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플러스] 미디어 소비자 여러분 건강하십니까?

입력 2021.08.29 (23:19) 수정 2021.08.2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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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MC: 김솔희 KBS 아나운서

김솔희: 여러분, 혹시 먹방 자주 보시나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은 물론 외식도 불편해지면서 일명 `쿡방'이나 `먹방' 같은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리만족으로 즐기는 음식 프로그램이나 의학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미디어의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이 우리의 건강 습관에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실까요? 미디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유현재: 안녕하십니까?

김솔희: <질문하는 기자들 Q>의 고정 패널로 항상 함께해 주셨는데 오늘은 또 이렇게 특별히 강연을 준비하셨네요?

유현재: 패널이 체질인 것 같습니다. 훨씬 편했고요. 아무튼 ‘미디어랑 건강이랑 뭐야?’ 이렇게 하실 텐데 오늘 최선을 다해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솔희: 평소 입담만큼 재미있는 강연 기대하겠습니다. 잘 듣겠습니다.

유현재: 안녕하십니까?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유현재라고 합니다. 여러분, 건강 어떠세요? 위드 코로나 시대라고 하는데 건강 잘 챙기셔야 합니다. 여러분 개인이나 사회 구성원에 있어서 건강을 결정짓는 요인들, 주요 요인들은 뭐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직접적인 요인을 찾아보면 예를 들면 유전적인 요인이라든가 질병, 아니면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느냐, 그다음에 의료, 보건, 간호 아마 이 영역이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드릴 `미디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디어 관련돼서 굉장히 접근성이 높고요.

그리고 미디어 콘텐츠가 개인의 삶이나 아니면 행동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연구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소셜러닝 시어리 앨버트 반드라 교수님이 계십니다. 그 교수님께서 대표적으로 좀 유명한 실험이 하나 있었는데 `보보돌 실험'이라고 오뚝이 인형 실험인데 어른들이 그 아이들에게 오뚝이를 놓고 조금 폭력적인 장면을 노출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다른 그룹에 있는 어린이들한테는 별로 그런 모습들을 안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노는지 트래킹을 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까 폭력 장면에 노출됐던 어린이들이 오뚝이 인형을 가만히 놔두지 않은 거예요. 막 총도 겨누고요...

그런데 그 이론이, 사회학습 이론이 사실 국내외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규제를 이야기한다거나 정책을 이야기할 때 굉장히 중요한 이론적 배경으로 활용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서 술이라든가 그다음에 담배라든가 이런 것들의 광고, 아니면 패스트푸드 광고, 이게 어떤 미디어는 되고 어떤 미디어는 안 되고 혹은 어떤 시간은 되고 어떤 시간은 안 되고, 이런 걸 이용할 때 유용한 이론적 배경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굉장히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미디어가 여러분 건강에 어쩌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라는 현상들, 제가 세 가지만 오늘 좀 뽑아서 여러분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 제가 이렇게 제목을 좀 붙여봤습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연예인에게?'
여러분, `진료는 의사에게 혹은 약은 약사에게' 이 슬로건 들어보셨나요?

여러분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각종 약 광고 한번 떠올려보십시오. 연예인, 굉장히 유명한 연예인이 등장하는 거 좀 못 느끼시겠어요? 생각 안 나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여기부터 갑니다.

"두통, 치통, 생리통에", "침침하다 싶을 때 넣습니다. 눈 건강에", "꼭꼭 씹는 행복, 잇몸 건강에", 이쪽으로 누르면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여러분 조금 떠올리실 거예요.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있느냐,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연예인들은 돈을 받고 고용된 사람들이잖아요. 전문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연예인들이 예를 들어서 그냥 사용자로 이렇게 연기를 하면 괜찮은데 전문가처럼 그래프도 설명하고요. 과학적 팩트도 설명합니다.

외국에도 사실 약 광고에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 빈도가 미미하고요. 대부분 무명 배우가 나와서 `ACTING(액팅)'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연기한다는 거죠. 그다음에 과학적 팩트는 따로 전달하고 그다음에 마지막에 뭐라고 하느냐 하면 "약사·의사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하고 끝납니다.

이게 여러분이 유명 연예인이 뭔가 창조하는 이미지라든가 카피라든가 이런 거 생각하시면 이런 부작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약국에 갑니다. 고도로 훈련된 약사라는 분이 계세요. 그런데 그분한테 저는 여기가 아픈데 추천해 주세요.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그래요? 약국 문 열면서 뭐 뭐 주세요, 광고에 나온 뭐 주세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약사 선생님이 얼마나 허탈하시겠어요? 이게 어떤 장면이냐 하면 결정적으로 유명세, 그리고 대중성으로 여러분 건강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장면'이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현상은 제가 이렇게 이름을 붙여봤어요. `안 아파도 사고 안 고파도 먹고'.

여러분, 제가 여기에 있지만, 여러분 가정의 상황을 한번 맞혀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지금 거실에 계시죠? 거실에서 식탁을 한번 쳐다보십시오. 플라스틱 재질 혹은 대나무 재질로 이만한 바구니 있다 없다?
있죠? 그리고 그 안에 뭐 있습니까? 약이 있고요. 그다음에 건강 기능 식품이 있고 그다음에 건강 보조 식품이 있고 즙, 즙들 이렇게 많이 있죠? 이게 우리가 `3대 망각세트'라고 합니다. 언제 샀는지 모르고 어떻게 샀는지 모르고 어디에 먹는지 모릅니다. 당신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 저희 집이 그렇습니다.

여러분, 이걸 뭐라고 하느냐면 없던 니즈를 만들고 박탈감을 만드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제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30분 전까지는 여러분 어디 아픈 데도 없었어요. 그리고 그 제품에 대해서도 필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 제품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홈쇼핑 앞에 앉아서 한 5분, 마법의 5분이라고 하죠. 그 현란한 쇼호스트들이 이야기하는 거 듣고 나면 어떤 마음이 듭니까? `나 저거 사야겠어, 없으면 허전해.' 없던 니즈(needs)가 들어온 거예요.

그리고 박탈감 그리고 허탈함. 갑자기 `내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데 저걸 포기해야 해? 저걸 사면 나는 행복해!' 이런 마음이 드는 겁니다.

그다음에 맛집 프로그램. 그거 하면 강력한 유혹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원래는) 대충 먹으려고 계획했어요. 그런데 그사이에 먹방을 보거나 광고를 보거나 광고에 `시즐감'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굉장히 맛있는 걸 통닭 아사삭 소리 나는 거 있습니다. 그러면 갑자기 스멀스멀합니다. 먹방 노출과 함께 니즈도 욕구도 `뿜뿜'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폭풍 검색하시고 생각보다 많이 주문하시고 생각보다 많이 드시고 이게 욕망의 굴레예요. 다이어트의 무한 궤도입니다. 저도 똑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탐구하는 연구는 사실 굉장히 많습니다. 사실 그중 하나, 제 박사 논문도 있습니다. 제 박사 논문은 어린이가 패스트푸드 광고나 아니면 먹방 같은 음식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습니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첫 번째, 예상하셨겠습니다만 몸무게가 변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체형이 변했습니다. 혈액형은 똑같은데 체형은 O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식생활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고열량·고칼로리 식품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굉장히 재미있다'라고 생각을 해서 조금 추가적인 연구를 제가 좀 했습니다. 어린이들이 미디어 콘텐츠와 관련해서 뭔가 소비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부모님들이 시간을 내서 그 콘텐츠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주면 미디어가 어린이에게 뭔가 건강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걸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더라. 아이들의 건강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기회 좋지 않습니까? 오늘 이 프로그램 보시고 한번 불러서 이야기해 보세요. 저 사람, 미디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너는 먹방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하니? 너의 의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렴. 이렇게 이야기하면 생각보다 굉장히 큰 영향이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가짜 뉴스. 우리는 왜 가짜 뉴스에 이렇게 속을까? 라는 이야기를 조금 드리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좀 말씀을 드리기 전에 이렇게 강의로 만난 것도 큰 인연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코로나를 이기는 굉장히 중요한 꿀팁을 방출해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셨습니까? 그러면 꿀팁 방출합니다!

[CG]
“소금물로 가글하면 코로나19 예방”
“마스크 쓰면 이산화탄소 중독 위험!”
“가습기에 바닷물·식염수 쓰면 코로나19 치료”
“통마늘 우려서 공복에 마시면 코로나 예방”
“햇빛 쬐면 코로나19 예방”
“자외선·손 건조기로 코로나 바이러스 살균”
→ 사실 아님!

여러분 어떠셨어요? 저 사람이 밤중에 농담한다고 웃으셨죠? 그런데 대부분 그 웃음이 비웃음이었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누군가는 (이런 내용을) 강하게 믿으셨고요. 그리고 누군가는 퍼뜨리셨고요. 그리고 누군가는 주변에 어떤 분이 못 믿는다고 이야기했을 때 화내셨습니다.

정말 어이없지 않습니까? 이런 어이없는 현상들을 조금 어려운 말로 하면 `인포데믹스(infodemics·정보 전염병)'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참 무섭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런 가짜 뉴스에 혹할까?

첫 번째는 우리가 너무 힘듭니다.

코로나가,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겁니다. 거리 두기 저 지금도 촬영하는데 사방에 아무도 없습니다. 저 외롭습니다.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거리 두기를 하는 게 어렵습니다. 이렇게 다 약해지고 마음도 약해지고 몸도 약해지고 이러면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습니까? 이때 가짜 뉴스는 치고 들어옵니다. 왜 그러냐 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했을 때 `정보 면역력'까지 약해집니다.

두 번째, 왜 우리가 그렇게 속을까?

가짜 뉴스는 참 영악해서요. 굉장히 얇은 연관 고리가 있을 때 훅 치고 들어옵니다. 제가 소금물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소금물이 어떤 상징이었습니까? 역사적으로 아주 최소한의 위생, 그리고 최소한의 살균, 이런 것으로 쓰였죠. 그러니까 어디 나갔다 들어오면 목이 칼칼하다 그러면 소금물로 헹구기도 하고 그랬지 않습니까? 그 얕은 연관 고리. 우리가 정보의 면역력이 낮을 때 소금, 살균, 오케이. 그러면 코로나까지 잡아주면 고맙다...이거는 바람이에요. 과학과 망상은 다릅니다. 그렇죠? 우리가 엄밀해야 하는 거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 부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가짜 뉴스와 관련해서 우리가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미디어를 잡식하십시오. 우리가 잡식 동물 아닙니까? 그런데 미디어는 잡식 안 하세요? 예전에 리모컨으로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셨고 그다음에 신문을 보실 때도 1면에서 마지막 면까지 별로 내키지 않아도 다 보셨습니다. 오늘의 운세까지 다 보셔서, 그렇죠? 그러니까 뭔가 다양한 목소리를 귀에 담으실 수 있었는데 최근에 어떻습니까?

그 알고리즘에 의해서 보고 싶은 거 보고, 믿고 싶은 거 믿고, 본 거 보고 또 보고, `유현재 고객님을 위한 추천입니다' 이렇게 계속 미디어 생활을 하시면 어떻게 되느냐? 확증편향이 발생합니다. 이 현상은 굉장히 무섭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짜 뉴스가 정말 좋아하는 먹잇감이 되는 겁니다.

여러분 백신은 누가 만듭니까? 과학자가 만들죠. 그런데 가짜 뉴스를 만드는 백신은 소비자인 여러분이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가 백신은 최초로 못 만들었습니다만 가짜 뉴스와 관련된 최초 백신은 우리나라에서 나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건강, 먹고 사는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디어에 당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주체적인 정보 소비자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강의 들어주신 분들, 그냥 100세 시대가 아니라 아주 건강한 100세 시대로 사시기를 제가 기원드리겠습니다. 오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김솔희: 유 교수님 강연 잘 들었습니다.

유현재: 감사합니다.

김솔희: 미디어 생태계가 정화되는 그 날까지 <질문하는 기자들 Q>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위 글은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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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플러스] 미디어 소비자 여러분 건강하십니까?
    • 입력 2021-08-29 23:19:48
    • 수정2021-08-29 23:25:43
    질문하는 기자들Q
강연자: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 MC: 김솔희 KBS 아나운서

김솔희: 여러분, 혹시 먹방 자주 보시나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은 물론 외식도 불편해지면서 일명 `쿡방'이나 `먹방' 같은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대리만족으로 즐기는 음식 프로그램이나 의학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미디어의 건강 관련 프로그램들이 우리의 건강 습관에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실까요? 미디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의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유현재: 안녕하십니까?

김솔희: <질문하는 기자들 Q>의 고정 패널로 항상 함께해 주셨는데 오늘은 또 이렇게 특별히 강연을 준비하셨네요?

유현재: 패널이 체질인 것 같습니다. 훨씬 편했고요. 아무튼 ‘미디어랑 건강이랑 뭐야?’ 이렇게 하실 텐데 오늘 최선을 다해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솔희: 평소 입담만큼 재미있는 강연 기대하겠습니다. 잘 듣겠습니다.

유현재: 안녕하십니까?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유현재라고 합니다. 여러분, 건강 어떠세요? 위드 코로나 시대라고 하는데 건강 잘 챙기셔야 합니다. 여러분 개인이나 사회 구성원에 있어서 건강을 결정짓는 요인들, 주요 요인들은 뭐가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직접적인 요인을 찾아보면 예를 들면 유전적인 요인이라든가 질병, 아니면 건강검진을 제대로 받느냐, 그다음에 의료, 보건, 간호 아마 이 영역이 가장 중요한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말씀드릴 `미디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디어 관련돼서 굉장히 접근성이 높고요.

그리고 미디어 콘텐츠가 개인의 삶이나 아니면 행동에 굉장히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 것은 사실 굉장히 연구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소셜러닝 시어리 앨버트 반드라 교수님이 계십니다. 그 교수님께서 대표적으로 좀 유명한 실험이 하나 있었는데 `보보돌 실험'이라고 오뚝이 인형 실험인데 어른들이 그 아이들에게 오뚝이를 놓고 조금 폭력적인 장면을 노출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다른 그룹에 있는 어린이들한테는 별로 그런 모습들을 안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노는지 트래킹을 해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까 폭력 장면에 노출됐던 어린이들이 오뚝이 인형을 가만히 놔두지 않은 거예요. 막 총도 겨누고요...

그런데 그 이론이, 사회학습 이론이 사실 국내외에서 미디어와 관련된 규제를 이야기한다거나 정책을 이야기할 때 굉장히 중요한 이론적 배경으로 활용이 됐습니다.

예를 들어서 술이라든가 그다음에 담배라든가 이런 것들의 광고, 아니면 패스트푸드 광고, 이게 어떤 미디어는 되고 어떤 미디어는 안 되고 혹은 어떤 시간은 되고 어떤 시간은 안 되고, 이런 걸 이용할 때 유용한 이론적 배경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굉장히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미디어가 여러분 건강에 어쩌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라는 현상들, 제가 세 가지만 오늘 좀 뽑아서 여러분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 제가 이렇게 제목을 좀 붙여봤습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연예인에게?'
여러분, `진료는 의사에게 혹은 약은 약사에게' 이 슬로건 들어보셨나요?

여러분 느끼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각종 약 광고 한번 떠올려보십시오. 연예인, 굉장히 유명한 연예인이 등장하는 거 좀 못 느끼시겠어요? 생각 안 나시면 도와드리겠습니다. 여기부터 갑니다.

"두통, 치통, 생리통에", "침침하다 싶을 때 넣습니다. 눈 건강에", "꼭꼭 씹는 행복, 잇몸 건강에", 이쪽으로 누르면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

여러분 조금 떠올리실 거예요. 그런데 이게 왜 문제가 있느냐, 가만히 생각해 보면 연예인들은 돈을 받고 고용된 사람들이잖아요. 전문가가 아니지 않습니까? 연예인들이 예를 들어서 그냥 사용자로 이렇게 연기를 하면 괜찮은데 전문가처럼 그래프도 설명하고요. 과학적 팩트도 설명합니다.

외국에도 사실 약 광고에 연예인들이 등장하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 빈도가 미미하고요. 대부분 무명 배우가 나와서 `ACTING(액팅)'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연기한다는 거죠. 그다음에 과학적 팩트는 따로 전달하고 그다음에 마지막에 뭐라고 하느냐 하면 "약사·의사 전문가와 상의하세요." 하고 끝납니다.

이게 여러분이 유명 연예인이 뭔가 창조하는 이미지라든가 카피라든가 이런 거 생각하시면 이런 부작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약국에 갑니다. 고도로 훈련된 약사라는 분이 계세요. 그런데 그분한테 저는 여기가 아픈데 추천해 주세요.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뭐라고 그래요? 약국 문 열면서 뭐 뭐 주세요, 광고에 나온 뭐 주세요. 라고 이야기합니다. 약사 선생님이 얼마나 허탈하시겠어요? 이게 어떤 장면이냐 하면 결정적으로 유명세, 그리고 대중성으로 여러분 건강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장면'이라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두 번째 현상은 제가 이렇게 이름을 붙여봤어요. `안 아파도 사고 안 고파도 먹고'.

여러분, 제가 여기에 있지만, 여러분 가정의 상황을 한번 맞혀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지금 거실에 계시죠? 거실에서 식탁을 한번 쳐다보십시오. 플라스틱 재질 혹은 대나무 재질로 이만한 바구니 있다 없다?
있죠? 그리고 그 안에 뭐 있습니까? 약이 있고요. 그다음에 건강 기능 식품이 있고 그다음에 건강 보조 식품이 있고 즙, 즙들 이렇게 많이 있죠? 이게 우리가 `3대 망각세트'라고 합니다. 언제 샀는지 모르고 어떻게 샀는지 모르고 어디에 먹는지 모릅니다. 당신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 저희 집이 그렇습니다.

여러분, 이걸 뭐라고 하느냐면 없던 니즈를 만들고 박탈감을 만드는 전략이라고 합니다. 제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30분 전까지는 여러분 어디 아픈 데도 없었어요. 그리고 그 제품에 대해서도 필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 제품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홈쇼핑 앞에 앉아서 한 5분, 마법의 5분이라고 하죠. 그 현란한 쇼호스트들이 이야기하는 거 듣고 나면 어떤 마음이 듭니까? `나 저거 사야겠어, 없으면 허전해.' 없던 니즈(needs)가 들어온 거예요.

그리고 박탈감 그리고 허탈함. 갑자기 `내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데 저걸 포기해야 해? 저걸 사면 나는 행복해!' 이런 마음이 드는 겁니다.

그다음에 맛집 프로그램. 그거 하면 강력한 유혹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원래는) 대충 먹으려고 계획했어요. 그런데 그사이에 먹방을 보거나 광고를 보거나 광고에 `시즐감'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굉장히 맛있는 걸 통닭 아사삭 소리 나는 거 있습니다. 그러면 갑자기 스멀스멀합니다. 먹방 노출과 함께 니즈도 욕구도 `뿜뿜'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폭풍 검색하시고 생각보다 많이 주문하시고 생각보다 많이 드시고 이게 욕망의 굴레예요. 다이어트의 무한 궤도입니다. 저도 똑같습니다.

이런 것들을 탐구하는 연구는 사실 굉장히 많습니다. 사실 그중 하나, 제 박사 논문도 있습니다. 제 박사 논문은 어린이가 패스트푸드 광고나 아니면 먹방 같은 음식 관련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습니까?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첫 번째, 예상하셨겠습니다만 몸무게가 변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체형이 변했습니다. 혈액형은 똑같은데 체형은 O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식생활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고열량·고칼로리 식품을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굉장히 재미있다'라고 생각을 해서 조금 추가적인 연구를 제가 좀 했습니다. 어린이들이 미디어 콘텐츠와 관련해서 뭔가 소비하고 그렇지 않습니까? 그런데 부모님들이 시간을 내서 그 콘텐츠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해주면 미디어가 어린이에게 뭔가 건강과 관련해서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걸 상쇄시키는 역할을 하더라. 아이들의 건강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 기회 좋지 않습니까? 오늘 이 프로그램 보시고 한번 불러서 이야기해 보세요. 저 사람, 미디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너는 먹방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를 하니? 너의 의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렴. 이렇게 이야기하면 생각보다 굉장히 큰 영향이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가짜 뉴스. 우리는 왜 가짜 뉴스에 이렇게 속을까? 라는 이야기를 조금 드리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좀 말씀을 드리기 전에 이렇게 강의로 만난 것도 큰 인연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코로나를 이기는 굉장히 중요한 꿀팁을 방출해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 준비되셨습니까? 그러면 꿀팁 방출합니다!

[CG]
“소금물로 가글하면 코로나19 예방”
“마스크 쓰면 이산화탄소 중독 위험!”
“가습기에 바닷물·식염수 쓰면 코로나19 치료”
“통마늘 우려서 공복에 마시면 코로나 예방”
“햇빛 쬐면 코로나19 예방”
“자외선·손 건조기로 코로나 바이러스 살균”
→ 사실 아님!

여러분 어떠셨어요? 저 사람이 밤중에 농담한다고 웃으셨죠? 그런데 대부분 그 웃음이 비웃음이었다는 걸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놀라지 마십시오. 누군가는 (이런 내용을) 강하게 믿으셨고요. 그리고 누군가는 퍼뜨리셨고요. 그리고 누군가는 주변에 어떤 분이 못 믿는다고 이야기했을 때 화내셨습니다.

정말 어이없지 않습니까? 이런 어이없는 현상들을 조금 어려운 말로 하면 `인포데믹스(infodemics·정보 전염병)'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참 무섭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이런 가짜 뉴스에 혹할까?

첫 번째는 우리가 너무 힘듭니다.

코로나가, 지긋지긋한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겁니다. 거리 두기 저 지금도 촬영하는데 사방에 아무도 없습니다. 저 외롭습니다. 이렇게 사람들 사이에서 거리 두기를 하는 게 어렵습니다. 이렇게 다 약해지고 마음도 약해지고 몸도 약해지고 이러면 면역력이 약해지지 않습니까? 이때 가짜 뉴스는 치고 들어옵니다. 왜 그러냐 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했을 때 `정보 면역력'까지 약해집니다.

두 번째, 왜 우리가 그렇게 속을까?

가짜 뉴스는 참 영악해서요. 굉장히 얇은 연관 고리가 있을 때 훅 치고 들어옵니다. 제가 소금물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소금물이 어떤 상징이었습니까? 역사적으로 아주 최소한의 위생, 그리고 최소한의 살균, 이런 것으로 쓰였죠. 그러니까 어디 나갔다 들어오면 목이 칼칼하다 그러면 소금물로 헹구기도 하고 그랬지 않습니까? 그 얕은 연관 고리. 우리가 정보의 면역력이 낮을 때 소금, 살균, 오케이. 그러면 코로나까지 잡아주면 고맙다...이거는 바람이에요. 과학과 망상은 다릅니다. 그렇죠? 우리가 엄밀해야 하는 거죠.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그 부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가짜 뉴스와 관련해서 우리가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립니다. 미디어를 잡식하십시오. 우리가 잡식 동물 아닙니까? 그런데 미디어는 잡식 안 하세요? 예전에 리모컨으로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셨고 그다음에 신문을 보실 때도 1면에서 마지막 면까지 별로 내키지 않아도 다 보셨습니다. 오늘의 운세까지 다 보셔서, 그렇죠? 그러니까 뭔가 다양한 목소리를 귀에 담으실 수 있었는데 최근에 어떻습니까?

그 알고리즘에 의해서 보고 싶은 거 보고, 믿고 싶은 거 믿고, 본 거 보고 또 보고, `유현재 고객님을 위한 추천입니다' 이렇게 계속 미디어 생활을 하시면 어떻게 되느냐? 확증편향이 발생합니다. 이 현상은 굉장히 무섭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짜 뉴스가 정말 좋아하는 먹잇감이 되는 겁니다.

여러분 백신은 누가 만듭니까? 과학자가 만들죠. 그런데 가짜 뉴스를 만드는 백신은 소비자인 여러분이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가 백신은 최초로 못 만들었습니다만 가짜 뉴스와 관련된 최초 백신은 우리나라에서 나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건강, 먹고 사는 문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디어에 당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주체적인 정보 소비자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강의 들어주신 분들, 그냥 100세 시대가 아니라 아주 건강한 100세 시대로 사시기를 제가 기원드리겠습니다. 오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김솔희: 유 교수님 강연 잘 들었습니다.

유현재: 감사합니다.

김솔희: 미디어 생태계가 정화되는 그 날까지 <질문하는 기자들 Q>의 질문은 계속됩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일요일 밤 10시 35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위 글은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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