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노조 협상 타결… 남은 과제도 산더미

입력 2021.09.02 (23:35) 수정 2021.09.0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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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오늘 새벽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간호사 배치기준 등 인력 확보 방안과 공공의료 강화 방안이 합의문에 담겼습니다.

내용과 앞으로 과제 알아보겠습니다.

문화복지부 김도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합의문 내용 간단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간호인력 처우 개선 내용 보시면,

이달 안에 코로나19 중증도 별로 간호사 배치 기준을 마련하고 생명안전수당을 제도화해 내년부터 지급합니다.

근무 강도를 줄이기 위해 예측가능하고 규칙적인 교대근무제 등도 시행될 예정입니다.

[앵커]

간호사 처우 문제는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닌 고질적인 문제인데, 해결이 될까요?

[기자]

간호사 처우 문제는 우리 의료계의 인력 상황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간호사 1인당 환자 비율이 미국은 1대 5, 일본은 1대7 법으로 정해져있습니다.

우린 법이 없습니다.

불규칙적인 밤샘근무를 하며 한 사람이 최대한 많은 환자를 보도록 배치되다보니 신규 간호인력 중 1년 미만 간호사의 사직률이 42%나 됩니다.

의사 증원은 안 되고 간호사들은 그만두고, 인력이 부족하니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간호사의 대리처방, 시술 같은 불법 행위도 발생합니다.

일단 이번 합의문에 규칙적인 교대제 시행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처벌 강화 등이 들어갔습니다.

[앵커]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진전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기자]

네, 합의문 첫 항목이 '공공의료 강화'입니다.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공공병원을 더 짓는 겁니다.

의미있는 건, 시기와 장소를 정했습니다.

그동안 두루뭉술하게 '추진한다'고만 했던 부분들을 명확히했습니다.

"2024년까지 감염병 전문병원 권역별로 4개 설립, 여기다 2개를 더 추가하는데 내년까지 예산을 확보한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명시가 됐습니다.

공공병원도 처음으로 '2025년까지 20개 지역'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앵커]

병원을 짓고, 인력을 늘리려면 역시 돈이 문제겠죠?

[기자]

네, 공공의료라는게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라 갖다 쓰는 사업이잖아요.

즉, '예산 따오기'가 힘든 사업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정부가 감염병전문병원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가 시간만 보냈고요.

이번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26년까지 짓겠다고 하는데, 기획재정부가 설계비 등을 내년 예산안에서 제외하면서 설계도 착수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공공병원 확충도 어떤 돈으로 병원 짓고 사람을 뽑을 건지는 다시 논의를 해야 합니다.

이번 합의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협회와 소통하지 않고 의사인력 증원 등의 사항을 합의문에 포함한 행태에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노정간 타협은 이뤘지만 여러 이해당사자 간 의견 조율이 또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편집:박철식/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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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노조 협상 타결… 남은 과제도 산더미
    • 입력 2021-09-02 23:35:35
    • 수정2021-09-02 23: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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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오늘 새벽 극적으로 합의했습니다.

간호사 배치기준 등 인력 확보 방안과 공공의료 강화 방안이 합의문에 담겼습니다.

내용과 앞으로 과제 알아보겠습니다.

문화복지부 김도영 기자 나와있습니다.

우선 합의문 내용 간단히 살펴볼까요?

[기자]

네, 간호인력 처우 개선 내용 보시면,

이달 안에 코로나19 중증도 별로 간호사 배치 기준을 마련하고 생명안전수당을 제도화해 내년부터 지급합니다.

근무 강도를 줄이기 위해 예측가능하고 규칙적인 교대근무제 등도 시행될 예정입니다.

[앵커]

간호사 처우 문제는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닌 고질적인 문제인데, 해결이 될까요?

[기자]

간호사 처우 문제는 우리 의료계의 인력 상황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간호사 1인당 환자 비율이 미국은 1대 5, 일본은 1대7 법으로 정해져있습니다.

우린 법이 없습니다.

불규칙적인 밤샘근무를 하며 한 사람이 최대한 많은 환자를 보도록 배치되다보니 신규 간호인력 중 1년 미만 간호사의 사직률이 42%나 됩니다.

의사 증원은 안 되고 간호사들은 그만두고, 인력이 부족하니 현장에서 공공연하게 간호사의 대리처방, 시술 같은 불법 행위도 발생합니다.

일단 이번 합의문에 규칙적인 교대제 시행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무면허 의료행위 지시 처벌 강화 등이 들어갔습니다.

[앵커]

이번 합의에서 눈에 띄는 진전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기자]

네, 합의문 첫 항목이 '공공의료 강화'입니다.

감염병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공공병원을 더 짓는 겁니다.

의미있는 건, 시기와 장소를 정했습니다.

그동안 두루뭉술하게 '추진한다'고만 했던 부분들을 명확히했습니다.

"2024년까지 감염병 전문병원 권역별로 4개 설립, 여기다 2개를 더 추가하는데 내년까지 예산을 확보한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명시가 됐습니다.

공공병원도 처음으로 '2025년까지 20개 지역'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앵커]

병원을 짓고, 인력을 늘리려면 역시 돈이 문제겠죠?

[기자]

네, 공공의료라는게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라 갖다 쓰는 사업이잖아요.

즉, '예산 따오기'가 힘든 사업입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정부가 감염병전문병원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가 시간만 보냈고요.

이번엔 중앙감염병전문병원을 26년까지 짓겠다고 하는데, 기획재정부가 설계비 등을 내년 예산안에서 제외하면서 설계도 착수하지 못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공공병원 확충도 어떤 돈으로 병원 짓고 사람을 뽑을 건지는 다시 논의를 해야 합니다.

이번 합의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는 "의사협회와 소통하지 않고 의사인력 증원 등의 사항을 합의문에 포함한 행태에 유감과 분노를 표한다"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노정간 타협은 이뤘지만 여러 이해당사자 간 의견 조율이 또 걸림돌로 남아 있습니다.

영상편집:박철식/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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