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 울타리에 생존권 위협받는 멸종위기종

입력 2021.11.04 (10:29) 수정 2021.11.0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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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와 경기도 등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ASF의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를 막기 위해 대규모 철제 울타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울타리가 야생 동물의 이동 통로까지 막으면서,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리포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입니다.

물과 먹이를 찾아 산 아래로 왔다가, 철체 울타리에 막혀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루 2마리도 같은 처집니다.

울타리를 따라 이리저리 둘러봐도 건너 갈 방법이 없습니다.

삵이나 오소리 같은 몸집이 작은 동물들만 간신히 울타리를 통과합니다.

이렇게 설치된 철제울타리가 이동 경로를 막으면서, 야생동물들이 고립되거나 먹이를 찾는데 어려워, 생존권에도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야생동물들은 이동이 제한되면 먹이활동과 번식에 문제가 생기고 밀렵 등 외부 습격에 취약해집니다.

특히, 산양은 고지대 서식지로 돌아가지 못하면 생존률이 현저하게 낮아집니다.

[정강선/동북아생태환경연합 대표 : "(야생동물은) 활동 영역이 넓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리에 갇힌 꼴이 되죠. 한 우리 안에서 개체들이 근친 교배를 했을 적에 이게 과연 멸종이 되지 않냐."]

환경부도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김지수/환경부 야생동물질병관리팀장 : "겨울이 오기 전에 생태 전문가와 회의를 거쳐서, 산양이 동서 방향으로는 이동이 가능하도록 일부 구간 울타리, 통문을 개방하는 방안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는다며 설치된 야생 멧돼지 울타리는 강원도 백두대간과 경기도 일원에 모두 2,280km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영창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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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제 울타리에 생존권 위협받는 멸종위기종
    • 입력 2021-11-04 10:29:42
    • 수정2021-11-04 10:41:04
    930뉴스(강릉)
[앵커]

강원도와 경기도 등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ASF의 매개체인 야생 멧돼지를 막기 위해 대규모 철제 울타리가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울타리가 야생 동물의 이동 통로까지 막으면서,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도에 김영창 기자입니다.

[리포트]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입니다.

물과 먹이를 찾아 산 아래로 왔다가, 철체 울타리에 막혀 돌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루 2마리도 같은 처집니다.

울타리를 따라 이리저리 둘러봐도 건너 갈 방법이 없습니다.

삵이나 오소리 같은 몸집이 작은 동물들만 간신히 울타리를 통과합니다.

이렇게 설치된 철제울타리가 이동 경로를 막으면서, 야생동물들이 고립되거나 먹이를 찾는데 어려워, 생존권에도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야생동물들은 이동이 제한되면 먹이활동과 번식에 문제가 생기고 밀렵 등 외부 습격에 취약해집니다.

특히, 산양은 고지대 서식지로 돌아가지 못하면 생존률이 현저하게 낮아집니다.

[정강선/동북아생태환경연합 대표 : "(야생동물은) 활동 영역이 넓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우리에 갇힌 꼴이 되죠. 한 우리 안에서 개체들이 근친 교배를 했을 적에 이게 과연 멸종이 되지 않냐."]

환경부도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김지수/환경부 야생동물질병관리팀장 : "겨울이 오기 전에 생태 전문가와 회의를 거쳐서, 산양이 동서 방향으로는 이동이 가능하도록 일부 구간 울타리, 통문을 개방하는 방안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는다며 설치된 야생 멧돼지 울타리는 강원도 백두대간과 경기도 일원에 모두 2,280km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영창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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