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두 명의 여왕? 공주는 안 돼?’…21세기 군주국가의 선택은?

입력 2021.10.15 (10:53) 수정 2021.10.1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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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재 전 세계에는 28개국에서 왕실을 유지 중인데요.

대부분 왕실은 시대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선 국민적 비난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1세기를 맞은 왕실의 변화, <지구촌인>에서 살펴 보시죠.

[리포트]

지난 12일, 네덜란드 의회가 왕위 계승과 왕실 결혼에서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이제 왕과 왕실 후계자도 왕실의 자리를 지킨 채 동성결혼을 할 수 있다고 밝힌 건데요.

[마크 뤼터/네덜란드 총리 : "(왕위 계승자인 공주가 여자를 사랑하고, 그녀와 결혼해도 문제가 없다는 거죠?) 물론입니다. 이론적인 상황이지만 2021년이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왕위가 유지된다는 거죠?) 네. 두 명의 여왕님입니다."]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습니다.

하지만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왕실의 결혼은 예외였습니다.

최근 이를 비판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가 입장을 밝힌 겁니다.

다만, 동성 부부의 자녀가 왕위를 이어 받을 수 있을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마크 뤼터/네덜란드 총리 : "저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헌법은 '법적 후손'만이 왕위를 계승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28개 국가가 왕실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왕실은 달라진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 많은 국가가 남녀평등에 발맞춰 남녀불문하고 첫째가 왕위를 잇도록 바뀌었고, 왕실에 사용되는 세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왕실 예산도 줄이는 추세입니다.

지난 6월, 네덜란드 왕위 계승 1순위인 아말리아 공주는 연간 약 22억 원 상당의 수당과 생활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엔 일본의 마코 공주도 세금으로 지급되는 결혼 지참금 16억 원을 포기해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유와 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일본은 여성이 왕이 될 수 없고, 특히 공주들은 결혼하면 아예 왕족 자격이 박탈됩니다.

마코 공주는 2017년, 대학에서 만난 일반인 남성과 약혼하고, 이듬해 결혼을 발표했는데요.

[마코/공주/2017년 : "코무로 씨와 따뜻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 웃으며 살 수 있길 바랍니다."]

하지만 이 둘은 3년이 지난 오는 26일에서야 결혼식을 올리게 됐습니다.

결혼 발표 후 약혼자 어머니의 금전 거래 문제가 불거졌고, 일각에선 남자친구가 의도적으로 공주에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배경엔 결혼 후 왕족에서 나가며 지급되는 품위 유지비 약 16억 원이 있습니다.

국민 세금이 남편 가족의 빚을 청산하는 데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지난달 한 현지 매체는 일본 국민 10명 중 9명이 두 사람의 결혼에 반대한다는 설문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이 문제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얻었다는 마코 공주는 결국, 16억 원을 포기하며 논란을 잠재우고 결혼하게 됐습니다.

[쇼타 카시/도쿄 주민 : "(비난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대한 굉장한 의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은 존경합니다."]

마코 공주 결혼 논란은 여성도 왕이 될 수 있고, 또 결혼 후에도 왕실의 일원으로 남을 수 있다면 없었을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시대에 따라 변화할 것인가, 전통을 유지할 것인가.

갈림길에 선 21세기 군주국가의 지상과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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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두 명의 여왕? 공주는 안 돼?’…21세기 군주국가의 선택은?
    • 입력 2021-10-15 10:53:21
    • 수정2021-10-15 1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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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재 전 세계에는 28개국에서 왕실을 유지 중인데요.

대부분 왕실은 시대에 맞춰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선 국민적 비난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21세기를 맞은 왕실의 변화, <지구촌인>에서 살펴 보시죠.

[리포트]

지난 12일, 네덜란드 의회가 왕위 계승과 왕실 결혼에서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이제 왕과 왕실 후계자도 왕실의 자리를 지킨 채 동성결혼을 할 수 있다고 밝힌 건데요.

[마크 뤼터/네덜란드 총리 : "(왕위 계승자인 공주가 여자를 사랑하고, 그녀와 결혼해도 문제가 없다는 거죠?) 물론입니다. 이론적인 상황이지만 2021년이고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니까 왕위가 유지된다는 거죠?) 네. 두 명의 여왕님입니다."]

네덜란드는 2001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습니다.

하지만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왕실의 결혼은 예외였습니다.

최근 이를 비판하는 국민적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가 입장을 밝힌 겁니다.

다만, 동성 부부의 자녀가 왕위를 이어 받을 수 있을지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마크 뤼터/네덜란드 총리 : "저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헌법은 '법적 후손'만이 왕위를 계승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는 28개 국가가 왕실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대부분 왕실은 달라진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변화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와 스페인 등 많은 국가가 남녀평등에 발맞춰 남녀불문하고 첫째가 왕위를 잇도록 바뀌었고, 왕실에 사용되는 세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왕실 예산도 줄이는 추세입니다.

지난 6월, 네덜란드 왕위 계승 1순위인 아말리아 공주는 연간 약 22억 원 상당의 수당과 생활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엔 일본의 마코 공주도 세금으로 지급되는 결혼 지참금 16억 원을 포기해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이유와 상황은 많이 다릅니다.

일본은 여성이 왕이 될 수 없고, 특히 공주들은 결혼하면 아예 왕족 자격이 박탈됩니다.

마코 공주는 2017년, 대학에서 만난 일반인 남성과 약혼하고, 이듬해 결혼을 발표했는데요.

[마코/공주/2017년 : "코무로 씨와 따뜻하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 웃으며 살 수 있길 바랍니다."]

하지만 이 둘은 3년이 지난 오는 26일에서야 결혼식을 올리게 됐습니다.

결혼 발표 후 약혼자 어머니의 금전 거래 문제가 불거졌고, 일각에선 남자친구가 의도적으로 공주에게 접근한 것 아니냐는 음모론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배경엔 결혼 후 왕족에서 나가며 지급되는 품위 유지비 약 16억 원이 있습니다.

국민 세금이 남편 가족의 빚을 청산하는 데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지난달 한 현지 매체는 일본 국민 10명 중 9명이 두 사람의 결혼에 반대한다는 설문 결과를 내놓았는데요.

이 문제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얻었다는 마코 공주는 결국, 16억 원을 포기하며 논란을 잠재우고 결혼하게 됐습니다.

[쇼타 카시/도쿄 주민 : "(비난에도 불구하고) 결혼에 대한 굉장한 의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은 존경합니다."]

마코 공주 결혼 논란은 여성도 왕이 될 수 있고, 또 결혼 후에도 왕실의 일원으로 남을 수 있다면 없었을 일이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시대에 따라 변화할 것인가, 전통을 유지할 것인가.

갈림길에 선 21세기 군주국가의 지상과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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