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혼돈의 카불’ 아프간의 미래는?

김현욱 객원 해설위원(국립외교원 교수)

필사적인 탈출 행렬이 이어진 최근 아프간 카불 공항의 모습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 공항이 마비되고, 비행기 바퀴에 매달린 사람들이 추락사하는 비극적인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전광석화처럼 전 국토를 장악하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의 철수 결정이 성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국제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은 역사적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요충지였습니다.

영국과의 전쟁을 거쳐 1919년 독립했지만 1979년에는 옛 소련의 무력개입으로 9년간 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엔 미국이 주모자인 오사마 빈라덴 체포와 알카에다 격퇴를 위해 군사력을 투입했습니다.

하지만 빈 라덴 사살 이후에도 탈레반과의 전투가 장기화됐고, 결국 올해 집권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철수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철군 이유는 미국이 20년간 아프간전에 너무나 많은 돈을 쏟아부었기 때문입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아프간전에서는 발을 빼고 대신 중국 견제에 몰두하겠다는 것입니다.

국내적으로는 내년 중간 선거를 앞두고 오랜 전쟁에 염증을 느끼는 미국 중산층의 표를 의식했다는 분석입니다.

따라서 이번 철수로 가장 난감해진 곳은 중국으로 보입니다.

특히 중국 내 위구르족과 동질감이 강한 탈레반이 신장 위구르 분리독립 운동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탈레반 재집권 이후 아프간 상황은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당장은 수많은 아프간 난민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수용할지가 현안입니다.

탈레반 측이 변화를 약속하며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여성 인권 문제는 아프간 재건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와해됐던 알카에다와 IS 같은 국제 테러조직들이 아프간으로 속속 집결하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전격적인 철군 이후 벌어진 혼돈의 아프간 상황은 국제사회에 새로운 역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