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배달 그만하고 싶어요”…선릉역 사고 현장 추모 발길

입력 2021.08.27 (19:24) 수정 2021.08.27 (19: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어제 서울 선릉역 인근에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죠.

오늘 배달 노동자들이 사고 현장에 모여 숨진 운전자를 추모했습니다.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고쳐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배달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11시 반.

배달 노동자들이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선릉역 앞으로 모였습니다.

어제 한 배달 노동자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현장입니다.

["다 같이 묵념."]

사고 현장에서 가져온 고인의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운 뒤 꽃과 술병을 놓았습니다.

불과 며칠 전 사고를 당한 이 배달 노동자도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목발을 짚고 나왔습니다.

[김형수/배달 노동자 : "(사고 위험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사고처럼 큰 트럭이 옆에 있을 경우에 저희가 사각지대가 있다 보니 저희를 못 보고 들어오시는 경우도 많고..."]

배달 노동자들은 현행 배달 업계의 시스템이 '위험한 질주'의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배달 중에도 주문콜은 계속 들어오는데, 이걸 여러 번 거절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겁니다.

도로 위에서도 휴대전화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예정 시간보다 조금만 늦어도 일부 손님이나 음식점들은 눈치를 주기 일쑤라고 합니다.

그런데 배달 플랫폼 업체가 설정해 놓은 배달 예정 시간은 너무 비현실적입니다.

[김두하/배달 노동자 : "(음식점과 배송지가) 직선으로 측정이 돼요. 도로에서만 있을까요? 건물 안에서도 있죠. 만약에 못 들어가게 막는다. 오토바이 여기에 세우지 말라고 한다. 그 시간 절대 책정이 안 돼 있습니다."]

라이더 유니온은 배달 노동자 스스로도 안전 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신호를 지켜 배달해도 적정 소득을 보장하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최석규/영상편집:이상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목숨 건 배달 그만하고 싶어요”…선릉역 사고 현장 추모 발길
    • 입력 2021-08-27 19:24:33
    • 수정2021-08-27 19:44:04
    뉴스 7
[앵커]

어제 서울 선릉역 인근에서 배달 오토바이 기사가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있었죠.

오늘 배달 노동자들이 사고 현장에 모여 숨진 운전자를 추모했습니다.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고쳐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방준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배달 주문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11시 반.

배달 노동자들이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선릉역 앞으로 모였습니다.

어제 한 배달 노동자가 화물차에 치여 숨진 현장입니다.

["다 같이 묵념."]

사고 현장에서 가져온 고인의 오토바이를 일으켜 세운 뒤 꽃과 술병을 놓았습니다.

불과 며칠 전 사고를 당한 이 배달 노동자도 남의 일 같지가 않다며 목발을 짚고 나왔습니다.

[김형수/배달 노동자 : "(사고 위험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번 사고처럼 큰 트럭이 옆에 있을 경우에 저희가 사각지대가 있다 보니 저희를 못 보고 들어오시는 경우도 많고..."]

배달 노동자들은 현행 배달 업계의 시스템이 '위험한 질주'의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배달 중에도 주문콜은 계속 들어오는데, 이걸 여러 번 거절하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겁니다.

도로 위에서도 휴대전화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입니다.

예정 시간보다 조금만 늦어도 일부 손님이나 음식점들은 눈치를 주기 일쑤라고 합니다.

그런데 배달 플랫폼 업체가 설정해 놓은 배달 예정 시간은 너무 비현실적입니다.

[김두하/배달 노동자 : "(음식점과 배송지가) 직선으로 측정이 돼요. 도로에서만 있을까요? 건물 안에서도 있죠. 만약에 못 들어가게 막는다. 오토바이 여기에 세우지 말라고 한다. 그 시간 절대 책정이 안 돼 있습니다."]

라이더 유니온은 배달 노동자 스스로도 안전 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신호를 지켜 배달해도 적정 소득을 보장하는 대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방준원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최석규/영상편집:이상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