지역에서 연료 탱크가 폭발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불법 비축 의혹으로 군에 압수됐다 되돌려준 연료 탱크에 인근 주민들이 몰려들어 유류를 빼내는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사고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80명이 다쳤는데요.

화상 치료를 할 수 있는 인근 병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부상자들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병원으로까지 이송됐습니다.

[마르와 엘셰이크/부상자 가족 : "새벽 1시 30분쯤 유조차량 폭발사고 알림을 받았습니다. 현장 상황은 모르지만, 상처를 입어 신원 확인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레바논의 연료 부족 사태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터졌습니다.

최악의 경제 위기로 지난 2년 동안 레바논의 화폐 가치는 90% 이상 폭락했는데요.

수입 물품 대금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석유 등 수입품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레바논 중앙은행이 수입 연료 보조금 지급 중단을 선언하며 사태를 키웠는데요.

연료 가격이 폭등할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주유소로 몰려들었고, 인근 도로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습니다.

[후세인 마제드/레바논 주민 : "현재 오토바이 연료를 가득 채우려면 만 8천 파운드가 드는데, 보조금이 중단되면 7만에서 8만 파운드가 필요합니다."]

도시 빵집도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연료 가격 상승이 주식인 빵값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우려한 건데요.

[자크 쿠리/빵집 운영 : "위기가 계속되면, 저희도 일주일 이상은 못 버틸 것 같습니다.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남은 밀가루를 긁어 모아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극심한 연료난으로 발전소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현재 레바논 많은 지역에선 하루 2시간 만 전기가 들어옵니다.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병원과 약국도 문을 닫고 있는데요.

의약품 수입이 지체되며 환자 치료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셉 오타예크/병원장 :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재 인공 호흡기가 필요한 환자가 50명이 넘습니다. 전기가 끊기면 즉각 사망할 것입니다."]

이번 폭발 사고는 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막 지난 시점에서 벌어졌습니다.

경제위기에 폭발 참사,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며 레바논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는데요.

정작 국민을 돌봐야 할 정부가 꾸려지지 않아 국정 공백 사태는 길어지고 있습니다.

레바논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부의 무능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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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레바논 또 폭발 참사…최악의 경제 위기속 비극
    • 입력 2021-08-17 10:51:45
    • 수정2021-08-17 11: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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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레바논에서 유조차 폭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연료 부족 사태로 인한 비극적 사고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 이후 불과 1년여만에 국민들의 분노도 폭발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지난 15일 밤, 레바논 북부의 한 병원 응급실, 몸 곳곳에 붕대를 감은 화상 환자들이 가득합니다.

더는 빈 침대가 없는데도, 응급차는 계속 환자들을 이송합니다.

[살라트 이샤크/의사 : "남은 자리가 없어 환자를 더 받을 수 없습니다. 상황이 매우 나쁩니다."]

지난 15일 밤, 레바논 북부 아카 지역에서 연료 탱크가 폭발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불법 비축 의혹으로 군에 압수됐다 되돌려준 연료 탱크에 인근 주민들이 몰려들어 유류를 빼내는 과정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사고로 최소 22명이 숨지고, 80명이 다쳤는데요.

화상 치료를 할 수 있는 인근 병원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부상자들은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병원으로까지 이송됐습니다.

[마르와 엘셰이크/부상자 가족 : "새벽 1시 30분쯤 유조차량 폭발사고 알림을 받았습니다. 현장 상황은 모르지만, 상처를 입어 신원 확인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번 사고는 레바논의 연료 부족 사태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터졌습니다.

최악의 경제 위기로 지난 2년 동안 레바논의 화폐 가치는 90% 이상 폭락했는데요.

수입 물품 대금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석유 등 수입품 가격이 치솟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레바논 중앙은행이 수입 연료 보조금 지급 중단을 선언하며 사태를 키웠는데요.

연료 가격이 폭등할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주유소로 몰려들었고, 인근 도로는 극심한 정체가 빚어졌습니다.

[후세인 마제드/레바논 주민 : "현재 오토바이 연료를 가득 채우려면 만 8천 파운드가 드는데, 보조금이 중단되면 7만에서 8만 파운드가 필요합니다."]

도시 빵집도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연료 가격 상승이 주식인 빵값에도 영향을 미칠 거라고 우려한 건데요.

[자크 쿠리/빵집 운영 : "위기가 계속되면, 저희도 일주일 이상은 못 버틸 것 같습니다.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남은 밀가루를 긁어 모아 빵을 만들고 있습니다."]

극심한 연료난으로 발전소 가동이 차질을 빚으면서 현재 레바논 많은 지역에선 하루 2시간 만 전기가 들어옵니다.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병원과 약국도 문을 닫고 있는데요.

의약품 수입이 지체되며 환자 치료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조셉 오타예크/병원장 :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현재 인공 호흡기가 필요한 환자가 50명이 넘습니다. 전기가 끊기면 즉각 사망할 것입니다."]

이번 폭발 사고는 20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막 지난 시점에서 벌어졌습니다.

경제위기에 폭발 참사, 그리고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며 레바논은 전례 없는 위기를 맞았는데요.

정작 국민을 돌봐야 할 정부가 꾸려지지 않아 국정 공백 사태는 길어지고 있습니다.

레바논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부의 무능에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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