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中 전력난, 21세기에 석탄이 스태그플레이션 부르나?

입력 2021.10.13 (18:03) 수정 2021.10.1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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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커먼 석탄 때문에 글로벌 경제 보는 사람들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이 설상가상인데, 인도도 석탄 때문에 전력난을 겪습니다.

이 여파가 두 나라에만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이 소식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G2 경제 대국, 중국이 정말 석탄 때문에 휘청거리는 겁니까?

[기자]

네, 친환경 정책 때문에, 올림픽 때문에, 또 미·중 갈등의 연장선인 호주와의 갈등과 코로나로 인한 석탄 가격 상승 때문에, 중국의 전력난이 심상찮다는 소식은 전해드렸죠.

그런데 그 사이 중국에 큰비가 왔습니다.

때아닌 가을 폭우가 하필이면 중국 최대 석탄 생산지역 가운데 하나인 산시성을 덮쳤습니다.

이재민이 무려 200만 명.

산시성 정부는 60개 석탄 광산 가동 중단했습니다.

중국 석탄 3분의 1이 여기서 나옵니다.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게다가 땅덩이가 넓은 중국.

북부지방엔 폭설과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전기는 더 필요한데, 상황은 설상가상입니다.

[앵커]

석탄 재고 부족하단 얘기도 점점 많아져요?

[기자]

네, 그래서 중국도 급했는지, 정치적 문제로 수입 통관을 중단시키고 창고에 보관하던 호주산 석탄까지 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앵커]

석탄 때문에 성장 전망까지 하향 조정된다면서요?

[기자]

네, 올해 중국 GDP 전망치, 직전 전망보다 골드만삭스가 0.4%p, 노무라증권이 0.5%p나 낮췄습니다.

어제 IMF도 0.1%p 하향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타격받은 지역이 다 산업 중심지입니다.

광둥, 저장, 장쑤성, 이 3곳이 중국 경제 약 3분의 1입니다.

게다가 이미 9월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이고, 또 헝다 사태 같은 부동산 부실 충격도 우려됩니다.

[앵커]

그런데 옆 나라 인도도 똑같은 모양의 전력난 겪는다고요?

[기자]

네, 공통점 많습니다.

수십 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급속히 성장해왔고, 전기를 석탄에 의존해 생산합니다.

또 최근엔 폭우 때문에 탄광이 물에 잠긴 점까지 똑같은데, 인도는 코로나 영향도 큽니다.

4, 5월에 델타 변이로 완전 셧다운 됐었거든요.

최근 회복이 시작되면서 생산과 소비가 급증해 전력난이 가중됐습니다.

[앵커]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볼 수 없는 게 이 두 나라, 세계의 공장 아닙니까?

[기자]

네, 연쇄 파장 걱정됩니다.

아이폰 예로 한번 들어볼까요.

타격이 심하다는 장쑤성, 여기 아이폰 조립업체 허숴, 페가트론이 있는데 전기 사용을 10% 이상 줄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후공정 업체, 르웨광은 애플뿐 아니라 퀄컴, 엔비디아도 고객입니다.

공장 가동이 나흘 중단됐었어요.

아이폰은 11월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성수기 앞두고, 바로 지금 중국에서 수출하는 배에 실어야 하는데 차질 있겠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게, 포스코 생산 차질 얘기 드렸는데 니켈, 알루미늄 등 배터리 소재 만드는 중국 공장이 멈추면 한국 공장도 생산 못 합니다.

현대차도, 삼성전자도 중국 정부 눈치 보느라 말을 못해서 그렇지, 안전하지 않습니다.

블룸버그 통신도 한국 공급망 차질 우려했는데, 이코노미스트지는 나아가 석탄 전력난에다 원자재 가격 급등, 반도체 품귀, 물류 비용 급등이 맞물려 전 세계에 70년대 계획 경제 실패로 붕괴한 동유럽 경제 같은 '공급 부족 경제'가 도래했다, 불황 속에 물가가 오르는 오일 쇼크 식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단 관측까지 전했습니다.

[앵커]

21세기에 석탄 때문에 이런 걱정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요?

[기자]

네, 아직은 전반적으로 길어야 올 겨울까지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과하다, 이런 전망이 많긴 합니다만, 전례 없는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원인 정리해보면요.

우선은 코로나 때문이죠.

① 코로나로 경제가 순식간에 멈춘 뒤 또 급속히 재부팅되면서 갑자기 소비가 폭발했습니다.

② 또 지리적으로 또는 백신 접종 순서에 따라 나라마다 셧다운과 회복에 시차가 생겼습니다.

거미줄처럼 짜여진 글로벌 공급망이 이 시차 때문에 예상 못한 구간에서 병목 현상 빚는단 겁니다.

③ 여기에 미·중 분쟁 같은 정치적 요소로 또 다른 혼란이 생기고 있고요.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런 요인도 꼽습니다.

④ 세계가 태양력, 풍력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전통의 에너지원 의존도, 투자를 너무 빨리 줄여가다 보니까 이 위급 상황 대응이 안 되는 거다, 탄력성이 떨어진다, 이런 분석입니다.

중국도 그렇고, 영국도 아주 심각하고 유럽도 미국도 마찬가지란 겁니다.

[앵커]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되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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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13 18:03:22
    • 수정2021-10-13 19: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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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커먼 석탄 때문에 글로벌 경제 보는 사람들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중국의 석탄 부족으로 인한 전력난이 설상가상인데, 인도도 석탄 때문에 전력난을 겪습니다.

이 여파가 두 나라에만 그칠 것 같지 않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이 소식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G2 경제 대국, 중국이 정말 석탄 때문에 휘청거리는 겁니까?

[기자]

네, 친환경 정책 때문에, 올림픽 때문에, 또 미·중 갈등의 연장선인 호주와의 갈등과 코로나로 인한 석탄 가격 상승 때문에, 중국의 전력난이 심상찮다는 소식은 전해드렸죠.

그런데 그 사이 중국에 큰비가 왔습니다.

때아닌 가을 폭우가 하필이면 중국 최대 석탄 생산지역 가운데 하나인 산시성을 덮쳤습니다.

이재민이 무려 200만 명.

산시성 정부는 60개 석탄 광산 가동 중단했습니다.

중국 석탄 3분의 1이 여기서 나옵니다.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게다가 땅덩이가 넓은 중국.

북부지방엔 폭설과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전기는 더 필요한데, 상황은 설상가상입니다.

[앵커]

석탄 재고 부족하단 얘기도 점점 많아져요?

[기자]

네, 그래서 중국도 급했는지, 정치적 문제로 수입 통관을 중단시키고 창고에 보관하던 호주산 석탄까지 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앵커]

석탄 때문에 성장 전망까지 하향 조정된다면서요?

[기자]

네, 올해 중국 GDP 전망치, 직전 전망보다 골드만삭스가 0.4%p, 노무라증권이 0.5%p나 낮췄습니다.

어제 IMF도 0.1%p 하향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타격받은 지역이 다 산업 중심지입니다.

광둥, 저장, 장쑤성, 이 3곳이 중국 경제 약 3분의 1입니다.

게다가 이미 9월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이고, 또 헝다 사태 같은 부동산 부실 충격도 우려됩니다.

[앵커]

그런데 옆 나라 인도도 똑같은 모양의 전력난 겪는다고요?

[기자]

네, 공통점 많습니다.

수십 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급속히 성장해왔고, 전기를 석탄에 의존해 생산합니다.

또 최근엔 폭우 때문에 탄광이 물에 잠긴 점까지 똑같은데, 인도는 코로나 영향도 큽니다.

4, 5월에 델타 변이로 완전 셧다운 됐었거든요.

최근 회복이 시작되면서 생산과 소비가 급증해 전력난이 가중됐습니다.

[앵커]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볼 수 없는 게 이 두 나라, 세계의 공장 아닙니까?

[기자]

네, 연쇄 파장 걱정됩니다.

아이폰 예로 한번 들어볼까요.

타격이 심하다는 장쑤성, 여기 아이폰 조립업체 허숴, 페가트론이 있는데 전기 사용을 10% 이상 줄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반도체 후공정 업체, 르웨광은 애플뿐 아니라 퀄컴, 엔비디아도 고객입니다.

공장 가동이 나흘 중단됐었어요.

아이폰은 11월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성수기 앞두고, 바로 지금 중국에서 수출하는 배에 실어야 하는데 차질 있겠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 게, 포스코 생산 차질 얘기 드렸는데 니켈, 알루미늄 등 배터리 소재 만드는 중국 공장이 멈추면 한국 공장도 생산 못 합니다.

현대차도, 삼성전자도 중국 정부 눈치 보느라 말을 못해서 그렇지, 안전하지 않습니다.

블룸버그 통신도 한국 공급망 차질 우려했는데, 이코노미스트지는 나아가 석탄 전력난에다 원자재 가격 급등, 반도체 품귀, 물류 비용 급등이 맞물려 전 세계에 70년대 계획 경제 실패로 붕괴한 동유럽 경제 같은 '공급 부족 경제'가 도래했다, 불황 속에 물가가 오르는 오일 쇼크 식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된단 관측까지 전했습니다.

[앵커]

21세기에 석탄 때문에 이런 걱정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요?

[기자]

네, 아직은 전반적으로 길어야 올 겨울까지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과하다, 이런 전망이 많긴 합니다만, 전례 없는 상황인 건 분명합니다.

원인 정리해보면요.

우선은 코로나 때문이죠.

① 코로나로 경제가 순식간에 멈춘 뒤 또 급속히 재부팅되면서 갑자기 소비가 폭발했습니다.

② 또 지리적으로 또는 백신 접종 순서에 따라 나라마다 셧다운과 회복에 시차가 생겼습니다.

거미줄처럼 짜여진 글로벌 공급망이 이 시차 때문에 예상 못한 구간에서 병목 현상 빚는단 겁니다.

③ 여기에 미·중 분쟁 같은 정치적 요소로 또 다른 혼란이 생기고 있고요.

이코노미스트지는 이런 요인도 꼽습니다.

④ 세계가 태양력, 풍력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 전통의 에너지원 의존도, 투자를 너무 빨리 줄여가다 보니까 이 위급 상황 대응이 안 되는 거다, 탄력성이 떨어진다, 이런 분석입니다.

중국도 그렇고, 영국도 아주 심각하고 유럽도 미국도 마찬가지란 겁니다.

[앵커]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닌지 우려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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