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北 체제 흔드는 MZ세대…기강 잡기 통할까?
입력 2021.08.28 (08:39)
수정 2021.08.28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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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북한의 청년동맹 결성을 기념하는 청년절인데요.
지난해엔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열어서 코로나 상황에 지친 청년들 피로를 풀어줬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네. 북한은 지금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2~30대 청년들의 기강을 바짝 죄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각종 경제 현장에 노력 동원을 보내고 사회주의 미풍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다음 달 말 최고인민회의에서 청년교양보장법 채택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청년들 사상 단속이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청년 세대 기강 잡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청년절을 맞아 열린 북한의 야외 콘서트.
화려한 레이저 조명이 무대를 비추고,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특급 방역 상황 속에서 대규모 공연이 열린 것이다.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이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관중석 청년들은 풍선과 카메라 손전등을 흔들며 환호했다.
코로나19 방역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청년들을 달래는 성격의 공연으로 보였다.
북한 유튜버로 알려진 은아 역시 당시의 청년절 공연을 북한 당국의 배려라고 소개했다.
[은아/북한 유튜버/2020년 8월 : "우리는 오늘 청년들인 것으로 하여, 그리고 새 세대인 것으로 하여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청년들은 노동력 동원과 사상 교양 사업에 내몰리고 있다.
탄광과 농장, 간척지 개발 현장까지.
온갖 열악한 환경으로 파견되고 있는 북한 청년들.
그중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앳된 얼굴의 청년들도 포함되어 있다.
[리위성/축산기지 자원 청년 : "총비서 동지의 사랑과 믿음이면 떨치지 못할 난관도 없고 못 해낼 일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런 모습을 적극 부각하며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TV/8월 17일 :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먼저 알고 그를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깡그리 다 바치는 우리나라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발현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기풍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반에는 기존의 엄격한 통제와 사상에 치우친 문화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평양 시내에는 일본식 초밥 가게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이 곳곳에 들어섰다.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벌이거나 북한판 걸그룹이라 불리는 모란봉악단도 창설됐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이른바 장마당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한 청년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극명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모란봉 악단) 그 친구들이 하는 것은 그냥 노래잖아요. 영화랑 노래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를 한 번 본 친구들은 끊지를 못해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형법 개정을 통해 비사회주의 행태 척결에 나섰다.
남한 드라마나 노래를 보거나 듣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게 한 것이다.
기존의 1년 이하 노동단련형에서 10배나 강화된 형벌이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일명 ‘109(백공구)그루빠’라고 불리는 109(일공구)상무 검열단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한류 문화를 통제, 감시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109상무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가택 수색을 할 수 있어요. 집마다 이불이 쌓여 있든, 커튼이 처져 있든. 어디든 관계없이 다 들추고 다 볼 수 있어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검열하러 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북한 당국이 아무리 단속해도 청년 세대들 사이의 한류 유행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적발 가능성이 큰 DVD 대신 USB와 같은 소형 저장 장치들이 보편화됐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한류 콘텐츠를 보관할 디지털 기기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청년 세대들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한국의 2030, 이른바‘MZ세대’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소득이 높아진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라든지 노트북, 휴대전화 사주는 걸 뿌듯하게 생각했거든요. 그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성장하고 자란 세대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해서 여러 하위문화를 만들어 가고 이런 것들이 매우 익숙한 거죠."]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12월,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비사회주의 현상을 섬멸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23일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 높이 벌여 나가며..."]
2018년 신년사를 통해서는 직접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선포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신년사 : "온갖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드세게 벌여 모든 사람이 고상한 정신 도덕적 풍모를 지니고 혁명적으로 문명하게 생활해 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훈풍이 불었을 당시에도 북한의 한류 단속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방북 공연 때도 관람객들을 철저히 검열했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이지영/2020년 탈북 : "(공연을 관람한) 친구들은 특별한 친구들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검증된 친구들이 참가했어요. 나이가 드신 분들은 공연 보고 뭔지 잘 모르겠다고. 노래도 몰라서 모니터만 봤다고 하더라고요."]
공연을 녹화 중계했던 우리와 달리 북한 매체는 당시 공연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청년들은 중국을 통해 유입된 공연 영상을 통해 어떤 남한 가수가 방북했는지까지 알고 있다고 한다.
[이지영/2020년 탈북 : "이선희 가수라든지 윤도현 가수. 이런 분들은 제가 너무 좋아하던 분들이라 재밌게 봤고요. 카라나 소녀시대가 왔으면 더 좋았을 걸 그런 아쉬움이 남았어요."]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의 반사회주의 척결 움직임은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12월엔 반동사상문화배격법도 전격 채택했다.
[조선중앙TV/2020년 12월 : "우리의 문화를 굳건히 수호함으로써 사상진지,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서 반드시 지켜야 할 준칙들을 규제했습니다."]
법안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킬 때 최대 사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 세대를 겨냥한 법 제정이라는 분석이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그동안 청년 세대들은 단속이 있었지만 그래도 암암리에 외부 세계의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공유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이런 것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형사적으로 단속하는 거죠."]
북한은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에서‘청년교양보장법’ 채택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청년 세대들의 사상통제 고삐를 더욱 바짝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들을 좀 더 교양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작동하던 사회단체를 통한 청년동맹을 통한 학습, 군사훈련, 농촌지원활동 이런 걸 좀 더 강화해서 엄격하게 하겠다는 이런 취지로 이 내용이 담겨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을 통제하지 못할 때 김정은 위원장 정권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탈북민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자본주의를 선호했다는 응답이 67%에 달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나라가 떼먹으면 떼먹었지, 돌려줄 생각을 안 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잖아요. 우리는 왜. 뭐가 모자라서 이렇게 살지? 나는 왜 이 땅에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느 한순간에 생각이 바뀌어요. (남한으로) 가자. 이렇게 살 바에 차라리 가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자 이런 생각이 들어요."]
기성세대에 비해 충성심이 약하고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북한의 청년 세대들.
북한 당국의 사상 교양만으로는 청년 세대 결속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북한의 청년동맹 결성을 기념하는 청년절인데요.
지난해엔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열어서 코로나 상황에 지친 청년들 피로를 풀어줬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네. 북한은 지금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2~30대 청년들의 기강을 바짝 죄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각종 경제 현장에 노력 동원을 보내고 사회주의 미풍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다음 달 말 최고인민회의에서 청년교양보장법 채택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청년들 사상 단속이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청년 세대 기강 잡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청년절을 맞아 열린 북한의 야외 콘서트.
화려한 레이저 조명이 무대를 비추고,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특급 방역 상황 속에서 대규모 공연이 열린 것이다.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이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관중석 청년들은 풍선과 카메라 손전등을 흔들며 환호했다.
코로나19 방역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청년들을 달래는 성격의 공연으로 보였다.
북한 유튜버로 알려진 은아 역시 당시의 청년절 공연을 북한 당국의 배려라고 소개했다.
[은아/북한 유튜버/2020년 8월 : "우리는 오늘 청년들인 것으로 하여, 그리고 새 세대인 것으로 하여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청년들은 노동력 동원과 사상 교양 사업에 내몰리고 있다.
탄광과 농장, 간척지 개발 현장까지.
온갖 열악한 환경으로 파견되고 있는 북한 청년들.
그중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앳된 얼굴의 청년들도 포함되어 있다.
[리위성/축산기지 자원 청년 : "총비서 동지의 사랑과 믿음이면 떨치지 못할 난관도 없고 못 해낼 일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런 모습을 적극 부각하며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TV/8월 17일 :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먼저 알고 그를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깡그리 다 바치는 우리나라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발현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기풍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반에는 기존의 엄격한 통제와 사상에 치우친 문화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평양 시내에는 일본식 초밥 가게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이 곳곳에 들어섰다.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벌이거나 북한판 걸그룹이라 불리는 모란봉악단도 창설됐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이른바 장마당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한 청년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극명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모란봉 악단) 그 친구들이 하는 것은 그냥 노래잖아요. 영화랑 노래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를 한 번 본 친구들은 끊지를 못해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형법 개정을 통해 비사회주의 행태 척결에 나섰다.
남한 드라마나 노래를 보거나 듣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게 한 것이다.
기존의 1년 이하 노동단련형에서 10배나 강화된 형벌이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일명 ‘109(백공구)그루빠’라고 불리는 109(일공구)상무 검열단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한류 문화를 통제, 감시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109상무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가택 수색을 할 수 있어요. 집마다 이불이 쌓여 있든, 커튼이 처져 있든. 어디든 관계없이 다 들추고 다 볼 수 있어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검열하러 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북한 당국이 아무리 단속해도 청년 세대들 사이의 한류 유행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적발 가능성이 큰 DVD 대신 USB와 같은 소형 저장 장치들이 보편화됐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한류 콘텐츠를 보관할 디지털 기기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청년 세대들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한국의 2030, 이른바‘MZ세대’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소득이 높아진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라든지 노트북, 휴대전화 사주는 걸 뿌듯하게 생각했거든요. 그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성장하고 자란 세대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해서 여러 하위문화를 만들어 가고 이런 것들이 매우 익숙한 거죠."]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12월,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비사회주의 현상을 섬멸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23일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 높이 벌여 나가며..."]
2018년 신년사를 통해서는 직접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선포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신년사 : "온갖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드세게 벌여 모든 사람이 고상한 정신 도덕적 풍모를 지니고 혁명적으로 문명하게 생활해 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훈풍이 불었을 당시에도 북한의 한류 단속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방북 공연 때도 관람객들을 철저히 검열했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이지영/2020년 탈북 : "(공연을 관람한) 친구들은 특별한 친구들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검증된 친구들이 참가했어요. 나이가 드신 분들은 공연 보고 뭔지 잘 모르겠다고. 노래도 몰라서 모니터만 봤다고 하더라고요."]
공연을 녹화 중계했던 우리와 달리 북한 매체는 당시 공연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청년들은 중국을 통해 유입된 공연 영상을 통해 어떤 남한 가수가 방북했는지까지 알고 있다고 한다.
[이지영/2020년 탈북 : "이선희 가수라든지 윤도현 가수. 이런 분들은 제가 너무 좋아하던 분들이라 재밌게 봤고요. 카라나 소녀시대가 왔으면 더 좋았을 걸 그런 아쉬움이 남았어요."]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의 반사회주의 척결 움직임은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12월엔 반동사상문화배격법도 전격 채택했다.
[조선중앙TV/2020년 12월 : "우리의 문화를 굳건히 수호함으로써 사상진지,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서 반드시 지켜야 할 준칙들을 규제했습니다."]
법안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킬 때 최대 사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 세대를 겨냥한 법 제정이라는 분석이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그동안 청년 세대들은 단속이 있었지만 그래도 암암리에 외부 세계의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공유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이런 것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형사적으로 단속하는 거죠."]
북한은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에서‘청년교양보장법’ 채택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청년 세대들의 사상통제 고삐를 더욱 바짝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들을 좀 더 교양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작동하던 사회단체를 통한 청년동맹을 통한 학습, 군사훈련, 농촌지원활동 이런 걸 좀 더 강화해서 엄격하게 하겠다는 이런 취지로 이 내용이 담겨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을 통제하지 못할 때 김정은 위원장 정권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탈북민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자본주의를 선호했다는 응답이 67%에 달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나라가 떼먹으면 떼먹었지, 돌려줄 생각을 안 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잖아요. 우리는 왜. 뭐가 모자라서 이렇게 살지? 나는 왜 이 땅에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느 한순간에 생각이 바뀌어요. (남한으로) 가자. 이렇게 살 바에 차라리 가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자 이런 생각이 들어요."]
기성세대에 비해 충성심이 약하고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북한의 청년 세대들.
북한 당국의 사상 교양만으로는 청년 세대 결속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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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즈업 북한] 北 체제 흔드는 MZ세대…기강 잡기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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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8-28 08:39:13
- 수정2021-08-28 08:49:47

[앵커]
오늘은 북한의 청년동맹 결성을 기념하는 청년절인데요.
지난해엔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열어서 코로나 상황에 지친 청년들 피로를 풀어줬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네. 북한은 지금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2~30대 청년들의 기강을 바짝 죄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각종 경제 현장에 노력 동원을 보내고 사회주의 미풍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다음 달 말 최고인민회의에서 청년교양보장법 채택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청년들 사상 단속이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청년 세대 기강 잡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청년절을 맞아 열린 북한의 야외 콘서트.
화려한 레이저 조명이 무대를 비추고,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특급 방역 상황 속에서 대규모 공연이 열린 것이다.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이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관중석 청년들은 풍선과 카메라 손전등을 흔들며 환호했다.
코로나19 방역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청년들을 달래는 성격의 공연으로 보였다.
북한 유튜버로 알려진 은아 역시 당시의 청년절 공연을 북한 당국의 배려라고 소개했다.
[은아/북한 유튜버/2020년 8월 : "우리는 오늘 청년들인 것으로 하여, 그리고 새 세대인 것으로 하여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청년들은 노동력 동원과 사상 교양 사업에 내몰리고 있다.
탄광과 농장, 간척지 개발 현장까지.
온갖 열악한 환경으로 파견되고 있는 북한 청년들.
그중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앳된 얼굴의 청년들도 포함되어 있다.
[리위성/축산기지 자원 청년 : "총비서 동지의 사랑과 믿음이면 떨치지 못할 난관도 없고 못 해낼 일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런 모습을 적극 부각하며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TV/8월 17일 :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먼저 알고 그를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깡그리 다 바치는 우리나라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발현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기풍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반에는 기존의 엄격한 통제와 사상에 치우친 문화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평양 시내에는 일본식 초밥 가게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이 곳곳에 들어섰다.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벌이거나 북한판 걸그룹이라 불리는 모란봉악단도 창설됐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이른바 장마당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한 청년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극명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모란봉 악단) 그 친구들이 하는 것은 그냥 노래잖아요. 영화랑 노래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를 한 번 본 친구들은 끊지를 못해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형법 개정을 통해 비사회주의 행태 척결에 나섰다.
남한 드라마나 노래를 보거나 듣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게 한 것이다.
기존의 1년 이하 노동단련형에서 10배나 강화된 형벌이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일명 ‘109(백공구)그루빠’라고 불리는 109(일공구)상무 검열단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한류 문화를 통제, 감시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109상무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가택 수색을 할 수 있어요. 집마다 이불이 쌓여 있든, 커튼이 처져 있든. 어디든 관계없이 다 들추고 다 볼 수 있어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검열하러 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북한 당국이 아무리 단속해도 청년 세대들 사이의 한류 유행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적발 가능성이 큰 DVD 대신 USB와 같은 소형 저장 장치들이 보편화됐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한류 콘텐츠를 보관할 디지털 기기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청년 세대들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한국의 2030, 이른바‘MZ세대’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소득이 높아진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라든지 노트북, 휴대전화 사주는 걸 뿌듯하게 생각했거든요. 그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성장하고 자란 세대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해서 여러 하위문화를 만들어 가고 이런 것들이 매우 익숙한 거죠."]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12월,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비사회주의 현상을 섬멸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23일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 높이 벌여 나가며..."]
2018년 신년사를 통해서는 직접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선포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신년사 : "온갖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드세게 벌여 모든 사람이 고상한 정신 도덕적 풍모를 지니고 혁명적으로 문명하게 생활해 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훈풍이 불었을 당시에도 북한의 한류 단속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방북 공연 때도 관람객들을 철저히 검열했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이지영/2020년 탈북 : "(공연을 관람한) 친구들은 특별한 친구들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검증된 친구들이 참가했어요. 나이가 드신 분들은 공연 보고 뭔지 잘 모르겠다고. 노래도 몰라서 모니터만 봤다고 하더라고요."]
공연을 녹화 중계했던 우리와 달리 북한 매체는 당시 공연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청년들은 중국을 통해 유입된 공연 영상을 통해 어떤 남한 가수가 방북했는지까지 알고 있다고 한다.
[이지영/2020년 탈북 : "이선희 가수라든지 윤도현 가수. 이런 분들은 제가 너무 좋아하던 분들이라 재밌게 봤고요. 카라나 소녀시대가 왔으면 더 좋았을 걸 그런 아쉬움이 남았어요."]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의 반사회주의 척결 움직임은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12월엔 반동사상문화배격법도 전격 채택했다.
[조선중앙TV/2020년 12월 : "우리의 문화를 굳건히 수호함으로써 사상진지,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서 반드시 지켜야 할 준칙들을 규제했습니다."]
법안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킬 때 최대 사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 세대를 겨냥한 법 제정이라는 분석이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그동안 청년 세대들은 단속이 있었지만 그래도 암암리에 외부 세계의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공유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이런 것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형사적으로 단속하는 거죠."]
북한은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에서‘청년교양보장법’ 채택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청년 세대들의 사상통제 고삐를 더욱 바짝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들을 좀 더 교양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작동하던 사회단체를 통한 청년동맹을 통한 학습, 군사훈련, 농촌지원활동 이런 걸 좀 더 강화해서 엄격하게 하겠다는 이런 취지로 이 내용이 담겨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을 통제하지 못할 때 김정은 위원장 정권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탈북민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자본주의를 선호했다는 응답이 67%에 달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나라가 떼먹으면 떼먹었지, 돌려줄 생각을 안 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잖아요. 우리는 왜. 뭐가 모자라서 이렇게 살지? 나는 왜 이 땅에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느 한순간에 생각이 바뀌어요. (남한으로) 가자. 이렇게 살 바에 차라리 가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자 이런 생각이 들어요."]
기성세대에 비해 충성심이 약하고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북한의 청년 세대들.
북한 당국의 사상 교양만으로는 청년 세대 결속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북한의 청년동맹 결성을 기념하는 청년절인데요.
지난해엔 대대적인 경축 행사를 열어서 코로나 상황에 지친 청년들 피로를 풀어줬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네. 북한은 지금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2~30대 청년들의 기강을 바짝 죄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각종 경제 현장에 노력 동원을 보내고 사회주의 미풍이라고 선전하고 있는데요.
북한은 다음 달 말 최고인민회의에서 청년교양보장법 채택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청년들 사상 단속이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청년 세대 기강 잡기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청년절을 맞아 열린 북한의 야외 콘서트.
화려한 레이저 조명이 무대를 비추고, 객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코로나19 특급 방역 상황 속에서 대규모 공연이 열린 것이다.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이 노래와 춤으로 분위기를 띄웠고, 관중석 청년들은 풍선과 카메라 손전등을 흔들며 환호했다.
코로나19 방역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인 청년들을 달래는 성격의 공연으로 보였다.
북한 유튜버로 알려진 은아 역시 당시의 청년절 공연을 북한 당국의 배려라고 소개했다.
[은아/북한 유튜버/2020년 8월 : "우리는 오늘 청년들인 것으로 하여, 그리고 새 세대인 것으로 하여 축하를 받았습니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북한의 청년들은 노동력 동원과 사상 교양 사업에 내몰리고 있다.
탄광과 농장, 간척지 개발 현장까지.
온갖 열악한 환경으로 파견되고 있는 북한 청년들.
그중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앳된 얼굴의 청년들도 포함되어 있다.
[리위성/축산기지 자원 청년 : "총비서 동지의 사랑과 믿음이면 떨치지 못할 난관도 없고 못 해낼 일도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 매체들은 이런 모습을 적극 부각하며 청년들의 사상 무장을 강조하고 있다.
[조선중앙TV/8월 17일 :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먼저 알고 그를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깡그리 다 바치는 우리나라 사회주의 사회에서만 발현될 수 있는 자랑스러운 기풍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초반에는 기존의 엄격한 통제와 사상에 치우친 문화에서 벗어나려고 시도했다.
평양 시내에는 일본식 초밥 가게와 이탈리안 레스토랑, 놀이공원 등이 곳곳에 들어섰다.
미국 농구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벌이거나 북한판 걸그룹이라 불리는 모란봉악단도 창설됐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이른바 장마당을 통해 한국 문화를 접한 청년 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극명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모란봉 악단) 그 친구들이 하는 것은 그냥 노래잖아요. 영화랑 노래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한국) 드라마를 한 번 본 친구들은 끊지를 못해요."]
결국 김정은 위원장은 2015년, 형법 개정을 통해 비사회주의 행태 척결에 나섰다.
남한 드라마나 노래를 보거나 듣기만 해도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게 한 것이다.
기존의 1년 이하 노동단련형에서 10배나 강화된 형벌이었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일명 ‘109(백공구)그루빠’라고 불리는 109(일공구)상무 검열단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한류 문화를 통제, 감시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109상무는)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가택 수색을 할 수 있어요. 집마다 이불이 쌓여 있든, 커튼이 처져 있든. 어디든 관계없이 다 들추고 다 볼 수 있어요.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한 달에 한 번씩은 검열하러 왔던 것 같아요."]
하지만 북한 당국이 아무리 단속해도 청년 세대들 사이의 한류 유행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적발 가능성이 큰 DVD 대신 USB와 같은 소형 저장 장치들이 보편화됐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이 보급되면서 한류 콘텐츠를 보관할 디지털 기기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청년 세대들이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한국의 2030, 이른바‘MZ세대’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소득이 높아진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라든지 노트북, 휴대전화 사주는 걸 뿌듯하게 생각했거든요. 그 때문에 이런 환경에서 성장하고 자란 세대들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을 통해서 여러 하위문화를 만들어 가고 이런 것들이 매우 익숙한 거죠."]
급기야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12월, 노동당 세포위원장 대회에서 비사회주의 현상을 섬멸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TV/2017년 12월 23일 :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전당의 모든 당 조직들과 당 일꾼들이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섬멸전을 강도 높이 벌여 나가며..."]
2018년 신년사를 통해서는 직접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선포했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2018년 신년사 : "온갖 비사회주의적 현상을 뿌리 뽑기 위한 투쟁을 드세게 벌여 모든 사람이 고상한 정신 도덕적 풍모를 지니고 혁명적으로 문명하게 생활해 나가도록 하여야 합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훈풍이 불었을 당시에도 북한의 한류 단속은 계속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18년 4월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의 방북 공연 때도 관람객들을 철저히 검열했다는 게 탈북민의 증언이다.
[이지영/2020년 탈북 : "(공연을 관람한) 친구들은 특별한 친구들이 아니라 사상적으로 검증된 친구들이 참가했어요. 나이가 드신 분들은 공연 보고 뭔지 잘 모르겠다고. 노래도 몰라서 모니터만 봤다고 하더라고요."]
공연을 녹화 중계했던 우리와 달리 북한 매체는 당시 공연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 청년들은 중국을 통해 유입된 공연 영상을 통해 어떤 남한 가수가 방북했는지까지 알고 있다고 한다.
[이지영/2020년 탈북 : "이선희 가수라든지 윤도현 가수. 이런 분들은 제가 너무 좋아하던 분들이라 재밌게 봤고요. 카라나 소녀시대가 왔으면 더 좋았을 걸 그런 아쉬움이 남았어요."]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한의 반사회주의 척결 움직임은 한층 강화됐다.
지난해 12월엔 반동사상문화배격법도 전격 채택했다.
[조선중앙TV/2020년 12월 : "우리의 문화를 굳건히 수호함으로써 사상진지, 혁명진지, 계급진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서 반드시 지켜야 할 준칙들을 규제했습니다."]
법안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류 등 외부 문화를 유포시킬 때 최대 사형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 세대를 겨냥한 법 제정이라는 분석이다.
[정은미/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그동안 청년 세대들은 단속이 있었지만 그래도 암암리에 외부 세계의 문화콘텐츠를 접하고 공유하기도 했거든요. 근데 이런 것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 형사적으로 단속하는 거죠."]
북한은 다음 달 최고인민회의에서‘청년교양보장법’ 채택을 논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청년 세대들의 사상통제 고삐를 더욱 바짝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홍 민/통일연구원 연구위원 : "이들을 좀 더 교양시키기 위해서 기존의 작동하던 사회단체를 통한 청년동맹을 통한 학습, 군사훈련, 농촌지원활동 이런 걸 좀 더 강화해서 엄격하게 하겠다는 이런 취지로 이 내용이 담겨질 가능성이 크다..."]
북한 당국은 청년들을 통제하지 못할 때 김정은 위원장 정권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탈북민 조사에 따르면 북한에 있을 때 자본주의를 선호했다는 응답이 67%에 달했다.
[이지영/2020년 탈북 : "나라가 떼먹으면 떼먹었지, 돌려줄 생각을 안 한다는 걸 사람들이 알잖아요. 우리는 왜. 뭐가 모자라서 이렇게 살지? 나는 왜 이 땅에 태어났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어느 한순간에 생각이 바뀌어요. (남한으로) 가자. 이렇게 살 바에 차라리 가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자 이런 생각이 들어요."]
기성세대에 비해 충성심이 약하고 외부 문화를 동경하는 북한의 청년 세대들.
북한 당국의 사상 교양만으로는 청년 세대 결속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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