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절벽’도 문제…“2~3년 후 출산에도 영향”

입력 2021.08.25 (21:37) 수정 2021.08.25 (22: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출생이 사망보다 적은 '인구 자연감소'가 처음 나타났습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25일) 발표된 상반기 출생아 수는 13만 6,000여 명, 역대 최저치입니다.

그런데 사망자 수는 15만 2,000여 명으로, 출생이 사망보다 1만 6,000명 정도 적습니다.

월간 단위로 따지면 20개월 연속 자연감소입니다.

문제는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이 출생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결혼도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출산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걱정입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인 시위를 하는 이 20대 여성은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에 49명까지만 올 수 있는 방역수칙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행동에 나섰습니다.

[20대 예비 신부 :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경우에는 (방문자) QR 코드도 이제 막 시작했고 인원 제한도 없는데, 결혼식에 대해서는 전혀 형평성이 없는 규제를 지금 정부에서 지침으로 내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객 인원 제한 등으로 식을 올리는 게 어려워지거나, 코로나19 때문에 경제 상황이 나빠져 결혼을 미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2012년 이후 감소세인 결혼이 더 줄어드는 '혼인 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결혼 건수가 10만 건 아래로 떨어졌는데,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결혼 이후 출산 비율이 10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혼인 건수가 줄면 출산도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30대 중반 예비 신부 : "(대부분) 혼인을 한 상태에서 자녀 계획을 할 거예요. 대부분 한국의 정서상으로도 그렇고요. 만약에 결혼식을 미룬다면 자녀 계획도 같이 미뤄질 것 같습니다."]

[결혼 연기한 예비 신부/음성변조 : "'여건이 되면 2명을 낳아야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제 앞으로 결혼식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하다 보니까 1명도 간신히 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결혼한 사람들도 코로나19 때문에 출산을 망설이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결혼한 여성의 10명 중 3명가량은 코로나19가 출산 의지나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가뜩이나 낮은 출산율이 2~3년 후에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남은주/그래픽:안재우 최창준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결혼 절벽’도 문제…“2~3년 후 출산에도 영향”
    • 입력 2021-08-25 21:37:04
    • 수정2021-08-25 22:08:58
    뉴스 9
[앵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출생이 사망보다 적은 '인구 자연감소'가 처음 나타났습니다.

이런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25일) 발표된 상반기 출생아 수는 13만 6,000여 명, 역대 최저치입니다.

그런데 사망자 수는 15만 2,000여 명으로, 출생이 사망보다 1만 6,000명 정도 적습니다.

월간 단위로 따지면 20개월 연속 자연감소입니다.

문제는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것이 출생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결혼도 많이 줄어들고 있는데, 출산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걱정입니다.

오현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인 시위를 하는 이 20대 여성은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에 49명까지만 올 수 있는 방역수칙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행동에 나섰습니다.

[20대 예비 신부 : "백화점이나 마트 같은 경우에는 (방문자) QR 코드도 이제 막 시작했고 인원 제한도 없는데, 결혼식에 대해서는 전혀 형평성이 없는 규제를 지금 정부에서 지침으로 내려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객 인원 제한 등으로 식을 올리는 게 어려워지거나, 코로나19 때문에 경제 상황이 나빠져 결혼을 미루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2012년 이후 감소세인 결혼이 더 줄어드는 '혼인 절벽' 현상이 나타나는 겁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결혼 건수가 10만 건 아래로 떨어졌는데,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81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결혼 이후 출산 비율이 100%에 육박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혼인 건수가 줄면 출산도 감소할 가능성이 큽니다.

[30대 중반 예비 신부 : "(대부분) 혼인을 한 상태에서 자녀 계획을 할 거예요. 대부분 한국의 정서상으로도 그렇고요. 만약에 결혼식을 미룬다면 자녀 계획도 같이 미뤄질 것 같습니다."]

[결혼 연기한 예비 신부/음성변조 : "'여건이 되면 2명을 낳아야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이제 앞으로 결혼식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하다 보니까 1명도 간신히 낳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더라고요."]

결혼한 사람들도 코로나19 때문에 출산을 망설이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결혼한 여성의 10명 중 3명가량은 코로나19가 출산 의지나 계획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라면 가뜩이나 낮은 출산율이 2~3년 후에는 더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촬영기자:강희준/영상편집:남은주/그래픽:안재우 최창준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