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관리 ‘사육곰’…구조·보호시설 ‘시급’

입력 2021.11.01 (07:31) 수정 2021.11.0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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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지만, 웅담을 목적으로 농가에서 사육되는 곰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웅담을 채취해도 큰 돈이 되지 않자, 사육곰 대부분이 방치 수준의 관리를 받고 있는데, 정부가 사육곰을 구조해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정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슴에 흰 무늬가 선명한 새끼 반달가슴곰 두 마리.

먹이를 먹거나 활발하게 노는 모습이 여느 동물원의 곰들과 다르지 않지만, 사실 이 곰들은 지난 7월 경기도의 한 사육농가에서 구조된 개체들입니다.

당시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분변과 함께 방치돼 있다가 발견돼, 지금은 동물원으로 옮겨져 임시보호를 받으며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김정호/청주랜드관리사업소 진료사육팀장 : "(농가에서) 불법으로 증식된 개체고, 저희가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임시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새끼 곰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입니다.

전국엔 아직도 370여 마리의 곰이 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1980년대 정부 정책에서 비롯됐습니다.

[대한뉴스/1985년 9월 6일 방송 : "곰에서 나오는 웅담과 피, 가죽 등은 국내 수요뿐 아니라 수입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는..."]

농가 소득을 올리자며 곰 사육을 권장했던 것인데, 이후 반달가슴곰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고 웅담 거래도 제한되면서 현재 사육곰 대부분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보호시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빨라야 2년 뒤에 완공인 데다, 수용 규모도 49마리에 불과합니다.

[채일택/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 : "생츄어리(보호시설) 진행하는 중간 과정에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걸 (임시보호시설) 고민을 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또, 사육곰이 여전히 사유재산이어서 학대 등의 불법행위가 적발돼야 구조가 가능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젭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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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악한 관리 ‘사육곰’…구조·보호시설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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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1-01 07:3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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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멸종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은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지만, 웅담을 목적으로 농가에서 사육되는 곰들은 사정이 다릅니다.

웅담을 채취해도 큰 돈이 되지 않자, 사육곰 대부분이 방치 수준의 관리를 받고 있는데, 정부가 사육곰을 구조해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갈 길은 멉니다.

정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가슴에 흰 무늬가 선명한 새끼 반달가슴곰 두 마리.

먹이를 먹거나 활발하게 노는 모습이 여느 동물원의 곰들과 다르지 않지만, 사실 이 곰들은 지난 7월 경기도의 한 사육농가에서 구조된 개체들입니다.

당시 좁은 철창 안에 갇혀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분변과 함께 방치돼 있다가 발견돼, 지금은 동물원으로 옮겨져 임시보호를 받으며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김정호/청주랜드관리사업소 진료사육팀장 : "(농가에서) 불법으로 증식된 개체고, 저희가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임시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새끼 곰들은 그나마 운이 좋은 편입니다.

전국엔 아직도 370여 마리의 곰이 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은 1980년대 정부 정책에서 비롯됐습니다.

[대한뉴스/1985년 9월 6일 방송 : "곰에서 나오는 웅담과 피, 가죽 등은 국내 수요뿐 아니라 수입 대체 효과도 얻을 수 있는..."]

농가 소득을 올리자며 곰 사육을 권장했던 것인데, 이후 반달가슴곰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고 웅담 거래도 제한되면서 현재 사육곰 대부분은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보호시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빨라야 2년 뒤에 완공인 데다, 수용 규모도 49마리에 불과합니다.

[채일택/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 : "생츄어리(보호시설) 진행하는 중간 과정에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는 걸 (임시보호시설) 고민을 해야 할 시기인 것 같아요."]

또, 사육곰이 여전히 사유재산이어서 학대 등의 불법행위가 적발돼야 구조가 가능하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젭니다.

KBS 뉴스 정진규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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