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총선 앞두고 초재선도 돌아서”…물러난 스가, 후임은 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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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차기 총리, 누가 되나 - KBS 일본지국 연결
- "1년전 압도적 승리한 스가, 지지율 급락"
- "코로나19 관리 실패로 유권자 불만 고조"
- "총선 앞두고 당내 초재선도 돌아서"
- "후임에 고노 1위…기시다·이시바 각축"
- "누가 돼도 한일관계는 변화 어려워"
- "코로나 19 대응, 차기 총리 성패 가를 것"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7일(화) 14:0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김민지 기자
■ 인터뷰 : 박원기 KBS 도쿄특파원
신지혜> 지난 3일 스가 일본 총리가 퇴진을 선언했습니다. 취임이 2020년 9월 16일이었는데 딱 1년 만에 물러나게 된 겁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차기 총리는 누가 되는 건지, 도쿄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KBS 도쿄특파원 박원기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원기> 안녕하세요. 도쿄입니다.
신지혜> 일단 이것부터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왜 차기 총리 연임을 하지 않는다는 말로 해석되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이 좀 계세요.
박원기> 그 이유는 바로 일본이 의원 내각제이기 때문인데요. 집권당 총재가 국회 표결을 거쳐서 총리로 지명되고, 일왕의 임명 절차를 거쳐서 곧바로 내각을 발족하는 시스템입니다. 일단 자민당 총재 선거가 이달 29일 예정이거든요. 여기서 총재가 된 사람이 10월 초쯤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되고, 나중에 일왕 임명장을 받는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지혜> 총재 선거라는 게 우리로 치면 당 대표 선거인 거잖아요.
박원기> 그렇습니다. 네.
신지혜> 한국은 당 대표는 당에서 알아서 뽑고 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해 청문회를 거치는 건데. 일본은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다 보니까 이렇게 되는 거군요. 그런데 8월에도 당내에서 스가 연임 지지 발언이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 배경이 뭔가요?
박원기> 지난주 금요일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그 주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연임 의지를 강력히 보였었거든요. 갑작스런 불출마 배경으로는 일단 코로나19 확산을 꼽을 수가 있는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유권자 불만이 많이 쌓였죠. 그리고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정치적 영향력도 약해지면서 당내에서도 외면한 분위기가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가 있겠습니다.
신지혜> 네.
박원기> 스가 총리가 지난해 9월 취임했는데 당시 지지율이 70%에서 80%에 육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달 만에 50만 명 증가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사태를 맞았는데, 일부 여론 조사에는 30%도 안 나왔고요. 문제는 이제 곧 총선이라는 겁니다. 일본 국회의원은 우리와는 다르게 중의원과 참의원으로 나뉘는데 이번은 4년 임기 중의원 선거입니다. 만약 스가가 계속 총선을 지휘하게 되면 선거가 어떻게 되겠느냐.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과반? 어렵다. 이런 어두운 전망이 계속 나왔거든요. 지역구 기반이 약한 초재선 의원들이 '이러다가 또 금뱃지 못 달 수도 있겠는데' 이런 위기감이 생기면서. '아, 스가 총리. 미안한데 그만하시죠' 이런 여론이 확산된 거죠.
신지혜> 네.
박원기> 실제 스가 총리 취임 이후 크고 작은 선거가 여덟 차례 있었는데 한 번도 이기지 못했어요. 스가 총리가 이런 상황에서 1년 전 자기를 총리로 만든 니카이 간사장 교체하겠다, 각료들도 바꾸겠다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는데 '곧 나갈 사람이 인사는 무슨 인사냐'는 반발이 당내에서 터져 나오면서, 결국 이도저도 안 되는 바람에 미련 없이 자리를 던진 게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지혜> 불출마 선언에 대한 자민당 내 반응, 또 일본 여론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원기> 스가 총리가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니까 잠잠하던 정치인과 주요 파벌 인사들 움직임이 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차기 총리에 따라서 개인이나 파벌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당내 이합집산도 가속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고. 새 총리가 나오면 변화가 있을까 기대해서 그런지, 스가 입장에서는 좀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불출마 발표 이후에 자민당 지지율이 올랐어요. 그리고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불출마 발표 당일 니케이 평균 주가가 두 달 만에 장중 29,000선을 회복하는 현상도 나왔습니다.
신지혜> 이제 관심은 누가 차기 총재가 될 것인가입니다. 후보군부터 봐야겠는데요, 다섯 명입니다.

박원기> 일단 전격적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입니다. 귀에 익숙한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 때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한국 외교장관이 윤병세 장관이었고 일본 측 장관이 기시다 외무상이었어요. 1년 전,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될 때에도 출마했는데 그때 2위를 했습니다. 그 다음 고노다로 행정개혁담당상. 고노담화 얘기 들어보셨죠?
신지혜> 기억하죠. 그 고노 장관의 아들이라고 들었거든요.
박원기> 그렇죠.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아들인데요. 지금은 행정개혁담당상을 하고있는데 거기에 백신접종 담당상이란 것도 하고 있어요. 일본의 백신 접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고노 담당상도 지금 출마 의향을 밝힌 상태에서 각 파벌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신지혜> 그렇군요. 지금 기시다, 고노까지 봤고요. 또 얼굴이 익숙한 사람이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같아요.
박원기> 그렇습니다. 네. 이시바 전 간사장 같은 경우에 이제 그 자민당 총재 선거에 네 번 출마를 했어요. 이번에 나오게 되면 다섯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시바는 차기 총리 적합도를 묻는 주요 여론 조사에서 항상 1위를 많이 했습니다. 대중적 인기는 나쁘지 않은데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돼야 이제 총리를 할 수 있는 거라서.
신지혜> 민심과 당심이 조금 다른 거네요.
박원기> 그렇죠. 일본 정치 특성이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좀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신지혜> 여성 후보군도 두 명인데,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 노다 간사장 대행입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아베 키즈'라는 보도가 있더라고요.
박원기> 아베 총리의 정치 노선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고 아사이 신문도 평가를 했는데요. 일본은 정치 역사상 여성 총리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워낙 아베와 길을 같이 하는, 강한 우파적 성향 때문에 중도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심지어 여성 정치인인데 과거 발언 중에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에 비유한 발언을 한 적도 있고요.
신지혜> 극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마지막으로 노다 간사장 대행은 좀 생소한데.
박원기>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차기나 차차기를 노리기 위해서, 좀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서 나온 게 아닐까 하는 분석도 있고요. 실제 당선 가능성이 좀 많이 낮은 편이어서 많이 거론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신지혜> '기시다 정조회장 얼굴이 익숙하네요'라는 댓글도 올라왔습니다. 아무래도 외무상들은 한일 관계에 얼굴을 드러낼 경우가 많아서 좀 익숙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이 5명 중에 그래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누구입니까?
박원기> 여론 조사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일단 교도 통신이 지난 4일~5일 이틀 동안 유권자 1,071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리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1위가 고노, 31%가 좀 넘었고요. 그다음에 이시바 26%, 기시다 8%, 그다음에 노다와 다카이치가 비슷하게 4% 로 나왔고요. 요미우리신문도 같은 기간 조사를 했는데 지지율 숫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1, 2, 3위는 교도 통신하고 결과가 같아요.
신지혜> 1위가 고노.

박원기> 사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가 예측이 좀 어렵습니다. 이시바 같은 경우 다섯 번째 출마는 신중해야 한다는 파벌 내 여론이 있습니다. 이럴 바에 고노 행정개혁상을 지원하는 게 어떠냐, 승산 없는 게임이라 생각되면 다른 것을 차선으로 얻는 게 낫지 않느냐는 판단도 작용하고. 또 다크호스로 지금 여겨지는 사람이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거든요. 아직 일본 정계에 아베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아베가 지원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화제가 됐고. 오늘부터 TV 출연이라든지 활동에 나서면서 아베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도 많이 날리고 있습니다.
신지혜> 물론 누가 될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앞으로 한일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박원기> 말씀대로 누가 되느냐가 참 중요하긴 한데요. 누가 되든 한일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있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왜냐. 누가 되도 자민당 사람이고, 자민당 자체가 심각한 우경화에 빠진 상황이라서 누가 차기 총리가 되더라도 운신의 폭은 그렇게 넓지 않을 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의 근본적 외교 틀이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박원기> 다만 일본도 이번 가을에 새 총리가 나올 거로 예상되고, 한국도 내년에 대선이 있잖아요. 누가 되든지 간에 일본 역시 내년에 한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를 보면서 향후 노선을 결정하려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지혜>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9월 29일에 자민당이 총재를 선출하고요.
박원기> 선거를 통해서 자민당 총재가 결정되면 10월 초쯤 임시 국회가 열려서 총리가 선출되고, 그다음 지금 중의원 임기가 10월 21일까지거든요. 때문에 10월이나 늦어도 11월 중에는 총선, 다시 말해 중의원 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신지혜> 자민당이 우경화되고 있고 민심과 당심이 약간 괴리되어 있는 거는 확실해 보이는데 그럼에도 자민당이 앞으로도 계속 집권할 거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더라고요. 이건 왜 그런 건가요?
박원기> 일단 일본 국민들 성향이 안정적인 걸 원하는 심리가 좀 크고요. 저는 이번에 보니까, 코로나 대응이 판가름을 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나 영국 희생자 수와 비교해보면 일본은 비교적 선방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 국민들이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에 불안감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새 총재로 누구를 뽑느냐도 중요하겠지만 향후 코로나 대응과 경제 회복 문제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신뢰를 줄 것이냐. 이게 자민당 입장에서는 정권을 잃느냐, 지킬 수 있느냐에 영향을 줄 거로 보입니다.
신지혜>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원기 특파원과 함께 차기 일본의 총리 선거와 총선 전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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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총선 앞두고 초재선도 돌아서”…물러난 스가, 후임은 누가?
-
- 입력 2021-09-08 07:00:15
- 수정2021-09-09 10:36:13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7일(화) 14:0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김민지 기자
■ 인터뷰 : 박원기 KBS 도쿄특파원
신지혜> 지난 3일 스가 일본 총리가 퇴진을 선언했습니다. 취임이 2020년 9월 16일이었는데 딱 1년 만에 물러나게 된 겁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차기 총리는 누가 되는 건지, 도쿄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KBS 도쿄특파원 박원기 기자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박원기> 안녕하세요. 도쿄입니다.
신지혜> 일단 이것부터 여쭤봐야 될 것 같아요. 스가 총리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말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왜 차기 총리 연임을 하지 않는다는 말로 해석되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이 좀 계세요.
박원기> 그 이유는 바로 일본이 의원 내각제이기 때문인데요. 집권당 총재가 국회 표결을 거쳐서 총리로 지명되고, 일왕의 임명 절차를 거쳐서 곧바로 내각을 발족하는 시스템입니다. 일단 자민당 총재 선거가 이달 29일 예정이거든요. 여기서 총재가 된 사람이 10월 초쯤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되고, 나중에 일왕 임명장을 받는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신지혜> 총재 선거라는 게 우리로 치면 당 대표 선거인 거잖아요.
박원기> 그렇습니다. 네.
신지혜> 한국은 당 대표는 당에서 알아서 뽑고 총리는 대통령이 지명해 청문회를 거치는 건데. 일본은 대통령제가 아닌 의원내각제다 보니까 이렇게 되는 거군요. 그런데 8월에도 당내에서 스가 연임 지지 발언이 있었는데 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 배경이 뭔가요?
박원기> 지난주 금요일 불출마 선언을 했는데, 그 주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연임 의지를 강력히 보였었거든요. 갑작스런 불출마 배경으로는 일단 코로나19 확산을 꼽을 수가 있는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유권자 불만이 많이 쌓였죠. 그리고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정치적 영향력도 약해지면서 당내에서도 외면한 분위기가 확산했기 때문이라고 요약할 수가 있겠습니다.
신지혜> 네.
박원기> 스가 총리가 지난해 9월 취임했는데 당시 지지율이 70%에서 80%에 육박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달 만에 50만 명 증가하면서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사태를 맞았는데, 일부 여론 조사에는 30%도 안 나왔고요. 문제는 이제 곧 총선이라는 겁니다. 일본 국회의원은 우리와는 다르게 중의원과 참의원으로 나뉘는데 이번은 4년 임기 중의원 선거입니다. 만약 스가가 계속 총선을 지휘하게 되면 선거가 어떻게 되겠느냐.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다. 과반? 어렵다. 이런 어두운 전망이 계속 나왔거든요. 지역구 기반이 약한 초재선 의원들이 '이러다가 또 금뱃지 못 달 수도 있겠는데' 이런 위기감이 생기면서. '아, 스가 총리. 미안한데 그만하시죠' 이런 여론이 확산된 거죠.
신지혜> 네.
박원기> 실제 스가 총리 취임 이후 크고 작은 선거가 여덟 차례 있었는데 한 번도 이기지 못했어요. 스가 총리가 이런 상황에서 1년 전 자기를 총리로 만든 니카이 간사장 교체하겠다, 각료들도 바꾸겠다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는데 '곧 나갈 사람이 인사는 무슨 인사냐'는 반발이 당내에서 터져 나오면서, 결국 이도저도 안 되는 바람에 미련 없이 자리를 던진 게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신지혜> 불출마 선언에 대한 자민당 내 반응, 또 일본 여론의 반응은 어떤가요?
박원기> 스가 총리가 불출마로 가닥을 잡으니까 잠잠하던 정치인과 주요 파벌 인사들 움직임이 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차기 총리에 따라서 개인이나 파벌의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당내 이합집산도 가속화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고. 새 총리가 나오면 변화가 있을까 기대해서 그런지, 스가 입장에서는 좀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불출마 발표 이후에 자민당 지지율이 올랐어요. 그리고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불출마 발표 당일 니케이 평균 주가가 두 달 만에 장중 29,000선을 회복하는 현상도 나왔습니다.
신지혜> 이제 관심은 누가 차기 총재가 될 것인가입니다. 후보군부터 봐야겠는데요, 다섯 명입니다.

박원기> 일단 전격적 출마 선언을 한 사람은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입니다. 귀에 익숙한 분들이 꽤 있을 겁니다.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 때 한일 위안부 합의, 당시 한국 외교장관이 윤병세 장관이었고 일본 측 장관이 기시다 외무상이었어요. 1년 전, 스가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될 때에도 출마했는데 그때 2위를 했습니다. 그 다음 고노다로 행정개혁담당상. 고노담화 얘기 들어보셨죠?
신지혜> 기억하죠. 그 고노 장관의 아들이라고 들었거든요.
박원기> 그렇죠. 고노 요헤이 전 관방장관의 아들인데요. 지금은 행정개혁담당상을 하고있는데 거기에 백신접종 담당상이란 것도 하고 있어요. 일본의 백신 접종을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고노 담당상도 지금 출마 의향을 밝힌 상태에서 각 파벌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신지혜> 그렇군요. 지금 기시다, 고노까지 봤고요. 또 얼굴이 익숙한 사람이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같아요.
박원기> 그렇습니다. 네. 이시바 전 간사장 같은 경우에 이제 그 자민당 총재 선거에 네 번 출마를 했어요. 이번에 나오게 되면 다섯 번째입니다. 그런데 이시바는 차기 총리 적합도를 묻는 주요 여론 조사에서 항상 1위를 많이 했습니다. 대중적 인기는 나쁘지 않은데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돼야 이제 총리를 할 수 있는 거라서.
신지혜> 민심과 당심이 조금 다른 거네요.
박원기> 그렇죠. 일본 정치 특성이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좀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신지혜> 여성 후보군도 두 명인데, 다카이치 전 총무상과 노다 간사장 대행입니다. 다카이치 전 총무상은 '아베 키즈'라는 보도가 있더라고요.
박원기> 아베 총리의 정치 노선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라고 아사이 신문도 평가를 했는데요. 일본은 정치 역사상 여성 총리가 한 번도 나온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워낙 아베와 길을 같이 하는, 강한 우파적 성향 때문에 중도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심지어 여성 정치인인데 과거 발언 중에 여성을 아이 낳는 기계에 비유한 발언을 한 적도 있고요.
신지혜> 극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마지막으로 노다 간사장 대행은 좀 생소한데.
박원기> 어떻게 보면 현실적으로 차기나 차차기를 노리기 위해서, 좀 지명도를 높이기 위해서 나온 게 아닐까 하는 분석도 있고요. 실제 당선 가능성이 좀 많이 낮은 편이어서 많이 거론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신지혜> '기시다 정조회장 얼굴이 익숙하네요'라는 댓글도 올라왔습니다. 아무래도 외무상들은 한일 관계에 얼굴을 드러낼 경우가 많아서 좀 익숙하게 보시는 것 같아요. 이 5명 중에 그래도 가장 유력한 후보는 누구입니까?
박원기> 여론 조사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일단 교도 통신이 지난 4일~5일 이틀 동안 유권자 1,071명을 대상으로 차기 총리 선호도를 조사했는데 1위가 고노, 31%가 좀 넘었고요. 그다음에 이시바 26%, 기시다 8%, 그다음에 노다와 다카이치가 비슷하게 4% 로 나왔고요. 요미우리신문도 같은 기간 조사를 했는데 지지율 숫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만 1, 2, 3위는 교도 통신하고 결과가 같아요.
신지혜> 1위가 고노.

박원기> 사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가 예측이 좀 어렵습니다. 이시바 같은 경우 다섯 번째 출마는 신중해야 한다는 파벌 내 여론이 있습니다. 이럴 바에 고노 행정개혁상을 지원하는 게 어떠냐, 승산 없는 게임이라 생각되면 다른 것을 차선으로 얻는 게 낫지 않느냐는 판단도 작용하고. 또 다크호스로 지금 여겨지는 사람이 다카이치 전 총무상이거든요. 아직 일본 정계에 아베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상황이기 때문에 아베가 지원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화제가 됐고. 오늘부터 TV 출연이라든지 활동에 나서면서 아베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도 많이 날리고 있습니다.
신지혜> 물론 누가 될지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앞으로 한일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박원기> 말씀대로 누가 되느냐가 참 중요하긴 한데요. 누가 되든 한일 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있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왜냐. 누가 되도 자민당 사람이고, 자민당 자체가 심각한 우경화에 빠진 상황이라서 누가 차기 총리가 되더라도 운신의 폭은 그렇게 넓지 않을 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본의 근본적 외교 틀이 바뀔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박원기> 다만 일본도 이번 가을에 새 총리가 나올 거로 예상되고, 한국도 내년에 대선이 있잖아요. 누가 되든지 간에 일본 역시 내년에 한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를 보면서 향후 노선을 결정하려고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신지혜> 앞으로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9월 29일에 자민당이 총재를 선출하고요.
박원기> 선거를 통해서 자민당 총재가 결정되면 10월 초쯤 임시 국회가 열려서 총리가 선출되고, 그다음 지금 중의원 임기가 10월 21일까지거든요. 때문에 10월이나 늦어도 11월 중에는 총선, 다시 말해 중의원 선거가 치러질 예정입니다.

신지혜> 자민당이 우경화되고 있고 민심과 당심이 약간 괴리되어 있는 거는 확실해 보이는데 그럼에도 자민당이 앞으로도 계속 집권할 거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더라고요. 이건 왜 그런 건가요?
박원기> 일단 일본 국민들 성향이 안정적인 걸 원하는 심리가 좀 크고요. 저는 이번에 보니까, 코로나 대응이 판가름을 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나 영국 희생자 수와 비교해보면 일본은 비교적 선방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 국민들이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 사태에 불안감이 커진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새 총재로 누구를 뽑느냐도 중요하겠지만 향후 코로나 대응과 경제 회복 문제에서 일본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신뢰를 줄 것이냐. 이게 자민당 입장에서는 정권을 잃느냐, 지킬 수 있느냐에 영향을 줄 거로 보입니다.
신지혜>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원기 특파원과 함께 차기 일본의 총리 선거와 총선 전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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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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