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 전국 4천여 대…중복 설치에 고장나도 방치

입력 2021.09.09 (21:40) 수정 2021.09.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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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수량과 풍향, 풍속 같은 기상 정보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재난에 대비하겠다면서 최근 10년 사이 정부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앞다퉈 설치했습니다.

강원도에만 18개 시군에다 산림청, 기상청 같은 27개 기관까지 600대가 넘는데 가까운 거리에 중복해서 설치하는가 하면 제대로 관리도 안 되고 있습니다.

실태와 문제점을 이청초 기자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화천군청 옥상.

자동기상 관측 장비, AWS 1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바로 옆 주차장에도 똑같은 장비가 1대 더 있습니다.

거리는 불과 50m입니다.

반경 2㎞로 넓혀보면 이런 장비가 3대 더 보입니다.

화천군과 한강홍수통제소, 기상청 등 모두 5개 기관이 같은 장비를 인접한 곳에 중복 설치한 겁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인제군 남면행정복지센터 옥상입니다.

여기 바닥에는 강수량계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 부근에 다른 기상장비는 더 없는지 항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반경 1Km 안에 다른 기관들이 설치한 AWS가 3대 더 있습니다.

장비 관리도 허술합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올해 8월 1일부터 19일 사이 강원도 태백시의 강수량은 150mm.

그런데, 태백시청이 설치한 AWS에 기록된 강수량은 0㎜입니다.

고장 난 장비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놔둔 겁니다.

[고승현/태백시 재난관리과 주무관 : "여러 곳에 있다 보니까 한꺼번에 관리하기도 힘들고, 그리고 자주 망가지고 오래되다 보니까 관리가 힘든 것 같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강원도에 설치한 AWS 12대 가운데 1대가 망가지자, 그냥 폐기하고 기상청 자료를 받아 쓰겠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자료 중복성이 많아서,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설치나 유지 보수할 계획은 없고..."]

기상정보 수집 단위도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정보 공유에 걸림돌입니다.

기상청이 1분 단위지만 농업진흥청은 10분, 국립공원공단은 60분입니다.

강수량 측정 단위도 0.1mm와 0.5mm, 1mm 등 기관마다 제각각입니다.

상황이 이러자 기상청은 강원도 내 AWS 600여 대 가운데 자신들의 장비 90여 대의 측정값만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상청 공무원/음성변조 : "유관기관 자료를 직접적으로 발표하는 경우는 많지는 않을 거예요. 기상청만큼 관측 주기가 다 1분 주기도 아닐 거고..."]

기상청이 현재 파악하고 있는 전국 AWS는 4,100여 대입니다.

한 대 가격은 최소 6백만 원에서 최대 8천만 원.

전체 설치 비용만 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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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WS, 전국 4천여 대…중복 설치에 고장나도 방치
    • 입력 2021-09-09 21:40:41
    • 수정2021-09-09 22:15:30
    뉴스 9
[앵커]

강수량과 풍향, 풍속 같은 기상 정보를 자동으로 측정하는 장비입니다.

재난에 대비하겠다면서 최근 10년 사이 정부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까지 앞다퉈 설치했습니다.

강원도에만 18개 시군에다 산림청, 기상청 같은 27개 기관까지 600대가 넘는데 가까운 거리에 중복해서 설치하는가 하면 제대로 관리도 안 되고 있습니다.

실태와 문제점을 이청초 기자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화천군청 옥상.

자동기상 관측 장비, AWS 1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바로 옆 주차장에도 똑같은 장비가 1대 더 있습니다.

거리는 불과 50m입니다.

반경 2㎞로 넓혀보면 이런 장비가 3대 더 보입니다.

화천군과 한강홍수통제소, 기상청 등 모두 5개 기관이 같은 장비를 인접한 곳에 중복 설치한 겁니다.

지금 제가 있는 곳은 인제군 남면행정복지센터 옥상입니다.

여기 바닥에는 강수량계가 설치돼 있는데요.

이 부근에 다른 기상장비는 더 없는지 항공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반경 1Km 안에 다른 기관들이 설치한 AWS가 3대 더 있습니다.

장비 관리도 허술합니다.

기상청이 발표한 올해 8월 1일부터 19일 사이 강원도 태백시의 강수량은 150mm.

그런데, 태백시청이 설치한 AWS에 기록된 강수량은 0㎜입니다.

고장 난 장비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놔둔 겁니다.

[고승현/태백시 재난관리과 주무관 : "여러 곳에 있다 보니까 한꺼번에 관리하기도 힘들고, 그리고 자주 망가지고 오래되다 보니까 관리가 힘든 것 같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강원도에 설치한 AWS 12대 가운데 1대가 망가지자, 그냥 폐기하고 기상청 자료를 받아 쓰겠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음성변조 : "자료 중복성이 많아서, 굳이 비싼 돈을 들여서, 설치나 유지 보수할 계획은 없고..."]

기상정보 수집 단위도 표준화가 돼 있지 않아 정보 공유에 걸림돌입니다.

기상청이 1분 단위지만 농업진흥청은 10분, 국립공원공단은 60분입니다.

강수량 측정 단위도 0.1mm와 0.5mm, 1mm 등 기관마다 제각각입니다.

상황이 이러자 기상청은 강원도 내 AWS 600여 대 가운데 자신들의 장비 90여 대의 측정값만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상청 공무원/음성변조 : "유관기관 자료를 직접적으로 발표하는 경우는 많지는 않을 거예요. 기상청만큼 관측 주기가 다 1분 주기도 아닐 거고..."]

기상청이 현재 파악하고 있는 전국 AWS는 4,100여 대입니다.

한 대 가격은 최소 6백만 원에서 최대 8천만 원.

전체 설치 비용만 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KBS 뉴스 이청초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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