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논란 많은’ 노벨 평화상, 역대 수상자들

입력 2021.10.12 (10:47) 수정 2021.10.1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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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관심이 쏠렸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됐습니다.

독재 정권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두 언론인, 필리핀의 마리아 레사와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선정됐는데요.

정치적 특성 때문에 다른 상보다 더 자주 논란에 휩싸이는 평화상, 역대 수상자들을 <지구촌인>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일,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5년의 새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재집권을 바라보는 국제사회 시선은 곱지 않았는데요.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 내전을 일으켜 국민 수십만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UN 사무총장 : "에티오피아는 긴급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인명 구조와 대규모 비극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비 총리는 2019년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 화해를 주도해 오랜 국경 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은 공로를 인정받았는데요.

하지만 1년 만에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 군대를 배치하고, 내전 발발의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그후 10여 개월 동안 수만 명이 숨졌고, 여전히 내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레테마리암/내전 피해 난민 : "밤에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온종일 내일은어떻게 아이들을 먹일까 고민합니다. 지금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아웅 산 수 치 여사도 노벨상 수상자 답지 못한 행보로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수 치 여사는 1991년 군사 통치에 반대하는 비폭력투쟁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20여 년이 흘러 미얀마군이 소수민족 로힝야족을 가혹하게 탄압하면서, 유엔이 이 사태를 제노사이드, 인종학살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요.

수 치 여사는 대규모 탈출이 이어지는데도 침묵해 전 세계가 분노했습니다.

[아웅 산 수 치/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2017년 : "앞서 말했듯이 9월 5일 이후 (로힝양족 무슬림 마을에서) 어떤 충돌도 없었고, 정리 작업도 없었습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초대 수반은, 199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90년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해결의 희망으로 여겨진 오슬로 평화협정에 기여한 공로였는데요.

이에 앞서 무장단체 요원으로 대이스라엘 테러 활동에 참여한 전력 때문에 노벨상 선정 위원 일부가 아라파트의 수상에 항의해 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취임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논란이 됐습니다.

심지어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20년에 출판한 회고록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왜?"라는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평화운동의 상징이자 인도 정치가인 마하트마 간디는, 수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결국, 수상하지 못해서 "역대 최악의 누락"이란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정치적 특성 때문에 다른 5개 노벨상보다 더 자주 논란 휩싸이는 평화상.

노벨상 규정에 따르면 기존의 수상 내역은 번복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수상자 모두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부디 지구와 인류 평화를 위해 애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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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0-12 10: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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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관심이 쏠렸던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발표됐습니다.

독재 정권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두 언론인, 필리핀의 마리아 레사와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선정됐는데요.

정치적 특성 때문에 다른 상보다 더 자주 논란에 휩싸이는 평화상, 역대 수상자들을 <지구촌인>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4일,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5년의 새 임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재집권을 바라보는 국제사회 시선은 곱지 않았는데요.

노벨평화상을 받은 뒤 내전을 일으켜 국민 수십만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UN 사무총장 : "에티오피아는 긴급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인명 구조와 대규모 비극을 막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비 총리는 2019년 100번째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 화해를 주도해 오랜 국경 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맺은 공로를 인정받았는데요.

하지만 1년 만에 북부 티그라이 지역에 군대를 배치하고, 내전 발발의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그후 10여 개월 동안 수만 명이 숨졌고, 여전히 내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레테마리암/내전 피해 난민 : "밤에 잠을 잘 수 없습니다. 온종일 내일은어떻게 아이들을 먹일까 고민합니다. 지금도 걱정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아웅 산 수 치 여사도 노벨상 수상자 답지 못한 행보로 비판을 받은 바 있습니다.

수 치 여사는 1991년 군사 통치에 반대하는 비폭력투쟁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습니다.

20여 년이 흘러 미얀마군이 소수민족 로힝야족을 가혹하게 탄압하면서, 유엔이 이 사태를 제노사이드, 인종학살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요.

수 치 여사는 대규모 탈출이 이어지는데도 침묵해 전 세계가 분노했습니다.

[아웅 산 수 치/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2017년 : "앞서 말했듯이 9월 5일 이후 (로힝양족 무슬림 마을에서) 어떤 충돌도 없었고, 정리 작업도 없었습니다."]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초대 수반은, 1994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습니다.

90년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해결의 희망으로 여겨진 오슬로 평화협정에 기여한 공로였는데요.

이에 앞서 무장단체 요원으로 대이스라엘 테러 활동에 참여한 전력 때문에 노벨상 선정 위원 일부가 아라파트의 수상에 항의해 위원직을 사퇴하기도 했습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은 취임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논란이 됐습니다.

심지어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20년에 출판한 회고록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왜?"라는 의문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평화운동의 상징이자 인도 정치가인 마하트마 간디는, 수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결국, 수상하지 못해서 "역대 최악의 누락"이란 평가를 받은 바 있습니다.

정치적 특성 때문에 다른 5개 노벨상보다 더 자주 논란 휩싸이는 평화상.

노벨상 규정에 따르면 기존의 수상 내역은 번복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수상자 모두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부디 지구와 인류 평화를 위해 애써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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