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과장이 태양광발전소 대표?…한 해 300명 넘게 겸직 허가

입력 2021.10.04 (21:36) 수정 2021.10.04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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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서 수사과장이 태양광 발전소 대표다, 선뜻 이해가 안되죠.

그것도 근무지에서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경찰관들의 겸직 허가 건수가 해마다 2, 3백 건에 이르는데 이런 석연치 않은 사례가 여럿 확인됐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예천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입니다.

지난해 말 경찰에서 퇴임한 A 씨가 대표로 있습니다.

A 씨는 서울시내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9년, 차로 3시간 넘게 걸리는 이곳에 발전시설을 만들었습니다.

A 씨가 당시 경찰에 낸 겸직 허가 신청서입니다.

시골에 거주하는 부모가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본인 직무와도 관련이 없다고 소명해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은 A 씨가 경찰에 재직하면서 발전시설을 실질적으로 관리했다고 말합니다.

[발전시설 검침원/음성변조 : "(어르신들이 관리하시는 건 아니고?) 그렇진 않아요 이게... 그 분 자제분 이실 거에요. (어르신은 말고 그 분이 직접?) 그건 맞아요."]

[A 씨/음성변조 : "(발전소) 제초작업을 부모님이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할 떄도 있고. 토요일날 일요일날 내가 와서 하는데 직무와 무슨 관계가 있죠."]

A 씨는 겸직 허가를 받은 2019년부터 2년 간 이 태양광 발전소에서 3,700만 원을 벌었습니다.

국가공무원법은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영리 추구가 뚜렷한 경우 겸직을 제한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허가된 경찰 겸직 내역을 보니, 이런 규정은 유명무실했습니다.

연간 2억 5천만 원을 번 부동산 임대업자부터 관내 지자체를 홍보하는 SNS 서포터로 활동한 경찰도 있습니다.

유튜버나 축구 심판까지 겸직 직업의 종류도 각양각색입니다.

[김용판/국회 행안위 위원 : "영리 추구를 금지하는 법이 있지만, 각 기관마다 자유자재로 해석해서 무분별하게 허가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겸직 허가를 받은 경찰관은 12만 7천 명 가운데 375명, 국가 공무원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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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사과장이 태양광발전소 대표?…한 해 300명 넘게 겸직 허가
    • 입력 2021-10-04 21:36:03
    • 수정2021-10-04 21: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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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서 수사과장이 태양광 발전소 대표다, 선뜻 이해가 안되죠.

그것도 근무지에서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경찰관들의 겸직 허가 건수가 해마다 2, 3백 건에 이르는데 이런 석연치 않은 사례가 여럿 확인됐습니다.

신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예천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입니다.

지난해 말 경찰에서 퇴임한 A 씨가 대표로 있습니다.

A 씨는 서울시내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9년, 차로 3시간 넘게 걸리는 이곳에 발전시설을 만들었습니다.

A 씨가 당시 경찰에 낸 겸직 허가 신청서입니다.

시골에 거주하는 부모가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본인 직무와도 관련이 없다고 소명해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인근 주민들은 A 씨가 경찰에 재직하면서 발전시설을 실질적으로 관리했다고 말합니다.

[발전시설 검침원/음성변조 : "(어르신들이 관리하시는 건 아니고?) 그렇진 않아요 이게... 그 분 자제분 이실 거에요. (어르신은 말고 그 분이 직접?) 그건 맞아요."]

[A 씨/음성변조 : "(발전소) 제초작업을 부모님이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할 떄도 있고. 토요일날 일요일날 내가 와서 하는데 직무와 무슨 관계가 있죠."]

A 씨는 겸직 허가를 받은 2019년부터 2년 간 이 태양광 발전소에서 3,700만 원을 벌었습니다.

국가공무원법은 업무에 지장을 주거나 영리 추구가 뚜렷한 경우 겸직을 제한합니다.

하지만 지난해 허가된 경찰 겸직 내역을 보니, 이런 규정은 유명무실했습니다.

연간 2억 5천만 원을 번 부동산 임대업자부터 관내 지자체를 홍보하는 SNS 서포터로 활동한 경찰도 있습니다.

유튜버나 축구 심판까지 겸직 직업의 종류도 각양각색입니다.

[김용판/국회 행안위 위원 : "영리 추구를 금지하는 법이 있지만, 각 기관마다 자유자재로 해석해서 무분별하게 허가해주고 있습니다."]

지난해 겸직 허가를 받은 경찰관은 12만 7천 명 가운데 375명, 국가 공무원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조창훈/영상편집:김근환/그래픽: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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