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사고 장소…“책임 전가” “재해자 진술”

입력 2021.09.14 (23:25) 수정 2021.09.14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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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중공업모스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의식을 잃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현대중공업이 작성한 사고 보고서의 사고 지점이 노동청의 조사와 다를 뿐 아니라, 갑자기 바뀐 것을 두고 노사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1일 선박 구조물을 옮기는 준비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크게 다쳤습니다.

50대인 이 노동자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작성한 재해경위보고서입니다.

블록, 즉, 선박 구조물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고가 났다고 돼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이 사고 당일 작성한 사고 보고서, 이른바 ‘즉보’에도 같은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 8일 후, 현대중공업이 수정한 사고 보고서에는 추락 위치가 ‘사다리’로 바뀝니다.

노동자가 불안전한 위치에서 작업해 사고가 났다고 적혀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재해자가 구급대원에게 사다리에서 떨어졌다고 진술해 내용을 바꿨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노조는 재해자가 구급차에서 의식이 없었고, 사측이 사고 원인을 노동자의 잘못으로 돌리기 위해 사고 장소를 바꾸려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회사측을 고용노동부울산지청에 고발했습니다.

[조윤성/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부지부장 : “재해가 발생하자 현대중공업모스는 사고 즉보를 변경하는 등 사고원인을 은폐, 조작하는 일까지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즉보는 사고 상황을 조속히 파악하기 위한 내부 자료일 뿐이며, 새로운 내용이 확인되면 다시 작성한다며, 사고 내용을 조작하거나 왜곡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측 주장대로 사다리에서 노동자가 추락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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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라진 사고 장소…“책임 전가” “재해자 진술”
    • 입력 2021-09-14 23:25:00
    • 수정2021-09-14 23:54:52
    뉴스9(울산)
[앵커]

지난달 현대중공업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중공업모스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의식을 잃은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현대중공업이 작성한 사고 보고서의 사고 지점이 노동청의 조사와 다를 뿐 아니라, 갑자기 바뀐 것을 두고 노사 양측이 엇갈린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1일 선박 구조물을 옮기는 준비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해 크게 다쳤습니다.

50대인 이 노동자는 아직도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이 작성한 재해경위보고서입니다.

블록, 즉, 선박 구조물에서 노동자가 추락해 사고가 났다고 돼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이 사고 당일 작성한 사고 보고서, 이른바 ‘즉보’에도 같은 내용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발생 8일 후, 현대중공업이 수정한 사고 보고서에는 추락 위치가 ‘사다리’로 바뀝니다.

노동자가 불안전한 위치에서 작업해 사고가 났다고 적혀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재해자가 구급대원에게 사다리에서 떨어졌다고 진술해 내용을 바꿨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노조는 재해자가 구급차에서 의식이 없었고, 사측이 사고 원인을 노동자의 잘못으로 돌리기 위해 사고 장소를 바꾸려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회사측을 고용노동부울산지청에 고발했습니다.

[조윤성/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부지부장 : “재해가 발생하자 현대중공업모스는 사고 즉보를 변경하는 등 사고원인을 은폐, 조작하는 일까지 서슴없이 자행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즉보는 사고 상황을 조속히 파악하기 위한 내부 자료일 뿐이며, 새로운 내용이 확인되면 다시 작성한다며, 사고 내용을 조작하거나 왜곡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사측 주장대로 사다리에서 노동자가 추락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최진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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