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인공위성에 드론·AI까지…日 보험사 ‘신기술 도입’ 왜?

입력 2021.09.30 (18:08) 수정 2021.09.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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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풍 호우 등 자연재해를 자주 겪는 곳, 바로 일본인데요.

자연재해 피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인공위성이나 드론, AI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도쿄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원기 특파원, 보험사가 인공위성을 활용한다?

생소하게 들리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려면 가입자가 피해를 얼마나 입었는지 조사 등을 해야겠죠.

그런데 피해 현장이 광범위할 경우엔 조사원이 피해 상황을 직접 파악하기가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지난 7월 초 도쿄 인근 온천 관광지, 아타미시에서 호우에 따른 대규모 산사태가 났습니다

당시 스무 명 넘는 인명 피해가 났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어도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뜻밖에도 이 여성에겐 재해 발생 사흘 만에 보험금이 지급됐습니다.

[이재민 : "너무나도 빨라서 깜짝 놀랐어요.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덜게 됐어요."]

가뭄의 단비 같은 보험금을 제때 받을 수 있었던 건 인공위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재해 전과 후의 피해지역 모습, 특히 침수 부위가 1센티미터 단위까지 파악되면서 피해 보상의 근거가 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조사원을 직접 보냈어야 할 일인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고 보험금 지급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보험사 직원 : "피해 직후에 일반적인 일반 촬영이 어려운 조건이 되지만 인공위성이라면 촬영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앵커]

피해 조사와 보험금 지급에 사람 대신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거로군요.

그렇다면 드론과 AI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요?

[기자]

네, 인공위성이 다소 광범위하고 복잡한 피해 지역 조사에 사용된다면, 드론이나 AI는 근접 조사와 피해 분석 쪽에 활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달 호우로 일본 사가현 지역엔 주택과 건물 천700동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는데요.

이런 피해 현장이라면 드론을 활용한 조사가 아주 유용합니다.

또 드론 촬영 영상으로 고화질의 3D 모델을 만들고, 여기에 강우량 등 데이터를 추가해 AI로 분석하는데요.

이렇게 하면 침수 건물이 얼마나 물에 잠겼는지 쉽게 분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자연재해 보험 관련 업무에 이런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건 일본 보험업계 사정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풍수해나 화재 피해에 대비한 개인 보험 가입률은 80%가량 되는데요.

문제는, 갈수록 피해가 다양해지고 커지고 있어서,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 역시 액수가 불었다는 겁니다.

일본의 손해보험사가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2018년 이후 매년 우리 돈 10조 원 이상입니다.

세계 전체 보험금의 10% 수준에 이르는 큰 돈입니다.

이런 막대한 보험금 지급이 보험사엔 큰 부담이 되고 있어서, 4대 보험사 통틀어 11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적자는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4년 동안 보험료 인상이 3차례 있었고, 상승률도 20%가 넘었다고 하는데, 보험료는 내년에도 또 오를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 기술 도입은 비용을 줄여서 경영난을 극복하고, 보험료 인상도 가능하면 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피해 유형이 늘수록 보험 상품도 다양해질 것 같은데, 최근엔 '피난 보험'이란 것도 등장했다면서요?

[기자]

네, '피난 보험'이 뭘까, 생소하게 느끼실 수 있는데요.

자연재해가 갑자기 일어났을 때 고령자나 장애인이 사전에 미리 정해진 방법으로 피난했을 경우 비용을 보상해 주는 보험이 일본에서 최근 출시됐습니다.

예를 들어 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전 위탁 계약을 맺은 택시를 이용해 피난하거나, 또는 집 근처 호텔을 피난소로 활용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건데요.

3년 전 서일본지역 호우로 많은 이재민들이 제때, 적절히 대피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을 계기로 그동안 상품화가 검토돼 온 보험이고요.

비용은 지자체가 대신 지불한다고 합니다.

[에도 카쓰에이/히로시마대 교수 : "방재, 감재 지속적인 시스템으로서 행해지는 것으로 고령자 피난이 쉬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재해, 피할 수는 없지만 미리 대비하면 피해를 줄일 순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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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인공위성에 드론·AI까지…日 보험사 ‘신기술 도입’ 왜?
    • 입력 2021-09-30 18:08:49
    • 수정2021-09-30 18:23:57
    통합뉴스룸ET
[앵커]

태풍 호우 등 자연재해를 자주 겪는 곳, 바로 일본인데요.

자연재해 피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인공위성이나 드론, AI 등을 활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도쿄를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박원기 특파원, 보험사가 인공위성을 활용한다?

생소하게 들리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려면 가입자가 피해를 얼마나 입었는지 조사 등을 해야겠죠.

그런데 피해 현장이 광범위할 경우엔 조사원이 피해 상황을 직접 파악하기가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지난 7월 초 도쿄 인근 온천 관광지, 아타미시에서 호우에 따른 대규모 산사태가 났습니다

당시 스무 명 넘는 인명 피해가 났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어도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뜻밖에도 이 여성에겐 재해 발생 사흘 만에 보험금이 지급됐습니다.

[이재민 : "너무나도 빨라서 깜짝 놀랐어요.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덜게 됐어요."]

가뭄의 단비 같은 보험금을 제때 받을 수 있었던 건 인공위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재해 전과 후의 피해지역 모습, 특히 침수 부위가 1센티미터 단위까지 파악되면서 피해 보상의 근거가 됐습니다.

예전 같으면 조사원을 직접 보냈어야 할 일인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고 보험금 지급도 훨씬 빨라졌습니다.

[보험사 직원 : "피해 직후에 일반적인 일반 촬영이 어려운 조건이 되지만 인공위성이라면 촬영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앵커]

피해 조사와 보험금 지급에 사람 대신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거로군요.

그렇다면 드론과 AI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요?

[기자]

네, 인공위성이 다소 광범위하고 복잡한 피해 지역 조사에 사용된다면, 드론이나 AI는 근접 조사와 피해 분석 쪽에 활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달 호우로 일본 사가현 지역엔 주택과 건물 천700동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는데요.

이런 피해 현장이라면 드론을 활용한 조사가 아주 유용합니다.

또 드론 촬영 영상으로 고화질의 3D 모델을 만들고, 여기에 강우량 등 데이터를 추가해 AI로 분석하는데요.

이렇게 하면 침수 건물이 얼마나 물에 잠겼는지 쉽게 분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자연재해 보험 관련 업무에 이런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건 일본 보험업계 사정도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일본에서 풍수해나 화재 피해에 대비한 개인 보험 가입률은 80%가량 되는데요.

문제는, 갈수록 피해가 다양해지고 커지고 있어서, 보험사가 지급해야 할 보험금 역시 액수가 불었다는 겁니다.

일본의 손해보험사가 자연재해 피해를 입은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2018년 이후 매년 우리 돈 10조 원 이상입니다.

세계 전체 보험금의 10% 수준에 이르는 큰 돈입니다.

이런 막대한 보험금 지급이 보험사엔 큰 부담이 되고 있어서, 4대 보험사 통틀어 11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적자는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최근 4년 동안 보험료 인상이 3차례 있었고, 상승률도 20%가 넘었다고 하는데, 보험료는 내년에도 또 오를 전망입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 기술 도입은 비용을 줄여서 경영난을 극복하고, 보험료 인상도 가능하면 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피해 유형이 늘수록 보험 상품도 다양해질 것 같은데, 최근엔 '피난 보험'이란 것도 등장했다면서요?

[기자]

네, '피난 보험'이 뭘까, 생소하게 느끼실 수 있는데요.

자연재해가 갑자기 일어났을 때 고령자나 장애인이 사전에 미리 정해진 방법으로 피난했을 경우 비용을 보상해 주는 보험이 일본에서 최근 출시됐습니다.

예를 들어 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전 위탁 계약을 맺은 택시를 이용해 피난하거나, 또는 집 근처 호텔을 피난소로 활용할 경우 발생하는 비용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건데요.

3년 전 서일본지역 호우로 많은 이재민들이 제때, 적절히 대피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컸던 것을 계기로 그동안 상품화가 검토돼 온 보험이고요.

비용은 지자체가 대신 지불한다고 합니다.

[에도 카쓰에이/히로시마대 교수 : "방재, 감재 지속적인 시스템으로서 행해지는 것으로 고령자 피난이 쉬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자연재해, 피할 수는 없지만 미리 대비하면 피해를 줄일 순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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