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9.11테러 20년, 달라진 미국…‘美국익 우선’ 현실 직시해야

입력 2021.09.11 (07:43) 수정 2021.09.11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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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건 KBS객원 해설위원님(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슬람 과격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미국본토에서 동시다발 테러공격을 감행한지 꼭 20년이 지났습니다.

3천 여명이 희생되는 전대미문의 대참사였습니다.

당시 부시 미국행정부는 응징을 다짐하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테러와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이라크 전쟁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전이 실패로 끝나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까지 터지면서 테러를 고리로 적극적 대외정책을 부활시키려던 부시와 신보수파 네오콘의 시도는 종언을 고했습니다.

이후 오바마와 트럼프를 거쳐 지금의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미국민들은 현재 글로벌 이슈보다는 경제와 복지, 의료 보험, 이민, 환경, 교육 등 산적한 국내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조차 미국 우선의 아프간 종전 결정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9.11테러로 촉발돼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진행됐던 아프간 전쟁은 이렇게 미군의 철수로 막을 내렸습니다.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 기조 변화와 국내 문제 중시 경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참사 수준의 철군 과정 탓에 체면을 구긴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지지율 폭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테러 위협은 사라지지 않아 미국의 고민도 여전합니다.

이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한데 묶어 견제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일본 등 전통 우방에 대한 협력 요구도 커질 것입니다. 미국 내부에서 커져 가는 국제 문제 개입 반대의 목소리 또한 주목해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다른 나라의 국가 건설과 민주주의까지 미국이 책임질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현명한 외교와 전략수립을 위해 9/11 20주년을 통과하며 미국이 겪고 있는 변화가 국제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욱 철저한 분석이 요구되는 땝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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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건 KBS객원 해설위원님(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슬람 과격테러단체 알카에다가 미국본토에서 동시다발 테러공격을 감행한지 꼭 20년이 지났습니다.

3천 여명이 희생되는 전대미문의 대참사였습니다.

당시 부시 미국행정부는 응징을 다짐하며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테러와의 전쟁에 나섰습니다.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이라크 전쟁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라크전이 실패로 끝나고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 위기까지 터지면서 테러를 고리로 적극적 대외정책을 부활시키려던 부시와 신보수파 네오콘의 시도는 종언을 고했습니다.

이후 오바마와 트럼프를 거쳐 지금의 바이든 행정부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는 중입니다.

무엇보다 미국민들은 현재 글로벌 이슈보다는 경제와 복지, 의료 보험, 이민, 환경, 교육 등 산적한 국내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대통령을 원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들어선 바이든 행정부조차 미국 우선의 아프간 종전 결정을 따라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9.11테러로 촉발돼 미국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진행됐던 아프간 전쟁은 이렇게 미군의 철수로 막을 내렸습니다.

향후 미국의 대외 정책 기조 변화와 국내 문제 중시 경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참사 수준의 철군 과정 탓에 체면을 구긴 바이든 행정부는 현재 지지율 폭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끝났지만 테러 위협은 사라지지 않아 미국의 고민도 여전합니다.

이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한데 묶어 견제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을 더욱 확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과 일본 등 전통 우방에 대한 협력 요구도 커질 것입니다. 미국 내부에서 커져 가는 국제 문제 개입 반대의 목소리 또한 주목해야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다른 나라의 국가 건설과 민주주의까지 미국이 책임질 수는 없다는 주장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현명한 외교와 전략수립을 위해 9/11 20주년을 통과하며 미국이 겪고 있는 변화가 국제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더욱 철저한 분석이 요구되는 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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