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경영권 손뗀다” 쇼였나? 남양유업 매각 원점으로

입력 2021.09.02 (18:01) 수정 2021.09.02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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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 콕입니다.

전국에서 올라온 토실토실한 아기들.

["제 1회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 최종 결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70년대 먹고 살기 힘든 시절 포동포동 살이 오른 아기들을 보며 위안과 희망을 품었던 대회 '우량아 선발대회'입니다.

당시 행사를 후원했던 업체가 바로 남양유업입니다.

우승자에겐 1년치 분유와 상금이 선물로 주어졌고 분유 광고 모델의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 한 남양유업은 고 홍두영 창업주가 작고한 2010년 이후부터 끊임없는 잡음에 휘말려 왔습니다.

급기야 지난 4월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어설픈 언론플레이를 했다 사회적 뭇매를 맞고 이 회사 홍원식 회장은 자진 사퇴를 발표합니다.

[홍원식/남양유업 회장/지난 5월 :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대국민 사과를 한지 20여 일 만에, 사모펀드 한앤코에 오너 일가 지분을 3107억 원에 매각한다는 계약도 맺었습니다.

속전속결이었습니다.

그랬던 홍 회장이 돌연 회사를 팔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석 달여 만에 매각 계약을 뒤집은 것입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사전 약속을 지키지 않고 비밀 유지 사항도 위배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한앤코 측은 "홍 회장이 일방적으로 주총을 미루고 무리한 요구들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회사를 내놓은 쪽과 사려던 쪽이 소송으로 맞붙으면서 시비는 법정에서 판단하게 됐습니다.

업계서는 홍 회장이 위기를 모면하려고 회사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생각할수록 싸게 판 게 억울해 계약을 파기한 것 같다는 주장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3천백억 원이라는 주식 매각 가격이 말이 안 되는 '헐값 매각'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부텁니다.

수년간 40만 원을 밑돌던 남양유업 주가는 매각 소식이 호재로 여겨지며, 한때 81만 원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사퇴를 발표하고도 홍 회장은 상근 회장으로 사옥에 출근하며 올해 상반기에만 8억 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각 발표 바로 전날엔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해임된 장남을 임원으로 복직시켰습니다.

끝내 오너 자리를 지키든, 회사를 매각하든 그 이후의 결과는 대주주인 홍 회장 일가가 감당할 몫이겠죠.

하지만 반세기 넘게 남양유업과 관계를 맺고 일해온 낙농가와 대리점주, 묵묵히 일해온 직원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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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경영권 손뗀다” 쇼였나? 남양유업 매각 원점으로
    • 입력 2021-09-02 18:01:57
    • 수정2021-09-02 18:29:54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 콕입니다.

전국에서 올라온 토실토실한 아기들.

["제 1회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 최종 결선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70년대 먹고 살기 힘든 시절 포동포동 살이 오른 아기들을 보며 위안과 희망을 품었던 대회 '우량아 선발대회'입니다.

당시 행사를 후원했던 업체가 바로 남양유업입니다.

우승자에겐 1년치 분유와 상금이 선물로 주어졌고 분유 광고 모델의 기회를 주기도 했습니다.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 한 남양유업은 고 홍두영 창업주가 작고한 2010년 이후부터 끊임없는 잡음에 휘말려 왔습니다.

급기야 지난 4월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죽인다는 어설픈 언론플레이를 했다 사회적 뭇매를 맞고 이 회사 홍원식 회장은 자진 사퇴를 발표합니다.

[홍원식/남양유업 회장/지난 5월 :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대국민 사과를 한지 20여 일 만에, 사모펀드 한앤코에 오너 일가 지분을 3107억 원에 매각한다는 계약도 맺었습니다.

속전속결이었습니다.

그랬던 홍 회장이 돌연 회사를 팔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석 달여 만에 매각 계약을 뒤집은 것입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사전 약속을 지키지 않고 비밀 유지 사항도 위배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한앤코 측은 "홍 회장이 일방적으로 주총을 미루고 무리한 요구들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회사를 내놓은 쪽과 사려던 쪽이 소송으로 맞붙으면서 시비는 법정에서 판단하게 됐습니다.

업계서는 홍 회장이 위기를 모면하려고 회사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생각할수록 싸게 판 게 억울해 계약을 파기한 것 같다는 주장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3천백억 원이라는 주식 매각 가격이 말이 안 되는 '헐값 매각'이라는 이야기가 돌면서부텁니다.

수년간 40만 원을 밑돌던 남양유업 주가는 매각 소식이 호재로 여겨지며, 한때 81만 원 이상으로 치솟았습니다.

사퇴를 발표하고도 홍 회장은 상근 회장으로 사옥에 출근하며 올해 상반기에만 8억 원이 넘는 보수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매각 발표 바로 전날엔 회삿돈 유용 의혹으로 해임된 장남을 임원으로 복직시켰습니다.

끝내 오너 자리를 지키든, 회사를 매각하든 그 이후의 결과는 대주주인 홍 회장 일가가 감당할 몫이겠죠.

하지만 반세기 넘게 남양유업과 관계를 맺고 일해온 낙농가와 대리점주, 묵묵히 일해온 직원들의 피해는 어떻게 보상해야 할까.

지금까지 ET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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