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 20분 거리에 탈레반”…대사가 말하는 숨가빴던 탈출기

입력 2021.08.19 (06:18) 수정 2021.08.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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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간 수도 카불을 단숨에 장악한 탈레반의 진격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 대사관들도 황급히 아프간을 탈출했습니다.

미군 수송기를 타고 아프간을 마지막으로 빠져나온 최태호 아프간 주재 대사가 탈출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프간을 마지막으로 탈출한 최태호 대사.

양복 한 벌도 챙겨나오지 못할 만큼 탈출 과정은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필수적인 물품만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오느라 양복은 못 챙겼습니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참석하게 된 점 양해를 부탁드리고요."]

15일 오전 탈레반이 우리 대사관에서 차로 20분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곧이어 우방국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바로 우방국 대사관에서 긴급 공지가 왔습니다. 바로 모두 탈출하라, 소개 작전을 하라고. 그렇게 공지가 와서 이게 상황이 정말 심각하구나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대사관 철수 결정이 내려졌고 서둘러 중요 서류 파기를 마친 직원들이 우방국 헬기를 타고 도착한 공항은 이미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민간공항 쪽으로 (아프간) 군중이 다 들어와 가지고 활주로를 점거하고 민간 항공기에 매달려 있고..."]

대사관 직원들이 비행기에 탔지만 우리 교민 1명이 아직 남아있다는 소식에 최 대사와 직원 2명이 남기로 했습니다.

하루가 더 지난 뒤에야 이들은 마지막 남은 교민 1명과 함께 미군 수송기를 타고 카불 공항을 이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군중이 활주로까지 점령하면서 공항에서만 꼬박 12시간 넘게 기다리는 초조하고 긴박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우방국 헬기가 계속 공항 위를 맴돌면서 상황 경계도 하고, 뭐 흔히 영화에서 보시는 그런 전쟁과 같은 그런 비슷한 상황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카타르에 도착한 최 대사는 탈출과정이 워낙 숨가빴던 탓에 아직 가족들과 전화통화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영상편집:김형균/화면제공: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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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사관 20분 거리에 탈레반”…대사가 말하는 숨가빴던 탈출기
    • 입력 2021-08-19 06:18:31
    • 수정2021-08-19 07:20:52
    뉴스광장 1부
[앵커]

아프간 수도 카불을 단숨에 장악한 탈레반의 진격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국 대사관들도 황급히 아프간을 탈출했습니다.

미군 수송기를 타고 아프간을 마지막으로 빠져나온 최태호 아프간 주재 대사가 탈출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프간을 마지막으로 탈출한 최태호 대사.

양복 한 벌도 챙겨나오지 못할 만큼 탈출 과정은 시간과의 싸움이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필수적인 물품만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오느라 양복은 못 챙겼습니다. 캐주얼한 복장으로 참석하게 된 점 양해를 부탁드리고요."]

15일 오전 탈레반이 우리 대사관에서 차로 20분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다는 보고가 들어왔고, 곧이어 우방국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바로 우방국 대사관에서 긴급 공지가 왔습니다. 바로 모두 탈출하라, 소개 작전을 하라고. 그렇게 공지가 와서 이게 상황이 정말 심각하구나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대사관 철수 결정이 내려졌고 서둘러 중요 서류 파기를 마친 직원들이 우방국 헬기를 타고 도착한 공항은 이미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민간공항 쪽으로 (아프간) 군중이 다 들어와 가지고 활주로를 점거하고 민간 항공기에 매달려 있고..."]

대사관 직원들이 비행기에 탔지만 우리 교민 1명이 아직 남아있다는 소식에 최 대사와 직원 2명이 남기로 했습니다.

하루가 더 지난 뒤에야 이들은 마지막 남은 교민 1명과 함께 미군 수송기를 타고 카불 공항을 이륙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군중이 활주로까지 점령하면서 공항에서만 꼬박 12시간 넘게 기다리는 초조하고 긴박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최태호/주아프간 대사 : "우방국 헬기가 계속 공항 위를 맴돌면서 상황 경계도 하고, 뭐 흔히 영화에서 보시는 그런 전쟁과 같은 그런 비슷한 상황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카타르에 도착한 최 대사는 탈출과정이 워낙 숨가빴던 탓에 아직 가족들과 전화통화도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영상편집:김형균/화면제공:외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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