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에서 소개하고 홈쇼핑에서 팔고…연계편성 꼼수 급증

입력 2021.10.07 (21:45) 수정 2021.10.07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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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전 TV 프로그램에 나온 제품을 바로 옆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경우, 요즘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우연처럼 보이지만 물건 판매를 유도하는 일종의 꼼수 편성인데, 이렇게 소비자를 현혹하는 편법 행위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습니다.

염기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종편 방송의 건강 프로그램에 석류가 등장합니다.

["요겁니다~~ 아~~"]

전문가가 나와 석류의 효능과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특별하게 드실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 왔는데요, 바로 석류 젤리입니다."]

채널을 돌리자 바로 옆 홈쇼핑 방송에서 석류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젤리 형태까지 똑같습니다.

정보 프로그램이 광고 역할을 해 시청자들에게 지갑을 열게 하는 겁니다.

지난 3월 한 달간 지상파·종편과 연계 편성을 한 홈쇼핑 프로그램은 모두 750여 회.

4년 만에 6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방송사별로는 TV조선이 130여 회로 가장 많았고, MBN 108회, JTBC 64회, SBS 59회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계편성 상품은 대부분 건강식품이었습니다.

유산균이 가장 많았고, 콜라겐, 단백질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우상호/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업자가) 방송에 협찬을 해서 그 시간대에 (편성)해 놓고 홈쇼핑 채널에 같은 시간대를 잡는 거예요. 그래서 방송 제작비를 대주고 홈쇼핑에서 물건을 파는 거예요."]

결국 이런 협찬 비용이 상품 가격에 덧붙여져 소비자는 더 비싸게 물건을 사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법률로는 이런 연계편성을 제재할 근거가 없습니다.

[천지현/방통위 방송시장조사과장 : "현행 방송법상에 시청자 이익저해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연계편성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어서 연계편성을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는 필수적 협찬 고지를 의무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하고, 시청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협찬 사실의 노출 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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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에서 소개하고 홈쇼핑에서 팔고…연계편성 꼼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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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0-07 21:5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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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전 TV 프로그램에 나온 제품을 바로 옆 홈쇼핑 채널에서 판매하는 경우, 요즘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우연처럼 보이지만 물건 판매를 유도하는 일종의 꼼수 편성인데, 이렇게 소비자를 현혹하는 편법 행위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습니다.

염기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종편 방송의 건강 프로그램에 석류가 등장합니다.

["요겁니다~~ 아~~"]

전문가가 나와 석류의 효능과 먹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특별하게 드실 수 있는 방법을 준비해 왔는데요, 바로 석류 젤리입니다."]

채널을 돌리자 바로 옆 홈쇼핑 방송에서 석류 제품을 팔고 있습니다.

젤리 형태까지 똑같습니다.

정보 프로그램이 광고 역할을 해 시청자들에게 지갑을 열게 하는 겁니다.

지난 3월 한 달간 지상파·종편과 연계 편성을 한 홈쇼핑 프로그램은 모두 750여 회.

4년 만에 6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방송사별로는 TV조선이 130여 회로 가장 많았고, MBN 108회, JTBC 64회, SBS 59회 등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계편성 상품은 대부분 건강식품이었습니다.

유산균이 가장 많았고, 콜라겐, 단백질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우상호/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업자가) 방송에 협찬을 해서 그 시간대에 (편성)해 놓고 홈쇼핑 채널에 같은 시간대를 잡는 거예요. 그래서 방송 제작비를 대주고 홈쇼핑에서 물건을 파는 거예요."]

결국 이런 협찬 비용이 상품 가격에 덧붙여져 소비자는 더 비싸게 물건을 사는 부작용을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법률로는 이런 연계편성을 제재할 근거가 없습니다.

[천지현/방통위 방송시장조사과장 : "현행 방송법상에 시청자 이익저해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지만, 연계편성을 구체적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없어서 연계편성을 불법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정부는 필수적 협찬 고지를 의무화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하고, 시청자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협찬 사실의 노출 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염기석입니다.

영상편집:권형욱/그래픽: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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