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낚싯줄에 덜렁거리는 산호초…폐어구에 신음하는 제주 바다

입력 2021.08.30 (08:08) 수정 2021.08.3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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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 앞바다는 형형색색의 연산호가 군락을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뽐내는데요.

최근 제주의 자랑이던 연산호 군락이 버려진 폐어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 산호들이 넘실대는 함덕해수욕장 인근 바닷속.

연산호 군락 주변으로 거대한 폐그물이 너른 암반을 뒤덮고 있습니다.

연산호와 해초가 그물 더미에 뒤엉켜 있고, 주변에도 버려진 폐그물이 썩지도 않은 채 가라앉아 있습니다.

제주시 차귀도 주변 바닷속.

분홍빛이 감도는 산호 군락이 자태를 뽐냅니다.

하지만 산호초 너머로 가느다란 낚싯줄이 끝없이 이어지고, 해양쓰레기를 따라가 보니 뜯겨나간 산호초가 마치 미끼처럼 내걸려, 덜렁거립니다.

[김건태/수중촬영감독 : "(낚싯줄이나 폐어구 때문에) 산호들이 일단 많이 훼손돼 있고요. 폐그물에 살아있는 고기들이 걸렸을 때, 빠져나올 수가 없으니, 물속에서 고기가 죽어 있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멸종위기 해양동물이 폐어구에 걸리거나, 이러한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했다가 폐사하는 등, 바다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입니다.

인하대 연구팀이 최근 제주해역 일대를 잠수 조사한 결과, 수거된 바다 쓰레기의 절반 가까이가 낚싯줄과 가짜 미끼 등이었습니다.

[김태원/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 "(인간이 혜택을 누리려면) 생태계가 건강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생태계 전체가, 바닷속에 버려진 수많은 쓰레기 때문에 굉장히 황폐해지는 게 문제라는 거죠."]

제주 바닷속에 시나브로 쌓여가는 폐어구가 소중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수중촬영: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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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낚싯줄에 덜렁거리는 산호초…폐어구에 신음하는 제주 바다
    • 입력 2021-08-30 08:08:10
    • 수정2021-08-30 08:19:20
    뉴스광장(제주)
[앵커]

제주 앞바다는 형형색색의 연산호가 군락을 이루면서 아름다운 풍광을 뽐내는데요.

최근 제주의 자랑이던 연산호 군락이 버려진 폐어구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형형색색 산호들이 넘실대는 함덕해수욕장 인근 바닷속.

연산호 군락 주변으로 거대한 폐그물이 너른 암반을 뒤덮고 있습니다.

연산호와 해초가 그물 더미에 뒤엉켜 있고, 주변에도 버려진 폐그물이 썩지도 않은 채 가라앉아 있습니다.

제주시 차귀도 주변 바닷속.

분홍빛이 감도는 산호 군락이 자태를 뽐냅니다.

하지만 산호초 너머로 가느다란 낚싯줄이 끝없이 이어지고, 해양쓰레기를 따라가 보니 뜯겨나간 산호초가 마치 미끼처럼 내걸려, 덜렁거립니다.

[김건태/수중촬영감독 : "(낚싯줄이나 폐어구 때문에) 산호들이 일단 많이 훼손돼 있고요. 폐그물에 살아있는 고기들이 걸렸을 때, 빠져나올 수가 없으니, 물속에서 고기가 죽어 있는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멸종위기 해양동물이 폐어구에 걸리거나, 이러한 쓰레기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했다가 폐사하는 등, 바다 쓰레기는 해양 생태계에 치명적입니다.

인하대 연구팀이 최근 제주해역 일대를 잠수 조사한 결과, 수거된 바다 쓰레기의 절반 가까이가 낚싯줄과 가짜 미끼 등이었습니다.

[김태원/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 : "(인간이 혜택을 누리려면) 생태계가 건강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생태계 전체가, 바닷속에 버려진 수많은 쓰레기 때문에 굉장히 황폐해지는 게 문제라는 거죠."]

제주 바닷속에 시나브로 쌓여가는 폐어구가 소중한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수중촬영: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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