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산양 증식 DMZ 첫 방사…구조된 산양도 고향으로
입력 2021.10.20 (11:21)
수정 2021.10.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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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양, 어쩌다 멸종위기까지

신장 82~130cm, 최대 20cm 꼬리, 체중은 22~35kg . 뿔이 있어 얼핏 고라니와 비슷해 보이지만 긴 꼬리가 특징인 초식동물, 산양입니다.
산양은 다른 동물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해발 600m~700m 높이에 경사도가 30~35도 정도인 바위 또는 협곡이 많은 산악 지대에서 주로 활동합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인데요.
행동권역이 1~2㎢로 상대적으로 넓지 않고, 어미와 새끼들이 한 번 정한 서식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는 고유의 생태적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북부지역 높은 산악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산양은 현재 천연기념물이고 멸종위기종으로도 지정된 상태입니다.
어린 산양은 한때 족제비나 삵의 표적이 되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천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릇된 보신문화 탓에 무분별한 밀렵과 포획이 이뤄졌고, 산업화와 맞물려 대규모 각종 개발이 이뤄지면서 서식지가 파괴돼 이제는 백두대간만이 산양들을 품고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산양 종 복원 사업 박차

산양은 1968년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1998년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됐고, 2002년 국내 산양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개체가 700마리 미만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종 복원을 위한 사업은 속도를 냈습니다.
최북단 강원 양구군 동면 팔랑리에 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가 2007년 문을 열었습니다.
문화재청은 두 차례에 걸쳐 이 일대 17만 8천㎡를 산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산양이 증식하기에 최적화된 조건을 조성해 왔습니다. 해마다 이곳에서는 산양 7마리에서 10마리가 태어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증식한 산양이 60여 마리에 이릅니다.
3년생 성체가 되면 이후 적응과정을 거쳐 설악산과 속리산 등 국립공원과 경북 울진 등 야생으로 방사되는데 현재까지 32마리가 야생 서식지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강원대 수의학과 김종택 교수는 서식지 보호 등의 노력으로 현재 국내 산양 개체 수가 약 천 마리 정도로 보고돼 산양 종 복원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살아있는 화석, 남아있는 미래?
▲ 지난 15일, 강원 양구 두타연에 방사된 산양들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영상
이달 들어 지난 15일, 강원도 양구군 비무장지대 DMZ의 민간인통제구역인 두타연에서는 특별한 산양 방사 행사가 있었습니다.
우리 안에서 잔뜩 웅크려있던 산양 성체 세 마리는 낯선 취재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맞은편 산등성이로 힘차게 뜀박질해 나아갔는데요.
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에서 이 산양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릅니다. 2014년과 2015년 양구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에서 증식을 통해 태어난 수컷들로 DMZ로 방사한 첫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방사에는 지난해 11월, 이 근처에서 구조된 3년생 수컷 산양 한 마리도 동행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설치해 둔 포획틀에 갇힌 채 발견됐지만, 1년만에 센터의 보호와 돌봄 속에 건강을 되찾은 것입니다.
구조된 곳인 DMZ에 다시 방사되면서 ,세 마리 산양들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산양들 목에는 발신기가 부착돼, 앞으로 2년 동안 생태계 마지막 보루인 비무장지대에서 서식하며 생태학적 자료를 복원센터로 보내주게 됩니다.
산양은 외형적인 변화가 거의 없는 가장 원시적인 종에 속해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고 하는데요. 이들의 남은 미래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고 한다면, 산양의 선한 눈망울을 동네 앞산에서 다시 마주칠 날도 머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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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10-20 11:21:59
- 수정2021-10-20 11:30:57

■ 산양, 어쩌다 멸종위기까지

신장 82~130cm, 최대 20cm 꼬리, 체중은 22~35kg . 뿔이 있어 얼핏 고라니와 비슷해 보이지만 긴 꼬리가 특징인 초식동물, 산양입니다.
산양은 다른 동물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해발 600m~700m 높이에 경사도가 30~35도 정도인 바위 또는 협곡이 많은 산악 지대에서 주로 활동합니다. 천적을 피하기 위해서인데요.
행동권역이 1~2㎢로 상대적으로 넓지 않고, 어미와 새끼들이 한 번 정한 서식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는 고유의 생태적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196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북부지역 높은 산악지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산양은 현재 천연기념물이고 멸종위기종으로도 지정된 상태입니다.
어린 산양은 한때 족제비나 삵의 표적이 되었지만, 이제는 사람이 천적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릇된 보신문화 탓에 무분별한 밀렵과 포획이 이뤄졌고, 산업화와 맞물려 대규모 각종 개발이 이뤄지면서 서식지가 파괴돼 이제는 백두대간만이 산양들을 품고 있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산양 종 복원 사업 박차

산양은 1968년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1998년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됐고, 2002년 국내 산양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개체가 700마리 미만으로 확인됐습니다. 이후 종 복원을 위한 사업은 속도를 냈습니다.
최북단 강원 양구군 동면 팔랑리에 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가 2007년 문을 열었습니다.
문화재청은 두 차례에 걸쳐 이 일대 17만 8천㎡를 산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산양이 증식하기에 최적화된 조건을 조성해 왔습니다. 해마다 이곳에서는 산양 7마리에서 10마리가 태어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증식한 산양이 60여 마리에 이릅니다.
3년생 성체가 되면 이후 적응과정을 거쳐 설악산과 속리산 등 국립공원과 경북 울진 등 야생으로 방사되는데 현재까지 32마리가 야생 서식지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강원대 수의학과 김종택 교수는 서식지 보호 등의 노력으로 현재 국내 산양 개체 수가 약 천 마리 정도로 보고돼 산양 종 복원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살아있는 화석, 남아있는 미래?
▲ 지난 15일, 강원 양구 두타연에 방사된 산양들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는 영상
이달 들어 지난 15일, 강원도 양구군 비무장지대 DMZ의 민간인통제구역인 두타연에서는 특별한 산양 방사 행사가 있었습니다.
우리 안에서 잔뜩 웅크려있던 산양 성체 세 마리는 낯선 취재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맞은편 산등성이로 힘차게 뜀박질해 나아갔는데요.
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에서 이 산양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릅니다. 2014년과 2015년 양구산양·사향노루증식복원센터에서 증식을 통해 태어난 수컷들로 DMZ로 방사한 첫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방사에는 지난해 11월, 이 근처에서 구조된 3년생 수컷 산양 한 마리도 동행했습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해 설치해 둔 포획틀에 갇힌 채 발견됐지만, 1년만에 센터의 보호와 돌봄 속에 건강을 되찾은 것입니다.
구조된 곳인 DMZ에 다시 방사되면서 ,세 마리 산양들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산양들 목에는 발신기가 부착돼, 앞으로 2년 동안 생태계 마지막 보루인 비무장지대에서 서식하며 생태학적 자료를 복원센터로 보내주게 됩니다.
산양은 외형적인 변화가 거의 없는 가장 원시적인 종에 속해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린다고 하는데요. 이들의 남은 미래가 우리의 손에 달려있다고 한다면, 산양의 선한 눈망울을 동네 앞산에서 다시 마주칠 날도 머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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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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