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생존에 온정 잇따라…회복 후엔 어디로?

입력 2021.09.02 (19:45) 수정 2021.09.0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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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충북 청주에서 탯줄도 떼지 못한 채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가 기적처럼 구조됐던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온정의 손길 덕분에 지금까지 아기는 치료 과정을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롭니다.

엄마는 구속됐고 친모 가족도 양육을 거부한 걸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계속되는 영아 유기, 해법은 없는 걸까요?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탯줄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아기를 이 좁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67시간을 버텼습니다.

남아 있던 탯줄에서 영양분 공급받은 걸로 보인다는데요.

막 태어난 아기는 좁고 컴컴한 그곳을 세상의 전부라 여겼겠죠.

그리고 구조됐고, 현재는 병원이 아기가 아는 세상입니다.

그 작은 몸에 긁히고 베인 상처만 10곳 넘었다죠.

덥고 습해 피부 괴사도 일어났는데, 기적처럼 생존한 아기는 힘든 치료 과정 많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잘 이겨냈고요, 분유도 먹게 됐다죠.

온정 잇따르고 있습니다.

치료비에 보탬 주고 싶다며, 병원으로 후원 문의 쇄도하고 있고요,

[이명복/세종시 금남면 : "인명 존중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골 사람이라 큰 돈은 없어서 작은 성의지만…."]

전국의 엄마들도 울었습니다.

맘 카페에서 후원 운동 시작됐거든요.

[김선영/충북 청주 맘 카페 대표 : "더 빨리 앞장서야 하는 게 엄마라는 입장이다 보니까, 가만있을 수 없다라는 생각이…."]

한글을 막 뗀 6살 준수 군은 할아버지 통해 물티슈를 전했습니다.

아기야 건강하게 지내~ 한 자 한 자 소리내며 썼다죠.

그리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엔 이렇게 성금이 답지했는데요.

아기를 응원하는 메시지와 함껩니다.

당시 출동한 소방대원들도 친모를 구속한 경찰도 아기 돕기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엄마에겐 버려졌지만 세상은 아기를 온 마음 다해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젭니다.

당장 출생신고 해야 하는데, 엄마는 구속됐죠,

아빠는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청주시는 경찰의 친자확인 DNA 검사를 거쳐 친모 가족과 협의해 법원에 출생확인서 발급 신청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이게 나와야 출생신고 절차 진행된다죠.

주민등록번호 부여받고 아동수당, 양육수당 등을 받을 수 있다는데요.

퇴원 후도 걱정입니다.

아기는 일단 친모의 가족이 양육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라, 가정 위탁 또는 보호시설로 보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 극적으로 회생했지만, 아기의 삶 벌써부터 힘겨울 거 같아 안쓰럽기만 합니다.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갓 태어난 아기를 유기하는 사례는 최근 10년 동안 천 2백 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 눈에 띄게 급증했습니다.

2012년, 입양 절차 전 부모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도록 입양특례법이 개정됐거든요.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또 입양에 좀더 신중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는데, 이 법 때문에 영아 유기가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국회에선 보호출산제가 발의된 상탭니다.

친모가 입양 의사 밝히면 신원 밝히지 않고도 의료기관에서 출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태아의 생명을 지키고 출산부터 양육까지 정부가 책임지는 거라는 찬성 의견과 입양인의 뿌리는 어디서 찾냐,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한 상탭니다.

한편 신생아가 태어난 사실을 의료기관이 공공기관에 직접 알리는 출생통보제가 도입됩니다.

출생신고 누락으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건데요.

전문가들은 영아 유기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지만 미혼모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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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의 생존에 온정 잇따라…회복 후엔 어디로?
    • 입력 2021-09-02 19:45:47
    • 수정2021-09-02 20:01:27
    뉴스7(창원)
[앵커]

지난달 충북 청주에서 탯줄도 떼지 못한 채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아기가 기적처럼 구조됐던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온정의 손길 덕분에 지금까지 아기는 치료 과정을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앞으롭니다.

엄마는 구속됐고 친모 가족도 양육을 거부한 걸로 알려졌기 때문인데요,

계속되는 영아 유기, 해법은 없는 걸까요?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탯줄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아기를 이 좁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

67시간을 버텼습니다.

남아 있던 탯줄에서 영양분 공급받은 걸로 보인다는데요.

막 태어난 아기는 좁고 컴컴한 그곳을 세상의 전부라 여겼겠죠.

그리고 구조됐고, 현재는 병원이 아기가 아는 세상입니다.

그 작은 몸에 긁히고 베인 상처만 10곳 넘었다죠.

덥고 습해 피부 괴사도 일어났는데, 기적처럼 생존한 아기는 힘든 치료 과정 많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잘 이겨냈고요, 분유도 먹게 됐다죠.

온정 잇따르고 있습니다.

치료비에 보탬 주고 싶다며, 병원으로 후원 문의 쇄도하고 있고요,

[이명복/세종시 금남면 : "인명 존중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시골 사람이라 큰 돈은 없어서 작은 성의지만…."]

전국의 엄마들도 울었습니다.

맘 카페에서 후원 운동 시작됐거든요.

[김선영/충북 청주 맘 카페 대표 : "더 빨리 앞장서야 하는 게 엄마라는 입장이다 보니까, 가만있을 수 없다라는 생각이…."]

한글을 막 뗀 6살 준수 군은 할아버지 통해 물티슈를 전했습니다.

아기야 건강하게 지내~ 한 자 한 자 소리내며 썼다죠.

그리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계좌엔 이렇게 성금이 답지했는데요.

아기를 응원하는 메시지와 함껩니다.

당시 출동한 소방대원들도 친모를 구속한 경찰도 아기 돕기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엄마에겐 버려졌지만 세상은 아기를 온 마음 다해 품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가 문젭니다.

당장 출생신고 해야 하는데, 엄마는 구속됐죠,

아빠는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청주시는 경찰의 친자확인 DNA 검사를 거쳐 친모 가족과 협의해 법원에 출생확인서 발급 신청을 한다는 계획입니다.

이게 나와야 출생신고 절차 진행된다죠.

주민등록번호 부여받고 아동수당, 양육수당 등을 받을 수 있다는데요.

퇴원 후도 걱정입니다.

아기는 일단 친모의 가족이 양육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라, 가정 위탁 또는 보호시설로 보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버려졌다 극적으로 회생했지만, 아기의 삶 벌써부터 힘겨울 거 같아 안쓰럽기만 합니다.

출생신고조차 하지 않고 갓 태어난 아기를 유기하는 사례는 최근 10년 동안 천 2백 건 넘게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2013년 눈에 띄게 급증했습니다.

2012년, 입양 절차 전 부모의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도록 입양특례법이 개정됐거든요.

입양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또 입양에 좀더 신중하도록 하자는 취지였다는데, 이 법 때문에 영아 유기가 오히려 늘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국회에선 보호출산제가 발의된 상탭니다.

친모가 입양 의사 밝히면 신원 밝히지 않고도 의료기관에서 출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태아의 생명을 지키고 출산부터 양육까지 정부가 책임지는 거라는 찬성 의견과 입양인의 뿌리는 어디서 찾냐,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반대 입장이 팽팽한 상탭니다.

한편 신생아가 태어난 사실을 의료기관이 공공기관에 직접 알리는 출생통보제가 도입됩니다.

출생신고 누락으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건데요.

전문가들은 영아 유기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지만 미혼모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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