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미국의 아프간 체류, 이란·북한 같은 적성국이 원해”

입력 2021.09.14 (03:49) 수정 2021.09.1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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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계속 주둔하는 것은 경쟁국이나 적성국이 가장 원하는 일이라면서 철군의 정당성을 옹호했습니다. 이 과정에 북한도 거론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미군이 더 오래 주둔한다고 해서 아프간 군과 정부가 더 자립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1년 혹은 10년 더 주둔하는 것이 무슨 차이를 만들겠냐는 취지로 언급했습니다.

이어 반대로 중국과 러시아 같은 전략적 경쟁자나 이란, 북한 같은 적성국은 미국이 20년 전쟁을 다시 시작해 아프간에서 또 다른 10년간 수렁에 빠지는 것보다 더 좋아했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아프간전 종료 이후 중국 외에 러시아, 북한, 이란도 미국의 '포스트 아프간전' 국면에서 더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아프간전을 끝낼 시기가 왔다고 누차 호소하면서 철군 결정 과정에서 동맹군, 파트너들과 사전 협의를 거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만장일치 찬성을 끌어냈다고 철군을 옹호했습니다.

또 군대 철수는 물론 민간인 대피를 위해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12만4천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며 "역사상 최대의 공수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연중 아프간군의 능력을 평가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가장 비관적 평가조차 미군이 철수를 완료하기도 전에 아프간 군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아프간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음은 인정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향후 아프간 내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 추가 대피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아프간이 테러 세력의 은신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 탈레반이 여성 등 인권 보장 약속을 지키도록 동맹, 파트너와 강도 높은 외교 지속 등을 다짐했습니다.

또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되 아프간 정부가 아닌 독립적 기구를 통해 아프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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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9-14 04:00:34
    국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계속 주둔하는 것은 경쟁국이나 적성국이 가장 원하는 일이라면서 철군의 정당성을 옹호했습니다. 이 과정에 북한도 거론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미군이 더 오래 주둔한다고 해서 아프간 군과 정부가 더 자립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다면서 1년 혹은 10년 더 주둔하는 것이 무슨 차이를 만들겠냐는 취지로 언급했습니다.

이어 반대로 중국과 러시아 같은 전략적 경쟁자나 이란, 북한 같은 적성국은 미국이 20년 전쟁을 다시 시작해 아프간에서 또 다른 10년간 수렁에 빠지는 것보다 더 좋아했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아프간전 종료 이후 중국 외에 러시아, 북한, 이란도 미국의 '포스트 아프간전' 국면에서 더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아프간전을 끝낼 시기가 왔다고 누차 호소하면서 철군 결정 과정에서 동맹군, 파트너들과 사전 협의를 거쳤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만장일치 찬성을 끌어냈다고 철군을 옹호했습니다.

또 군대 철수는 물론 민간인 대피를 위해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쳐 12만4천명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며 "역사상 최대의 공수작전 중 하나를 완수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연중 아프간군의 능력을 평가하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가장 비관적 평가조차 미군이 철수를 완료하기도 전에 아프간 군이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아프간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음은 인정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향후 아프간 내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 추가 대피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 아프간이 테러 세력의 은신처가 되지 않도록 하는 일, 탈레반이 여성 등 인권 보장 약속을 지키도록 동맹, 파트너와 강도 높은 외교 지속 등을 다짐했습니다.

또 탈레반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되 아프간 정부가 아닌 독립적 기구를 통해 아프간인에 대한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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