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전전 2개월 딸 던져 중태…아버지 징역 3년

입력 2021.09.10 (12:34) 수정 2021.09.1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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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텔에서 혼자 아기를 돌보다 탁자에 던져 머리를 크게 다치게 한 아버지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법원은 죄책이 매우 무겁지만, 아이를 홀로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월세 문제를 겪던 27살 A 씨는 아내, 3살 아들과 함께 올해 초부터 인천의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딸 B 양이 모텔에서 태어났는데, 두 달 뒤 지인의 돈을 갚지 않아 아내가 구속되면서 A 씨가 홀로 두 자녀를 맡게 됐습니다.

[모텔 주인/음성변조/지난 4월 : "와이프가 잡혀가니까 혼자 못 보니까 도와준다고 친구가 왔나 봐. 그런데 (친구가) 어제까지 있었는데 낮에 가버렸어. 애 아빠가 혼자 있고…"]

밤늦게 딸이 보채자 A 씨는 모텔 탁자에 딸을 던져 뇌출혈 상태에 빠지게 했습니다.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법원은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현재 자가 호흡을 하고 있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로 보이며 장애를 갖고 살아갈 가능성도 있어 죄책이 매우 무겁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부 범행을 자백했고, 생활고를 겪으며 찜질방과 모텔방을 전전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양육 스트레스를 받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앞선 최후 진술에서 "죄송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고 했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아내는 재판 증인으로 나와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현재 B 양은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고, 오빠는 보육 시설에 맡겨졌습니다.

A 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문 검토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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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텔 전전 2개월 딸 던져 중태…아버지 징역 3년
    • 입력 2021-09-10 12:34:27
    • 수정2021-09-10 12:4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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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모텔에서 혼자 아기를 돌보다 탁자에 던져 머리를 크게 다치게 한 아버지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습니다.

법원은 죄책이 매우 무겁지만, 아이를 홀로 키우며 생활고에 시달린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월세 문제를 겪던 27살 A 씨는 아내, 3살 아들과 함께 올해 초부터 인천의 모텔을 전전하며 생활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딸 B 양이 모텔에서 태어났는데, 두 달 뒤 지인의 돈을 갚지 않아 아내가 구속되면서 A 씨가 홀로 두 자녀를 맡게 됐습니다.

[모텔 주인/음성변조/지난 4월 : "와이프가 잡혀가니까 혼자 못 보니까 도와준다고 친구가 왔나 봐. 그런데 (친구가) 어제까지 있었는데 낮에 가버렸어. 애 아빠가 혼자 있고…"]

밤늦게 딸이 보채자 A 씨는 모텔 탁자에 딸을 던져 뇌출혈 상태에 빠지게 했습니다.

아동학대 중상해 등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법원은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현재 자가 호흡을 하고 있지만,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로 보이며 장애를 갖고 살아갈 가능성도 있어 죄책이 매우 무겁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부 범행을 자백했고, 생활고를 겪으며 찜질방과 모텔방을 전전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양육 스트레스를 받자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등을 고려했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A 씨는 앞선 최후 진술에서 "죄송하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고 했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아내는 재판 증인으로 나와 남편 없이 아이를 키우기 힘들다며 선처를 호소했습니다.

현재 B 양은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엄마와 함께 지내고 있고, 오빠는 보육 시설에 맡겨졌습니다.

A 씨에게 징역 5년 6개월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문 검토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장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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