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약국 하려면 병원에 3억 보내”…불법 지원금 못 잡는 이유는

입력 2021.09.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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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약국 열려면 병원에 돈 내라? 불법 리베이트 속사정]
- 신규 약국, 개원 예정 병원에 ‘지원금’ 관행
- 처방전 몰아받는 대신 인테리어비 등 대납
- 부동산업자·약 도매상이 브로커로 활동
- “약사가 거절하면? 임대계약 거부하기도”
- 결국 피해는 환자가…과잉처방 가능성↑
- 처벌 강화 개정안 발의됐지만…실효성은?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28일(화)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김민지 기자
■ 출연 : 김도영 기자 (KBS 문화복지부)


신지혜> KBS 뉴스 중에 주목 받은 뉴스를 취재한 기자와 직접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KBS 김도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도영> 네. 안녕하세요.

신지혜> 지금 리포트를 보니까, 핵심은 개원 전 의사들이 개설 예정 약국한테 돈을 달라고 하는 건가요?

김도영> 그렇죠. 돈을 많이 달라고 하는 거죠. 약국 해줄 테니까.

신지혜> 어떤 지원금을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 거예요? 돈을 요구하려면 뭔가 명목이나 명분이 있어야 되잖아요.

김도영> 그게 말이 지원금이고요. 약국이 어떻게 돈을 버는 것 같으세요?

신지혜> 일단 처방전을 받아가지고 약을 팔고 그 약의 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거잖아요.

김도영> 아닙니다.

신지혜> 아니에요?

김도영> 약국에서 약을 팔아서 돈을 벌지 않아요.

신지혜> 그래요?

김도영> 네. 약을 팔아서 돈을 버는 건 사실은 병원이에요. 병원. 처방전에 대해서 약사가 약을 조제하잖아요. 약을 여러 가지 넣어서 주고 나면 복약 지도를 해요. 거기에 대한 복약 지도료, 그다음에 조제료 이런 것들을 건강보험에서 받아요. 그게 약국의 수익이 되는 거예요. 약을 판 돈이 아니에요. 이게 그러면 처방전을 많이 받아야, 환자 하나하나가 돈이 되는 거예요.

신지혜> 처방전을 많이 받을 수록 돈이 되는 거네요.

김도영> 그렇죠. 약국에서 사먹는, 뭐 타이레놀 이런 것들 있잖아요. 이런 건 마진이 거의 안 남아요.

신지혜> 이런 결론을 낼 수 있겠네요. 병원에서 처방전을 몰아주면 그 약국의 수익이 확 올라갈 수 있다.


김도영> 그렇죠. 그러니까 지원금을 요구하는 거예요. 나한테 뇌물 줘 이럴 수는 없으니까 병원 인테리어비 명목, 그다음에 특별한 명목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좀 악독한 데는 임대료 내 달라. 처방전 장당 수수료 달라, 뭐 이런 것들 얘기를 하죠.

신지혜> 약국에서 병원으로 보내는 금액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면 되는 거예요?

김도영> 저희가 만난 약사 같은 경우에는 아동 전문병원이 들어온다고 해서 브로커가 3억을 요구했어요. 3억이면

신지혜> 약국은 사실상 거절하기가 좀 어렵겠네요.

김도영> 거절 못하죠. ‘이거를 줘야 약국을 개설하게 해주겠다’니까. ‘이거 안 주면 다른 사람한테 약국 자리를 주겠다’ 그거거든요. 아예 들어오지 말라는 거예요.

신지혜> 좀 뭐랄까. 생사의 기로라고 표현하면 너무 심한가요?

김도영> 아니요. 안 심합니다. 맞아요.

신지혜> 어떻게든 병원 하나를 제대로 유치해야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은데. 환자가 어떤 피해를 보느냐가 사실 제일 중요한 것 같거든요. 약국이 수익 보장을 위해서 그런 악순환에 뛰어든다면 그건 그렇다 쳐도, 환자들이 받는 피해는 뭐가 있을까요?

김도영> 의사가 돈을 받았어요, 받은 게 있잖아요? 그럼 처방전 많이 내줘야 되잖아요. 환자한테 약을 많이 처방하겠죠. 소화제 하나 처방 받아 먹는다고 죽는 거 아니잖아요. 내 몸에 크게 이상 없거든요. 그러면 처방하면 된단 말이에요, 의사 입장에서는.

신지혜> 과잉 처방을 해서 문제라는 댓글도 올라왔는데. 그리고 의사가 아니라 브로커가 가서 얘기한다는 내용도 리포트에 나왔습니다.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김도영> 의사는 의료인이잖아요. 이거 의사가 직접 요구했다가 걸리면 면허가 취소가 돼요. 리베이트 자체가 불법이죠. 제약사들이 의사한테 리베이트 줘서 문제되는 거 뉴스에 맨날 나오잖아요.

신지혜> 우리 약 쓰게 해주세요라고 돈 주고, 돈이 안 되면 다른 뭔가를 제공하고 이런 것들.

김도영> 네. 많이 나오잖아요. 그게 가능한 이유가 의사가 약을 처방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면 당연히 의사가 와서 약사가 찌르면 면허 정지, 취소 돼요. 의사가 그럴 위험을 전혀 부담할 이유가 없고. 브로커들은 대부분 약 도매상이라든지 부동산 중개업자, 신축 건물의 분양을 내줄 경우에는 시행사 이런 사람들이거든요.

신지혜> 건축업자라든지 부동산 관계인이라든지 아니면 약 도매상. 그러니까 어느 병원이 언제 들어올지 알고 있고. 약국 들어갈 자리도 알고 있는 사람들.

김도영> 뉴스에는 3억 요구 얘기밖에 안 나갔는데, 여기 브로커가 거기에 대해 5000만 원을 요구했어요. 그러면 이 약사 같은 경우에는 대출을 받아서 약국 자리 분양을 받았는데 3억에다가 소개비 5000을 달라고 한다? 그러면 포기죠. (약국) 못 하죠.

KBS와 인터뷰한 이 약사는 경기도 파주 신축건물에 약국을 열 예정이었지만, 개원 예정 병원 인테리어비 3억 원을 대신 내 주라는 브로커의 요구를 받았다. 이후 하남으로 약국 자리를 옮기려 했지만 또다른 브로커가 나타나 KBS와 인터뷰한 이 약사는 경기도 파주 신축건물에 약국을 열 예정이었지만, 개원 예정 병원 인테리어비 3억 원을 대신 내 주라는 브로커의 요구를 받았다. 이후 하남으로 약국 자리를 옮기려 했지만 또다른 브로커가 나타나
신지혜> 불법 리베이트라고 봐야 되는 거잖아요. 돈이 실제로 오가니까. 이거는 왜 근절할 수 없을까요? 단속이 어렵나요?

김도영> 보통 리베이트가 단속이 어렵죠. 그다음에, 제약 회사하고 병원 간 리베이트가 워낙 심해지면서 쌍벌제가 도입이 됐었어요.

신지혜> 양쪽 다 처벌하는 거죠?

김도영> 그렇죠. 네. 주는 쪽, 받는 쪽 다 처벌할 수 있게 쌍벌제가 도입됐는데 그러다 보니까 신고를 안 하는 거예요. 나도 약사 면허가 정지되고 약국 문 닫으니까 신고를 안 하게 되는 거예요.

신지혜> 오히려 쌍벌제가 역효과를 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김도영> 그렇죠. 역효과를 내게 된 거죠. 그러니까 약사회에서는 좀 쌍벌제를 낮춰줘라. 최소한 신고하면 (처벌을) 면하게 해 줘라는 얘기를 하는 거죠.

신지혜> 그렇군요. 관련해서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김도영> 두 가지가 있는데요. 지금은 처벌을 받는 게 ‘개설자’예요. 개설 예정자가 빠져요.

신지혜> 개원하려는 의사는 빠지는 거죠?

김도영> 그렇죠. 그래서 ‘개설 예정자’도 처벌할 수 있다고 법안에 넣었어요. 그다음에 또 하나가 신고를 하면 신고자를 좀 처벌을 감경해주거나 면해주거나. 이런 조항을 넣어서 개정안이 들어가 있어요.

신지혜> 의사협회는 반대하겠는데요.

김도영> 대놓고 반대 못하죠. 리베이트 받는 거 인정 못하니까. 예전에도 타사에 이런 보도가 많이 나왔어요.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닌데 의사협회가 취재에 응한 적 자체가 별로 없고요. 제가 취재한 모 의사가 “좋아. 그러면 우리가 리베이트 안 받으면 약사한테 갈 거 아니야” 이렇게 얘기하기에 “그러면 지금 받고 있다는 거죠?”이렇게 얘기하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라고. 말이 꼬인 적도 있었어요.

신지혜> 그렇군요. 약사 쪽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김도영> 애매하죠. 법이 개정되면 더 음성적으로 요구하거나 숨어들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리고 문전약국이라고 해서, 큰 병원 앞에 약국 쫙 있는 것들 보셨을 거예요. 수익이 엄청나거든요. 약사집단 안에서도 기득권이 있는데, “굳이 뭐 이렇게까지”라고 나뉘는 양상도 있어요.

신지혜>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브로커들 있잖아요. 브로커들은 현행법으로도 처벌은 가능한데 이게 적발이 어려우니까 안 되는 거예요?

김도영> 아닙니다. 현행법으로 개설 예정자가 적발 대상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브로커도 사실.

신지혜> 빠져 있어요?

김도영> 왜냐하면 실체가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약 도매상이라든지 부동산 시행사 이런 사람들이 그냥 와서 소개해준다는 거니까 실체가 없어요. 실체가 있어야 처벌이 되는데, 그래서 지금 처벌 대상 자체가 아니에요.

신지혜> 그렇군요. 병원과 약국 간에 금전이 오가더라도 현행법이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개정안이 발표됐다는 소식까지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KBS 김도영 기자였습니다.

[연관 기사] “약국 하려면 병원 인테리어비 내라”…“브로커 없이 새 약국 개설 불가능” (2021.9.27 KBS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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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약국 하려면 병원에 3억 보내”…불법 지원금 못 잡는 이유는
    • 입력 2021-09-29 07: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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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약국 열려면 병원에 돈 내라? 불법 리베이트 속사정]</strong><br />- 신규 약국, 개원 예정 병원에 ‘지원금’ 관행<br />- 처방전 몰아받는 대신 인테리어비 등 대납<br />- 부동산업자·약 도매상이 브로커로 활동<br />- “약사가 거절하면? 임대계약 거부하기도”<br />- 결국 피해는 환자가…과잉처방 가능성↑<br />- 처벌 강화 개정안 발의됐지만…실효성은?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28일(화)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김민지 기자
■ 출연 : 김도영 기자 (KBS 문화복지부)


신지혜> KBS 뉴스 중에 주목 받은 뉴스를 취재한 기자와 직접 이야기 나눠보는 시간입니다. KBS 김도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도영> 네. 안녕하세요.

신지혜> 지금 리포트를 보니까, 핵심은 개원 전 의사들이 개설 예정 약국한테 돈을 달라고 하는 건가요?

김도영> 그렇죠. 돈을 많이 달라고 하는 거죠. 약국 해줄 테니까.

신지혜> 어떤 지원금을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 거예요? 돈을 요구하려면 뭔가 명목이나 명분이 있어야 되잖아요.

김도영> 그게 말이 지원금이고요. 약국이 어떻게 돈을 버는 것 같으세요?

신지혜> 일단 처방전을 받아가지고 약을 팔고 그 약의 마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거잖아요.

김도영> 아닙니다.

신지혜> 아니에요?

김도영> 약국에서 약을 팔아서 돈을 벌지 않아요.

신지혜> 그래요?

김도영> 네. 약을 팔아서 돈을 버는 건 사실은 병원이에요. 병원. 처방전에 대해서 약사가 약을 조제하잖아요. 약을 여러 가지 넣어서 주고 나면 복약 지도를 해요. 거기에 대한 복약 지도료, 그다음에 조제료 이런 것들을 건강보험에서 받아요. 그게 약국의 수익이 되는 거예요. 약을 판 돈이 아니에요. 이게 그러면 처방전을 많이 받아야, 환자 하나하나가 돈이 되는 거예요.

신지혜> 처방전을 많이 받을 수록 돈이 되는 거네요.

김도영> 그렇죠. 약국에서 사먹는, 뭐 타이레놀 이런 것들 있잖아요. 이런 건 마진이 거의 안 남아요.

신지혜> 이런 결론을 낼 수 있겠네요. 병원에서 처방전을 몰아주면 그 약국의 수익이 확 올라갈 수 있다.


김도영> 그렇죠. 그러니까 지원금을 요구하는 거예요. 나한테 뇌물 줘 이럴 수는 없으니까 병원 인테리어비 명목, 그다음에 특별한 명목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좀 악독한 데는 임대료 내 달라. 처방전 장당 수수료 달라, 뭐 이런 것들 얘기를 하죠.

신지혜> 약국에서 병원으로 보내는 금액은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면 되는 거예요?

김도영> 저희가 만난 약사 같은 경우에는 아동 전문병원이 들어온다고 해서 브로커가 3억을 요구했어요. 3억이면

신지혜> 약국은 사실상 거절하기가 좀 어렵겠네요.

김도영> 거절 못하죠. ‘이거를 줘야 약국을 개설하게 해주겠다’니까. ‘이거 안 주면 다른 사람한테 약국 자리를 주겠다’ 그거거든요. 아예 들어오지 말라는 거예요.

신지혜> 좀 뭐랄까. 생사의 기로라고 표현하면 너무 심한가요?

김도영> 아니요. 안 심합니다. 맞아요.

신지혜> 어떻게든 병원 하나를 제대로 유치해야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 같은데. 환자가 어떤 피해를 보느냐가 사실 제일 중요한 것 같거든요. 약국이 수익 보장을 위해서 그런 악순환에 뛰어든다면 그건 그렇다 쳐도, 환자들이 받는 피해는 뭐가 있을까요?

김도영> 의사가 돈을 받았어요, 받은 게 있잖아요? 그럼 처방전 많이 내줘야 되잖아요. 환자한테 약을 많이 처방하겠죠. 소화제 하나 처방 받아 먹는다고 죽는 거 아니잖아요. 내 몸에 크게 이상 없거든요. 그러면 처방하면 된단 말이에요, 의사 입장에서는.

신지혜> 과잉 처방을 해서 문제라는 댓글도 올라왔는데. 그리고 의사가 아니라 브로커가 가서 얘기한다는 내용도 리포트에 나왔습니다. 이건 왜 그런 건가요?

김도영> 의사는 의료인이잖아요. 이거 의사가 직접 요구했다가 걸리면 면허가 취소가 돼요. 리베이트 자체가 불법이죠. 제약사들이 의사한테 리베이트 줘서 문제되는 거 뉴스에 맨날 나오잖아요.

신지혜> 우리 약 쓰게 해주세요라고 돈 주고, 돈이 안 되면 다른 뭔가를 제공하고 이런 것들.

김도영> 네. 많이 나오잖아요. 그게 가능한 이유가 의사가 약을 처방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러면 당연히 의사가 와서 약사가 찌르면 면허 정지, 취소 돼요. 의사가 그럴 위험을 전혀 부담할 이유가 없고. 브로커들은 대부분 약 도매상이라든지 부동산 중개업자, 신축 건물의 분양을 내줄 경우에는 시행사 이런 사람들이거든요.

신지혜> 건축업자라든지 부동산 관계인이라든지 아니면 약 도매상. 그러니까 어느 병원이 언제 들어올지 알고 있고. 약국 들어갈 자리도 알고 있는 사람들.

김도영> 뉴스에는 3억 요구 얘기밖에 안 나갔는데, 여기 브로커가 거기에 대해 5000만 원을 요구했어요. 그러면 이 약사 같은 경우에는 대출을 받아서 약국 자리 분양을 받았는데 3억에다가 소개비 5000을 달라고 한다? 그러면 포기죠. (약국) 못 하죠.

KBS와 인터뷰한 이 약사는 경기도 파주 신축건물에 약국을 열 예정이었지만, 개원 예정 병원 인테리어비 3억 원을 대신 내 주라는 브로커의 요구를 받았다. 이후 하남으로 약국 자리를 옮기려 했지만 또다른 브로커가 나타나 신지혜> 불법 리베이트라고 봐야 되는 거잖아요. 돈이 실제로 오가니까. 이거는 왜 근절할 수 없을까요? 단속이 어렵나요?

김도영> 보통 리베이트가 단속이 어렵죠. 그다음에, 제약 회사하고 병원 간 리베이트가 워낙 심해지면서 쌍벌제가 도입이 됐었어요.

신지혜> 양쪽 다 처벌하는 거죠?

김도영> 그렇죠. 네. 주는 쪽, 받는 쪽 다 처벌할 수 있게 쌍벌제가 도입됐는데 그러다 보니까 신고를 안 하는 거예요. 나도 약사 면허가 정지되고 약국 문 닫으니까 신고를 안 하게 되는 거예요.

신지혜> 오히려 쌍벌제가 역효과를 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김도영> 그렇죠. 역효과를 내게 된 거죠. 그러니까 약사회에서는 좀 쌍벌제를 낮춰줘라. 최소한 신고하면 (처벌을) 면하게 해 줘라는 얘기를 하는 거죠.

신지혜> 그렇군요. 관련해서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김도영> 두 가지가 있는데요. 지금은 처벌을 받는 게 ‘개설자’예요. 개설 예정자가 빠져요.

신지혜> 개원하려는 의사는 빠지는 거죠?

김도영> 그렇죠. 그래서 ‘개설 예정자’도 처벌할 수 있다고 법안에 넣었어요. 그다음에 또 하나가 신고를 하면 신고자를 좀 처벌을 감경해주거나 면해주거나. 이런 조항을 넣어서 개정안이 들어가 있어요.

신지혜> 의사협회는 반대하겠는데요.

김도영> 대놓고 반대 못하죠. 리베이트 받는 거 인정 못하니까. 예전에도 타사에 이런 보도가 많이 나왔어요. 처음 나온 얘기는 아닌데 의사협회가 취재에 응한 적 자체가 별로 없고요. 제가 취재한 모 의사가 “좋아. 그러면 우리가 리베이트 안 받으면 약사한테 갈 거 아니야” 이렇게 얘기하기에 “그러면 지금 받고 있다는 거죠?”이렇게 얘기하니까 “아니, 그게 아니고”라고. 말이 꼬인 적도 있었어요.

신지혜> 그렇군요. 약사 쪽은 어떻게 반응하나요?

김도영> 애매하죠. 법이 개정되면 더 음성적으로 요구하거나 숨어들 가능성도 있거든요. 그리고 문전약국이라고 해서, 큰 병원 앞에 약국 쫙 있는 것들 보셨을 거예요. 수익이 엄청나거든요. 약사집단 안에서도 기득권이 있는데, “굳이 뭐 이렇게까지”라고 나뉘는 양상도 있어요.

신지혜>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브로커들 있잖아요. 브로커들은 현행법으로도 처벌은 가능한데 이게 적발이 어려우니까 안 되는 거예요?

김도영> 아닙니다. 현행법으로 개설 예정자가 적발 대상이 아니라고 했잖아요. 브로커도 사실.

신지혜> 빠져 있어요?

김도영> 왜냐하면 실체가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약 도매상이라든지 부동산 시행사 이런 사람들이 그냥 와서 소개해준다는 거니까 실체가 없어요. 실체가 있어야 처벌이 되는데, 그래서 지금 처벌 대상 자체가 아니에요.

신지혜> 그렇군요. 병원과 약국 간에 금전이 오가더라도 현행법이 이런 불합리한 상황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에 개정안이 발표됐다는 소식까지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KBS 김도영 기자였습니다.

[연관 기사] “약국 하려면 병원 인테리어비 내라”…“브로커 없이 새 약국 개설 불가능” (2021.9.27 KBS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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