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호주 제재는 파괴적이지 않았다”…‘되로 주고 말로 받은’ 중국?
입력 2021.09.23 (08:23)
수정 2021.09.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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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 '핵 잠수함' 기술 이전"…전 세계 놀래킨 '오커스(AUKUS)'
호주에 전격적으로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이 들어올 모양입니다. 미국과 영국이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이전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에 지난주 전 세계가 크게 들썩였습니다. 미국이 1958년 영국에 핵 잠수함 기술을 이전한 뒤 처음 있는 일입니다.
미국과 영국, 호주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 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하면서 밝힌 첫 내용이었습니다. 오커스는 이들 세 국가의 앞자(AU+UK+US)를 딴 이름입니다.
안 그래도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으로 기밀 정보 공유 동맹도 맺고 있는 이들 3개국의 정상들은 '핵 확산' 우려를 포함해 이 새로운 동맹이 지니는 무게에, 화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을 전 세계에 설명했습니다.
전면에 내세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오커스 3개국은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급 교류는 물론 사이버, 인공지능, 양자 기술, 해저 능력 등 안보와 국방기술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라는 말이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지만, 실은 기존 동맹을 더욱 강화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이 이 새 동맹의 목적이라고 전 세계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중국 견제'가 목표라는 것입니다.
멀리 떨어진 영국까지 참여한 것은 안보 분야에서의 중국 견제망을 유럽으로까지 넓혔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 '중국 견제' 쿼드 정상들도 뭉친다…오는 24일 미 백악관 첫 대면회의
사실 중국에 대한 견제 동맹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호주·일본·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Quad)'가 지난 3월 화상회의에 이어 바로 내일(현지시간 24일) 백악관에서 첫 대면회의를 엽니다.
이 쿼드에도 역시 호주가 포함됩니다.
쿼드 역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맞물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협의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엔 외교장관이 참석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정상간 회의체로 격상됐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가 21세기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다자협의체를 포함해 인도·태평양에 관여하겠다는 미국의 우선 순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왜 계속 호주가 등장할까…호주 향한 중국의 '경제 보복'은 결국 '실패'인가?
최근 몇 년 새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습니다. 양국 간 정치 경제적인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와 신흥 경제대국 중국과의 경제적 이해 관계 사이에서 한동안 모호한 태도를 보여온 호주가, 미국 쪽으로 확 기울었다는 점입니다. [이전 기사 참고: [KBS 시사기획창] 호주, 중국에 맞서다 (2021.5.23)/ [특파원 리포트] 미국과 ‘新안보협력’…영·호주가 ‘핵잠수함’ 택한 이유는? (9.16)]
양국 관계는 지난 2018년 호주가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하면서 악화되기 시작해 지난해 4월 호주가 중국을 겨냥하며 코로나19의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이후 본격적으로 충돌한 모습입니다.
그에 맞서 중국은 지난해 5월 호주의 4개 도축장에서 생산된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했고, 호주산 보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중국 내 발전소와 제철소 등의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중국이 최대 소비처였던 호주산 와인과 랍스터 등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도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막강한 구매력을 무기로 호주에 가했던 고강도 경제 제재가 실제론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최근 들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기술대학의 호주-중국관계연구소(ACRI)는 중국의 호주 상품 수입 금지 효과를 분석한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조치로 인한 손실이 전체 수출의 10% 미만이었다며 호주의 중국 무역 의존도가 그렇게 '파괴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와인과 일부 목재 수출에서만 큰 피해가 나타났을 뿐 석탄, 구리, 면화, 대부분의 목재, 소고기, 구리 광석 등은 수출 대체지를 확보해 중국의 호주산 수입 금지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호주 재무장관은 지난 6일 한 연설에서도 "중국이 최근 호주 경제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라면서 "경제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고조된 전략적 경쟁이 호주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현실이며 앞으로도 전략적 경쟁 관계가 계속될 수 있다"면서 "경제계도 중국과의 새로운 긴장 관계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새롭게 열린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호주에 의존했던 원자재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난처해졌습니다.
중국 내 전력 생산의 60%를 차지하며 전체 수요의 절반 가량을 호주에서 들여왔던 석탄은 호주산 수입 금지 직후인 지난 2월, 2배 수준으로 가격이 급등하며 대란을 겪었고, 그 뒤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물량 확보에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 7일 몽골에서 더 많은 광물을 구매하길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지난 8일에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알루미늄값이 10여 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이 기니 대신 지난해 2위(33%)수입국이었던 호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건설, 자동차,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의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입니다.
호주에 경제 보복을 가하려던 중국이 오히려, 호주에서 보크사이트와 석탄, 철광석 등 필수 원자재를 계속 수입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이 돼버린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다시금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려던 중국에, 원자재 가격 급등은 최대 부담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국과 갈등을 겪으면서, 호주는 서둘러 새 법안을 제정해 주 정부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MOU를 취소했고, 중국 군부와 긴밀하게 연결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에 99년간 임대하기로 돼 있던 호주 북쪽 다윈 항구와 관련해서도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호주는 중국과 민감한 관계인 타이완과는 통상 담당 장관 회담을 열었고, 군사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5억 8천만 달러(6천 896억 원)를 투자하는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지난 6월 하순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공은 호주 코트에 있다"며 호주에 태도 변화를 촉구한 지 채 석 달도 안 돼, 호주는 '오커스'의 탄생을 전 세계에 공표했습니다.
■ 소용돌이치는 인도·태평양 지역…반발하는 중국, '반격' 시작?
새로운 반 중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의 출범이 공개되자마자, 당연하게도 중국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동시에 발빠르게 외교 행보에도 나선 모습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에 대해서는 "지극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곧바로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위배된다는 논리로 반대 외교전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호주에 대해서는 "호주군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군과 싸우게 된다면 호주 군사 시설은 중국 미사일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오커스 발표 직후인 지난 16일, 중국 정부는 곧바로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 신청했습니다.
다음 날인 17일엔 SCO(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두 달만에 러시아와 외교장관 회의를 열며 협력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안보 협의체로서,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인도·파키스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44%에 해당되는 인구 31억 명의 거대한 지역 협의체입니다.
또 여기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인정하는 핵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사실상 핵보유 국가로 여겨지는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4개 핵보유국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에 열린 올해 회의에서는 '이란'을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했습니다. SCO의 반미 성격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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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9-23 08: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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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에 '핵 잠수함' 기술 이전"…전 세계 놀래킨 '오커스(AUKUS)'
호주에 전격적으로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이 들어올 모양입니다. 미국과 영국이 핵 추진 잠수함 기술을 호주에 이전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에 지난주 전 세계가 크게 들썩였습니다. 미국이 1958년 영국에 핵 잠수함 기술을 이전한 뒤 처음 있는 일입니다.
미국과 영국, 호주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 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3자 안보 동맹 '오커스'(AUKUS)를 발족하면서 밝힌 첫 내용이었습니다. 오커스는 이들 세 국가의 앞자(AU+UK+US)를 딴 이름입니다.
안 그래도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으로 기밀 정보 공유 동맹도 맺고 있는 이들 3개국의 정상들은 '핵 확산' 우려를 포함해 이 새로운 동맹이 지니는 무게에, 화상으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의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을 전 세계에 설명했습니다.
전면에 내세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오커스 3개국은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급 교류는 물론 사이버, 인공지능, 양자 기술, 해저 능력 등 안보와 국방기술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이라는 말이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지만, 실은 기존 동맹을 더욱 강화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려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 구축이 이 새 동맹의 목적이라고 전 세계 언론은 분석했습니다.
'중국 견제'가 목표라는 것입니다.
멀리 떨어진 영국까지 참여한 것은 안보 분야에서의 중국 견제망을 유럽으로까지 넓혔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 '중국 견제' 쿼드 정상들도 뭉친다…오는 24일 미 백악관 첫 대면회의
사실 중국에 대한 견제 동맹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미국·호주·일본·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Quad)'가 지난 3월 화상회의에 이어 바로 내일(현지시간 24일) 백악관에서 첫 대면회의를 엽니다.
이 쿼드에도 역시 호주가 포함됩니다.
쿼드 역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맞물려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협의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엔 외교장관이 참석했지만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정상간 회의체로 격상됐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이번 회의가 21세기 도전 과제에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다자협의체를 포함해 인도·태평양에 관여하겠다는 미국의 우선 순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왜 계속 호주가 등장할까…호주 향한 중국의 '경제 보복'은 결국 '실패'인가?
최근 몇 년 새 호주와 중국의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됐습니다. 양국 간 정치 경제적인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과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와 신흥 경제대국 중국과의 경제적 이해 관계 사이에서 한동안 모호한 태도를 보여온 호주가, 미국 쪽으로 확 기울었다는 점입니다. [이전 기사 참고: [KBS 시사기획창] 호주, 중국에 맞서다 (2021.5.23)/ [특파원 리포트] 미국과 ‘新안보협력’…영·호주가 ‘핵잠수함’ 택한 이유는? (9.16)]
양국 관계는 지난 2018년 호주가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참여를 금지하면서 악화되기 시작해 지난해 4월 호주가 중국을 겨냥하며 코로나19의 발원지에 대한 국제 조사를 요구한 이후 본격적으로 충돌한 모습입니다.
그에 맞서 중국은 지난해 5월 호주의 4개 도축장에서 생산된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했고, 호주산 보리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중국 내 발전소와 제철소 등의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중국이 최대 소비처였던 호주산 와인과 랍스터 등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도 잇따랐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막강한 구매력을 무기로 호주에 가했던 고강도 경제 제재가 실제론 큰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최근 들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기술대학의 호주-중국관계연구소(ACRI)는 중국의 호주 상품 수입 금지 효과를 분석한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조치로 인한 손실이 전체 수출의 10% 미만이었다며 호주의 중국 무역 의존도가 그렇게 '파괴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와인과 일부 목재 수출에서만 큰 피해가 나타났을 뿐 석탄, 구리, 면화, 대부분의 목재, 소고기, 구리 광석 등은 수출 대체지를 확보해 중국의 호주산 수입 금지 충격을 상당 부분 상쇄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호주 재무장관은 지난 6일 한 연설에서도 "중국이 최근 호주 경제를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라면서 "경제 다변화를 통해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고조된 전략적 경쟁이 호주가 현재 마주하고 있는 새로운 현실이며 앞으로도 전략적 경쟁 관계가 계속될 수 있다"면서 "경제계도 중국과의 새로운 긴장 관계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또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새롭게 열린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중국은 호주에 의존했던 원자재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오히려 난처해졌습니다.
중국 내 전력 생산의 60%를 차지하며 전체 수요의 절반 가량을 호주에서 들여왔던 석탄은 호주산 수입 금지 직후인 지난 2월, 2배 수준으로 가격이 급등하며 대란을 겪었고, 그 뒤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까지 겹치면서 물량 확보에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은 지난 7일 몽골에서 더 많은 광물을 구매하길 희망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지난 8일에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쿠데타가 발생해 알루미늄값이 10여 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이 기니 대신 지난해 2위(33%)수입국이었던 호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중국은 건설, 자동차,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의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입니다.
호주에 경제 보복을 가하려던 중국이 오히려, 호주에서 보크사이트와 석탄, 철광석 등 필수 원자재를 계속 수입해야 하는 입장이어서 '되로 주고 말로 받는' 형국이 돼버린 것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다시금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려던 중국에, 원자재 가격 급등은 최대 부담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중국과 갈등을 겪으면서, 호주는 서둘러 새 법안을 제정해 주 정부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MOU를 취소했고, 중국 군부와 긴밀하게 연결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기업에 99년간 임대하기로 돼 있던 호주 북쪽 다윈 항구와 관련해서도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호주는 중국과 민감한 관계인 타이완과는 통상 담당 장관 회담을 열었고, 군사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5억 8천만 달러(6천 896억 원)를 투자하는 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그리고 중국이 지난 6월 하순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공은 호주 코트에 있다"며 호주에 태도 변화를 촉구한 지 채 석 달도 안 돼, 호주는 '오커스'의 탄생을 전 세계에 공표했습니다.
■ 소용돌이치는 인도·태평양 지역…반발하는 중국, '반격' 시작?
새로운 반 중국 안보 협의체 '오커스'의 출범이 공개되자마자, 당연하게도 중국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동시에 발빠르게 외교 행보에도 나선 모습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소그룹, 소집단을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에 대해서는 "지극히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중국 언론들은 곧바로 국제 핵 비확산 체제에 위배된다는 논리로 반대 외교전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호주에 대해서는 "호주군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군과 싸우게 된다면 호주 군사 시설은 중국 미사일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오커스 발표 직후인 지난 16일, 중국 정부는 곧바로 '다자주의'를 표방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공식 신청했습니다.
다음 날인 17일엔 SCO(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두 달만에 러시아와 외교장관 회의를 열며 협력 의지도 재확인했습니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 안보 협의체로서, 중국·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인도·파키스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44%에 해당되는 인구 31억 명의 거대한 지역 협의체입니다.
또 여기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인정하는 핵보유국인 중국과 러시아 외에도 사실상 핵보유 국가로 여겨지는 인도와 파키스탄까지 4개 핵보유국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에 열린 올해 회의에서는 '이란'을 정식 회원국으로 승인했습니다. SCO의 반미 성격이 한층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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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란 기자 rann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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