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비트코인’ 합법화 움직임…시장은 무반응?
입력 2021.09.13 (18:06)
수정 2021.09.1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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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미 엘살바도르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공식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요, 차갑기만 합니다.
오히려 지난 일주일 사이 9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승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 단연 이슈였습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로 인정한 최초의 나라가 됐죠.
이젠 기존 통화인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으로도 물건 살 수 있고요, 세금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됐는데... 시행 첫 주 내내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현지 상황부터 보시겠습니다.
엘살바도르의 한 시내입니다.
현금 인출기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치보'라는 앱을 이용해야 하는데, 연결이 지연되거나 접속이 아예 안 되면서 '달러'를 찾으러 온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현찰로 바꿔주는 '치보 전용 인출기'도 먹통이 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돈을 찾은 사람이 하루에 단 3명뿐이었다"고 현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 쓸 수 있는 게 맞습니까?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자]
네, 지금 기술적인 문제도 그렇고요,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곳도 일부 음식점 등 아직은 제한적입니다.
또, 비트코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앵커]
국민들조차 비트코인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엘살바도르 정부가 왜 이렇게 도입을 서두른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서 돈을 들여올 때 내는 '송금 수수료' 때문입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말부터 먼저 들어보시죠.
[나이브 부켈레/엘살바도르 대통령/지난 7월 : "수백만 명이 송금 수수료를 내지 않는 혜택을 보게 될 겁니다. 최소한의 비용도 없이 돈을 즉각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송금 수수료가 어느 정도길래 그런 건가요?
[기자]
회사마다 다른데요,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수수료를 떼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 해외에서 일하는 가족들이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하거든요.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이 60억 달러, 국내총생산 GDP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비례해 그동안 빠져나간 수수료, 어림잡아도 수억 달러에 이릅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으로 이 외화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비트코인 쓰면 수수료 안 내니까 국민한테도 좋은 건데, 정작 국민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잖아요,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엘살바도르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요, 비트코인과 관계없이, 계속 '달러'를 쓰겠다고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10달러가 1달러가 되는,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보면요.
6천1백만 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다음 날 5천만 원 초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이날이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통용된 첫날이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도권에 편입됐는데도, 시장엔 영향을 주지 못했네요?
[기자]
네, 시장에선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전망 자체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650만 명 정도로 작은 나라로, 빈곤국에 속합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인터넷도 돼야 하고 스마트폰도 있어야 하지요.
그러나 국민 절반 가까이가 인터넷 접속조차 못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 11일에, 우크라이나 의회가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거든요,
하지만 이것도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미 브라질, 쿠바, 베네수엘라 등 남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 남미 국가들은 달러 의존도가 높고,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쓸 절박한 이유가 있다는 건데요.
외신들은 우선 엘살바도르의 이번 통화 정책 성공 여부가, 결국, 비트코인 가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경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반대로 폭락하면 고스란히 재정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미국이나 유럽, 중국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데요,
엘살바도르의 이번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남미 엘살바도르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공식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요, 차갑기만 합니다.
오히려 지난 일주일 사이 9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승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 단연 이슈였습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로 인정한 최초의 나라가 됐죠.
이젠 기존 통화인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으로도 물건 살 수 있고요, 세금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됐는데... 시행 첫 주 내내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현지 상황부터 보시겠습니다.
엘살바도르의 한 시내입니다.
현금 인출기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치보'라는 앱을 이용해야 하는데, 연결이 지연되거나 접속이 아예 안 되면서 '달러'를 찾으러 온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현찰로 바꿔주는 '치보 전용 인출기'도 먹통이 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돈을 찾은 사람이 하루에 단 3명뿐이었다"고 현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 쓸 수 있는 게 맞습니까?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자]
네, 지금 기술적인 문제도 그렇고요,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곳도 일부 음식점 등 아직은 제한적입니다.
또, 비트코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앵커]
국민들조차 비트코인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엘살바도르 정부가 왜 이렇게 도입을 서두른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서 돈을 들여올 때 내는 '송금 수수료' 때문입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말부터 먼저 들어보시죠.
[나이브 부켈레/엘살바도르 대통령/지난 7월 : "수백만 명이 송금 수수료를 내지 않는 혜택을 보게 될 겁니다. 최소한의 비용도 없이 돈을 즉각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송금 수수료가 어느 정도길래 그런 건가요?
[기자]
회사마다 다른데요,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수수료를 떼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 해외에서 일하는 가족들이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하거든요.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이 60억 달러, 국내총생산 GDP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비례해 그동안 빠져나간 수수료, 어림잡아도 수억 달러에 이릅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으로 이 외화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비트코인 쓰면 수수료 안 내니까 국민한테도 좋은 건데, 정작 국민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잖아요,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엘살바도르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요, 비트코인과 관계없이, 계속 '달러'를 쓰겠다고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10달러가 1달러가 되는,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보면요.
6천1백만 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다음 날 5천만 원 초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이날이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통용된 첫날이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도권에 편입됐는데도, 시장엔 영향을 주지 못했네요?
[기자]
네, 시장에선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전망 자체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650만 명 정도로 작은 나라로, 빈곤국에 속합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인터넷도 돼야 하고 스마트폰도 있어야 하지요.
그러나 국민 절반 가까이가 인터넷 접속조차 못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 11일에, 우크라이나 의회가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거든요,
하지만 이것도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미 브라질, 쿠바, 베네수엘라 등 남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 남미 국가들은 달러 의존도가 높고,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쓸 절박한 이유가 있다는 건데요.
외신들은 우선 엘살바도르의 이번 통화 정책 성공 여부가, 결국, 비트코인 가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경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반대로 폭락하면 고스란히 재정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미국이나 유럽, 중국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데요,
엘살바도르의 이번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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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9-13 18:06:20
- 수정2021-09-13 18:29:57
[앵커]
남미 엘살바도르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공식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요, 차갑기만 합니다.
오히려 지난 일주일 사이 9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승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 단연 이슈였습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로 인정한 최초의 나라가 됐죠.
이젠 기존 통화인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으로도 물건 살 수 있고요, 세금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됐는데... 시행 첫 주 내내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현지 상황부터 보시겠습니다.
엘살바도르의 한 시내입니다.
현금 인출기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치보'라는 앱을 이용해야 하는데, 연결이 지연되거나 접속이 아예 안 되면서 '달러'를 찾으러 온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현찰로 바꿔주는 '치보 전용 인출기'도 먹통이 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돈을 찾은 사람이 하루에 단 3명뿐이었다"고 현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 쓸 수 있는 게 맞습니까?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자]
네, 지금 기술적인 문제도 그렇고요,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곳도 일부 음식점 등 아직은 제한적입니다.
또, 비트코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앵커]
국민들조차 비트코인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엘살바도르 정부가 왜 이렇게 도입을 서두른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서 돈을 들여올 때 내는 '송금 수수료' 때문입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말부터 먼저 들어보시죠.
[나이브 부켈레/엘살바도르 대통령/지난 7월 : "수백만 명이 송금 수수료를 내지 않는 혜택을 보게 될 겁니다. 최소한의 비용도 없이 돈을 즉각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송금 수수료가 어느 정도길래 그런 건가요?
[기자]
회사마다 다른데요,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수수료를 떼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 해외에서 일하는 가족들이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하거든요.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이 60억 달러, 국내총생산 GDP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비례해 그동안 빠져나간 수수료, 어림잡아도 수억 달러에 이릅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으로 이 외화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비트코인 쓰면 수수료 안 내니까 국민한테도 좋은 건데, 정작 국민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잖아요,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엘살바도르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요, 비트코인과 관계없이, 계속 '달러'를 쓰겠다고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10달러가 1달러가 되는,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보면요.
6천1백만 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다음 날 5천만 원 초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이날이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통용된 첫날이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도권에 편입됐는데도, 시장엔 영향을 주지 못했네요?
[기자]
네, 시장에선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전망 자체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650만 명 정도로 작은 나라로, 빈곤국에 속합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인터넷도 돼야 하고 스마트폰도 있어야 하지요.
그러나 국민 절반 가까이가 인터넷 접속조차 못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 11일에, 우크라이나 의회가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거든요,
하지만 이것도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미 브라질, 쿠바, 베네수엘라 등 남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 남미 국가들은 달러 의존도가 높고,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쓸 절박한 이유가 있다는 건데요.
외신들은 우선 엘살바도르의 이번 통화 정책 성공 여부가, 결국, 비트코인 가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경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반대로 폭락하면 고스란히 재정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미국이나 유럽, 중국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데요,
엘살바도르의 이번 실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남미 엘살바도르가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공식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에서도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런데 시장의 반응은요, 차갑기만 합니다.
오히려 지난 일주일 사이 9월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했는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글로벌 ET>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이승철 기자 나와 있습니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 단연 이슈였습니다.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
네,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로 인정한 최초의 나라가 됐죠.
이젠 기존 통화인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으로도 물건 살 수 있고요, 세금도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정도 됐는데... 시행 첫 주 내내 혼란이 이어졌습니다.
현지 상황부터 보시겠습니다.
엘살바도르의 한 시내입니다.
현금 인출기 앞에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치보'라는 앱을 이용해야 하는데, 연결이 지연되거나 접속이 아예 안 되면서 '달러'를 찾으러 온 겁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트코인을 현찰로 바꿔주는 '치보 전용 인출기'도 먹통이 됐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돈을 찾은 사람이 하루에 단 3명뿐이었다"고 현지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 쓸 수 있는 게 맞습니까?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기자]
네, 지금 기술적인 문제도 그렇고요,
비트코인을 쓸 수 있는 곳도 일부 음식점 등 아직은 제한적입니다.
또, 비트코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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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조차 비트코인을 잘 모른다는 이야기인데... 그런데 엘살바도르 정부가 왜 이렇게 도입을 서두른 건가요?
[기자]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에서 돈을 들여올 때 내는 '송금 수수료' 때문입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의 말부터 먼저 들어보시죠.
[나이브 부켈레/엘살바도르 대통령/지난 7월 : "수백만 명이 송금 수수료를 내지 않는 혜택을 보게 될 겁니다. 최소한의 비용도 없이 돈을 즉각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송금 수수료가 어느 정도길래 그런 건가요?
[기자]
회사마다 다른데요,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까지 수수료를 떼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엘살바도르 국민의 70%가 해외에서 일하는 가족들이 보내오는 돈으로 생활하거든요.
지난해 엘살바도르로 송금된 금액이 60억 달러, 국내총생산 GDP의 4분의 1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비례해 그동안 빠져나간 수수료, 어림잡아도 수억 달러에 이릅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으로 이 외화 송금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비트코인 쓰면 수수료 안 내니까 국민한테도 좋은 건데, 정작 국민 호응은 얻지 못하고 있잖아요,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기자]
엘살바도르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이요, 비트코인과 관계없이, 계속 '달러'를 쓰겠다고 했습니다.
하루아침에 10달러가 1달러가 되는, 가상화폐의 높은 변동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건데요.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 추이를 보면요.
6천1백만 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다음 날 5천만 원 초반으로 뚝 떨어집니다.
이날이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통용된 첫날이었습니다.
[앵커]
비트코인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제도권에 편입됐는데도, 시장엔 영향을 주지 못했네요?
[기자]
네, 시장에선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전망 자체가 그리 밝지 않습니다.
엘살바도르는 인구 650만 명 정도로 작은 나라로, 빈곤국에 속합니다.
비트코인 쓰려면 인터넷도 돼야 하고 스마트폰도 있어야 하지요.
그러나 국민 절반 가까이가 인터넷 접속조차 못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기자]
지난 11일에, 우크라이나 의회가 비트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거든요,
하지만 이것도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다만, 비트코인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미 브라질, 쿠바, 베네수엘라 등 남미를 중심으로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는데요.
그러나 이 남미 국가들은 달러 의존도가 높고,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적인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쓸 절박한 이유가 있다는 건데요.
외신들은 우선 엘살바도르의 이번 통화 정책 성공 여부가, 결국, 비트코인 가격에 달려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면 경제를 일으킬 수도 있지만, 반대로 폭락하면 고스란히 재정압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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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유럽, 중국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고삐를 더욱 죄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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