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과 법] 대규모 환불사태…머지포인트 뭐길래?

입력 2021.08.18 (19:46) 수정 2021.08.1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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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머지포인트 이용자 : "200만 원 정도 충전했는데, 다음 달에 있는 추석선물세트로 많이 이용할 수 있어서…."]

[머지포인트 이용자/음성변조 : 정확한 환불(받은) 수가 확인이 안 되고 있고요. 복불복으로 한두 명 인증되는 게 다여서…."]

[앵커]

대규모 환불 사태로 번진 머지포인트를 두고 후폭풍이 거셉니다.

서비스가 돌연 중단된 이유가 뭔지, 이용자들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사건과 법〉 김혜민 변호사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먼저, 머지포인트가 생소한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이게 뭔지부터 설명부터 하고 넘어가죠.

[답변]

모바일선불카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쉽게 말해서 액면가보다 20% 싼 금액에 해당 포인트를 사서 편의점, 대형마트, 카페 등 주요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머지포인트를 8만원에 구매하면 가맹점에서 10만원 어치를 쓸 수 있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누적가입자만 100만 명에 이르고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도 전국에 6만여 군데에 이른다고 합니다.

[앵커]

20%나 할인이 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이용을 했는데….

운영사가 돌연 사용처를 줄이고 판매 중단을 선언해 문제가 된 거잖아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2개 이상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상품권을 발행하려면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머지포인트를 발행하면서도 그동안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을 해 왔고, 금융감독원이 전자금융업으로 등록해야 한다며 시정을 권고 한 거고요,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밤 갑작스레, 머지포인트를 당분간 판매하지 않고 사용업종은 음식점업으로 한정한다고 공지를 해 버린 것입니다.

[앵커]

결국, 이용자들이 본사로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죠.

가장 궁금한 게 이용자들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인데요?

[답변]

일단 머지플러스는 서비스 중단과 함께 미사용포인트는 환불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구매가격의 90%를 환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번 주부터 온라인으로 환불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의 돈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큰 상태입니다.

[앵커]

이처럼 불안한 일부 이용자들 중심으로 단체소송을 준비하자는 움직임도 나오는데요,

구제가능성은요?

[답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형사적으로, 머지플러스를 사기죄로 고소한다면, 고의성 입증이 관건이 될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IT 플랫폼 사업에서는 일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머지플러스도 그런 계획이었고 그러한 과정 중에 있었을 뿐 고객을 기망하여 이익을 취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고 방어할 경우, 사기의 고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음 민사적으로 소비자들은 머지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요.

설령 일부 손해를 인정받는다 해도 머지플러스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실질적으로 그 돈을 회수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용자뿐만 아니라 포인트로 결제를 받았던 소상공인의 피해도 우려가 되고 있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만, 머지포인트 가맹점 중 대부분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중개업체를 통해 머지포인트와 계약을 맺으면서 보증보험, 예치금 등을 통해 혹시 모를 금전적 피해에 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인데요.

하지만 이와 달리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머지포인트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러한 위험을 대비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 경우 머지플러스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 가맹점들의 피해도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사태를 두고 전형적인 폰지사기 수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신규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사기가 언급되고 있는데요,

머지플러스 입장은 폰지사기와 전혀 무관하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상품권 신규 구매 고객의 돈으로 20% 할인 금액을 부담하는 식으로 폰지사기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머지플러스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도 수사를 착수한 상탭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런 선불카드업체가 요즘 많이 생겨나고 있잖아요.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에 등록하지 않은 탓에 사업 상황을 보고받을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머지플러스와 같은 방식의 업체가 늘고 있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를 경쟁적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철저한 전수조사를 하여야 하고요.

업체들 스스로도 무조건 시장만 키우려고 할 것이 아니라 할인해서 판매할 때는 구체적으로 수익을 어디서 창출하고 위험을 어디서 보전할지를 철저히 계획하고 가맹점 대금 결제는 체계적인 구조 하에 투명하고 정확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머지포인트 판매처였던 티몬이나 11번가 등 이커머스 회사들 책임론도 나오는 상황인 만큼 이커머스 업체도 상품권 판매에 앞서 점검 의무를 명시하는 등 법규정 손질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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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8 19:46:35
    • 수정2021-08-18 19:57:01
    뉴스7(광주)

[김소영/머지포인트 이용자 : "200만 원 정도 충전했는데, 다음 달에 있는 추석선물세트로 많이 이용할 수 있어서…."]

[머지포인트 이용자/음성변조 : 정확한 환불(받은) 수가 확인이 안 되고 있고요. 복불복으로 한두 명 인증되는 게 다여서…."]

[앵커]

대규모 환불 사태로 번진 머지포인트를 두고 후폭풍이 거셉니다.

서비스가 돌연 중단된 이유가 뭔지, 이용자들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사건과 법〉 김혜민 변호사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먼저, 머지포인트가 생소한 분들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이게 뭔지부터 설명부터 하고 넘어가죠.

[답변]

모바일선불카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쉽게 말해서 액면가보다 20% 싼 금액에 해당 포인트를 사서 편의점, 대형마트, 카페 등 주요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머지포인트를 8만원에 구매하면 가맹점에서 10만원 어치를 쓸 수 있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2019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면서 누적가입자만 100만 명에 이르고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도 전국에 6만여 군데에 이른다고 합니다.

[앵커]

20%나 할인이 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이용을 했는데….

운영사가 돌연 사용처를 줄이고 판매 중단을 선언해 문제가 된 거잖아요.

이유가 뭔가요?

[답변]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은 2개 이상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자상품권을 발행하려면 금융위원회에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운영사인 머지플러스는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는 머지포인트를 발행하면서도 그동안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로 영업을 해 왔고, 금융감독원이 전자금융업으로 등록해야 한다며 시정을 권고 한 거고요,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밤 갑작스레, 머지포인트를 당분간 판매하지 않고 사용업종은 음식점업으로 한정한다고 공지를 해 버린 것입니다.

[앵커]

결국, 이용자들이 본사로 찾아가 환불을 요구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죠.

가장 궁금한 게 이용자들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인데요?

[답변]

일단 머지플러스는 서비스 중단과 함께 미사용포인트는 환불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구매가격의 90%를 환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번 주부터 온라인으로 환불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얼마의 돈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큰 상태입니다.

[앵커]

이처럼 불안한 일부 이용자들 중심으로 단체소송을 준비하자는 움직임도 나오는데요,

구제가능성은요?

[답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형사적으로, 머지플러스를 사기죄로 고소한다면, 고의성 입증이 관건이 될 겁니다.

무슨 말이냐면 IT 플랫폼 사업에서는 일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을 장악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머지플러스도 그런 계획이었고 그러한 과정 중에 있었을 뿐 고객을 기망하여 이익을 취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고 방어할 경우, 사기의 고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음 민사적으로 소비자들은 머지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도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요.

설령 일부 손해를 인정받는다 해도 머지플러스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다면 실질적으로 그 돈을 회수하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용자뿐만 아니라 포인트로 결제를 받았던 소상공인의 피해도 우려가 되고 있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다만, 머지포인트 가맹점 중 대부분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중개업체를 통해 머지포인트와 계약을 맺으면서 보증보험, 예치금 등을 통해 혹시 모를 금전적 피해에 대비가 되어 있는 상태인데요.

하지만 이와 달리 소규모 자영업자의 경우 머지포인트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러한 위험을 대비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 경우 머지플러스가 지급불능 상태에 빠지면 가맹점들의 피해도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사태를 두고 전형적인 폰지사기 수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신규 투자자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식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사기가 언급되고 있는데요,

머지플러스 입장은 폰지사기와 전혀 무관하다는 식입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상품권 신규 구매 고객의 돈으로 20% 할인 금액을 부담하는 식으로 폰지사기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머지플러스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도 수사를 착수한 상탭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이런 선불카드업체가 요즘 많이 생겨나고 있잖아요.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머지플러스가 전자금융업에 등록하지 않은 탓에 사업 상황을 보고받을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머지플러스와 같은 방식의 업체가 늘고 있고, 이커머스 업체들이 이를 경쟁적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서둘러 철저한 전수조사를 하여야 하고요.

업체들 스스로도 무조건 시장만 키우려고 할 것이 아니라 할인해서 판매할 때는 구체적으로 수익을 어디서 창출하고 위험을 어디서 보전할지를 철저히 계획하고 가맹점 대금 결제는 체계적인 구조 하에 투명하고 정확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머지포인트 판매처였던 티몬이나 11번가 등 이커머스 회사들 책임론도 나오는 상황인 만큼 이커머스 업체도 상품권 판매에 앞서 점검 의무를 명시하는 등 법규정 손질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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