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소개하고 홈쇼핑에서 팔고…연계편성 꼼수 급증

입력 2021.10.07 (19:27) 수정 2021.10.07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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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V 건강 프로그램에서 방금 소개한 제품이 바로 옆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요.

이른바 연계 편성이라고 불리는, 꼼수 편성이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를 현혹해 구매를 유도하는 이런 편법 행위를 현행법으로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염기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여성 건강을 주제로 한 종편 프로그램에 석류가 등장합니다.

["요겁니다~~ 아~~~"]

석류의 효능을 설명하던 전문가는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특별하게 드실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왔는데요, 바로 석류 젤리입니다."]

비슷한 시각, 바로 옆 홈쇼핑 채널에서도 석류 제품을 팔고 있는데 젤리 형태까지 똑같습니다.

정보 프로그램이 광고 역할을 하고,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엽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같은 연계 편성 실태를 점검한 결과 최근 몇 년간 급증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한 달간 지상파·종편과 연계 편성을 한 홈쇼핑 프로그램은 총 756회.

2018년 114회였던 것에 비해 4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방송사별로는 TV 조선이 139회로 제일 많았고, MBN 108회, JTBC 64회, SBS 59회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연계 편성 상품은 유산균이 가장 많았고 이어 콜라겐, 단백질 등 건강 식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상호/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업자가)방송에 협찬을 해서 그 시간대에 (편성) 해놓고 홈쇼핑 채널에 같은 시간대를 잡는 거예요. 그래서 방송 제작비를 대주고 홈쇼핑에서 물건을 파는 거예요."]

이 같은 연계편성은 협찬 비용을 상품 가격에 덧붙여 판매가를 올리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현행 법률로는 제재할 근거가 없습니다.

[천지현/방통위 방송시장조사과장 : "현행 방송법상에 시청자 이익저해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연계편성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어서 연계편성을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는 필수적 협찬 고지를 의무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하고, 협찬임을 시청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협찬 사실의 노출 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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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에서 소개하고 홈쇼핑에서 팔고…연계편성 꼼수 급증
    • 입력 2021-10-07 19:27:16
    • 수정2021-10-07 19:4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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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TV 건강 프로그램에서 방금 소개한 제품이 바로 옆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요.

이른바 연계 편성이라고 불리는, 꼼수 편성이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를 현혹해 구매를 유도하는 이런 편법 행위를 현행법으로 제재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염기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여성 건강을 주제로 한 종편 프로그램에 석류가 등장합니다.

["요겁니다~~ 아~~~"]

석류의 효능을 설명하던 전문가는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특별하게 드실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왔는데요, 바로 석류 젤리입니다."]

비슷한 시각, 바로 옆 홈쇼핑 채널에서도 석류 제품을 팔고 있는데 젤리 형태까지 똑같습니다.

정보 프로그램이 광고 역할을 하고, 소비자들은 쉽게 지갑을 엽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 같은 연계 편성 실태를 점검한 결과 최근 몇 년간 급증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3월 한 달간 지상파·종편과 연계 편성을 한 홈쇼핑 프로그램은 총 756회.

2018년 114회였던 것에 비해 4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방송사별로는 TV 조선이 139회로 제일 많았고, MBN 108회, JTBC 64회, SBS 59회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주요 연계 편성 상품은 유산균이 가장 많았고 이어 콜라겐, 단백질 등 건강 식품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우상호/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업자가)방송에 협찬을 해서 그 시간대에 (편성) 해놓고 홈쇼핑 채널에 같은 시간대를 잡는 거예요. 그래서 방송 제작비를 대주고 홈쇼핑에서 물건을 파는 거예요."]

이 같은 연계편성은 협찬 비용을 상품 가격에 덧붙여 판매가를 올리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현행 법률로는 제재할 근거가 없습니다.

[천지현/방통위 방송시장조사과장 : "현행 방송법상에 시청자 이익저해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연계편성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어서 연계편성을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는 필수적 협찬 고지를 의무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하고, 협찬임을 시청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협찬 사실의 노출 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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