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봐도 돼요?” 금팔찌 들고 줄행랑…당근마켓 고가품 피해 속출

입력 2021.09.01 (07:31) 수정 2021.09.0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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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네 주민과 직접 만나 중고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당근마켓 앱' 들어보셨죠.

생활용품 뿐 아니라 요즘은 고가의 상품이나 귀금속까지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난 피해도 덩달아 늘고 있어 주의하셔야겠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상가 앞을 지나갑니다.

4분 뒤,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달아납니다.

손목에는 이전에 없던 두꺼운 금팔찌를 차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을 통해 만난 판매자에게서 훔친 겁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엄청 빨랐어요. 빨리 좀 잡아달라고 도와달라고 막 소리를 지르셨어요."]

도난당한 팔찌는 순금 50돈, 시가 1,500만 원 상당의 고가품.

살 것처럼 속여 판매자를 만난 뒤 '팔찌를 한번 차봐도 되느냐'고 묻더니 그대로 들고 도망쳤습니다.

올해 5월에도 광주와 대전, 대구를 돌며 당근마켓 판매자에게서 순금 20돈 등을 훔친 3인조 강도가 검거됐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피해 공유 사이트에 접수된 당근마켓 피해 건수는 2018년 68건에서 지난해 5,290건으로 늘었습니다.

경찰이 집계한 사기 피해액도 2017년 175억 원에서 지난해 897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당근마켓은 실명이나 주민번호 없이 전화번호로 인증만 받아 가입합니다.

피해를 당해도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전화번호를 바꾸면 추적도 힘듭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플랫폼이 사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구조가 돼야하는데, 그런 것들이 좀 미흡하다고 보여지거든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보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업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과도한 정보 수집'이라며 수정을 권고해 개정 취지를 살리기는 어려워졌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 박장빈/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이근희/화면제공:전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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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봐도 돼요?” 금팔찌 들고 줄행랑…당근마켓 고가품 피해 속출
    • 입력 2021-09-01 07:31:19
    • 수정2021-09-01 07: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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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네 주민과 직접 만나 중고 물품을 사고 팔 수 있는 '당근마켓 앱' 들어보셨죠.

생활용품 뿐 아니라 요즘은 고가의 상품이나 귀금속까지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난 피해도 덩달아 늘고 있어 주의하셔야겠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상가 앞을 지나갑니다.

4분 뒤,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달아납니다.

손목에는 이전에 없던 두꺼운 금팔찌를 차고 있습니다.

당근마켓을 통해 만난 판매자에게서 훔친 겁니다.

[목격자/음성변조 : "엄청 빨랐어요. 빨리 좀 잡아달라고 도와달라고 막 소리를 지르셨어요."]

도난당한 팔찌는 순금 50돈, 시가 1,500만 원 상당의 고가품.

살 것처럼 속여 판매자를 만난 뒤 '팔찌를 한번 차봐도 되느냐'고 묻더니 그대로 들고 도망쳤습니다.

올해 5월에도 광주와 대전, 대구를 돌며 당근마켓 판매자에게서 순금 20돈 등을 훔친 3인조 강도가 검거됐습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피해 공유 사이트에 접수된 당근마켓 피해 건수는 2018년 68건에서 지난해 5,290건으로 늘었습니다.

경찰이 집계한 사기 피해액도 2017년 175억 원에서 지난해 897억 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당근마켓은 실명이나 주민번호 없이 전화번호로 인증만 받아 가입합니다.

피해를 당해도 상대가 누구인지 모르고, 전화번호를 바꾸면 추적도 힘듭니다.

[정지연/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 "플랫폼이 사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는 구조가 돼야하는데, 그런 것들이 좀 미흡하다고 보여지거든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보완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 중이지만, 업계의 반발이 거셉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과도한 정보 수집'이라며 수정을 권고해 개정 취지를 살리기는 어려워졌습니다.

KBS 뉴스 김소영입니다.

촬영기자:윤대민 박장빈/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이근희/화면제공:전남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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