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중국이 ‘탈레반’ 편드는 세 가지 이유

입력 2021.08.23 (18:04) 수정 2021.08.2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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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탈레반이 돌아온 아프가니스탄은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 움직임이 심상찮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탈레반을 감싸는 듯한 발언이 중국에서 나왔던데요?

[기자]

"서구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국제 분쟁 상황에서 중국이 늘 하는 말이긴 한데요.

이번엔 왕이 외교부장이 했습니다.

"아프간의 미래는 아프간 사람들이 결정해야 하고, 각국은 아프간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건데요.

탈레반이 '보복 안 한다', '여성 인권도 존중한다' 하지만 실제론 반대 상황이 전개된다는 보도가 많잖아요.

그래도 중국은 일관됩니다.

[앵커]

그러면 중국은 탈레반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한단 얘긴가요?

[기자]

그 질문에 즉답은 피했지만,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한 발언을 들어보면 어떤 입장인지 알 수 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20일 :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가 되길 바라고, 온건하고 안정적인 국내 정책과 외교 정책을 추구하기를 기대합니다."]

실제로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한다고 하자 가장 먼저 움직인 게 중국입니다.

지난달 말에 탈레반 '2인자'를 중국 안방으로 불러들여 우의를 과시했습니다.

[앵커]

이유를 하나하나 분석해 보죠.

우선 미국 깎아내리려고 그런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기자]

네, 중국 입장에선 지금이 절호의 기회이지요.

관영 언론들 보도 보면 아프간전은 시작도, 끝도 다 미국 탓이고, 미국 패권주의의 실패라고 단정 지어 미국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미국이 동맹국을 영원히 지켜주지 않는다, 미국의 국익 따라서 버리기도 한다 이런 취지인데, 특히 타이완을 콕 찍어 언급했습니다.

아프간 다음은 타이완이라며, 미국을 믿지 말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외에 일대일로 정책이나 지하자원 확보 같은 '국익' 때문이란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네, 지도 보시면요.

아프가니스탄은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를 잇고요.

이란, 중동으로 가는 길목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유럽과도 연결돼 있고요.

떠오르는 게 있으시죠?

바로 중국의 글로벌 경제 청사진인 '일대일로'의 핵심 교차점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미국의 공백을 차지해서 일대일로 더 확장하겠다는 거죠.

또 다른 이유는 지하자원입니다.

구리, 철, 금을 비롯해 전기차, 스마트폰 만들 때 꼭 필요한 희토류,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까지 어마어마한 양이 묻혀 있다는데요.

미 CNBC는 희토류 가치만 최대 3천5백조 원 규모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탈레반은 지금 투자금도, 기술도 없어서 재건을 돕는단 명분으로 중국이 나서기 딱 좋은 상황이긴 합니다.

[앵커]

마지막 이유, 아예 다른 시각에서요, 중국 내 소수민족 걱정 때문이란 얘기도 있어요?

[기자]

사실 중국도요, 지금 복잡할 겁니다.

아프간 동쪽에는 한 350km 정도 길게 뻗은 계곡 지대, '와칸 회랑'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동쪽 끝을 따라 쭉 가 보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연결돼 있습니다.

[앵커]

아, 신장이면 인권 탄압 의혹으로 미국이 중국 공격할 때 언급되는 곳 아닙니까?

[기자]

네, 특히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는 곳이죠.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계열에 수니파이기까지 합니다.

만약 탈레반이 종교를 매개로 위구르족의 독립을 지원한다?

중국으로선 아마 상상도 하기 싫을 겁니다.

중국이 탈레반 앞에선 미소를 보이지만, 이건 신장 위구르 관리를 위한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뒤에선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단 것이죠.

그래서 '이 모든 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큰 그림이다', 이런 추측도 나옵니다.

미국 자신은 돈과 군대를 중동에서 아시아태평양으로 돌려 중국을 견제하고, 동시에 아프간 위험요소를 중국에 떠넘긴단 얘깁니다.

아프간은 지금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화약고입니다.

벌써 알카에다, IS가 카불에 들어왔다는 보도가 잇따르지만, 반대로 과거 정부군이 카불 북부 지역을 재탈환했단 소식도 들려옵니다.

[앵커]

아프간이 중국에 기회일까요, 위기일까요.

서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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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3 18:04:41
    • 수정2021-08-23 18:21:27
    통합뉴스룸ET
[앵커]

탈레반이 돌아온 아프가니스탄은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중국 움직임이 심상찮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탈레반을 감싸는 듯한 발언이 중국에서 나왔던데요?

[기자]

"서구의 기준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국제 분쟁 상황에서 중국이 늘 하는 말이긴 한데요.

이번엔 왕이 외교부장이 했습니다.

"아프간의 미래는 아프간 사람들이 결정해야 하고, 각국은 아프간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건데요.

탈레반이 '보복 안 한다', '여성 인권도 존중한다' 하지만 실제론 반대 상황이 전개된다는 보도가 많잖아요.

그래도 중국은 일관됩니다.

[앵커]

그러면 중국은 탈레반을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한단 얘긴가요?

[기자]

그 질문에 즉답은 피했지만,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한 발언을 들어보면 어떤 입장인지 알 수 있습니다.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20일 :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가 되길 바라고, 온건하고 안정적인 국내 정책과 외교 정책을 추구하기를 기대합니다."]

실제로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한다고 하자 가장 먼저 움직인 게 중국입니다.

지난달 말에 탈레반 '2인자'를 중국 안방으로 불러들여 우의를 과시했습니다.

[앵커]

이유를 하나하나 분석해 보죠.

우선 미국 깎아내리려고 그런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기자]

네, 중국 입장에선 지금이 절호의 기회이지요.

관영 언론들 보도 보면 아프간전은 시작도, 끝도 다 미국 탓이고, 미국 패권주의의 실패라고 단정 지어 미국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미국이 동맹국을 영원히 지켜주지 않는다, 미국의 국익 따라서 버리기도 한다 이런 취지인데, 특히 타이완을 콕 찍어 언급했습니다.

아프간 다음은 타이완이라며, 미국을 믿지 말라고 대대적인 선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앵커]

그 외에 일대일로 정책이나 지하자원 확보 같은 '국익' 때문이란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네, 지도 보시면요.

아프가니스탄은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를 잇고요.

이란, 중동으로 가는 길목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유럽과도 연결돼 있고요.

떠오르는 게 있으시죠?

바로 중국의 글로벌 경제 청사진인 '일대일로'의 핵심 교차점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미국의 공백을 차지해서 일대일로 더 확장하겠다는 거죠.

또 다른 이유는 지하자원입니다.

구리, 철, 금을 비롯해 전기차, 스마트폰 만들 때 꼭 필요한 희토류,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까지 어마어마한 양이 묻혀 있다는데요.

미 CNBC는 희토류 가치만 최대 3천5백조 원 규모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탈레반은 지금 투자금도, 기술도 없어서 재건을 돕는단 명분으로 중국이 나서기 딱 좋은 상황이긴 합니다.

[앵커]

마지막 이유, 아예 다른 시각에서요, 중국 내 소수민족 걱정 때문이란 얘기도 있어요?

[기자]

사실 중국도요, 지금 복잡할 겁니다.

아프간 동쪽에는 한 350km 정도 길게 뻗은 계곡 지대, '와칸 회랑'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동쪽 끝을 따라 쭉 가 보면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연결돼 있습니다.

[앵커]

아, 신장이면 인권 탄압 의혹으로 미국이 중국 공격할 때 언급되는 곳 아닙니까?

[기자]

네, 특히 분리 독립 움직임이 있는 곳이죠.

탈레반과 같은 이슬람 계열에 수니파이기까지 합니다.

만약 탈레반이 종교를 매개로 위구르족의 독립을 지원한다?

중국으로선 아마 상상도 하기 싫을 겁니다.

중국이 탈레반 앞에선 미소를 보이지만, 이건 신장 위구르 관리를 위한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뒤에선 국경을 걸어 잠그고 있단 것이죠.

그래서 '이 모든 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큰 그림이다', 이런 추측도 나옵니다.

미국 자신은 돈과 군대를 중동에서 아시아태평양으로 돌려 중국을 견제하고, 동시에 아프간 위험요소를 중국에 떠넘긴단 얘깁니다.

아프간은 지금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화약고입니다.

벌써 알카에다, IS가 카불에 들어왔다는 보도가 잇따르지만, 반대로 과거 정부군이 카불 북부 지역을 재탈환했단 소식도 들려옵니다.

[앵커]

아프간이 중국에 기회일까요, 위기일까요.

서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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