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北, 10월부턴 대화 국면 접어들 것…비대면 정상회담 가능성 있다”

입력 2021.09.29 (20:07) 수정 2021.09.29 (21: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인터뷰
- "北 극초음속 미사일, 완성 단계 아냐"
- "속도 빠르고 방어 어려운 위협적 무기"
- "이번 발사, '대화는 남측에 달려 있다'는 뜻"
- "정부의 '유감' 표명, 전략적으로 적절"
- "김정은, 다음달 통신선 복원·친서교환 가능성"
- "베이징올림픽 앞두고 대화 나서려 할 것"
- "화상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있다"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29일(수)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출연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신지혜>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게 어떤 뜻인지,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전문가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양무진> 반갑습니다.

신지혜> 일단 극초음속 미사일이 뭔지부터 여쭙겠습니다. 음속을 초과하는, 엄청 빠르게 날아가는 미사일 같기는 한데요.

양무진> 북한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방금 말씀하신 대로 '극초음속'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만큼 비행 속도가 빠르다. 두 번째는 뭐냐하면 '전략 무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보통 전략 무기와 전술 무기로 구분하는데, 전략 무기라는 것은 그만큼 파괴력이 크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 노동신문은 '활공 비행'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패러글라이딩을 연상하면 됩니다. (궤도가)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그러면서도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사일방어 체계로 방어하는게 상당히 어렵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무시무시한 전략 무기이고.

신지혜> 네.

양무진> 지금까지 이런 무기를 개발한 곳이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밖에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실전 배치를 한다면 세계 네 번째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보유국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신지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완성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까?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양무진> 지금 이제 완성 단계로는 어렵죠. 지금은 이제 첫 시험입니다. 북한에 미사일 기지가 굉장히 많은 자강도에서 동해상으로 쏜 것 같아요. 물론 자강도도 내륙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내륙에서 해상 쪽으로 쏜다 하면 상당히 안정성이 확보가 안 되면 어렵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면.

신지혜> 중간에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양무진> 네. (비행) 중간에 떨어지면 북한 주민들이 다칠 수 있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보이죠. 그러나 정확도, 명중률, 이런 거에 대해서는 앞으로 한 대여섯 차례 더 시험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개발의 기술적 수준은 뛰어났지만, 안정성이 확보된 단계는 아니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오늘(29일) 공개한 신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장면.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개발 초기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오늘(29일) 공개한 신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장면.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개발 초기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혜> 발사 시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봐야 될 것 같아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 선언을 제안을 다시 하고 김여정 부부장이 거기에 대해서 화답성 또 반응을 보인 게 당장 사흘 전이란 말이죠. 3일 만에 이렇게 신형 무기를 발사했다는 거, 북한은 이걸 통해서 뭘 말하고 싶은 걸까요?

양무진> 최근 김여정의 담화가 두 번 있었지만, 두 번째 담화는 종전 선언에 상당히 긍정적인 화답을 했잖아요. 물론 조건부 화답일 수 있겠죠. 문제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이렇게 그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사, 여기에 대해서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신지혜> 약간 배치되거든요.

양무진> 만약에 배치됐다라고 한다면 김여정과 군부 사이에 대해서 뭔가 매끄러운 관계가 아니다. 따로 논다.

신지혜> 엇박자다?

양무진> 그렇죠. 엇박자라고 볼 수도 있고.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이 그래도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이고 대남 대미 관계 수장인데 김여정 부부장 이야기와 군부가 엇박자라고 상상하는 것은 좀 가능성이 떨어지겠죠? 아마도, "조건부지만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돼 있다." 북한식으로 표현하면, "강 대 강, 선 대 선. 모두가 준비돼 있다"니까 '선 대 선'의 관계 속도를 빨리 낼 수 있는 것은 남측 반응에 달려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특히 이것은 탄도성 미사일이기 때문에 UN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거 다 감안했을 때 김여정 부부장은 "비록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남측에서 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과거처럼 도발이라고 하지 말고 북한이 대외에 나갈 수 있는 명분을 좀 빨리 달라" 이런 정치적 메시지도 담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지혜> 우리 정부의 입장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지난 15일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굉장히 잘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무기 체계"라고 하니까 그 다음 날 김여정 부부장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했잖아요. 그런데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NSC에서 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을 안 하고 유감이라고만 말했거든요. 이것 역시 어떤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이 되는데, 정부의 입장 표명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양무진> 대통령 워딩이라든지 NSC, 통일부, 국방부 메시지를 볼 때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성격이 중심이 아니라, 우리의 안보 사항이라든지 남북 관계 상황, 한반도 정세, 전반적인 걸 감안해서 유감이라는 용어를 찾은 것 아니겠느냐. 이것은 뭐냐면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빨리 통신선을 복원하고 회담이든 문서교환 방식이든 소통을 하고, 거기에서 짚고 넘어갈 거는 넘어가고 하겠다. 그런 전략 전술이 유감이라는 메시지 속에 들어가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속내는 북한에 "하지 마라" 하고 싶지만 그것은 대화를 할 때 말하겠다. 어찌 보면 더 지혜스러운 표현, 일종의 전략 아니겠습니까?

신지혜> '북한 너희 진짜 왜 그러냐? 뭐 때문에 그러는지 알겠으니까 일단 얘기부터 좀 해보자.' 약간 이런 식의 인상을 주는 입장문 같아 보이거든요.

양무진> 그렇죠. 사이다 발언이라는 것은 뭡니까? 화끈하게 말을 하면 기분은 좋고 하겠죠. 그러나 그것이 문제해결로 갈 수 있습니까? 문제를 더 악화하면 안 되겠죠. 대통령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면서 큰 틀에서는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다 감안해서 유감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번 발사에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모습이 안 보였어요. 9월 9일 열병식 이후로 지금 모습을 드러내진 않고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에 대한 입장을 직접 표명하는 것은 언제쯤일까요?

양무진> 김정은 위원장이 좀 결단이 빨라져야 되는데 지금 상당히 탐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신지혜> 모습을 안 드러내고.

양무진> 그렇죠. 동생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서 메시지를 던지고 군부를 시켜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와 미국 측 여론을 다 파악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 다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참모들의 보고에 의존했습니다.

신지혜> 그래요?

양무진>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정세를 다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요. 4개 국어를 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 측이나 미국 측 반응을 보고 어느 정도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 통신선 복원 등을 할 가능성이 크고. 아직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있다. 그 신뢰의 징표가 친서다. 위기일 때 기회로 반전시킨 것이 남북 양 정상의 친서 정치 아닙니까? 그런 거로 봤을 때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해서 통신선 복원 이럴 때 나타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신지혜> 그러면 뭐 언제쯤 모습을 드러내겠습니까?

양무진> 이런 상황에서 나타나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좋을 때 나타나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지혜> 좀 손해죠.

양무진> 적어도 남북한이 친서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한 번 더 재확인하고 통신선을 복원하는 시점이 된다고 하면 적어도 10월 하순. 왜냐하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내년 2월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개최에 영향을 행사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지혜> 지금 IOC에서 출전도 못 하게 하고 있는데 그 문제도 빨리 풀어야 되고요.

양무진> 그런 것을 다 감안했을 때 아마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좋은 의제를 안고 나타날 가능성은 10월 하순 정도 되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신지혜> 문재인 대통령 퇴임이 이제 8개월 남았습니다.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그사이에 추가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합니까? 그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에 근접한 합의와 같은 좀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양무진>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의 신뢰는 있지만, 북한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비상 방역 체계를 하고 있잖아요. 지금은 이제 국경 모든 걸 봉쇄하고 주민을 통제하는 상황입니다. 과거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2박 3일, 이런 식의 회담은 임기 내에 쉽지 않을 것이다.

신지혜> 코로나19 상황이 또 영향을 주네요.

양무진>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도 좀 뭐랄까? 화끈한 그런 게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포인트 정상회담은 좀 가능하지 않을까? 수행원을 최소화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화상 정상회담이랄까요?

신지혜> 남북 정상회담을 비대면으로 하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는.

양무진> 북쪽도 최근에 화상을 통해서 내부 회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화상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욕 AP=연합뉴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현지시간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김 대사는 “현재 미국 행정부는 적대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조선에 대한 이중 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뉴욕 AP=연합뉴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현지시간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김 대사는 “현재 미국 행정부는 적대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조선에 대한 이중 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신지혜> 알겠습니다. 인터뷰 막바지로 가는데 한두 가지 질문만 좀 더 드려볼게요. 어제 발사 직후에 북한 김성 UN 대사가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철회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부터 하자고 대치 중이잖아요. 바이든 행정부가 조만간 대화의 계기를 마련할까요? 아니면 대치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까요?

양무진> 일단 바이든 행정부 상황을 볼 때 국내 이슈가 상당하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는 순위가 쳐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볼 수 있고. 두 번째로는 오랫동안 평행선일 가능성이 있는데, 협상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북한이 과연 그 조건이 완전히 충족되었을 때만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인지, 어느 정도 성의만 보이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건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신지혜>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으세요?

양무진> 그래서 말씀드린 대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안정화, 동북아 안정이 필요한데 북한이 미사일을 팡팡 쏘면 안정화가 되겠습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그걸 잘 알고 있단 말입니다. 적어도 10월 하순부터는 뭔가 도발이라든지 이런 미사일 발사보다도 대화로 가야 되잖아요.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말로써 북한 제재 완화 논의가 있을 수 있다, 한미 군사훈련 부분도 논의할 수 있다, 싱가포르 합의에 나온 체제 안정 보장을 이행할 수 있다. 이 정도로 말로써만 보여주면.

신지혜> 약간 성의만 보여주면.

양무진> 그렇죠. 성의만 보여주면 북한이 아마 접촉과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저는 그렇게 분석합니다.

신지혜> 마지막으로 짧게, 미국 매체 38노스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건물 일부를 공사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공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결국 핵 전력을 증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보도입니다. 진짜 이런 의도인지, 아니면 이것 역시도 협상을 위한 보여주기에 가까운지 궁금하더라고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엔 어떤가요?

양무진> 일단 이 미국의 38노스라는 것은 결국은 좀 상업성이 강하다. 공공성보다도. 그럼에도 38노스와 유사하게, 이전에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영변 핵시설 공사를) 밝혔잖아요. 그러면 지금 북한 영변 핵단지 가동이 정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가동되고 있는 것 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그러면 지금 북한이 이걸 왜 보여주느냐? 두 가지 관점입니다.

신지혜> 두 가지요?

양무진> 하나는 소위 말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일종의 무력 시위랄까요? 미사일 안 쏘더라도 다른 것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있고, 두 번째는 미국 다수 전문가들이 영변 핵단지는 수십년 된 완전 고철덩어리가 아니냐? 그럼에도 북한은 이 핵단지가 아직까지 고철 덩어리가 아니다, 쓸 만하다.

신지혜> 아, 우리 안 죽었어.

양무진> 미국은 이것을 너무 값어치 낮게 보지 마라, 그런 차원에서 혹시나 북미간 대화가 열린다면 영변 핵단지의 가치를 협상 테이블로 활용하겠죠. 그런 차원에서 가동 징후 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합니다.

신지혜>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북한 정세 관련해서 북한 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수님과 함께 지금까지 얘기 나눠봤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인터뷰] “北, 10월부턴 대화 국면 접어들 것…비대면 정상회담 가능성 있다”
    • 입력 2021-09-29 20:07:07
    • 수정2021-09-29 21:42:06
    용감한라이브
<strong>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인터뷰</strong><br />- "北 극초음속 미사일, 완성 단계 아냐"<br />- "속도 빠르고 방어 어려운 위협적 무기"<br />- "이번 발사, '대화는 남측에 달려 있다'는 뜻"<br />- "정부의 '유감' 표명, 전략적으로 적절"<br />- "김정은, 다음달 통신선 복원·친서교환 가능성"<br />- "베이징올림픽 앞두고 대화 나서려 할 것"<br />- "화상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있다"<br />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9월 29일(수) 14:3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출연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신지혜>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을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이게 어떤 뜻인지,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전문가 모시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대학교 교수님 모셨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양무진> 반갑습니다.

신지혜> 일단 극초음속 미사일이 뭔지부터 여쭙겠습니다. 음속을 초과하는, 엄청 빠르게 날아가는 미사일 같기는 한데요.

양무진> 북한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면 방금 말씀하신 대로 '극초음속'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만큼 비행 속도가 빠르다. 두 번째는 뭐냐하면 '전략 무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보통 전략 무기와 전술 무기로 구분하는데, 전략 무기라는 것은 그만큼 파괴력이 크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 노동신문은 '활공 비행'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패러글라이딩을 연상하면 됩니다. (궤도가)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그러면서도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미사일방어 체계로 방어하는게 상당히 어렵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무시무시한 전략 무기이고.

신지혜> 네.

양무진> 지금까지 이런 무기를 개발한 곳이 미국, 중국, 러시아 3개국밖에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실전 배치를 한다면 세계 네 번째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보유국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신지혜>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이 완성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까? 지금까지의 정보로는?

양무진> 지금 이제 완성 단계로는 어렵죠. 지금은 이제 첫 시험입니다. 북한에 미사일 기지가 굉장히 많은 자강도에서 동해상으로 쏜 것 같아요. 물론 자강도도 내륙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내륙에서 해상 쪽으로 쏜다 하면 상당히 안정성이 확보가 안 되면 어렵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면.

신지혜> 중간에 떨어질 수도 있잖아요.

양무진> 네. (비행) 중간에 떨어지면 북한 주민들이 다칠 수 있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보이죠. 그러나 정확도, 명중률, 이런 거에 대해서는 앞으로 한 대여섯 차례 더 시험을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개발의 기술적 수준은 뛰어났지만, 안정성이 확보된 단계는 아니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오늘(29일) 공개한 신형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장면. 합동참모본부는 오늘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은 “개발 초기단계로 실전 배치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지혜> 발사 시점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봐야 될 것 같아요. 사실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 선언을 제안을 다시 하고 김여정 부부장이 거기에 대해서 화답성 또 반응을 보인 게 당장 사흘 전이란 말이죠. 3일 만에 이렇게 신형 무기를 발사했다는 거, 북한은 이걸 통해서 뭘 말하고 싶은 걸까요?

양무진> 최근 김여정의 담화가 두 번 있었지만, 두 번째 담화는 종전 선언에 상당히 긍정적인 화답을 했잖아요. 물론 조건부 화답일 수 있겠죠. 문제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와 이렇게 그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의 발사, 여기에 대해서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까?

신지혜> 약간 배치되거든요.

양무진> 만약에 배치됐다라고 한다면 김여정과 군부 사이에 대해서 뭔가 매끄러운 관계가 아니다. 따로 논다.

신지혜> 엇박자다?

양무진> 그렇죠. 엇박자라고 볼 수도 있고. 그런데 김여정 부부장이 그래도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이고 대남 대미 관계 수장인데 김여정 부부장 이야기와 군부가 엇박자라고 상상하는 것은 좀 가능성이 떨어지겠죠? 아마도, "조건부지만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돼 있다." 북한식으로 표현하면, "강 대 강, 선 대 선. 모두가 준비돼 있다"니까 '선 대 선'의 관계 속도를 빨리 낼 수 있는 것은 남측 반응에 달려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특히 이것은 탄도성 미사일이기 때문에 UN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거 다 감안했을 때 김여정 부부장은 "비록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남측에서 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과거처럼 도발이라고 하지 말고 북한이 대외에 나갈 수 있는 명분을 좀 빨리 달라" 이런 정치적 메시지도 담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지혜> 우리 정부의 입장도 조금 달라졌습니다. 우리가 지난 15일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했을 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굉장히 잘 대응할 수 있는 우리의 무기 체계"라고 하니까 그 다음 날 김여정 부부장이 바로 문재인 대통령을 실명으로 비난했잖아요. 그런데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 NSC에서 도발이라는 표현을 사용을 안 하고 유감이라고만 말했거든요. 이것 역시 어떤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라고 생각이 되는데, 정부의 입장 표명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양무진> 대통령 워딩이라든지 NSC, 통일부, 국방부 메시지를 볼 때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북한의 새로운 미사일 성격이 중심이 아니라, 우리의 안보 사항이라든지 남북 관계 상황, 한반도 정세, 전반적인 걸 감안해서 유감이라는 용어를 찾은 것 아니겠느냐. 이것은 뭐냐면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빨리 통신선을 복원하고 회담이든 문서교환 방식이든 소통을 하고, 거기에서 짚고 넘어갈 거는 넘어가고 하겠다. 그런 전략 전술이 유감이라는 메시지 속에 들어가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속내는 북한에 "하지 마라" 하고 싶지만 그것은 대화를 할 때 말하겠다. 어찌 보면 더 지혜스러운 표현, 일종의 전략 아니겠습니까?

신지혜> '북한 너희 진짜 왜 그러냐? 뭐 때문에 그러는지 알겠으니까 일단 얘기부터 좀 해보자.' 약간 이런 식의 인상을 주는 입장문 같아 보이거든요.

양무진> 그렇죠. 사이다 발언이라는 것은 뭡니까? 화끈하게 말을 하면 기분은 좋고 하겠죠. 그러나 그것이 문제해결로 갈 수 있습니까? 문제를 더 악화하면 안 되겠죠. 대통령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면서 큰 틀에서는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것을 다 감안해서 유감이라는 표현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신지혜>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번 발사에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의 모습이 안 보였어요. 9월 9일 열병식 이후로 지금 모습을 드러내진 않고 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에 대한 입장을 직접 표명하는 것은 언제쯤일까요?

양무진> 김정은 위원장이 좀 결단이 빨라져야 되는데 지금 상당히 탐색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신지혜> 모습을 안 드러내고.

양무진> 그렇죠. 동생 김여정 부부장을 통해서 메시지를 던지고 군부를 시켜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와 미국 측 여론을 다 파악하고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과 다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참모들의 보고에 의존했습니다.

신지혜> 그래요?

양무진>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서 한국,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정세를 다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요. 4개 국어를 하기 때문에. 지금 우리 측이나 미국 측 반응을 보고 어느 정도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에 통신선 복원 등을 할 가능성이 크고. 아직까지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있다. 그 신뢰의 징표가 친서다. 위기일 때 기회로 반전시킨 것이 남북 양 정상의 친서 정치 아닙니까? 그런 거로 봤을 때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에 의해서 통신선 복원 이럴 때 나타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신지혜> 그러면 뭐 언제쯤 모습을 드러내겠습니까?

양무진> 이런 상황에서 나타나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좋을 때 나타나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지혜> 좀 손해죠.

양무진> 적어도 남북한이 친서를 주고받으며 신뢰를 한 번 더 재확인하고 통신선을 복원하는 시점이 된다고 하면 적어도 10월 하순. 왜냐하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도 내년 2월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성공개최에 영향을 행사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지혜> 지금 IOC에서 출전도 못 하게 하고 있는데 그 문제도 빨리 풀어야 되고요.

양무진> 그런 것을 다 감안했을 때 아마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 관계 개선이라는 좋은 의제를 안고 나타날 가능성은 10월 하순 정도 되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조심스럽게 전망합니다.

신지혜> 문재인 대통령 퇴임이 이제 8개월 남았습니다.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그사이에 추가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합니까? 그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에 근접한 합의와 같은 좀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양무진> 김정은 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 사이의 신뢰는 있지만, 북한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 비상 방역 체계를 하고 있잖아요. 지금은 이제 국경 모든 걸 봉쇄하고 주민을 통제하는 상황입니다. 과거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2박 3일, 이런 식의 회담은 임기 내에 쉽지 않을 것이다.

신지혜> 코로나19 상황이 또 영향을 주네요.

양무진>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도 좀 뭐랄까? 화끈한 그런 게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 이런 부분에 대해서 나름대로 신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포인트 정상회담은 좀 가능하지 않을까? 수행원을 최소화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화상 정상회담이랄까요?

신지혜> 남북 정상회담을 비대면으로 하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볼 수도 있는.

양무진> 북쪽도 최근에 화상을 통해서 내부 회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습니까? 화상 정상회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뉴욕 AP=연합뉴스)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현지시간 27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김 대사는 “현재 미국 행정부는 적대적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말이 아니라 실천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조선에 대한 이중 기준을 철회하는 용단을 보이면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신지혜> 알겠습니다. 인터뷰 막바지로 가는데 한두 가지 질문만 좀 더 드려볼게요. 어제 발사 직후에 북한 김성 UN 대사가 이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정책을 철회해야 대화를 할 수 있다. 미국은 조건 없는 대화부터 하자고 대치 중이잖아요. 바이든 행정부가 조만간 대화의 계기를 마련할까요? 아니면 대치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까요?

양무진> 일단 바이든 행정부 상황을 볼 때 국내 이슈가 상당하기 때문에 한반도 문제는 순위가 쳐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볼 수 있고. 두 번째로는 오랫동안 평행선일 가능성이 있는데, 협상의 관점에서 봤을 때는 북한이 과연 그 조건이 완전히 충족되었을 때만이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인지, 어느 정도 성의만 보이면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건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신지혜> 교수님 보시기에는 어느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으세요?

양무진> 그래서 말씀드린 대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는 한반도의 안정화, 동북아 안정이 필요한데 북한이 미사일을 팡팡 쏘면 안정화가 되겠습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그걸 잘 알고 있단 말입니다. 적어도 10월 하순부터는 뭔가 도발이라든지 이런 미사일 발사보다도 대화로 가야 되잖아요.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말로써 북한 제재 완화 논의가 있을 수 있다, 한미 군사훈련 부분도 논의할 수 있다, 싱가포르 합의에 나온 체제 안정 보장을 이행할 수 있다. 이 정도로 말로써만 보여주면.

신지혜> 약간 성의만 보여주면.

양무진> 그렇죠. 성의만 보여주면 북한이 아마 접촉과 대화에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저는 그렇게 분석합니다.

신지혜> 마지막으로 짧게, 미국 매체 38노스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건물 일부를 공사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공사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결국 핵 전력을 증강하려는 것 아니냐는 보도입니다. 진짜 이런 의도인지, 아니면 이것 역시도 협상을 위한 보여주기에 가까운지 궁금하더라고요. 교수님께서 보시기엔 어떤가요?

양무진> 일단 이 미국의 38노스라는 것은 결국은 좀 상업성이 강하다. 공공성보다도. 그럼에도 38노스와 유사하게, 이전에 국제원자력기구 IAEA도 (영변 핵시설 공사를) 밝혔잖아요. 그러면 지금 북한 영변 핵단지 가동이 정상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가동되고 있는 것 이 아니겠느냐? 이렇게 추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그러면 지금 북한이 이걸 왜 보여주느냐? 두 가지 관점입니다.

신지혜> 두 가지요?

양무진> 하나는 소위 말해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일종의 무력 시위랄까요? 미사일 안 쏘더라도 다른 것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있고, 두 번째는 미국 다수 전문가들이 영변 핵단지는 수십년 된 완전 고철덩어리가 아니냐? 그럼에도 북한은 이 핵단지가 아직까지 고철 덩어리가 아니다, 쓸 만하다.

신지혜> 아, 우리 안 죽었어.

양무진> 미국은 이것을 너무 값어치 낮게 보지 마라, 그런 차원에서 혹시나 북미간 대화가 열린다면 영변 핵단지의 가치를 협상 테이블로 활용하겠죠. 그런 차원에서 가동 징후 등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생각합니다.

신지혜>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북한 정세 관련해서 북한 대학원 대학교 양무진 교수님과 함께 지금까지 얘기 나눠봤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