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전 세계 인플레이션 비상…개발도상국 경제 직격탄

입력 2021.10.05 (10:50) 수정 2021.10.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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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와 일부 국가의 정정불안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식품 가격이 급등하며 빈곤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아이들이 모여 종이접기에 한창입니다.

멋진 왕관이 완성됐는데요.

자세히 보니 이 종이 다름 아닌 지폐입니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선 이처럼 지폐가 무더기로 길거리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초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떨어져,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기 때문인데요.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1년간 2,500%를 넘었습니다.

100만 볼리바르, 0이 6개나 붙은 이 지폐의 가치는 고작 0.24달러, 3백 원이 채 안 됩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3년 만에 다시 화폐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지난 1일부터 기존 화폐 단위에서 '0' 6개를 빼기로 한 건데요.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매년 화폐 가치가 뚝뚝 떨어지다 보니, 일상 거래에선 이미 미국 달러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윌리엄 에르난데스/버스 운전기사 : "달러를 사용하면 문제가 거스름돈을 주는 것이에요. 단위가 큰 5, 10, 20달러가 문제죠."]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많은 돈이 풀리고 반면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세네갈은 전례 없는 생필품 가격 상승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무스타파 세예/상인 : "전례 없는 가격 상승입니다. 예를 들어, 기름 한 통은 대략 14,500 세파(약 3만 원)였는데, 지금은 23,000 세파(약 4만 8천 원)입니다."]

미국의 제재와 초기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이란은 지난 1년간 식품 가격이 60%나 치솟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은 17년 만에 최고 수준인 45%를 기록했는데요.

실업률까지 10년 만에 최고치인 17.45%를 기록했습니다.

[오즈라 에달랏/주부 : "아이들은 요구르트와 우유 등 유제품을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올해 8월 기준으로 연간 물가 상승률이 9.68%로, 2016년 2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호세 카를로스 전사/정육점 주인 : "지난해 3월보다 40% 이상 고깃값이 올랐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높고, 공산품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자 기준 금리를 연속해서 올렸는데요.

올해 초 2%로 역대 최저치였던 금리가 연달아 5차례 인상되며, 6.25%까지 올랐습니다.

문제는 개인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 것입니다.

대출 이자 부담 비용이 커진데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까지 위축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한 달에 6만 원 이하로 생활하는 극빈층은 2019년 약 11%에서 올해 4월에는, 약 13%로 늘었습니다.

[말리 푸마갈리/브라질인 : "항상 허덕입니다. 늘 적자이고, 먹고 살기 위해 창의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 형편에 물가가 폭등하자 시민들의 불안은 분노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예멘에선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하자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3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재정 확대는 계속되는 상황인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도 지난달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경제 지원을 멈추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풀린 돈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그 피해는 약소국, 그 중에서도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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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5 10:50:30
    • 수정2021-10-05 10: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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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일부 국가의 정정불안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식품 가격이 급등하며 빈곤이 확산하고 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아이들이 모여 종이접기에 한창입니다.

멋진 왕관이 완성됐는데요.

자세히 보니 이 종이 다름 아닌 지폐입니다.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베네수엘라에선 이처럼 지폐가 무더기로 길거리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초인플레이션으로 가치가 떨어져, 휴지조각이나 다름없기 때문인데요.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1년간 2,500%를 넘었습니다.

100만 볼리바르, 0이 6개나 붙은 이 지폐의 가치는 고작 0.24달러, 3백 원이 채 안 됩니다.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3년 만에 다시 화폐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지난 1일부터 기존 화폐 단위에서 '0' 6개를 빼기로 한 건데요.

국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매년 화폐 가치가 뚝뚝 떨어지다 보니, 일상 거래에선 이미 미국 달러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윌리엄 에르난데스/버스 운전기사 : "달러를 사용하면 문제가 거스름돈을 주는 것이에요. 단위가 큰 5, 10, 20달러가 문제죠."]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많은 돈이 풀리고 반면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전 세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고 있는데요.

아프리카 세네갈은 전례 없는 생필품 가격 상승에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무스타파 세예/상인 : "전례 없는 가격 상승입니다. 예를 들어, 기름 한 통은 대략 14,500 세파(약 3만 원)였는데, 지금은 23,000 세파(약 4만 8천 원)입니다."]

미국의 제재와 초기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이란은 지난 1년간 식품 가격이 60%나 치솟았습니다.

인플레이션은 17년 만에 최고 수준인 45%를 기록했는데요.

실업률까지 10년 만에 최고치인 17.45%를 기록했습니다.

[오즈라 에달랏/주부 : "아이들은 요구르트와 우유 등 유제품을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올해 8월 기준으로 연간 물가 상승률이 9.68%로, 2016년 2월 이후 가장 높습니다.

[호세 카를로스 전사/정육점 주인 : "지난해 3월보다 40% 이상 고깃값이 올랐습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률이 높고, 공산품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자 기준 금리를 연속해서 올렸는데요.

올해 초 2%로 역대 최저치였던 금리가 연달아 5차례 인상되며, 6.25%까지 올랐습니다.

문제는 개인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진 것입니다.

대출 이자 부담 비용이 커진데다 물가 상승으로 소비까지 위축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한 달에 6만 원 이하로 생활하는 극빈층은 2019년 약 11%에서 올해 4월에는, 약 13%로 늘었습니다.

[말리 푸마갈리/브라질인 : "항상 허덕입니다. 늘 적자이고, 먹고 살기 위해 창의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안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 형편에 물가가 폭등하자 시민들의 불안은 분노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예멘에선 인플레이션으로 화폐가치가 하락하자 대규모 폭력 시위가 벌어졌는데요.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면서 3명이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을 중심으로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재정 확대는 계속되는 상황인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도 지난달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경제 지원을 멈추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풀린 돈이 물가를 끌어올리면서 그 피해는 약소국, 그 중에서도 사회적 약자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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