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해 독립리그 우승 송진우 감독 “기쁘지만, 복잡한 심경”

입력 2021.10.2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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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전설적인 투수 송진우 감독이 독립리그에서도 성과를 냈다. 올 시즌 창단한 신생팀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사령탑을 맡아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스코어본은 지난 26일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연천 미라클을 5대 2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우승했다. 송진우 감독은 "제 역할보다는 구단의 지원과 시스템이 좋았다."며 공을 돌렸다.

또 다른 성과도 있었다. 스코어본 소속이었던 윤산흠, 권강민(이상 한화), 박정준(삼성)이 프로팀에 입단하면서 벌써 3명을 프로팀으로 보냈다. 이들 이외에도 이미 프로팀 스카우트들이 스코어본 선수 몇 명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올 시즌 창단한 독립야구단임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다. 독립야구단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친 송진우 감독의 1년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우승 소감
- 기쁘죠. 저희가 시스템도 잘 돼 있고 지원도 좋아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려움도 있었죠. 30명 정도로 시작했는데 그만둔 선수들이 나오면서 마지막엔 20명으로 줄었어요. 운용이 힘들었지만,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했죠.

■독립야구단에서의 1년을 돌아본다면?
-사실 모든 선수가 다 똑같진 않았어요. 어떤 선수는 간절함이 있는 반면, 쉽게 포기하는 선수도 나왔죠.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가는 선수들이 결국 해내는 거죠.

■벌써 3명을 프로에 보냈다.
-남은 선수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만 뿌듯합니다. 박정준 선수의 경우 구위는 좋은데 변화구 제구가 안 됐어요. 변화구 제구 없이 프로에 못 간다고 여러 번 강조해서 얘기했는데 네 번이나 말하고 나서야 선수가 스스로 깨닫더라고요. 이 3명 말고도 내년 드래프트에서 충분히 지명받을 수 있는 선수도 몇 명 있습니다.

■창단 첫해에 다른 독립야구단을 제치고 우승했다.
-신생팀이지만 구단 지원이나 환경이 좋았어요. 프로팀이 쓰는 투구 추적장비인 '랩소도' 장비도 갖추고 있거든요. 실내 연습장도 계약해서 사용 중이라 야간 훈련도 가능합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KBO나 프로 구단이 독립구단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프로팀이 현재 육성군을 운영 안 하는 데 육성군 형식으로 생각해도 되고요. 야구 저변을 위한 일이니까요.

■ 선수들을 지도하며 가장 강조한 것은?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아마추어 야구도 자주 봤지만, 승부가 실수로 갈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두산이 과거 왕조를 이뤘던 것도 수비가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수비 연습을 한 시간 반 넘게 진행했고, 이젠 중계 플레이나 병살 타구 처리 등도 어느 정도 이뤄지는 것 같아요.

■아들 송우현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방출로 마음 고생을 했을 것 같다.
우승한 것은 기쁘지만 복잡한 심경이에요. 함께 반성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음주운전 한 번으로 방출 징계를 내린 것은 과하다고 아버지로서 생각하지만, 잘못은 잘못이니까요. 그래도 아들이 야구를 포기할 순 없나 봐요. 내년 일본 독립리그 같은 곳의 문을 두드려보고 팬의 용서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저도 아버지로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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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단 첫 해 독립리그 우승 송진우 감독 “기쁘지만, 복잡한 심경”
    • 입력 2021-10-29 16:21:42
    스포츠K

한국 야구의 전설적인 투수 송진우 감독이 독립리그에서도 성과를 냈다. 올 시즌 창단한 신생팀 스코어본 하이에나들의 사령탑을 맡아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스코어본은 지난 26일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연천 미라클을 5대 2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우승했다. 송진우 감독은 "제 역할보다는 구단의 지원과 시스템이 좋았다."며 공을 돌렸다.

또 다른 성과도 있었다. 스코어본 소속이었던 윤산흠, 권강민(이상 한화), 박정준(삼성)이 프로팀에 입단하면서 벌써 3명을 프로팀으로 보냈다. 이들 이외에도 이미 프로팀 스카우트들이 스코어본 선수 몇 명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올 시즌 창단한 독립야구단임을 감안하면 눈부신 성과다. 독립야구단에서 새로운 도전을 펼친 송진우 감독의 1년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우승 소감
- 기쁘죠. 저희가 시스템도 잘 돼 있고 지원도 좋아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려움도 있었죠. 30명 정도로 시작했는데 그만둔 선수들이 나오면서 마지막엔 20명으로 줄었어요. 운용이 힘들었지만, 선수들과 함께 최선을 다했죠.

■독립야구단에서의 1년을 돌아본다면?
-사실 모든 선수가 다 똑같진 않았어요. 어떤 선수는 간절함이 있는 반면, 쉽게 포기하는 선수도 나왔죠.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가는 선수들이 결국 해내는 거죠.

■벌써 3명을 프로에 보냈다.
-남은 선수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생각이 들지만 뿌듯합니다. 박정준 선수의 경우 구위는 좋은데 변화구 제구가 안 됐어요. 변화구 제구 없이 프로에 못 간다고 여러 번 강조해서 얘기했는데 네 번이나 말하고 나서야 선수가 스스로 깨닫더라고요. 이 3명 말고도 내년 드래프트에서 충분히 지명받을 수 있는 선수도 몇 명 있습니다.

■창단 첫해에 다른 독립야구단을 제치고 우승했다.
-신생팀이지만 구단 지원이나 환경이 좋았어요. 프로팀이 쓰는 투구 추적장비인 '랩소도' 장비도 갖추고 있거든요. 실내 연습장도 계약해서 사용 중이라 야간 훈련도 가능합니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KBO나 프로 구단이 독립구단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프로팀이 현재 육성군을 운영 안 하는 데 육성군 형식으로 생각해도 되고요. 야구 저변을 위한 일이니까요.

■ 선수들을 지도하며 가장 강조한 것은?
-실수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아마추어 야구도 자주 봤지만, 승부가 실수로 갈리는 경우가 많거든요. 두산이 과거 왕조를 이뤘던 것도 수비가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수비 연습을 한 시간 반 넘게 진행했고, 이젠 중계 플레이나 병살 타구 처리 등도 어느 정도 이뤄지는 것 같아요.

■아들 송우현의 음주운전으로 인한 방출로 마음 고생을 했을 것 같다.
우승한 것은 기쁘지만 복잡한 심경이에요. 함께 반성하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음주운전 한 번으로 방출 징계를 내린 것은 과하다고 아버지로서 생각하지만, 잘못은 잘못이니까요. 그래도 아들이 야구를 포기할 순 없나 봐요. 내년 일본 독립리그 같은 곳의 문을 두드려보고 팬의 용서를 기다린다고 합니다. 저도 아버지로서 죄송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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