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아프간인 3명 중 1명 끼니 걱정…아동 절반이 내년 영양실조”

입력 2021.09.0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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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공원에 무료 배포 식량을 받기 위해 모인 시민들 [출처 : AFP]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공원에 무료 배포 식량을 받기 위해 모인 시민들 [출처 : AFP]

8월 30일(현지시간) 11시 59분 미군이 철수하며 2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났습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통치 2기'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탈레반의 수도 카불 점령 이후 아프간 정부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20년간 구축됐던 사회질서도 뿌리째 흔들렸습니다. 물가 폭등, 행정 붕괴, 인권 후퇴 등이 현실화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극심한 가뭄까지 이어져 아프간 시민들은 먹을 것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가뭄으로 말라버린 땅가뭄으로 말라버린 땅

■ 인권 후퇴 우려에 기후변화로 식량 위기까지 '설상가상'

뉴욕타임스는 계속되는 전쟁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체 아프간인의 3분의 1가량이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정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며 주민들이 제때 농작물을 심을 수 없었던데다,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수확도 나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더위와 가뭄, 건강 관리 부족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프간 어린이 2백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의하면 현재 아프간 지역 곡물의 40%가 손실됐고, 밀 가격은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구호기관이 보유한 식량 재고도 9월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유엔은 2016년 보고서에서 "점점 빈번히 발생하는 심각한 가뭄과 홍수 등이 아프간 경제와 자급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정적인 정부와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는 기후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아프간을 운영해 나갈 탈레반에게도 위협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화면 출처 : AFP]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화면 출처 : AFP]

■ "5세 미만 아동 과반 영양실조 예상…국제사회 지원 필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간에 인도적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촉구했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어제(8월 31일) 성명을 내고 "아프간에서 깊어진 인도주의적, 경제적 위기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아프간에서 기본적 서비스가 완전히 붕괴할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아프간 인구의 거의 절반인 1,800만 명에게 생존을 위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고 아프간인 3명 중 1명은 끼니 걱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프간에서 5세 미만 어린이의 과반이 내년에 급성 영양실조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어느 때보다 아프간 어린이와 여성, 남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가 필요하다"며 "(유엔) 모든 회원국이 암흑의 시간에 도움이 필요한 아프간인들을 위해 최대한 지원한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앞으로 4개월에 걸쳐 아프간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엔이 다음 주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식량난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를 몰고올 아프간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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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사무총장 “아프간인 3명 중 1명 끼니 걱정…아동 절반이 내년 영양실조”
    • 입력 2021-09-01 11:37:53
    취재K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한 공원에 무료 배포 식량을 받기 위해 모인 시민들 [출처 : AFP]
8월 30일(현지시간) 11시 59분 미군이 철수하며 2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끝났습니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통치 2기'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습니다.

탈레반의 수도 카불 점령 이후 아프간 정부가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20년간 구축됐던 사회질서도 뿌리째 흔들렸습니다. 물가 폭등, 행정 붕괴, 인권 후퇴 등이 현실화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극심한 가뭄까지 이어져 아프간 시민들은 먹을 것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가뭄으로 말라버린 땅
■ 인권 후퇴 우려에 기후변화로 식량 위기까지 '설상가상'

뉴욕타임스는 계속되는 전쟁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전체 아프간인의 3분의 1가량이 위기 수준의 식량 불안정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하며 주민들이 제때 농작물을 심을 수 없었던데다, 가뭄의 영향으로 올해 수확도 나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더위와 가뭄, 건강 관리 부족 등의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프간 어린이 2백만 명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의하면 현재 아프간 지역 곡물의 40%가 손실됐고, 밀 가격은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구호기관이 보유한 식량 재고도 9월 말이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유엔은 2016년 보고서에서 "점점 빈번히 발생하는 심각한 가뭄과 홍수 등이 아프간 경제와 자급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경고했습니다.

안정적인 정부와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예측할 수 없는 기후는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가 아프간을 운영해 나갈 탈레반에게도 위협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화면 출처 : AFP]
■ "5세 미만 아동 과반 영양실조 예상…국제사회 지원 필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간에 인도적 재앙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촉구했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구테흐스 사무총장이 어제(8월 31일) 성명을 내고 "아프간에서 깊어진 인도주의적, 경제적 위기를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아프간에서 기본적 서비스가 완전히 붕괴할 상황에 놓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아프간 인구의 거의 절반인 1,800만 명에게 생존을 위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고 아프간인 3명 중 1명은 끼니 걱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프간에서 5세 미만 어린이의 과반이 내년에 급성 영양실조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어느 때보다 아프간 어린이와 여성, 남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가 필요하다"며 "(유엔) 모든 회원국이 암흑의 시간에 도움이 필요한 아프간인들을 위해 최대한 지원한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앞으로 4개월에 걸쳐 아프간에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유엔이 다음 주 관련 내용을 상세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식량난이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를 몰고올 아프간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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