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연회장, 이 사람 손에서 복원됐다

입력 2021.08.24 (18:13) 수정 2021.08.25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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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8월24일(화) 17:50~18:25 KBS2
■ 출연자 : 전용복 칠예가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10824&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 영화 속 연회장의 실제 모티브가 된 곳, 바로 일본 도쿄에 있는 국보급 호텔 메구로가조엔인데요. 건물 자체가 예술 작품이라고 불리는 이 호텔에 우리나라 장인의 손길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옻 예술가 전용복 작가님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작가님,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제가 옻 예술가로 소개는 드렸는데 저는 사실 옻 하니까 복날에 먹는 옻닭이라든지 옻나무 이런 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옻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키셨는지 그게 궁금해요.

[답변]
옻이란 물질은 말이죠. 옻나무에서 추출된 도장재를 이야기합니다. 말하자면 바르는 물질이다. 발라서 여러 가지의 예술품으로 만들 수 있는 소재다. 옻나무에서 추출된 원액을 옻이라고 이야기하죠.

[앵커]
옻나무에서 나오는 수액, 진액을 가지고 그림도 그리시는 거 같고요. 조각품 같은 것도 만드시는 것 같던데.

[답변]
원래 옻은 채취하고 나면 막걸리와 같은 색상입니다. 뿌옇게 있죠. 그게 수분 함유량이 많아서 그런데요. 이걸 잘 정제하면, 열을 가하면서 저어주는 행위를 정제라고 하는데 투명화가 됩니다. 혹은 검은 칠로 만들 때는 약간의 화학반응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하면 칠흑 같은 밤. 칠흑 하는 것이 옻칠을 의미하거든요. 흑색이 되거나.

[앵커]
지금 화면에 보니까 자개 같은 껍데기 같은 것도 보이네요.

[답변]
네, 지금 가져왔습니다. 옻을 이용해서 가구나 여러 가지 생활 도구의 장식품이나 만들 때 여기 지금 우리는 정말 세계적으로 우수한 전복껍질을 갖고 보석처럼 쓰는 문화를 가진 민족이죠. 이걸 갖고 옻으로 된 가구에 붙이고 그 위에 옻칠을 반복해서 완성하는 이게 그야말로 유명한 나전칠기 기법이죠.

[앵커]
그렇군요. 그렇게 옻을 바르면 작품의 보존력이 오래 간다든지, 어떤 매력이 있습니까?

[답변]
대표적인 게 여러분들 잘 아시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이 있죠. 82,700장이 지금까지 보존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저는 옻칠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거의 근 만년을 간다는 얘기인가요?

[답변]
왜냐하면 옻을 바르면 살균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보존율이 좋죠. 그리고 살균력도 있지만 옻은 영구능력이 만년이라 그러죠. 그건 제가 직접 실험도 해봤고 사이클 실험이라 그러는데요. 그다음에 한 9,300년 전에 제작된 유물들은 발굴된 게 완전하게 발굴됐죠. 세계에서 유일한 만년을 가는 도장재다, 이렇게 보시면 되죠.

[앵커]
옻나무 수액이 조금 전 말씀하신 것처럼 막걸리 색깔이라고 하셨는데. 만드신 작품들을 보면 굉장히 색상이 다양해서 어떻게 저렇게 화려한 색깔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거든요.

[답변]
정제라는 기술을 방금 말씀드렸는데요. 열을 가하면서 옛날엔 8시간씩 태양열에 돌려주면 이게 수분이 증발되면서 투명화됩니다. 투명화된 안에 옛날에는 결명주사와 같은 돌 있잖아요, 붉은 돌. 그걸 또 같이 가루를 내서 갈아주면 붉은칠도 되고 노란칠 되고 청색도 되고 삼원색이 됩니다. 삼원색이 되니까 무슨 컬러든지 가능한 거죠. 그걸 갖고 작품 소재가 되고 마감이 되는 거죠.

[앵커]
옻 예술가로 이름을 알리시게 된 무대가 일본이었잖아요. 저희가 앞서 잠시 보여드렸는데 도쿄의 큰 대형 연회장, 이름이 메구로가조엔이라고 하던데. 여기서 어떤 작업에 참여를 하시게 된 건가요?

[답변]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1930년대 초기에 말이죠. 우리 선조님들께서 많이 참가한 조선의 장인들의 나전기법들이 포함된 일본 영빈관이 지어지게 됩니다. 그게 메구로가조엔이라고 하는데요. 메구로구에 있는 가조엔입니다. 그런데 지진이나 이런 자연재해로 인해가지고 파손이 많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걸 새로운 건물을 지으면서 복원하는 그 사업을 제가 그 미술 복원사업을 맡게 된 거죠. 그다음에 지금 완성된 70%는 저희 창작작품이고요. 3분의 1이 복원 작업이죠.

[앵커]
저렇게 천장부터 바닥까지 옻칠 작품으로 다 채우려면 기간이 상당히 걸렸을 것 같은데요.

[답변]
전체 10만 명분 작업이었는데요. 100명이 3년을 하게 되면 10만 명이 되죠. 저희들 한국에서 건너간 스텝들이 전부 300이 참가해서 3년 만에 미술품 복원 및 재창작 작업을 다 마쳤습니다.

[앵커]
공사비용도 많이 들어갔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때 들어간 공사비용이 전체 1,000억엔. 우리 돈으로 한 1조에 해당하는 금액이 1988년도에 집행이 된 거죠.

[앵커]
그렇군요. 사실 예술작품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게 그렇긴 하지만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드셨을 텐데. 최고의 가치를 받았던 작품, 어떤 게 있나요?

[답변]
면적 단위로 보면 놀랄 정도로 3cm밖에 안 되는 시계를 만들었잖아요. 일본의 기업과 손을 잡고 만들었는데 크레도르라고 하는 게, 저게 그 당시 5,250만엔. 그 당시에 환율이 16대 1이었습니다. 8억 정도 됐죠. 그런데 저게 만들어진 지 3개월 만에 판매가 됐습니다.

[앵커]
다 팔렸습니까?

[답변]
저게 하나. 그다음에 3억 정도 되는 게 하나. 그다음에 한 8,000만 원 되는 게 27개가 완매됐죠.

[앵커]
시계는 굉장히 미세공정이라서 작업하는 데 굉장히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답변]
제가 현미경을 보고 그림을 다 그려 넣었고요. 저 한 시계 안에 그림이 34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숨을 쉴 수가 없죠. 숨을 멈추고 그림을 그리는.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금을 넣고 자개를 넣고 그런 작업을 시도해봤는데 다행히 완성이 됐고 그걸 평가를 받고 원매자가 있어서 제가 운이 참 좋은 셈이죠.

[앵커]
8억짜리 시계를 말씀하셨으니까 조금 딴 세상 이야기 같이 들리기도 하는데. 어떤 분들은 또 옻칠하면 돈이 되겠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 보면 나전칠기라든지 옻칠로 제작한 작품들이 약간 골동품 취급받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고요. 이걸로 과연 생업이 유지될까 하는 궁금증도 들거든요. 이게 비즈니스로 가능한 예술의 영역입니까?

[답변]
전통예술이 비즈니스적인 접촉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먹어야 될 거잖아요. 살아야 되고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사실 지금 많이 어렵다고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요. 저는 도저히 바빠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엔 정확했다고 봅니다. 시대와 따라가야 된다.

[앵커]
그렇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씀이신가요?

[답변]
국내외 일본, 미국 할 것 없이 작품에 관한 관심이 높다고 들었고요. 특히 엘리베이터 같은 데를 예술 공간으로 만들자. 옻은 1만 년 가거든요. 옻의 살균력이.

[앵커]
엘리베이터의 철에 옻칠이 가능합니까?

[답변]
그게 우리 전통기법인데 금태칠기라고 합니다. 금속 위에 입힌 옻칠. 금속 위에 잉태하다. 그래서 금태칠기라고 그러죠. 그 기법이 옛날부터 있었고요. 그다음에 그걸 엘리베이터에 제가 적용을 했고 일본에서 35년 전에 이미 발표했죠. 그런데 최근에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발표하게 됐죠.

[앵커]
과거와 현대를 접목시키는 그런 작업을 진행 중이신 것 같은데. 이렇게 옻칠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 많아요?

[답변]
의외로 지금 젊은 능력 있는 후배들이 많이 옻칠에 참가하고 있고요. 또 많은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선배들 입장에서도 굉장히 흐뭇한 일이고요.

[앵커]
찾아온 문하생들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 떠오르는 사람 있으세요?

[답변]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고 하면 여러 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누구 하나만 탁 짚어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이 섭섭하죠.

[앵커]
많은 사람들이 알 만한 스타급 그런 문하생은 없었습니까?

[답변]
문채원 작가라든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죠.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현재 제자로서는 유지윤 같은 학생은 대학원생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열심히 일을 하고 미래가 아주 창창해 보이는 그런 현실입니다.

[앵커]
제가 듣기론 배용준 씨도 찾아갔었다고 제가 그렇게 들었는데요.

[답변]
배용준 씨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란 책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우리 예술품들이 많이 소개하게 되는데요. 이 사람이 자기가 기꺼이 한번 옻칠을 배워서 참되게 소개하고 싶다 해서 제가 일본에 미술관을 갖고 있을 때 와서 직접 정말 열심히 배웠죠.

[앵커]
잘하시던가요?

[답변]
성격이 워낙 차분해가지고 굉장히 열심히 해서 잘하고 있습니다.

[앵커]
짧게, 선생님 다음 캔버스가 궁금합니다. 엘리베이터까지는 봤는데 어떤 거 구상하고 계세요?

[답변]
일단 미국에 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가 됐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알리는. 열심히 해서 새로운 21세기에 맞는 옻칠 작품을 한번 구상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저희가 경제 프로그램이라 그동안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얘기 많이 했는데 선생님 말씀 들어보니까 우리 예술가도 좀 저평가돼 있는 게 아닌가. 재평가하려는 그런 노력들이 많이 있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오늘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전용복 작가님과 함께했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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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24 18:13:45
    • 수정2021-08-25 07: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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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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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코너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입니다. 영화 속 연회장의 실제 모티브가 된 곳, 바로 일본 도쿄에 있는 국보급 호텔 메구로가조엔인데요. 건물 자체가 예술 작품이라고 불리는 이 호텔에 우리나라 장인의 손길이 숨어 있다고 합니다. 세계적인 옻 예술가 전용복 작가님 오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작가님,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제가 옻 예술가로 소개는 드렸는데 저는 사실 옻 하니까 복날에 먹는 옻닭이라든지 옻나무 이런 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옻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키셨는지 그게 궁금해요.

[답변]
옻이란 물질은 말이죠. 옻나무에서 추출된 도장재를 이야기합니다. 말하자면 바르는 물질이다. 발라서 여러 가지의 예술품으로 만들 수 있는 소재다. 옻나무에서 추출된 원액을 옻이라고 이야기하죠.

[앵커]
옻나무에서 나오는 수액, 진액을 가지고 그림도 그리시는 거 같고요. 조각품 같은 것도 만드시는 것 같던데.

[답변]
원래 옻은 채취하고 나면 막걸리와 같은 색상입니다. 뿌옇게 있죠. 그게 수분 함유량이 많아서 그런데요. 이걸 잘 정제하면, 열을 가하면서 저어주는 행위를 정제라고 하는데 투명화가 됩니다. 혹은 검은 칠로 만들 때는 약간의 화학반응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하면 칠흑 같은 밤. 칠흑 하는 것이 옻칠을 의미하거든요. 흑색이 되거나.

[앵커]
지금 화면에 보니까 자개 같은 껍데기 같은 것도 보이네요.

[답변]
네, 지금 가져왔습니다. 옻을 이용해서 가구나 여러 가지 생활 도구의 장식품이나 만들 때 여기 지금 우리는 정말 세계적으로 우수한 전복껍질을 갖고 보석처럼 쓰는 문화를 가진 민족이죠. 이걸 갖고 옻으로 된 가구에 붙이고 그 위에 옻칠을 반복해서 완성하는 이게 그야말로 유명한 나전칠기 기법이죠.

[앵커]
그렇군요. 그렇게 옻을 바르면 작품의 보존력이 오래 간다든지, 어떤 매력이 있습니까?

[답변]
대표적인 게 여러분들 잘 아시는 세계적인 문화유산 팔만대장경이 있죠. 82,700장이 지금까지 보존된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저는 옻칠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거의 근 만년을 간다는 얘기인가요?

[답변]
왜냐하면 옻을 바르면 살균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보존율이 좋죠. 그리고 살균력도 있지만 옻은 영구능력이 만년이라 그러죠. 그건 제가 직접 실험도 해봤고 사이클 실험이라 그러는데요. 그다음에 한 9,300년 전에 제작된 유물들은 발굴된 게 완전하게 발굴됐죠. 세계에서 유일한 만년을 가는 도장재다, 이렇게 보시면 되죠.

[앵커]
옻나무 수액이 조금 전 말씀하신 것처럼 막걸리 색깔이라고 하셨는데. 만드신 작품들을 보면 굉장히 색상이 다양해서 어떻게 저렇게 화려한 색깔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거든요.

[답변]
정제라는 기술을 방금 말씀드렸는데요. 열을 가하면서 옛날엔 8시간씩 태양열에 돌려주면 이게 수분이 증발되면서 투명화됩니다. 투명화된 안에 옛날에는 결명주사와 같은 돌 있잖아요, 붉은 돌. 그걸 또 같이 가루를 내서 갈아주면 붉은칠도 되고 노란칠 되고 청색도 되고 삼원색이 됩니다. 삼원색이 되니까 무슨 컬러든지 가능한 거죠. 그걸 갖고 작품 소재가 되고 마감이 되는 거죠.

[앵커]
옻 예술가로 이름을 알리시게 된 무대가 일본이었잖아요. 저희가 앞서 잠시 보여드렸는데 도쿄의 큰 대형 연회장, 이름이 메구로가조엔이라고 하던데. 여기서 어떤 작업에 참여를 하시게 된 건가요?

[답변]
간단하게 설명 드리면 1930년대 초기에 말이죠. 우리 선조님들께서 많이 참가한 조선의 장인들의 나전기법들이 포함된 일본 영빈관이 지어지게 됩니다. 그게 메구로가조엔이라고 하는데요. 메구로구에 있는 가조엔입니다. 그런데 지진이나 이런 자연재해로 인해가지고 파손이 많이 됐습니다. 그런데 그걸 새로운 건물을 지으면서 복원하는 그 사업을 제가 그 미술 복원사업을 맡게 된 거죠. 그다음에 지금 완성된 70%는 저희 창작작품이고요. 3분의 1이 복원 작업이죠.

[앵커]
저렇게 천장부터 바닥까지 옻칠 작품으로 다 채우려면 기간이 상당히 걸렸을 것 같은데요.

[답변]
전체 10만 명분 작업이었는데요. 100명이 3년을 하게 되면 10만 명이 되죠. 저희들 한국에서 건너간 스텝들이 전부 300이 참가해서 3년 만에 미술품 복원 및 재창작 작업을 다 마쳤습니다.

[앵커]
공사비용도 많이 들어갔을 것 같은데요.

[답변]
그때 들어간 공사비용이 전체 1,000억엔. 우리 돈으로 한 1조에 해당하는 금액이 1988년도에 집행이 된 거죠.

[앵커]
그렇군요. 사실 예술작품을 돈으로 환산한다는 게 그렇긴 하지만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작품을 만드셨을 텐데. 최고의 가치를 받았던 작품, 어떤 게 있나요?

[답변]
면적 단위로 보면 놀랄 정도로 3cm밖에 안 되는 시계를 만들었잖아요. 일본의 기업과 손을 잡고 만들었는데 크레도르라고 하는 게, 저게 그 당시 5,250만엔. 그 당시에 환율이 16대 1이었습니다. 8억 정도 됐죠. 그런데 저게 만들어진 지 3개월 만에 판매가 됐습니다.

[앵커]
다 팔렸습니까?

[답변]
저게 하나. 그다음에 3억 정도 되는 게 하나. 그다음에 한 8,000만 원 되는 게 27개가 완매됐죠.

[앵커]
시계는 굉장히 미세공정이라서 작업하는 데 굉장히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답변]
제가 현미경을 보고 그림을 다 그려 넣었고요. 저 한 시계 안에 그림이 34개가 들어가 있습니다. 숨을 쉴 수가 없죠. 숨을 멈추고 그림을 그리는. 그림을 그리고 그 안에 금을 넣고 자개를 넣고 그런 작업을 시도해봤는데 다행히 완성이 됐고 그걸 평가를 받고 원매자가 있어서 제가 운이 참 좋은 셈이죠.

[앵커]
8억짜리 시계를 말씀하셨으니까 조금 딴 세상 이야기 같이 들리기도 하는데. 어떤 분들은 또 옻칠하면 돈이 되겠다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우리 주변에 보면 나전칠기라든지 옻칠로 제작한 작품들이 약간 골동품 취급받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고요. 이걸로 과연 생업이 유지될까 하는 궁금증도 들거든요. 이게 비즈니스로 가능한 예술의 영역입니까?

[답변]
전통예술이 비즈니스적인 접촉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먹어야 될 거잖아요. 살아야 되고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사실 지금 많이 어렵다고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요. 저는 도저히 바빠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보기엔 정확했다고 봅니다. 시대와 따라가야 된다.

[앵커]
그렇게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말씀이신가요?

[답변]
국내외 일본, 미국 할 것 없이 작품에 관한 관심이 높다고 들었고요. 특히 엘리베이터 같은 데를 예술 공간으로 만들자. 옻은 1만 년 가거든요. 옻의 살균력이.

[앵커]
엘리베이터의 철에 옻칠이 가능합니까?

[답변]
그게 우리 전통기법인데 금태칠기라고 합니다. 금속 위에 입힌 옻칠. 금속 위에 잉태하다. 그래서 금태칠기라고 그러죠. 그 기법이 옛날부터 있었고요. 그다음에 그걸 엘리베이터에 제가 적용을 했고 일본에서 35년 전에 이미 발표했죠. 그런데 최근에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발표하게 됐죠.

[앵커]
과거와 현대를 접목시키는 그런 작업을 진행 중이신 것 같은데. 이렇게 옻칠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 많아요?

[답변]
의외로 지금 젊은 능력 있는 후배들이 많이 옻칠에 참가하고 있고요. 또 많은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선배들 입장에서도 굉장히 흐뭇한 일이고요.

[앵커]
찾아온 문하생들 중에 기억에 남는 사람, 떠오르는 사람 있으세요?

[답변]
기억에 남는 사람이라고 하면 여러 명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누구 하나만 탁 짚어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이 섭섭하죠.

[앵커]
많은 사람들이 알 만한 스타급 그런 문하생은 없었습니까?

[답변]
문채원 작가라든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죠. 여러 사람들이 있는데 현재 제자로서는 유지윤 같은 학생은 대학원생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열심히 일을 하고 미래가 아주 창창해 보이는 그런 현실입니다.

[앵커]
제가 듣기론 배용준 씨도 찾아갔었다고 제가 그렇게 들었는데요.

[답변]
배용준 씨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이란 책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거기에는 우리 예술품들이 많이 소개하게 되는데요. 이 사람이 자기가 기꺼이 한번 옻칠을 배워서 참되게 소개하고 싶다 해서 제가 일본에 미술관을 갖고 있을 때 와서 직접 정말 열심히 배웠죠.

[앵커]
잘하시던가요?

[답변]
성격이 워낙 차분해가지고 굉장히 열심히 해서 잘하고 있습니다.

[앵커]
짧게, 선생님 다음 캔버스가 궁금합니다. 엘리베이터까지는 봤는데 어떤 거 구상하고 계세요?

[답변]
일단 미국에 제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가 됐고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알리는. 열심히 해서 새로운 21세기에 맞는 옻칠 작품을 한번 구상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저희가 경제 프로그램이라 그동안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얘기 많이 했는데 선생님 말씀 들어보니까 우리 예술가도 좀 저평가돼 있는 게 아닌가. 재평가하려는 그런 노력들이 많이 있어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답변]
감사합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오늘 호모 이코노미쿠스는 전용복 작가님과 함께했습니다.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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