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국 대피 위해 테러 임박 카불공항 개방”

입력 2021.09.01 (06:32) 수정 2021.09.01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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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와 관련해 미군이 테러 가능성을 미리 파악했지만 영국군 철수를 위해 출입구를 폐쇄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영국 측은 이 같은 보도가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책임 전가라며 불편함을 드러냈습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국방부는 지난 26일 카불 공항 테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그런 정보를 알았지만 영국군 철수 작전을 위해 공항 출입문을 폐쇄하지 않았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국방부의 회의 내용과 군 관계자 인터뷰에 근거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오스틴 국방장관은 테러 발생 24시간 전에 10여 개 동맹국 국방장관들에게 카불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했습니다.

미군 지휘부는 이에 따라 카불 공항의 애비 게이트 폐쇄를 구체적으로 논의했지만 영국군이 공항 인근 호텔에서 영국인과 아프간 현지인들을 계속 대피시킬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두기로 했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회의 몇 시간 후에 테러가 발생했고 미군 13명을 포함해 약 17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번 보도가 나오자 영국 정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군이 출입구를 닫았다면 영국군은 이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토비아스 엘우드 하원 국방위원장은 이번 보도가 "도움이 안 되는 책임 전가"라고 우려했습니다.

[도미니크 라브/영국 외무장관 : "누군가 아프간에 남겨졌다는 사실이 한탄스럽습니다만 영국은 지난 4월 계획을 세운 뒤 17,000명의 국민과 아프간 직원들을 철수시켰습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아프간에는 아직 일부 영국인과 수백 명의 아프간인 협력직원이 남아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아프간에서의 군사개입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IS에 대한 직접 공습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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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영국 대피 위해 테러 임박 카불공항 개방”
    • 입력 2021-09-01 06:32:49
    • 수정2021-09-01 07: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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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카불 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와 관련해 미군이 테러 가능성을 미리 파악했지만 영국군 철수를 위해 출입구를 폐쇄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영국 측은 이 같은 보도가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책임 전가라며 불편함을 드러냈습니다.

파리 유원중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미국 국방부는 지난 26일 카불 공항 테러가 발생하기 전에 이미 그런 정보를 알았지만 영국군 철수 작전을 위해 공항 출입문을 폐쇄하지 않았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국방부의 회의 내용과 군 관계자 인터뷰에 근거해 보도한 내용입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 오스틴 국방장관은 테러 발생 24시간 전에 10여 개 동맹국 국방장관들에게 카불에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했습니다.

미군 지휘부는 이에 따라 카불 공항의 애비 게이트 폐쇄를 구체적으로 논의했지만 영국군이 공항 인근 호텔에서 영국인과 아프간 현지인들을 계속 대피시킬 수 있도록 출입문을 열어두기로 했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 회의 몇 시간 후에 테러가 발생했고 미군 13명을 포함해 약 170명이 사망했습니다.

이번 보도가 나오자 영국 정가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영국의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군이 출입구를 닫았다면 영국군은 이를 지지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토비아스 엘우드 하원 국방위원장은 이번 보도가 "도움이 안 되는 책임 전가"라고 우려했습니다.

[도미니크 라브/영국 외무장관 : "누군가 아프간에 남겨졌다는 사실이 한탄스럽습니다만 영국은 지난 4월 계획을 세운 뒤 17,000명의 국민과 아프간 직원들을 철수시켰습니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아프간에는 아직 일부 영국인과 수백 명의 아프간인 협력직원이 남아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영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아프간에서의 군사개입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IS에 대한 직접 공습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유원중입니다.

영상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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