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대학]④ ‘인재 양성’ 위해 기업과 손잡은 공유대학…“커리큘럼도 공동 개발”

입력 2021.08.31 (19:18) 수정 2021.08.3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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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유대학의 성공조건을 찾는 기획 보도입니다.

공유대학의 가장 큰 목적은 경남에서 일할 인재를 이곳 경남에서 직접 키우자는 겁니다.

역량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선, 대학과 기업의 긴밀할 연계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창원에 건립된 LG전자 R&D센터입니다.

경상국립대학교에서 반도체 공학을 전공한 백진화 씨.

지역혁신플랫폼이 주관한 인턴십을 거쳐, 지난해 쿠킹제어개발팀 연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백진화/LG전자 쿠킹제어개발팀 연구원 : “거주하는 곳이 경남 안이다 보니까 지역적으로 멀리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경남 안에 대기업이라고 하는 LG에 입사하게 되었던 것이 되게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경상남도와 17개 대학, 49개 지역 혁신기관이 결집해 만든 경남 지역혁신플랫폼.

지난해 8월 출범 뒤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이 LG전자 채용연계형 인턴십입니다.

5개 대학 추천을 받은 20명이 인턴으로 뽑혔고, 12명은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도 볼보를 포함해, 삼현과 신성델타테크 등 경남 굴지의 중견기업들과 인턴십이 진행 중입니다.

[이은진/경남울산 지역혁신플랫폼 센터장 : "지역의 큰 기업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큰 기업들, 거기에 취업할 수 있다고 하면 지역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하고 지역에 남아서 공부를 열심히 할 거라고 보는 거죠."]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3D 소프트웨어 기업인 다쏘시스템.

지난 7월 창원에 영남본부를 개소했습니다.

지역혁신플랫폼과 공동으로, 경남지역 대학생들에게 '3D 플랫폼 교육'을 제공합니다.

[문귀동/다쏘시스템 영남사업본부장 : "창원이 제조업의 메카잖아요. 창원지역에서 제조업의 혁신,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젊은 인재 양성을 배출하는 데 지원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쏘의 강의를 포함해, 지역혁신플랫폼이 운영 중인 비교과 프로그램은 모두 11개입니다.

C언어와 자바 중심의 대학 정규 과정에서는 배우기 힘든 '파이썬 프로그래밍'에서부터, 메타 버스의 원천 기술이 되는 '유니티' 제작과 애플 기반 앱 개발자 과정까지 실무형 인재를 원하는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한 강의들입니다.

[정시훈/창원대 정보통신공학과 :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뛰어들 수 있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직접 배우면서 현장에서 일을 뛰기 전에 미리 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핵심 사업인 '울산경남 공유대학'에서는 기업들과의 연계가 더 확대됩니다.

개강을 앞둔 대학 강의실, 동영상 강의 제작이 한창입니다.

공유대학 스마트제조 ICT 전공 교과목 가운데 하나인 '고급 프로그래밍'입니다.

이 수업을 포함한 7개 과목이 'NHN 트랙'에 포함됐는데, 국내 굴지의 IT 기업인 NHN이 커리큘럼 개발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NHN트랙'을 이수한 학생들은 조만간 김해에 설립될 'NHN 아카데미'에서 심화 과정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NHN 트랙과 아카데미를 모두 수강한 학생은 별도 선발 과정을 거쳐 NHN에 채용됩니다.

[기정수/NHN 클라우드 사업 이사 : "NHN이나 다른 IT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육성될 수 있다는 계획에 따라 저희가 하는 사업이거든요. IT 업계에서 이뤄지는 기본적인 소양을 배울 수 있는 구조장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과 기업이 함께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김아람/공유대학 '스마트제조ICT' 교수 : "NHN에서 요구하는 기대사항, 각 커리큘럼에 이 정도는 포함되어야 한다는 사항이 있는데, 그 사항들과 교수님이 생각하는 사항이 좀 다르게 되면 부딪히게 되고…."]

주안점을 어디에 둘 것이냐를 놓고, 대학 교수진과 NHN 실무진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습니다.

[우윤정/NHN 기술전략팀 수석 : "(교수님들이) 경험이 없으시다보니, 이런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협의하는데 어려운 부분들이 있긴 했었고요. 그런 부분들은 저희가 자료를 제공한다던지 아니면 일부 과목은 실습, 교수님들이 경험하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실습은 저희가 제공한다던지 협의해서 정리한 상태입니다."]

경남울산 공유대학은 현대중공업과 두산공작기계, 포스텍, 삼성SDS 등 19개 대기업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현직 엔지니어가 실무 프로젝트를 강의하고,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는 형태입니다.

[이재선/공유대학 '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사업단' 단장 : “산업현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기업에 있는 관계자, 기업에 있는 전문가들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서로가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각자가 제공해서 훨씬 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고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 역량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과 손을 맞잡은 대학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의 요구에 발맞춰 정형화된 대학 교육의 울타리를 벗어난 변화와 혁신의 실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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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유대학]④ ‘인재 양성’ 위해 기업과 손잡은 공유대학…“커리큘럼도 공동 개발”
    • 입력 2021-08-31 19:18:40
    • 수정2021-08-31 20:14:24
    뉴스7(창원)
[앵커]

공유대학의 성공조건을 찾는 기획 보도입니다.

공유대학의 가장 큰 목적은 경남에서 일할 인재를 이곳 경남에서 직접 키우자는 겁니다.

역량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선, 대학과 기업의 긴밀할 연계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창원에 건립된 LG전자 R&D센터입니다.

경상국립대학교에서 반도체 공학을 전공한 백진화 씨.

지역혁신플랫폼이 주관한 인턴십을 거쳐, 지난해 쿠킹제어개발팀 연구원으로 입사했습니다.

[백진화/LG전자 쿠킹제어개발팀 연구원 : “거주하는 곳이 경남 안이다 보니까 지역적으로 멀리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경남 안에 대기업이라고 하는 LG에 입사하게 되었던 것이 되게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경상남도와 17개 대학, 49개 지역 혁신기관이 결집해 만든 경남 지역혁신플랫폼.

지난해 8월 출범 뒤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이 LG전자 채용연계형 인턴십입니다.

5개 대학 추천을 받은 20명이 인턴으로 뽑혔고, 12명은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습니다.

올해도 볼보를 포함해, 삼현과 신성델타테크 등 경남 굴지의 중견기업들과 인턴십이 진행 중입니다.

[이은진/경남울산 지역혁신플랫폼 센터장 : "지역의 큰 기업들,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큰 기업들, 거기에 취업할 수 있다고 하면 지역에서 어떤 희망을 발견하고 지역에 남아서 공부를 열심히 할 거라고 보는 거죠."]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3D 소프트웨어 기업인 다쏘시스템.

지난 7월 창원에 영남본부를 개소했습니다.

지역혁신플랫폼과 공동으로, 경남지역 대학생들에게 '3D 플랫폼 교육'을 제공합니다.

[문귀동/다쏘시스템 영남사업본부장 : "창원이 제조업의 메카잖아요. 창원지역에서 제조업의 혁신, 디지털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젊은 인재 양성을 배출하는 데 지원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다쏘의 강의를 포함해, 지역혁신플랫폼이 운영 중인 비교과 프로그램은 모두 11개입니다.

C언어와 자바 중심의 대학 정규 과정에서는 배우기 힘든 '파이썬 프로그래밍'에서부터, 메타 버스의 원천 기술이 되는 '유니티' 제작과 애플 기반 앱 개발자 과정까지 실무형 인재를 원하는 기업들의 요구를 반영한 강의들입니다.

[정시훈/창원대 정보통신공학과 :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뛰어들 수 있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직접 배우면서 현장에서 일을 뛰기 전에 미리 일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핵심 사업인 '울산경남 공유대학'에서는 기업들과의 연계가 더 확대됩니다.

개강을 앞둔 대학 강의실, 동영상 강의 제작이 한창입니다.

공유대학 스마트제조 ICT 전공 교과목 가운데 하나인 '고급 프로그래밍'입니다.

이 수업을 포함한 7개 과목이 'NHN 트랙'에 포함됐는데, 국내 굴지의 IT 기업인 NHN이 커리큘럼 개발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NHN트랙'을 이수한 학생들은 조만간 김해에 설립될 'NHN 아카데미'에서 심화 과정을 수강할 수 있습니다.

NHN 트랙과 아카데미를 모두 수강한 학생은 별도 선발 과정을 거쳐 NHN에 채용됩니다.

[기정수/NHN 클라우드 사업 이사 : "NHN이나 다른 IT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육성될 수 있다는 계획에 따라 저희가 하는 사업이거든요. IT 업계에서 이뤄지는 기본적인 소양을 배울 수 있는 구조장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과 기업이 함께 커리큘럼을 개발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김아람/공유대학 '스마트제조ICT' 교수 : "NHN에서 요구하는 기대사항, 각 커리큘럼에 이 정도는 포함되어야 한다는 사항이 있는데, 그 사항들과 교수님이 생각하는 사항이 좀 다르게 되면 부딪히게 되고…."]

주안점을 어디에 둘 것이냐를 놓고, 대학 교수진과 NHN 실무진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습니다.

[우윤정/NHN 기술전략팀 수석 : "(교수님들이) 경험이 없으시다보니, 이런것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협의하는데 어려운 부분들이 있긴 했었고요. 그런 부분들은 저희가 자료를 제공한다던지 아니면 일부 과목은 실습, 교수님들이 경험하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한 실습은 저희가 제공한다던지 협의해서 정리한 상태입니다."]

경남울산 공유대학은 현대중공업과 두산공작기계, 포스텍, 삼성SDS 등 19개 대기업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현직 엔지니어가 실무 프로젝트를 강의하고, 학생들이 현장 실습을 하는 형태입니다.

[이재선/공유대학 '스마트제조엔지니어링사업단' 단장 : “산업현장에서 발생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기업에 있는 관계자, 기업에 있는 전문가들이 더 많이 알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서로가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각자가 제공해서 훨씬 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고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 역량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과 손을 맞잡은 대학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의 요구에 발맞춰 정형화된 대학 교육의 울타리를 벗어난 변화와 혁신의 실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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