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참사 유발한 ‘비상주 감리’, 현대산업개발 개입 의혹
입력 2021.10.05 (21:34)
수정 2021.10.05 (22: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9명이 숨진 광주 학동 붕괴사고를 유발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철거 공사를 관리해야 할 감리가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리가 상주하지 않는 형태로 계약을 맺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는데요.
재개발조합과 감리가 이렇게 계약을 맺는 과정에,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물 수백 채를 철거하다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학동4구역.
공사가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하는 역할은 감리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감리 차 모 씨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재개발조합과 차 씨가 공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도 되는 '비상주 감리'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계약 당사자가 아닌 현대산업개발이 감리 계약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관련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비상주 감리 결정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산업개발 A 부장이 차 씨가 보낸 1억 5천만원 상당의 견적서를 받은 뒤, 5천만 원 이하로 금액을 깎아야 한다며 '비상주 감리'로 결정한 뒤 계약서까지 만들어 왔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A 부장이 붕괴 사고 직후에는 쓰지 않은 감리 일지를 작성하라고 차 씨에게 요구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형석/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회 : "현대산업개발은 이 감리에 대해서 상주 감리를 해야 하는데 비상주 감리까지 유도하고, 그 금액을 5천만 원으로 낮추는 이런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조합 일을 도왔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권순호/현대산업개발 대표 : "제가 듣고 이해하기로는 조합이 감리를 선정하고 조합이 금액을 산정해야 하는데, 조합이 금액을 뽑을 능력이 없어서 A 부장에게 부탁을 했다."]
이 의원은 또 '브로커' 역할을 한 문흥식 씨가 붕괴사고 직후 출국할 것 같다는 제보를 받고도 수사팀장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던 데다 당시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입건이나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없던 상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영상편집:이성훈
9명이 숨진 광주 학동 붕괴사고를 유발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철거 공사를 관리해야 할 감리가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리가 상주하지 않는 형태로 계약을 맺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는데요.
재개발조합과 감리가 이렇게 계약을 맺는 과정에,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물 수백 채를 철거하다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학동4구역.
공사가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하는 역할은 감리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감리 차 모 씨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재개발조합과 차 씨가 공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도 되는 '비상주 감리'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계약 당사자가 아닌 현대산업개발이 감리 계약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관련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비상주 감리 결정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산업개발 A 부장이 차 씨가 보낸 1억 5천만원 상당의 견적서를 받은 뒤, 5천만 원 이하로 금액을 깎아야 한다며 '비상주 감리'로 결정한 뒤 계약서까지 만들어 왔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A 부장이 붕괴 사고 직후에는 쓰지 않은 감리 일지를 작성하라고 차 씨에게 요구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형석/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회 : "현대산업개발은 이 감리에 대해서 상주 감리를 해야 하는데 비상주 감리까지 유도하고, 그 금액을 5천만 원으로 낮추는 이런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조합 일을 도왔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권순호/현대산업개발 대표 : "제가 듣고 이해하기로는 조합이 감리를 선정하고 조합이 금액을 산정해야 하는데, 조합이 금액을 뽑을 능력이 없어서 A 부장에게 부탁을 했다."]
이 의원은 또 '브로커' 역할을 한 문흥식 씨가 붕괴사고 직후 출국할 것 같다는 제보를 받고도 수사팀장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던 데다 당시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입건이나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없던 상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영상편집:이성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학동참사 유발한 ‘비상주 감리’, 현대산업개발 개입 의혹
-
- 입력 2021-10-05 21:34:39
- 수정2021-10-05 22:00:09
[앵커]
9명이 숨진 광주 학동 붕괴사고를 유발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철거 공사를 관리해야 할 감리가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리가 상주하지 않는 형태로 계약을 맺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는데요.
재개발조합과 감리가 이렇게 계약을 맺는 과정에,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물 수백 채를 철거하다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학동4구역.
공사가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하는 역할은 감리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감리 차 모 씨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재개발조합과 차 씨가 공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도 되는 '비상주 감리'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계약 당사자가 아닌 현대산업개발이 감리 계약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관련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비상주 감리 결정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산업개발 A 부장이 차 씨가 보낸 1억 5천만원 상당의 견적서를 받은 뒤, 5천만 원 이하로 금액을 깎아야 한다며 '비상주 감리'로 결정한 뒤 계약서까지 만들어 왔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A 부장이 붕괴 사고 직후에는 쓰지 않은 감리 일지를 작성하라고 차 씨에게 요구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형석/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회 : "현대산업개발은 이 감리에 대해서 상주 감리를 해야 하는데 비상주 감리까지 유도하고, 그 금액을 5천만 원으로 낮추는 이런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조합 일을 도왔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권순호/현대산업개발 대표 : "제가 듣고 이해하기로는 조합이 감리를 선정하고 조합이 금액을 산정해야 하는데, 조합이 금액을 뽑을 능력이 없어서 A 부장에게 부탁을 했다."]
이 의원은 또 '브로커' 역할을 한 문흥식 씨가 붕괴사고 직후 출국할 것 같다는 제보를 받고도 수사팀장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던 데다 당시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입건이나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없던 상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영상편집:이성훈
9명이 숨진 광주 학동 붕괴사고를 유발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철거 공사를 관리해야 할 감리가 현장에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감리가 상주하지 않는 형태로 계약을 맺다 보니 일어난 일이었는데요.
재개발조합과 감리가 이렇게 계약을 맺는 과정에, 원청인 현대산업개발이 깊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습니다.
양창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아파트를 짓기 위해 건물 수백 채를 철거하다 붕괴 사고가 난 광주 학동4구역.
공사가 안전하게 이뤄지는지 관리·감독하는 역할은 감리에게 맡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감리 차 모 씨는 현장에 없었습니다.
재개발조합과 차 씨가 공사 현장에 나타나지 않아도 되는 '비상주 감리' 계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계약 당사자가 아닌 현대산업개발이 감리 계약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왔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형석 의원은 관련자들의 증언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비상주 감리 결정에 깊이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현대산업개발 A 부장이 차 씨가 보낸 1억 5천만원 상당의 견적서를 받은 뒤, 5천만 원 이하로 금액을 깎아야 한다며 '비상주 감리'로 결정한 뒤 계약서까지 만들어 왔다는 겁니다.
이 의원은 A 부장이 붕괴 사고 직후에는 쓰지 않은 감리 일지를 작성하라고 차 씨에게 요구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형석/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회 : "현대산업개발은 이 감리에 대해서 상주 감리를 해야 하는데 비상주 감리까지 유도하고, 그 금액을 5천만 원으로 낮추는 이런 개입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측은 조합 일을 도왔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권순호/현대산업개발 대표 : "제가 듣고 이해하기로는 조합이 감리를 선정하고 조합이 금액을 산정해야 하는데, 조합이 금액을 뽑을 능력이 없어서 A 부장에게 부탁을 했다."]
이 의원은 또 '브로커' 역할을 한 문흥식 씨가 붕괴사고 직후 출국할 것 같다는 제보를 받고도 수사팀장이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없었던 데다 당시 범죄 혐의가 확인되지 않아 입건이나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릴 수 없던 상태였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영상편집:이성훈
-
-
양창희 기자 share@kbs.co.kr
양창희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