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피소드] 친구 지킨 닭과 염소…동물들도 ‘우정’을 알까?

입력 2021.09.18 (09:11) 수정 2021.09.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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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개농장에서 식용견들을 구조해본 동물활동가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구조하려고 해도 개들이 뜬장(배설물이 밑으로 빠지도록 지면에서 떠 있는 쇠창살로 된 네모난 장)에서 좀처럼 나오려고 하지를 않아요. 태어나서 한 번도 뜬장 밖으로 나와본 적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사람에 의해 뜬장 밖으로 끌려나간 친구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으니까요. 개들도 그걸 아는 거죠. 뜬장 속 개들에게 뜬장 밖으로 나간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해요."

이 말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실제로 이 말이 사실인지 알 길은 없지만, 최근 개봉한 다큐 영화 '누렁이'를 보면 개농장 철거 작업을 할 때 뜬장 밖으로 끌려 나오기를 죽기살기로 거부하는 한 개의 모습이 나옵니다. 도살하려고 끌어내는 게 아니라 살려주려고 꺼내는데도 말입니다.

동물들은 정말로 '내 편, 네 편'을 알까요? 같이 사는 '친구'를 느끼고 '우정'이나 '의리'라는 게 있을까요? 흔히 '짐승은 제 식구도 몰라본다'고 말하지 않나요?

그런데 여기, 동물들을 무조건 그렇게 폄하할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한 영상이 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악당에 의해 공격받는 친구를 구하러 나선 용맹스런 동물 친구들' 동화나 우화에 나올 법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겁니다.

지난 5일 네덜란드 헬데를란트주 한 농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농장의 CCTV에는 동물들의 한바탕 소동이 고스란히 잡혔는데요, 농장주인 야프 베이츠씨에 따르면 갑자기 소란스런 소리가 나 폐쇄회로TV 화면을 확인해보니 어디선가 날아온 매가 농장에 있던 닭 한 마리를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곧, 같은 농장에 사는 수탉과 염소가 차례로 달려와 결국 합심하여 매를 몰아냈습니다.

평화롭게 노닐다 갑작스레 날아든 매의 공격을 당한 닭은, 매의 발톱에서 벗어나려 어찌나 푸드덕거렸던지 깃털이 다 뽑혀 흩날렸는데요, 그 와중에 수탉 한 마리가 먼저 달려왔고, 힘에 부쳐하는 상황에서 이번엔 염소가 급히 뛰어왔습니다. 특히 염소는 머리에 난 뿔로 매를 밀어내어 결국 쫓아내는데 성공했는데요, 이 동화같은 드라마가 진행된 시간은 단 17초! 같은 농장 친구들의 도움으로 닭은 목숨을 건졌고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이런 '드라마'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농장주 베이츠씨는 "벌써 세 번째"라며 "전에도 다른 염소와 칠면조 등이 닭을 구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쯤 되면 '동화'가 '동화'가 아닌 게 아닐까요?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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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피소드] 친구 지킨 닭과 염소…동물들도 ‘우정’을 알까?
    • 입력 2021-09-18 09:11:30
    • 수정2021-09-18 11:48:51
    애피소드
흔히 개농장에서 식용견들을 구조해본 동물활동가들은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구조하려고 해도 개들이 뜬장(배설물이 밑으로 빠지도록 지면에서 떠 있는 쇠창살로 된 네모난 장)에서 좀처럼 나오려고 하지를 않아요. 태어나서 한 번도 뜬장 밖으로 나와본 적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사람에 의해 뜬장 밖으로 끌려나간 친구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으니까요. 개들도 그걸 아는 거죠. 뜬장 속 개들에게 뜬장 밖으로 나간다는 건 곧 죽음을 의미해요."

이 말을 들었을 때 반신반의했습니다. 실제로 이 말이 사실인지 알 길은 없지만, 최근 개봉한 다큐 영화 '누렁이'를 보면 개농장 철거 작업을 할 때 뜬장 밖으로 끌려 나오기를 죽기살기로 거부하는 한 개의 모습이 나옵니다. 도살하려고 끌어내는 게 아니라 살려주려고 꺼내는데도 말입니다.

동물들은 정말로 '내 편, 네 편'을 알까요? 같이 사는 '친구'를 느끼고 '우정'이나 '의리'라는 게 있을까요? 흔히 '짐승은 제 식구도 몰라본다'고 말하지 않나요?

그런데 여기, 동물들을 무조건 그렇게 폄하할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한 영상이 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악당에 의해 공격받는 친구를 구하러 나선 용맹스런 동물 친구들' 동화나 우화에 나올 법한 일이 현실에서 벌어진 겁니다.

지난 5일 네덜란드 헬데를란트주 한 농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 농장의 CCTV에는 동물들의 한바탕 소동이 고스란히 잡혔는데요, 농장주인 야프 베이츠씨에 따르면 갑자기 소란스런 소리가 나 폐쇄회로TV 화면을 확인해보니 어디선가 날아온 매가 농장에 있던 닭 한 마리를 공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곧, 같은 농장에 사는 수탉과 염소가 차례로 달려와 결국 합심하여 매를 몰아냈습니다.

평화롭게 노닐다 갑작스레 날아든 매의 공격을 당한 닭은, 매의 발톱에서 벗어나려 어찌나 푸드덕거렸던지 깃털이 다 뽑혀 흩날렸는데요, 그 와중에 수탉 한 마리가 먼저 달려왔고, 힘에 부쳐하는 상황에서 이번엔 염소가 급히 뛰어왔습니다. 특히 염소는 머리에 난 뿔로 매를 밀어내어 결국 쫓아내는데 성공했는데요, 이 동화같은 드라마가 진행된 시간은 단 17초! 같은 농장 친구들의 도움으로 닭은 목숨을 건졌고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것은, 바로 이런 '드라마'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농장주 베이츠씨는 "벌써 세 번째"라며 "전에도 다른 염소와 칠면조 등이 닭을 구해냈다."고 전했습니다.

이쯤 되면 '동화'가 '동화'가 아닌 게 아닐까요?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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